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생각한 고다정은 이따 방에 올라가면 채성휘한테 연락해 병원 쪽 상황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몇 마디 더 얘기를 나눈 후, 고다정은 외할머니와 여준재 부모님에게 쉬라고 재촉했다.시간이 늦었고 어르신들이 연세도 많아서 잘 쉬지 못하면 몸에 문제가 생기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방에 돌아온 후, 고다정은 전화해야 하니 먼저 씻으라고 여준재한테 말하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창가로 갔다.이를 본 여준재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돌아서서 욕실에 들어갔다.다만 고다정이 채성휘에게 전화했지만 줄곧 받는 사람이 없었다.몇 번 연속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받지 않아서 그녀는 덜컥 불안해졌다.채성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고다정은 생각할수록 그런 것 같았다.‘안 되겠어. 병원에 가서 무슨 상황인지 봐야겠어.’생각과 동시에 그녀는 옷걸이에서 방금 걸어둔 코트와 핸드백을 들고 출발 준비를 했다.욕실 앞을 지날 때 그녀는 멈춰서서 안에 대고 말했다.“준재 씨, 채 선생 쪽에 일이 생긴 것 같아요. 걱정돼서 병원에 가봐야겠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는 떠나려고 했다.그 순간 여준재가 하반신에 목욕 수건을 두른 채 황급히 걸어 나와 그녀를 붙잡았다.“잠시만 기다려요. 이렇게 늦게 당신 혼자 병원에 가면 나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니 같이 가요.”이 말을 남기고 여준재는 바로 깨끗한 옷을 찾으러 갔다.그가 옷을 갈아입을 때 침대 협탁 위에 놓인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여준재는 서둘러 옷을 입느라 고다정에게 말했다.“내 전화를 받아봐요.”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가가 보니 구남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그녀가 휴대전화를 귓가에 대고 미처 입을 열기 전에 전화기에서 구남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병원 쪽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망자 가족이 몰래 시신을 빼돌려 화장하려 하는 걸 다행히 우리 쪽 사람들이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뭐래도 화장해야 한다며 억지부리고 합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시신을 화장한다고? 가족들이 문제 있네
여준재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속도를 냈다. 20분도 안 돼서 두 사람은 병원에 도착했다.구남준이 이미 병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것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한 후 두 사람을 병원의 영안실로 안내했다.지금 사망자 가족을 영안실 복도에서 못 가게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들이 거의 도착했을 때 안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우리를 풀어줘.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잡아둬?”“계속 우리를 잡고 있다가 좋은 시산을 놓치면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고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몰라? 비켜, 비키라고!”한 중년 남자가 화가 치밀어 올라 경호원들의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었다.아쉽게도 이 중년 남자는 겉만 세보이는 건지,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온 힘을 다했지만 경호원을 한 발짝도 밀어내지 못했다.이때 그 옆에 있던 중년 남자의 아들이 대문으로 들어오는 여준재 일행을 발견하고 그에게 귀띔했다.“아버지, 누가 왔어요. 그 연구소 여자예요.”아들은 고다정을 한눈에 알아봤다.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무심코 대문 쪽을 바라보았고, 정말 고다정이 보이자 양심에 찔린 듯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내 조카를 죽인 것도 모자라 우리를 여기에 잡아둬? 우리를 죽여서 입을 막으려는 거야?”눈을 부릅뜨고 고다정을 노려보는 그의 눈빛은 불이라도 뿜을 것 같았다.고다정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 당신이 사망자 시신을 몰래 빼돌려 화장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제가 왜 당신들을 잡고 있으라 했겠어요?”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눈썹이 심하게 흔들렸다.너무 긴장해서인지 옆으로 드리워진 그의 두 손이 가볍게 떨렸다.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중년 남자는 가슴이 떨렸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매서운 눈빛으로 고다정을 쏘아보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무슨 허튼소리야. 당신들이 우리 가족이 없을 때 몰래 시체를 해부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왔다.그들은 복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형식적으로 물었다.“여기 무슨 일이 있었어요?”이를 본 여준재가 구남준에게 눈짓하자, 구남준이 알았다는 듯 나서서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이 두 사람은 사망자의 삼촌과 사촌동생인데, 사망자가 우리 작은 사모님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약품을 복용하고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미 경찰에 신고했고,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이 사망자가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해서 사람을 파견해 보호하고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이 한밤중에 와서 사망자를 훔쳐 화장하려고 했습니다.”“훔치다니요? 우리는 떳떳합니다. 고인을 안장하는 것이 중요해서 길시에 조카를 데려가 화장하고 안장하려 했을 뿐입니다.”중년 남자는 완강하게 부인하며 자기들이 시신을 훔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불만스럽게 말했다.“이건 조사 중인 사망 사건입니다. 사건 담당 경찰관이 사망자는 중요한 증거가 되니 사건 종결 전에 화장하거나 매장할 수 없다고 말해주지 않았나요?”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반박할 수 없었다.이때 고다정이 앞으로 나서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경찰관님, 이 사람들이 사망자 시신을 훔치려 한 것으로 볼 때, 시신에 사건 관련 결정적 증거가 있을 것으로 의심됩니다. 저희는 강제 부검을 신청하고, 모든 결과를 책임지겠습니다.”이 말이 끝나기 바쁘게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란 듯 안색이 돌변했다.“부검은 안 돼. 내 조카가 당신들 때문에 죽은 것도 불쌍한데 시체 해부까지 하려고 해? 역시 흑심 자본가였어.”그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급히 자기 아들에게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라고 눈짓했다.아들이 그 뜻을 알아채고 즉시 울며 소란을 피웠다.“불쌍한 우리 사촌형,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었는데, 이 속이 검은 사람들이 시신도 가만 안 둬. 법이 안중에 없는 건가?”“경찰이 돈에 눈이 멀어 서민을 돕지 않고 돈 많은 자본가를 돕고 있어. 불쌍한 우리 조카, 삼촌이 공정한
상황 파악이 된 듯한 부자를 보며 고다정이 찾아온 목적을 얘기했다.“이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채성휘의 사진을 보여주었다.부자는 그 사진을 보더니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본 적이 있는 게 분명하지만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부인했다.“본 적 없어.”당연히 그들이 거짓말한다는 걸 알아차린 고다정은 눈빛이 차가워졌다.“한 번 더 기회를 줄게요. 정말 본 적이 없어요?”“본 적 없다고. 이 여자가 왜 이래? 말귀를 못 알아들어?”말이 많으면 착오가 많을까 봐 그러는지 중년 남자는 성내는 척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이를 본 고다정은 저절로 화가 치밀어올랐다.옆에 있던 여준재도 안색이 어두워진 채 차갑고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된 모양이군.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마. 이들을 잘 감시하고 있어.”이 말을 남기고 그는 부자가 어떤 표정인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다정을 끌고 돌아서서 가버렸다.예상대로 그들이 몇 걸음 가지 않았을 때 뒤에서 포효하는 듯한 부자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젠장, 당신들이 뭔데 우릴 감시해?”“우리를 풀어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그러나 고다정과 여준재는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다정은 자기를 끌고 가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하려고요?”“채성휘가 병원에서 실종됐다면 아직 병원에 있을 거예요. 이들 부자가 어디다 숨겨놨는지 모를 뿐이죠. 병원 측에 연락해 우리가 수색할 수 있게 허락받을 거예요.”여준재가 자기 생각을 말했다.고다정도 일리가 있다고 느껴 여준재에게 감사를 표시했다.“그럼 부탁드릴게요.”“우리 사이에 이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 있어요?”여준재가 불만 있는 척하며 눈을 흘겼다.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당연히 남자의 뜻을 알기에 눈을 깜박거리며 비위를 맞춰주었다.“당연히 필요 없죠. 그냥 말이 빗나갔어요.”“당신은 내가 벌주지 못하는 걸 너무 잘 알아.”여준재가 사랑스럽다는 듯 고다정의 이마를 톡톡 치더니 말을 이었다.“시간이 늦었
고다정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여준재는 휴대폰을 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요?”고다정은 그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것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여준재도 그녀의 걱정을 알기에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병원 쪽에서 채성휘를 찾지 못했대요.”“어떻게 그럴 수 있죠?”고다정은 의외라고 생각했다.참다못해 그녀는 추측하기 시작했다.“혹시 우리가 잘못 생각한 걸까요?”여준재가 무슨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말했다.“어쩌면요. 근데 그 부자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그들이 말할까요?”고다정은 어젯밤에 그 부자가 했던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그들이 사실대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여준재는 고다정의 생각을 알아채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코웃음을 쳤다.“골탕을 좀 먹이면 자연히 뭐든 다 말하게 되어 있어요.”그는 한 번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 부자가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고다정은 그의 이 말을 듣고 다소 주저했다.“사사로이 고문하는 것은 안 돼요. 만에 하나 그들이 나가서 말하면 당신과 YS그룹 이미지에 좋지 않아요.”그러나 여준재는 개의치 않았다.그에게는 그 부자의 입을 막을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다만 그가 이 말을 하기 전에 휴대전화가 울렸는데, 구남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대표님,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어떻게 나왔어?”여준재가 표정이 엄숙해지더니 즉시 캐물었고, 구남준이 상황을 보고했다.“사망자는 작은 사모님 연구소의 약품을 먹고 죽은 것이 아니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독소에 중독된 것입니다. 그 독소에 중독되면 시체가 아무런 이상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중독된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약을 먹고 죽은 줄로 알았나 봅니다. 경찰은 어젯밤에 그 부자가 시신을 화장하려 했던 행동을 떠올리고 그들이 뭔가 알고 있다고 의심해 체포하러 나섰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제가 대표님 허락 없이 그들을 기절시켜 돌려보냈습니다.”“잘했
경찰은 소년의 말을 듣고 순식간에 얼굴빛이 엄숙해지더니 다시 물었다.“사망자가 왜 스스로 독약을 주사했어? 아는 것이 있으면 사실대로 진술해. 협조하는 정도에 따라 형벌을 줄여줄 수 있으니까.”“경찰 아저씨, 저는 정말 잘 몰라요. 사촌 형이 우리를 불러놓고 자기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며 부자가 될 기회가 있다고 말했어요. 자기가 죽은 후 그 연구소 약품을 먹고 죽었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일을 크게 만들고, 그 연구소 책임자를 찾아가 배상을 요구하라고 했어요.”소년은 울상이 되어 자기가 아는 상황을 전부 털어놓았다.그래도 경찰은 그가 일부 단서를 숨겼다고 의심하며 거듭 취조했다.소년은 취조하는 경찰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제가 아는 건 다 말했어요. 이것밖에 없어요. 믿지 않으면 저도 방법이 없어요.”소년에게서 더 이상 아무것도 알아낼 것 같지 않았다. 그러자 취조하던 경찰 두 명이 눈을 마주치더니 그중 한 명은 물건을 챙겨 나가버렸다.그가 나가니 소년의 머리도 빠르게 돌아갔다.그는 남은 한 명의 경찰에게 물었다.“경찰 아저씨, 진술이 필요한 건 다 진술했는데, 언제 저를 풀어줄 수 있나요?”“나가고 싶어? 사건이 종결된 후 네가 이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풀어줄 수 있어. 지금은 여기 조용히 있어. 소리 지르며 힘을 빼지 말고.”소년이 하려는 말을 눈치챘는지 경찰은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날카로운 눈빛에 마주한 소년은 떠들려던 마음을 접고 바로 조용해졌다.여유로운 이쪽과 달리 중년 남자 쪽은 분위기가 무거웠다.중년 남자가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거부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어 취조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이때 문이 열리면서 소년 쪽에서 나온 경찰이 이쪽 취조실에 걸어 들어왔다.그는 취조하고 있는 경찰 옆에 가더니 고개를 숙이고 몇 마디 귀엣말을 했다. 그러자 약간 조급했던 그 경찰은 눈이 반짝 빛나더니 다시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아들이 이미 자백했어요. 사망자가 초심 약품을 먹고 죽은
채성휘의 행방을 알아낸 후, 여준재는 즉시 사람을 보내 구출했다.그런데도 채성휘는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다.응급실로 이송됐을 때는 40도 고열에다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는데 녹슨 금속에 상처가 난 후 감염됐다.이 소식을 들은 고다정은 여준재와 함께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고다정은 걱정돼서 복도에서 끝없이 왔다갔다했다.의사인 그녀는 녹슨 금속에 상처가 난 후 감염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안다.여준재는 고다정이 자기 앞에서 다른 남자를 걱정하자 단지 책임 때문인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다소 불편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질투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겨서 어이없는 듯 말했다.“당신이 너무 왔다갔다해서 어지럼증이 나요. 채성휘는 괜찮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안에 있는 의사들이 그를 구할 수 없으면 운산 최고 명의인 당신이 있잖아요.”“지금이 어느 때인데 나한테 농담해요?”고다정은 그를 째려보았지만 그래도 위로는 좀 됐다.녹슨 금속에 상처를 입은 후 감염되면 좀 까다롭긴 하지만 현재의 의료수준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기껏해야 후유증이 남기 쉬울 뿐이다. 하지만 그녀와 스승님이 있는 한 채성휘에게 그런 상황이 나타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다행히 30분 후 응급 처치가 끝났다.의사와 간호사가 혼수상태인 채성휘를 응급실에서 밀고 나왔다.“치료는 잘됐어요. 상처 부위의 녹은 깨끗이 씻어냈고, 앞으로 상처 부위에 2차 감염이 나타나지 않게 주의하면 후유증이 없을 겁니다.”주치의가 채성휘의 상황을 대충 설명했다.고다정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뒤이어 주치의는 몇 마디 당부하고는 간호사더러 채성휘를 병실로 옮기라고 했다.모든 것을 처리하고 나니 거의 점심이 됐다.여준재는 시간을 보더니 아침 일찍 경찰서에 가느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먼저 입을 열었다.“이쪽은 간호사더러 지키라 하고 우리 먼저 식사하러 가요. 오후에 기자회견도 해야 하니 좋은 정신상태를 유지해야죠.”사건 조사가 이미
발표회는 계속 진행 중이다.모든 기자는 잇달아 스크린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었다.이윽고 구남준이 계속하여 말했다.“모두 다 보고서에서 보았다시피, 사망자는 알 수 없는 독으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독은 사망자의 시체가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고요.”“그렇다면 유족이 초심연구소를 의도적으로 음해한 것인가요?”한 기자가 묻자, 구남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굉장히 좋은 질문입니다. 다음은 형사님이 여러분께 사건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이크를 여준재 옆에 있는 형사에게 건네주었다.“이 사건에 관하여 유족의 자백에 의하면, 그들은 사망자의 사주를 받아 사망자가 죽은 후에 초심연구소를 고발하여 배상금을 요구하게 했습니다.”형사님이 대개 적으로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기자들은 이를 듣고 의구심을 품으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그러면 사망자는 왜 초심연구소를 모함하는 건가요? 사모님과 사망자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나요?”“사망자와 관련해서 저는 모르는 사이입니다. 주변 사람들한테도 물었는데, 다들 사망자를 모른다고 했고요.”고다정이 테이블 위의 마이크를 집어 들며 간단하게 답했다.하지만 기자들은 그 답안에 만족하지 못했고, 다시금 이어 물었다.“사모님은 진짜로 사망자와 모르는 사이인가요? 만약 진짜 모르는 사이라면, 사망자는 왜 아무 이유 없이 자기 죽음으로 사모님을 모함하는 거죠?”“…”그 질문을 들은 고다정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침묵했다.만약 배후에서 누가 지시했다고 하면, 기자들은 배후의 그가 누구인지, 증거는 어디 있는지 계속 물을 것이다.이 질문이야말로 그녀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한참 동안 아무런 답이 없는 고다정을 본 기자들은 그걸 핑계로 따져 묻기 시작했다.“왜 조금 전 질문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는 거죠?”“이유에 대해 찾지 못한 건가요?”“조금 전 사모님이 답한 건 거짓인가요? 사실 사모님과 사망자는 서로 아는 사이인 거죠?”그들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