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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모두 불행을 당했습니다

고다정의 말을 듣고 여진성은 몇 초 동안 침묵하고 나더니 그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했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웃으며 고다정에게 위안을 해주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나도 우리 아버지도 이미 생각했던 부분이라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예요. 그러니 안심해도 좋아요.”

“그럼, 마음 놓고 있어도 되겠어요.”

고다정은 한시름이 놓인 듯이 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에 여진성은 웃으며 이윽고 관심을 보였다.

“고 선생님은 요즘 좀 어때요? 낯선 전화를 받거나 낯선 사람을 마주친 적이 있어요?”

그의 질문에 고다정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아니요. 그런 일은 없었어요.”

“없다니 참으로 다행이에요. 그럼, 아직 봐야 할 업무들이 있어 그만 끊을게요. 집에서 아이들 잘 챙기고 있어요. 행여나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우리한테 연락하고요. 준재가 옆에 없으니 우린 자연히 챙겨줄 의무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 너무 사양하지 말고 언제든지 연락해 줘요.”

여진성은 마음이 놓지 않고 여러 마디 당부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고다정이 전화를 미처 놓기도 전에 벨소리는 다시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는데, 김창석이었다.

“아가씨, 큰일났습니다. 웬 괴한들이 별장으로 들이닥쳐 특효약에 관한 연구와 자료를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그리고 채 원장님은 특효약을 도로 빼앗아 오려다가 총에 7발이나 맞았습니다.”

“네?”

고다정은 대경실색하며 휴대 전화를 들고 있는 손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밖으로 달려 나가면서 고다정은 재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 즉시 채 원장님을 병원으로 모시고 가세요. 저도 가능한 한 빨리 달려갈게요.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다시 나눠요.”

말을 마치고 고다정은 즉시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거실에 있는 이상철에게 소리쳤다.

“당장 차 좀 준비해 주세요. 지금 나가야겠어요.”

다급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강말숙은 걱정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정아, 뭔 일 생긴 것이냐?”

고다정은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에 시간이 부족하여 휴대전화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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