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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아이들한테 나쁜 것만 가르치겠어요

여준재가 고다정을 거절할 리는 없었다.

이튿날 이른 아침, 그는 고다정과 함께 쇼핑몰로 향했고 심해영이 쥬얼리를 좋아했기에 둘은 바로 쥬얼리샵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매장에서 한 바퀴 둘러본 뒤 고다정은 봉황의 모습을 한 다이아몬드 브로치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브로치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브로치, 어머님이 좋아하실까요?”

여준재는 한눈 훑어보더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정 씨가 보는 눈이 있네요. 이 브로치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아요.”

“진짜요?”

고다정은 여준재가 자신을 위로한다고 생각해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

여준재는 그녀의 긴장된 눈빛을 읽어내고는 손을 만지작거리며 위로해줬다.

“당연히 진짜죠. 편하게 생각해요. 예전에는 좀 어려웠겠지만 두 분도 다정 씨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뒤로 더는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

고다정도 듣더니 그의 말에 일리가 있어 보여 점원에게 부탁해 브로치를 포장했다.

다음으로는 여진성의 선물을 골라야 했다.

여진성에게 줄 선물은 고르기 어렵지 않았는데 역시 남자에게는 담배와 술 선물이 최고였기에 고다정은 신수 노인에게서 20년간 소장해둔 약주를 구매했다.

신수 노인은 오늘 고다정이 정식으로 여준재의 부모님을 뵈러 간다는 것을 알게 됐고 흥미롭게 말을 꺼냈다.

“부모님까지 뵙고 나면 다음은 약혼이겠네? 미리 말해둘게, 날 꼭 증인으로 세워줘.”

“뭐, 뭐 그리 빠르겠어요!”

고다정은 장난에 쑥스러워졌는지 얼굴을 붉혔지만 여준재는 오히려 호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신수 어르신께 증인을 부탁드리죠.”

“그래, 그래.”

신수 노인이 손을 휘휘 저으며 웃더니 화제를 돌려 고다정에게 의술에 관련된 일들을 물었고 둘은 저녁이 될 때까지 대화를 나누다 아쉽다는 듯 말을 맺었다.

쌍둥이가 곧 하교할 시간이 가까워졌기에 고다정과 여준재는 학교 문 앞에서 기다려야만 했던 것이다.

잠시 후 둘은 쌍둥이를 데리고 여 씨 저택으로 향했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원래 크게 긴장되지 않았던 고다정이 점점 긴장감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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