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1270 챕터

제541화 아이들한테 나쁜 것만 가르치겠어요

여준재가 고다정을 거절할 리는 없었다.이튿날 이른 아침, 그는 고다정과 함께 쇼핑몰로 향했고 심해영이 쥬얼리를 좋아했기에 둘은 바로 쥬얼리샵으로 목적지를 정했다.매장에서 한 바퀴 둘러본 뒤 고다정은 봉황의 모습을 한 다이아몬드 브로치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브로치를 가리키며 물었다.“이 브로치, 어머님이 좋아하실까요?”여준재는 한눈 훑어보더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다정 씨가 보는 눈이 있네요. 이 브로치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아요.”“진짜요?”고다정은 여준재가 자신을 위로한다고 생각해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여준재는 그녀의 긴장된 눈빛을 읽어내고는 손을 만지작거리며 위로해줬다.“당연히 진짜죠. 편하게 생각해요. 예전에는 좀 어려웠겠지만 두 분도 다정 씨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뒤로 더는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고다정도 듣더니 그의 말에 일리가 있어 보여 점원에게 부탁해 브로치를 포장했다.다음으로는 여진성의 선물을 골라야 했다.여진성에게 줄 선물은 고르기 어렵지 않았는데 역시 남자에게는 담배와 술 선물이 최고였기에 고다정은 신수 노인에게서 20년간 소장해둔 약주를 구매했다.신수 노인은 오늘 고다정이 정식으로 여준재의 부모님을 뵈러 간다는 것을 알게 됐고 흥미롭게 말을 꺼냈다.“부모님까지 뵙고 나면 다음은 약혼이겠네? 미리 말해둘게, 날 꼭 증인으로 세워줘.”“뭐, 뭐 그리 빠르겠어요!”고다정은 장난에 쑥스러워졌는지 얼굴을 붉혔지만 여준재는 오히려 호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그럼 신수 어르신께 증인을 부탁드리죠.”“그래, 그래.”신수 노인이 손을 휘휘 저으며 웃더니 화제를 돌려 고다정에게 의술에 관련된 일들을 물었고 둘은 저녁이 될 때까지 대화를 나누다 아쉽다는 듯 말을 맺었다.쌍둥이가 곧 하교할 시간이 가까워졌기에 고다정과 여준재는 학교 문 앞에서 기다려야만 했던 것이다.잠시 후 둘은 쌍둥이를 데리고 여 씨 저택으로 향했다.집에 가까워질수록 원래 크게 긴장되지 않았던 고다정이 점점 긴장감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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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아내가 생기면 어머니를 잊는다

호화로운 거실에서 고다정과 여준재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있었고 그들 맞은편에는 여 씨 부부가 쌍둥이를 안고 있었다.즐거운 목소리가 여 씨 부부와 아이들에게서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고다정과 여준재도 가끔 몇 마디를 덧붙였다.모두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식사 중에도 여 씨 부부는 두 아이에게 계속 음식을 덜어줬고 두 아이는 맛있게 먹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음식을 권했다.“할머니, 이것도 드세요.”“할아버지, 이 고기완자 맛있어요, 한번 드셔보세요.”그들은 각각 심해영과 여진성에게 음식을 덜어주며 두 어르신을 행복하게 해주었다.고다정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띄웠고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바로 그때, 여준재가 껍질을 깐 새우를 그녀의 그릇에 넣으며 말했다.“쳐다만 보지 말고, 밥 먹어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준재가 깐 새우를 먹기 시작했고 유난히 맛이 좋게 느껴졌다.그들 사이의 티키타카는 여 씨 부부의 눈에도 띄었다.심해영은 자기 아들이 고다정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며 심장이 복잡해졌고 약간의 씁쓸함을 느꼈다.어머니로서,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자신을 돌보는 것을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역시 아내가 생기면 어머니를 잊는다는 말이 맞았다.이런 생각에 그녀는 아들에게 서운한 눈길을 보냈고 여준재는 우연히 그 눈빛을 발견하고 미간을 좁혔지만, 어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아직도 고다정을 못마땅해하는 걸까?여준재는 자기 나름대로 추측하며 나중에 어머니와 사적으로 이야기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저녁을 먹고 난 뒤, 모두 다시 거실로 돌아왔고 도우미들이 차와 식후 과일을 가져오고는 눈치껏 자리를 비웠다.심해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고다정에게 기대어 있는 두 녀석의 모습을 보더니 이 짧은 만남을 끝낼 수 없어 먼저 제안했다.“시간도 늦었으니 다정 씨 오늘 밤 여기서 자는 건 어떨까요? 방은 이미 정리해뒀어요.”“여기서요?”고다정이 놀란 듯 그녀를 바라봤다. 심해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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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할머니, 아빠랑 무슨 비밀 이야기해요?

고다정은 그 말을 듣고 다소 놀랐다. 그녀에게 여 씨 부인은 평소 다소 독단적인 성격으로 보였기 때문에 이런 일을 그녀와 상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여준재는 그녀의 당황한 모습을 눈치채고 고개를 숙여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별거 아니에요. 어머님은 두 녀석의 친할머니이니, 아이들을 데려가고 싶어 하신다면 저도 막지 않을 거예요.”고다정은 고개를 들어 여준재에게 달콤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이 미소가 여준재에게는 상당히 매혹적으로 보였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갑자기 여준재는 그녀에게 다가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렇게 아름다운 밤에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건 의미가 없어 보여요.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죠.”“의미 있는 일이요?”고다정은 혼란스러워 말만 되풀이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녀의 입술이 막혀버렸고 그 뒤로는 일방적이면서도 깊은 키스가 이어졌다.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여준재의 목을 끌어안고 깊은 키스에 응했다.일분일초 시간이 흘러갈수록 방안의 온도는 점점 뜨거워졌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여준재는 마침내 만족스럽다는 듯 고다정을 놓아주었다.이미 고다정은 피곤해 눈도 뜨지 못하고 있었고 여준재는 그녀를 안고 욕실로 데려가 간단히 씻겨준 뒤 둘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여준재는 졸린 고다정을 안고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잘 자요.”“굿나잇.”고다정은 졸린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곧 잠이 들어버렸고 여준재는 달콤하게 잠든 그녀의 모습을 두 눈 가득 사랑을 담아 바라봤고 그녀를 꼭 안은 채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었다.편안한 밤이었다....다음 날 아침, 장소를 바꿨기 때문인지 온밤 시달린 뒤에도 고다정은 일찍 눈을 떴다.고다정은 허리가 아프고 욱신거려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고 예쁜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특히 자신과 다르게 상쾌해 보이는 여준재를 보고는 더욱 불공평하다고 느꼈다.“당신은 왜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죠?”그녀는 화가 나서 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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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방해하지 않을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주말이 되었다.이른 아침, 여 씨 부부는 산장에 도착했고 여준재와 고다정은 이미 일어나 준비를 마친 상태로 언제든 출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두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몹시 기뻐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할아버지, 할머니, 좋은 아침이에요!”“좋은 아침이야.”여 씨 부부는 얼굴 가득 다정함을 담고 대답했고 고다정과 여준재도 둘에게 인사를 건넸다.여 씨 부부도 예의를 잃지 않고 거실에 앉아있는 강말숙에게 인사를 했다.“어르신도 여기 계씨네요, 같이 나가지 않으실래요?”“이 나이든 팔다리로는 멀리 걸을 수 없어요. 젊은이들을 방해하지 않을 테니 얼른 나가보세요.”강말숙은 웃으며 거절했고 여 씨 부부도 강요하지 않았다.잠시 이야기꽃을 피운 뒤 그들은 두 아이와 고다정, 여준재를 데리고 출발했다.길 위에서 두 아이는 여 씨 부부 옆에 앉아서 궁금증 가득한 채 물었다.“할머니, 우리 어디 가요?”“하준이 하윤이가 레고를 좋아한다고 들었어. 오늘 레고 전시회가 있어서 우리가 표를 사뒀지. 같이 가보자.”심해영은 말하면서 애교 가득한 하준이의 작고 부드러운 얼굴을 만지작거렸다.하준이와 하윤이는 그녀의 말에 두 눈이 반짝 빛났다.“할머니, 레고 전시회에는 많은 고수가 있겠죠?”하준이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고 심해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거야.”그 말에 아이는 기뻐하며 웃어댔다.이 모든 일은 고다정과 여준재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한 차량에 여섯 명이 탈 수 없었기에 그들은 두 차로 나뉘어 출발했고 고다정과 여준재가 한 차에, 두 아이와 여 씨 부부는 다른 차에 탔다.고다정은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구경하며 여준재에게 기대어 물었다.“오늘 우리 어디 가는지 알아요?”“엄마가 말해주지 않았어요. 그래도 애들이 좋아하는 곳이지 않을까 싶네요.”여준재는 말을 하며 고개를 숙여 품에 안긴 여인을 바라봤다.이날 고다정은 가볍게 화장을 했다. 여 씨 부부와 함께 나가게 될 것을 생각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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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하준이의 내기

여진성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심해영이 참지 못하고 나서 두 아이를 두둔하며 한마디 했다.“누가 예의가 없다고 하셨죠? 다들 토론하는데 왜 우리 아이들만 말을 못 하게 하는 거예요?”이 말에 불만을 품었던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반박할 말을 잃었다.더욱이 그들은 심해영과 여진성의 기품 있는 모습을 보고 중요한 사람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했다.그럼에도 여전히 불만을 품은 사람이 몇 명 있었고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불평하며 중얼댔다.“아이들이 뭘 안다고...”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조용한 주변 환경 때문에 분명히 귀에 들려왔고 심해영은 그 소리에 날카롭게 그들을 노려봤다.그녀가 뭐라 한마디 하려 할 때, 누군가 자신의 옷소매를 잡아당겼고 내려다보니 하준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왜 그래?”심해영은 조금 전까지 화났던 표정을 풀며 상냥하게 손자를 바라봤고 주변 사람들도 그녀의 빠른 표정 변화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하지만 하준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할머니, 이 일은 제가 처리하고 싶어요.”심해영이 놀라며 되물었다.“네가 처리하겠다고?”그녀는 다소 우려의 마음이 들었다. 아직 어린 하준이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됐던 것이다.하지만 여진성은 무엇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하준이가 스스로 처리하겠다고 했으니, 하준이에게 맡겨보자. 우리는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돼.”“하지만...”심해영은 말을 하려 했지만 여진성의 시선에 말을 멈췄다.그는 심해영을 끌어당겨 자신의 옆에 세우고는 속삭였다.“하준이는 항상 침착하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 애야. 애가 그렇게 말했다면 확신이 있을 테지. 우린 그냥 지지해주는 게 좋겠어. 만약 하준이가 잘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때 다시 나서도 돼. 이 기회에 하준이를 단련시켜보는 거지.”심해영은 그 말을 듣고 즉시 불안해졌다.그녀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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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이에요

이 일을 여준재와 고다정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점심 식사 시간에 두 부부가 말해줘서야 알게 되었다.“너희들은 못 봐서 그래. 하준이가 저기서 자기보다 큰 아이들을 지휘하더라니까. 기세가 대단했어.”심해영은 신이 난 듯 말했고 고다정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며 자랑스러움을 느꼈다.여준재도 미소를 지으며 자부심 가득한 두 눈으로 두 아이를 바라봤다.하준이는 칭찬을 듣더니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입술을 깨물며 미소를 지었다.“그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옆에 계셔서 제가 용기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심해영과 여진성은 그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특히 심해영은 흥분한 듯 하준이를 품에 안고 애정을 표했다.“솔직히 말해봐, 오늘 설탕을 많이 먹은 거 아니야? 왜 이렇게 달콤하게 말하는 거지?”“하준이는 설탕 안 먹었어요. 진심인데요.”하준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그의 모습이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여 심해영은 더욱 애정이 어린 손길로 하준이를 쓰다듬었다.저녁 식사 후, 가족들은 교외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갔다.넓은 공원에 꽃밭, 잔디밭, 인공 산과 호수가 모두 있어 공기가 상쾌했고 이곳에 놀러 온 관광객들도 꽤 많았다.오전과 마찬가지로, 도착하자마자 두 어르신은 고다정과 여준재에게 얼른 따로 가라고 재촉했다.“너희들끼리 놀아. 돌아갈 때 연락할게.”“아빠, 엄마랑 데이트 가요. 우리가 방해 안 할게요.”두 아이도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고다정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아무리 봐도 우리가 너희들 놀이를 방해하지 않길 바라는 것 같은데?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너희들이 어떻게 놀든 상관하지 않으시잖아.”엄마가 그들의 속마음을 정확히 이야기하자 두 아이는 킥킥 웃으며 인정 아닌 인정을 했다.고다정은 어쩔 수 없이 여 씨 부부에게 부탁했다.“그럼 두 아이를 두 분께 맡기겠습니다. 그래도 너무 애들을 오냐오냐해주시진 마세요.”“우리가 애들을 봐줘야지 누굴 예뻐해 주겠어요. 신경 쓰지 말고 준재와 데이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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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원빈 노인이 운산에 왔어

여 씨 부부는 불만스러워했지만 더는 대꾸하지 않았다.사실 여준재의 말이 맞았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부모님과 함께 있는 편이 더 좋았다.그래서 이후 매 주말 두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러 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고 고다정과 여준재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둘만의 세계를 즐겼다.순식간에 시간은 반 달 정도 지났고, 운산에는 작은 눈이 내린 탓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겨울이 시작되었다.고다정은 추위를 피해 대부분 시간을 산장에서 보냈다. 별 이유는 아니었고 그저 추위를 탔기 때문이었다.한 편, 신수 노인 쪽에도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왔다.손님 의자에 앉아있는 어르신을 보며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여기 왜 온 거요?”“왜, 아직도 화가 난 건가요?”방문한 노인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고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신수 노인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내가 호의로 좋은 의사를 소개해줬는데, 당신 원씨 가문 사람들이 고 선생을 모욕했잖소. 내 체면은 뭐로 생각하는 거요?”예상대로 신수 노인을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완쾌한 원빈 노인이었다.원빈 노인은 친구의 화난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내 잘못이구려. 몸이 좀 나아지자마자 사과하러 찾아왔어요. 고 선생님께도 감사와 사과를 전하고 싶네요.”“고 선생을 만나고 싶다고? 그 사람은 아마 당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텐데요.”신수 노인이 거침없이 말했고 원빈 노인은 그 말을 부정하지 않은 채 그를 응시했다.“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죠?”신수 노인은 원빈 노인의 시선에 소름이 돋았고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하지만 원빈 노인이 대답하기 전에 신수 노인이 단숨에 뜻을 깨달았다.“날 통해 고 선생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려는 건가?”“신수 어르신, 우리 수십 년 우정을 생각해서라도 이번만 도와줘요.”원빈 노인이 미소를 지으며 부탁했지만, 신수 노인은 단칼에 거절해버렸다.“난 안된다오. 직접 가보시지. 나는 당신 때문에 고 선생과 사이가 멀어지고 싶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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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원경하의 사과

고다정의 말을 들은 원빈 노인과 원진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원빈 노인은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당신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회복하지 못했을 겁니다.”“원빈 어르신, 너무 격을 차리지 마세요.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건 제 소임인데요.”고다정이 냉담하게 말하며 거리를 두었다.신수 노인도 그녀가 원씨 가문 사람을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자, 이제 당신이 보고 싶어 하던 사람도 보고 병도 보였으니 볼일 없으면 가시죠. 소연아, 손님들을 배웅해줘.”마지막 한마디는 원빈 노인이 더는 머무를 변명을 찾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말했다.원빈 노인이 고다정에게 단순히 검진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신수 노인도 알고 있었다.원빈 노인은 자신을 서둘러 내보내려는 신수 노인을 보며 무기력함을 느꼈다.원진혁도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원빈 노인이 눈짓으로 그를 제지했고 어쩔 수 없이 말을 삼켜야만 했다.그때 소연이 들어와 원빈 노인과 원진혁에게 손짓하며 말했다.“두 분, 이쪽으로 오세요.”원진혁은 자신의 할아버지를 바라보더니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역시 자리를 지켰다.소연은 두 사람이 움직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린 채 신수 노인에게 눈짓으로 무슨 일인지 물었다.신수 노인은 그녀에게 대꾸하지 않은 채 미간을 찌푸리며 두 사람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왜, 여기서 더 머물 생각이세요?”“이보게 친구, 날 정말 쫓아낼 건가?”원빈 노인도 그를 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신수 노인은 그와 눈을 마주치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얼굴도 두껍지, 당신네 집안이 저지른 행동은 생각지도 못하고.”그 말에 원빈 노인은 무기력감을 느끼며 말했다.“사실 이번에 온 이유는 고 선생님께 진찰을 부탁드릴 뿐만 아니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어서입니다.제가 가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고 선생님을 불쾌하게 했으니 직접 사과하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기회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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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이 여자는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원경하는 고다정의 손을 꼭 잡고 애원했고 원빈 노인과 원진혁은 그녀를 보고 표정이 굳어졌다.“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원진혁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고 원빈 노인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원경하를 날카롭게 응시했다.원경하는 두 사람의 불편한 표정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고다정에게 다가가더니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오빠, 제가 잘못했어요. 저는 해외로 가고 싶지 않아서 중도에 돌아왔어요. 고 선생님께 사과하고 싶어서 운산에 오셨다는 걸 듣고 몰래 따라왔어요.”원빈 노인과 원진혁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고다정을 볼 면목이 없어 당황했다.고다정은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원경하일줄은 몰랐고 눈썹을 찌푸린 채 말했다.“경하 씨, 이거 놓으세요!”그녀는 차갑게 말하며 손을 빼내려 했지만 헛수고였다.원경하는 눈에 번뜩이는 광채를 보이며 놀란 척 손을 놓았고 눈물 가득 찬 눈으로 고다정을 보며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고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일부러 잡은 건 아니에요. 저 정말 할아버지와 오빠가 절 해외로 보낼까 두려워서 그랬어요. 저 혼자서 낯선 나라에서 돈도 신분도 없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고 선생님, 저 진심으로 잘못을 깨달았으니 용서해주세요. 제발 할아버지한테 절 보내지 말라고 해주세요.”원경하의 애원에 고다정의 마음은 살짝 약해졌다.어쨌든 한 소녀가 낯선 나라에서 혼자 살아가기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이 일은 이미 지난 일이고, 당신이 떠나든 말든 저와는 상관없어요. 이건 원씨 가문의 문제죠.”고다정은 결국 용서 여부를 말하는 대신 이 일의 결정권을 원씨 집안 어르신과 손자에게 넘겼다.원씨 집안 두 사람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고 원빈 노인은 경하를 나무라며 말했다.“가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고분고분 얌전히 행동해. 더는 고 선생을 괴롭히지 말고. 얼른 이쪽으로 오거라.”“알겠어요, 할아버지. 고 선생님, 저를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마지막 한마디는 고마움 가득한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한 말이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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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다른 속셈

곧바로 웨이터들이 음식을 모두 가져왔다.“즐거운 식사 되세요.”말을 마치고 웨이터는 방을 떠났고 원빈 노인이 입을 열었다.“음식이 다 나왔으니 얼른 식사합시다.”그 말에 고다정과 신수 노인은 예의를 차리지 않고 젓가락을 들어 식사를 시작했다.잠시 동안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원빈 노인과 신수 노인이 대화를 나눴고 원진혁과 고다정도 이야기를 시작했다.원경하만 구석에 앉아 마치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모두에게 잊혀진 듯했다.원경하는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눈빛에 증오가 스쳤지만, 겉으로는 웃음을 지으며 옆에 있는 술잔을 들고 고다정에게 건배 제스처를 했다.“다정 씨, 술 한잔 받으세요. 앞으로 전의 불쾌함은 잊고 좋은 친구가 됐으면 좋겠어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원경하를 살폈다.그녀는 원경하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게다가 그녀가 정말로 변화했다고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고다정이 대답 없이 침묵하자, 원경하의 눈에 순간적으로 어두운 빛이 스쳤다.“다정 씨는 나랑 친구가 되기 싫은가 봐요?”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간사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제가 한 짓이 너무 심하긴 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요. 다정 씨와 정말 잘 지내고 싶은데, 한 번만 기회를 줄 수 없나요?”고다정은 이 말에 소름이 돋았지만 양옆에 두 어르신이 있었기에 거절하기 어려워 겨우 입술을 비틀며 차갑게 말했다.“이 술은 마시겠지만,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 뜻은 원경하와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원경하는 듣지 못한 듯 고다정이 술을 마시자마자 기쁜 미소를 지었다.“다정 씨가 술을 마셨으니 이젠 우리는 친구예요!”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의자를 고다정 쪽으로 옮기며 친한 친구의 모습으로 고다정의 팔을 잡고 웃었다.“다정 씨, 듣자 하니 운산에 재밌는 게 많다던데요. 아쉽게도 여기서 제대로 놀 기회가 없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저랑 같이 놀러 가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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