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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이사회 개최

고다정이 소담에게 유능한 해커를 찾으라고 지시한 후 여진성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여 회장님, 무슨 일이세요?”

여진성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방금 받은 소식인데, 30분 후 이사회를 개최한대요. 준재도 이사회 일원인데 지금 여기 없으니 다정 씨가 준재 대신 회의에 참석해 줬으면 해요.”

“그래도 될까요?”

고다정은 좀 의아했다.

여준재와 약혼은 했지만 아직 결혼은 안 했는데 이사회 같은 회사 핵심 회의에 그녀가 참석한다면 불만을 사지 않을까?

물론 여진성도 고다정의 생각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다.

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왜 안 돼요? 다정 씨가 아직 준재와 결혼하지 않았지만 아버님도 허락한 혼사예요. 두 사람 사이 애정만 문제가 없으면 결혼은 정해진 일이에요.”

이토록 긍정적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얼굴에 감동의 빛이 어렸다. 그때 더 감동적인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준재가 원래 결혼식을 올릴 때 알려주려고 한 건데, 다정 씨가 이 문제에 신경을 쓰니 준재 대신 먼저 말해줄게요. 그때 하준이, 하윤이를 가문에 입적시킬 때 다정 씨 이름도 여씨 가문의 족보에 올렸어요. 즉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 다정 씨는 이미 우리 여씨 가문의 며느리예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나랑 같이 이사회에 참석해요. 누가 감히 의문을 제기하면 내가 막아줄 거예요.”

여진성의 말속에는 구석구석 고다정을 아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 시각 그녀는 정말 감동했다.

여준재가 그렇게 일찍 그녀 이름을 여씨 가문의 족보에 올렸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감동은 감동이고, 그녀는 현실 문제를 무시할 수 없었다.

“회장님께서 회사에 돌아오실 건가요? 몸이 견딜 수 있으세요?”

고다정은 이사회가 그리 빨리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좀 걱정됐다.

그리고 회의에서 일부 이사들이 고약한 말을 할 것이다.

준재가 이사회의 일부 늙다리들이 본분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여진성은 고다정의 걱정을 알기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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