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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경찰서로 가다

간호사의 말을 듣고 고다정은 한 시도 지체할 수가 없어 재빠르게 사인을 하고 나서 건네주었다.

“그럼, 제 친구 좀 잘 부탁드릴게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간호사는 책임 면제 통지서를 들고 다시 응급실로 돌아갔다.

다시 굳게 닫히는 문을 바라보며 고다정은 애간장이 타들어 갔다.

뒤에서 사색이 된 그녀를 지켜보던 소담은 걱정되는 마음에 앞으로 다가가 타일렀다.

“채 원장님께서 총알을 7발이나 맞으셨음에도 아직 숨이 붙어있는 걸 보면 오래 살 팔자일 것입니다.”

“맞아요! 꼭 무사하실 거예요.”

고다정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으나 미친 듯이 떨리는 손은 불안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소담은 다른 일로 주의를 끌 수밖에 없었다.

“사모님, 실험실 일을 스승님께 알리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리고 임은미 씨에게도 알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두 분 사이에…”

소담은 말을 채 하지 않았지만, 고다정은 그 뜻을 알고 있다.

임은미와 채성휘 사이의 관계는 애매모호한 감정으로 뒤엉켰다.

이렇게 큰일이 났으니 임은미에게도 알리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말하고 나서 고다정은 휴대전화를 들고 나가 임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이 되자 활기가 넘치는 임은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정아, 웬일로 전화를 다 하고? 내가 뭐 좀 도와줘?”

“은미야, 채 원장님께서 사고를 좀 당하셨어. 지금 병원에서 응급 치료 중인데, 조금 전에 위험하다고 내가 통지서에 사인까지 했어. 오지 않을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다정은 무엇인가 땅에 뚝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듣게 되었고 임은미는 내내 반응이 없었다.

하여 걱정되는 마음에 고다정은 소리내어 그녀를 불렀다.

“은미야! 은미야! 너 괜찮아?”

임은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아. 너 지금 병원이야?”

“그래. 나 지금 병원이야. 채 원장님께서는 아직도 치료 중이신데, 운산에 가족분들이 안계셔서 내가 지금 어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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