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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수작을 부리다

기자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안색이 흐려지고 말문이 막혔다.

사람이 죽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이다.

그러나 고다정은 자신의 주장을 고수했다.

“현양4호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한다면 절대 문제없습니다. 믿기지 않는다면 저와 함께 부검 결과를 기다리시죠.”

고다정은 말을 마친 뒤 더는 기자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들 앞에서 말을 많이 해봤자 괜히 트집만 잡힐 테니 말이다.

채성휘는 상황을 살피다가 고다정처럼 침묵을 지켰다.

다행히 잠시 뒤 구남준이 경호원들을 데리고 왔다.

그들은 몸으로 기자들과 고다정 일행을 떼어 놓았다.

차에 오르자 여준재는 비참한 모습의 고다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로 갈 생각이에요?”

“연구소로 가요.”

고다정은 단호한 눈빛을 한 채 입을 열었다.

그녀는 그들이 개발한 현양4호에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앞으로 입장을 밝힐 때 유용하게 쓰일 데이터를 준비해야 했다.

여준재는 그녀의 마음을 읽고는 구남준에게 눈치를 줬다.

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차에 시동을 걸어 연구소로 향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때 채성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고다정 씨는 연구소로 가서 약 데이터를 준비할 생각이라면 전 병원으로 가서 환자분 가족들을 만나볼게요. 어쩌면 사망자의 몸에서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비록 그는 법의관이 아니지만 법의관도 일반 의사들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

채성휘가 제대로 된 의사는 아니더라도 상식은 잘 알고 있었다.

고다정과 여준재는 반대하지 않았다.

나눠서 움직이면 더 빨리 일을 해결할 수 있다.

고다정은 사망자의 가족들을 떠올리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부했다.

“병원에 가게 되면 꼭 조심해야 해요. 사망자의 가족이 뭐라고 하든 간에 최대한 그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해요.”

“걱정하지 말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니까.”

채성휘는 고다정이 걱정하는 바를 이해했기에 무모하게 굴지 않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차는 곧 병원 앞에 멈췄다.

채성휘는 고다정과 작별한 뒤 곧장 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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