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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하준이의 내기

여진성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심해영이 참지 못하고 나서 두 아이를 두둔하며 한마디 했다.

“누가 예의가 없다고 하셨죠? 다들 토론하는데 왜 우리 아이들만 말을 못 하게 하는 거예요?”

이 말에 불만을 품었던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반박할 말을 잃었다.

더욱이 그들은 심해영과 여진성의 기품 있는 모습을 보고 중요한 사람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만을 품은 사람이 몇 명 있었고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불평하며 중얼댔다.

“아이들이 뭘 안다고...”

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조용한 주변 환경 때문에 분명히 귀에 들려왔고 심해영은 그 소리에 날카롭게 그들을 노려봤다.

그녀가 뭐라 한마디 하려 할 때, 누군가 자신의 옷소매를 잡아당겼고 내려다보니 하준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심해영은 조금 전까지 화났던 표정을 풀며 상냥하게 손자를 바라봤고 주변 사람들도 그녀의 빠른 표정 변화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하준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할머니, 이 일은 제가 처리하고 싶어요.”

심해영이 놀라며 되물었다.

“네가 처리하겠다고?”

그녀는 다소 우려의 마음이 들었다. 아직 어린 하준이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됐던 것이다.

하지만 여진성은 무엇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준이가 스스로 처리하겠다고 했으니, 하준이에게 맡겨보자. 우리는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돼.”

“하지만...”

심해영은 말을 하려 했지만 여진성의 시선에 말을 멈췄다.

그는 심해영을 끌어당겨 자신의 옆에 세우고는 속삭였다.

“하준이는 항상 침착하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 애야. 애가 그렇게 말했다면 확신이 있을 테지. 우린 그냥 지지해주는 게 좋겠어. 만약 하준이가 잘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때 다시 나서도 돼. 이 기회에 하준이를 단련시켜보는 거지.”

심해영은 그 말을 듣고 즉시 불안해졌다.

그녀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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