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801 - 챕터 810

1270 챕터

제801화 입장 발표는 결국 다 겉치레 아닙니까

김창석은 두 사람이 떠나는 것을 배웅한 뒤 다급히 사무실로 돌아와 성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큰일 났습니다, 선생님. 아가씨께서 경찰에게 잡혀갔습니다.”“뭐? 무슨 일이야?”고다정의 스승인 성시원의 심각한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전해져 왔다.김창석도 숨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자초지종을 사실대로 전부 털어놓았다.“병원 측에 아가씨께서 개발하신 현양4호를 복용하고 쇼크로 인해 숨진 환자가 있다고 가족이 책임을 묻겠다고 신고를 했습니다.”김창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시원이 부정했다.“그럴 리가 없어. 현양4호는 내가 이미 심사를 거친 약이야. 상극 약제를 잘못 먹은 게 아니면 절대 쇼크로 인해 죽을 수는 없어... 잠깐만, 뭔가 이상해. 창석아, 지금 당장 그 병원, 그리고 가족도 전부 조사해봐. 좋기는 해부해서 사망원인 알아보고.”“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사람을 불러 조사하겠습니다.”김창석이 바로 명을 받들었다.그가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전화 건너편에서 성시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난 아직 돌아갈 수 없어. 다정이의 일은 너한테 전적으로 부탁할게.”같은 시각, 소담으로부터 소식을 접한 여준재도 고다정이 경찰서에 잡혀간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 그는 마침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절반 정도 연 회의를 신경 쓸 새도 없이 바로 구남준에게 차를 준비하도록 분부하고 경찰서를 향해 바람을 가로지르며 달렸다.경찰서 안, 고다정은 경찰의 심문을 받고 있었다.다행히도 그녀의 자격증과 증명서류가 충분하였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여준재가 경찰서에 막 도착했을 때 고다정은 심문을 마치고 심문실에서 나오고 있었다.“괜찮아요?”여준재가 성큼성큼 걸어가 고다정의 손을 꼭 붙잡고 위아래를 훑었다.고다정은 잠깐 멈칫하고는 눈앞의 사람이 여준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무의식 간에 물었다.“여기에는 어떻게 왔어요?”“소담이 보고해줬어요. 당신이 경찰서에 갔다고.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내가 어떻게 안 와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여준재가 관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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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수작을 부리다

기자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안색이 흐려지고 말문이 막혔다.사람이 죽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이다.그러나 고다정은 자신의 주장을 고수했다.“현양4호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한다면 절대 문제없습니다. 믿기지 않는다면 저와 함께 부검 결과를 기다리시죠.”고다정은 말을 마친 뒤 더는 기자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그들 앞에서 말을 많이 해봤자 괜히 트집만 잡힐 테니 말이다.채성휘는 상황을 살피다가 고다정처럼 침묵을 지켰다.다행히 잠시 뒤 구남준이 경호원들을 데리고 왔다.그들은 몸으로 기자들과 고다정 일행을 떼어 놓았다.차에 오르자 여준재는 비참한 모습의 고다정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디로 갈 생각이에요?”“연구소로 가요.”고다정은 단호한 눈빛을 한 채 입을 열었다.그녀는 그들이 개발한 현양4호에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앞으로 입장을 밝힐 때 유용하게 쓰일 데이터를 준비해야 했다.여준재는 그녀의 마음을 읽고는 구남준에게 눈치를 줬다.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차에 시동을 걸어 연구소로 향할 생각이었다.그런데 이때 채성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고다정 씨는 연구소로 가서 약 데이터를 준비할 생각이라면 전 병원으로 가서 환자분 가족들을 만나볼게요. 어쩌면 사망자의 몸에서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비록 그는 법의관이 아니지만 법의관도 일반 의사들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채성휘가 제대로 된 의사는 아니더라도 상식은 잘 알고 있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반대하지 않았다.나눠서 움직이면 더 빨리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다정은 사망자의 가족들을 떠올리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부했다.“병원에 가게 되면 꼭 조심해야 해요. 사망자의 가족이 뭐라고 하든 간에 최대한 그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해요.”“걱정하지 말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니까.”채성휘는 고다정이 걱정하는 바를 이해했기에 무모하게 굴지 않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곧 병원 앞에 멈췄다.채성휘는 고다정과 작별한 뒤 곧장 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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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연구소를 부수다

고다정은 누리꾼들이 무리를 지어 연구소를 부수겠다고 찾아올 줄은 몰랐다.그녀는 실험실에서 현양4호 데이터를 다시 얻고 있었다. 그녀는 최신 데이터로 그들의 약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해 보일 셈이었다.고다정은 그사이 이따금 친구들에게서 안부 전화를 받았는데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다는 걸 알게 되었다.사람들이 걱정해 주자 고다정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그들에게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줬다.그러면서 마지막에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뒤 고다정은 계속 실험했다.이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고 김창석이 초조한 얼굴로 실험실 밖에 서 있는 게 보였다.고다정은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실험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갔다.“아저씨, 무슨 일이세요?”“아가씨, 큰일이에요. 밖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다짜고짜 연구소에서 깽판을 쳤어요. 1층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2층 통로는 제가 막아두긴 했는데 그들이 쓰는 도구를 보니까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요.”김창석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고다정은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미쳤대요?”그녀가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소담이 허둥대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소담은 원래 김창석을 도와 폭도들이 연구소를 때려 부수는 걸 막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폭도들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그녀가 김창석을 도와 폭도들이 2층으로 올라오는 걸 막았지만 폭도들은 결국 2층까지 뚫고 올라왔다.소담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연구소 사람들에게 계속해 위층을 지키라고 했다.그러고는 고다정이 걱정되어 황급히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왔다.“2층은 이미 뚫렸어요. 3층 잠금장치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대표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실험실에만 계세요.”소담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다정에게 당부했다.실험실은 연구소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었기에 방어 시스템이 매우 완벽했다. 폭탄으로 공격하지 않는 한, 비밀번호 없이는 누구도 들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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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다수인이 저지른 범행은 처벌하지 않는다

바로 도착한다고 했지만 여준재는 가는 데 거의 10분이 걸렸다.YS그룹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몇 km밖에 되지 않지만, 아침에 고다정을 데려다주고 돌아와서 YS 산하 계열사를 둘러본 탓이다.더욱이 그는 불과 2~3시간 사이에 이렇게 악질적인 사건이 발생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무장한 특수경찰도 여준재와 함께 도착했다.폭도들이 공구를 들고 있어 일반 경찰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그들의 출현은 위층에 있는 폭도들을 놀라게 했다.“큰일났어요. 경찰이 왔어요. 빨리 철수합시다.”이 소리에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일부 담이 작은 사람들은 냉정을 되찾은 후 방금 한 일을 돌이켜보고 후회가 막심했다.분명 초심연구소의 해명을 들으러 온 것뿐인데, 어쩌다 연구소를 때려 부수는 방향으로 번졌을까?사람들이 순순히 나가서 경찰을 따라가려고 할 때 그들의 귓가에 마음을 현혹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한 사람씩 나가지 마세요. 우리가 한 사람씩 나가면 무조건 경찰에게 잡혀갈 거예요. 그들은 우리를 가두고 배상하라 할 것이고, 그 돈은 속이 검은 초심연구소에 들어가겠죠.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을 이런 사람에게 줄 수 없어요.”“맞아요. 초심연구소같이 사람을 죽인 쓰레기 연구소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에게 배상을 요구해요?”“다수인이 저지른 범행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우리 다 같이 뛰쳐나가요. 우리가 빨리 뛰기만 하면 경찰은 우리를 잡지 못할 거예요.”이 말을 듣고 겁먹었던 사람들이 또다시 선동당해 흥분하며 소리 질렀다.“좋아요. 우리 같이 뛰쳐나가요.”선동당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중에서 이목구비가 뚜렷한 남자 몇 명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들을 데리고 아래층을 향해 돌진했다.아래층에서 무장경찰이 폭도들에게 무기를 내려놓고 자수하라고 소리칠 준비를 했지만, 그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연구소에서 한 무리가 새까맣게 뛰쳐나왔다.그들이 나타나자 무장경찰과 여준재 측 사람들은 이내 그들의 속셈을 알아챘다.이들은 ‘다수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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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머리는 쓰라고 있는거야

여준재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회상했다정말 여준재가 말한 것처럼 병원에서 사고가 난 후 정신없을 정도로 사건이 줄줄이 터졌다.“그러니까 이번 일은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뒤에서 저를 공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고다정의 의심에 찬 눈빛에 마주한 여준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단지 제 추측일 뿐이에요. 최근에 누군가에게 미움을 샀다거나 연구소에 누가 찾아와서 협력을 제안했는데 당신이 거절했다거나 그런 일이 없는지 생각해 봐요.”최근 고다정의 연구소는 저렴하고도 약효가 좋은 약품을 10종 개발해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었다.연구소 배후에 YS그룹이 없었다면 연구소를 넘보는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여준재가 방금 그렇게 말한 원인이기도 하다. 어쨌든 상업계에는 비열한 인간도 많으니까.고다정은 여준재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그간 병원에서 약품 구매와 관련해 협상하러 온 것 외에 다른 협력 제안은 없었어요. 그리고 병원과의 협상도 거절한 적인 한 번도 없어요.”“그럼 이상한데.”여준재는 이 일이 미스터리하다고 느끼며 미간을 찌푸렸다.두 사람이 깊은 사색에 잠겨 있을 때 차가 경찰서에 도착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또 기자들에게 둘러싸일 줄이야.“고다정 씨, 정의로운 누리꾼들이 연구소를 때려 부쉈다고 들었는데,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요? 누리꾼들의 책임을 물으실 건가요?”“개인적인 관점인데, 누리꾼들의 행동이 좀 과격하긴 했지만 그들은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구현하려 했다고 생각해요.”“누리꾼들이 연구소에 가서 항의하고 때려 부순 것으로 볼 때, 이 사건은 이미 대중의 분노를 산 것 같은데 고다정 씨는 어떻게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힐 건가요?”이 질문들은 정말 까다롭고 심지어 악의적이라 할 수 있었다.거의 모든 질문이 연구소를 범죄자 위치에 세웠다.고다정과 여준재는 바보가 아닌 만큼 이 말들에 숨은 함정을 모를 리 없었다.여준재는 위협적으로 눈을 찌푸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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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고다정을 감싸다

폭도들은 고다정이 감히 자기들을 욕하니 화가 날 대로 났다.순식간에 별의별 듣기 거북한 욕들이 쏟아졌다.그 말들을 들은 여준재는 온몸에서 당장 살인이라도 할 것 같은 살기를 뿜어냈다.고다정도 그의 변화를 눈치채고 자기를 위해 그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손등을 토닥이며 그를 달랬다.“이런 사람들 때문에 화낼 필요 없어요. 이 사람들은 그들이 응당 받아야 할 벌을 받을 거에요.”여준재는 그녀가 주변의 소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그는 고다정이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옆에 있는 구남준에게 눈짓했다.평소에 그는 고다정에게 차마 심한 말도 못 하는데, 이들이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어 모욕하는 것을 어떻게 용납하겠는가.구남준이 여준재의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시간 정도 지난 후, 고다정과 여준재는 경찰서에서 나왔다.두 사람은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차를 타고 떠났다.원래 경찰서에 남아 직접적인 기삿거리를 확보하려던 기자들은 아무런 쓸만한 소식도 확보하지 못하자 달갑지 않아서 계속 경찰서 앞에 죽치고 있었다. 안에서 경찰이나 다른 사람이 나오면 사건에 대해 취재하려고 했다.고다정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여준재와 함께 연구소로 향했다.연구소에 도착해보니 청소는 거의 끝났고, 파손된 물건들을 전부 들어내니 공간이 엄청나게 커 보였다.김창석은 고다정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위층에서 내려왔다.“아가씨, 괜찮아요?”“전 괜찮아요. 이쪽 정리는 어떻게 됐어요?”고다정이 상황을 묻자 김창석이 사실대로 말했다.“정리는 거의 다 끝났어요. 꼭대기 층 실험실을 제외하고, 다른 층은 다시 리모델링해야 해요. 괘씸한 놈들이 벽에다 페인트까지 뿌렸어요.”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녀가 이 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파괴됐다.하지만 그 사람들이 곧 벌을 받고 배상도 할 것을 생각하니 화가 좀 풀렸다.“괜찮아요. 그 사람들은 결국 응당 받아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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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고다빈이 이상해

그러고 나서 고다정은 여준재를 보며 말했다.“당신이 저를 감싸려고 그러는 걸 알지만 지금 이 시점에 이렇게 대처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YS그룹까지 이 일에 휘말릴 뿐이에요.”“당신은 내 약혼녀고 내 아이들의 엄마예요. 회사가 말려들까 봐 당신을 보호하지 않고 당신 편에 서지 않는다면 저는 당신 남편이 될 자격도 없어요.”여준재가 고다정의 손을 잡고 낮지만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다정은 여준재가 자기편을 들어주어 감동했던 참에 이런 말을 듣고 마음이 더욱 포근해졌다.그녀가 뭔가 말하려고 할 때, 재차 남자의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리고 이제는 내가 이 일에 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배후에서 일을 꾸민 사람이 나도 계획에 포함시켰어요.”“그게 무슨?”고다정이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여준재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추측했다.“그들은 당신을 공격하고 싶은데, 내가 있어서 계획이 실패할 수 있으니 나까지 끌어들여 우리가 서로를 돌볼 틈이 없게 하려는 것이겠죠.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그들이 바라지 않는 일을 해야 해요. 알았죠?”“대충 알 거 같아요. 당신 말대로 하죠.”고다정은 긴가민가하며 여준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은 좋지 않았다.결국 그녀가 여준재에게 폐를 끼친 것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자기가 도대체 누구의 미움을 사서 이런 모함을 당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날 저녁 무렵, YS그룹은 여준재의 지시에 따라 공지를 발표했다.공지가 나오자마자 인터넷 여론은 발칵 뒤집혔고, 많은 사람이 여준재의 인품에 탄복했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아직 모든 것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자기 약혼녀를 지지했기 때문이었다.물론 탄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의적으로 여준재의 뜻을 왜곡하고 인터넷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었다.“역시 자본가라서 당당한 거 봐. 증거가 없더라도 사람이 죽은 건 사실이잖아.”“재벌들에게 법은 아무것도 아닌 건가?”“YS그룹은 진짜 눈에 뵈는 게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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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YS그룹에 문제 생겨

진시목은 잠시 멍해졌다가 무심코 한마디 던졌다.“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네. 무슨 좋은 일이 있어?”고다빈은 이 소리를 듣고서야 진시목이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무 일도 없어요. 그냥 인터넷에서 고다정과 여준재에게 문제가 생긴 것을 보고 속시원해서요. 참, 알고 있었어요?”진시목은 깨고소해 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 일을 당신이 꾸민 건 아니지?”“그럴 리가요.”고다빈은 즉시 부인하고 또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내가 지금 그런 능력이 어디 있어요? 그리고 내가 뭘 하는지, 어디 가는지, 누구와 연락하는지 다 당신한테 보고하잖아요.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당신을 도와서 나를 감시하는데, 내가 한 짓이라면 당신이 모를 수 있겠어요?”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고다빈은 자기의 삶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그녀는 진씨 집안에서 범죄자 취급을 받았고 곳곳은 그녀를 감시하는 사람들이었다.그런데도 그녀는 진시목이 이혼으로 협박할까 봐 감히 화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이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진시목에게 빼앗긴 주식을 되찾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이혼해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자기의 아버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 회사가 위기에 빠진 지금, 그녀가 진시목과 이혼한다면 틀림없이 집안 이익을 위해 그녀를 재혼시킬 것이다.그녀와 결혼할 사람은 가정 형편이 좋은 것 외에 다른 건 볼품없을 것이다.고다빈은 생각할수록 원망스러웠다.그녀는 진시목이 기왕 사기 결혼을 선택했으면 왜 끝까지 속이지 않았는지 원망했다.물론 그녀는 고다정이 더 원망스러웠다.그년이 아니었으면 명예도, 돈도 없는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을 것이다.진시목은 고다빈의 속마음을 몰랐다.그는 고다빈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느껴 잠시 의심을 멈추고 경고했다.“고다정의 일에 당신은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집안에 말썽을 일으키면 어떻게 되는지 당신도 잘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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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식구끼리 예의 차리는 말은 하지 말자

또한 여준재는 도대체 어떤 사람 혹은 세력이 YS그룹을 공공연히 배신하도록 공급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하지만 지금은 이 문제를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결단을 내렸다.“공급사 쪽은, 그들이 계약을 위반하고 협력을 중단한 것이니 법무팀을 보내 배상 문제를 논의하도록 해. 납품 문제는, 네가 내일 고객사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도록 해. 현존 물량을 받아들이면 YS그룹이 신세 한번 지는 걸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계약금을 전액 돌려주되 납품은 하지 않는 걸로 정리해.”“네.”구남준이 대답한 후 전화를 끊으려 하자 여준재가 그를 불러 세우고 물었다.“연구소 쪽 조사는 어떻게 됐어? 뭔가 알아낸 게 있어?”“아직 쓸만한 정보는 없어요. 하지만 인원을 늘려 추적하고 있습니다.”구남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러자 여준재는 알았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고다정은 그가 휴대전화를 내려놓자 걱정스레 물었다.“무슨 일이 있어요?”“별일 아니에요. 내가 해결할 수 있어요.”여준재는 고다정이 걱정할까 봐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그래도 고다정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했다.그녀는 더 캐묻지 않았지만 마음이 무거워져 입술을 깨물었다.여준재는 배후 인물이 누군지 생각하느라고, 고다정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빌라에 돌아왔다.거실에 들어서니 거실의 불이 여전히 켜져 있었고, 소파에 강말숙과 여준재 부모님이 앉아 계셨다.“외할머니, 이렇게 늦었는데 왜 쉬지 않으세요?”고다정은 걱정스레 외할머니에게 말을 건넨 후, 여준재 부모님을 바라보며 물었다.“여 회장님, 심 여사님, 두 분은 언제 오셨어요?”두 분이 대답하기 전에 강말숙이 말했다.“너한테 일이 생긴 후, 두 분이 걱정돼서 찾아오셨어. 기자들이 학교에 가서 애들을 괴롭힐까 봐 준이, 윤이도 데려오시고.”이 말을 들은 고다정이 감동하며 두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오늘 연달아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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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채성휘가 실종되다

여기까지 생각한 고다정은 이따 방에 올라가면 채성휘한테 연락해 병원 쪽 상황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몇 마디 더 얘기를 나눈 후, 고다정은 외할머니와 여준재 부모님에게 쉬라고 재촉했다.시간이 늦었고 어르신들이 연세도 많아서 잘 쉬지 못하면 몸에 문제가 생기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방에 돌아온 후, 고다정은 전화해야 하니 먼저 씻으라고 여준재한테 말하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창가로 갔다.이를 본 여준재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돌아서서 욕실에 들어갔다.다만 고다정이 채성휘에게 전화했지만 줄곧 받는 사람이 없었다.몇 번 연속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받지 않아서 그녀는 덜컥 불안해졌다.채성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고다정은 생각할수록 그런 것 같았다.‘안 되겠어. 병원에 가서 무슨 상황인지 봐야겠어.’생각과 동시에 그녀는 옷걸이에서 방금 걸어둔 코트와 핸드백을 들고 출발 준비를 했다.욕실 앞을 지날 때 그녀는 멈춰서서 안에 대고 말했다.“준재 씨, 채 선생 쪽에 일이 생긴 것 같아요. 걱정돼서 병원에 가봐야겠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는 떠나려고 했다.그 순간 여준재가 하반신에 목욕 수건을 두른 채 황급히 걸어 나와 그녀를 붙잡았다.“잠시만 기다려요. 이렇게 늦게 당신 혼자 병원에 가면 나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니 같이 가요.”이 말을 남기고 여준재는 바로 깨끗한 옷을 찾으러 갔다.그가 옷을 갈아입을 때 침대 협탁 위에 놓인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여준재는 서둘러 옷을 입느라 고다정에게 말했다.“내 전화를 받아봐요.”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가가 보니 구남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그녀가 휴대전화를 귓가에 대고 미처 입을 열기 전에 전화기에서 구남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병원 쪽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망자 가족이 몰래 시신을 빼돌려 화장하려 하는 걸 다행히 우리 쪽 사람들이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뭐래도 화장해야 한다며 억지부리고 합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시신을 화장한다고? 가족들이 문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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