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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491 - 챕터 500

1270 챕터

제491화 원빈 노인의 중독

이튿날 고다정은 아침을 먹고는 신수 어르신을 따라 원빈 노인을 치료하러 나섰다.어제의 치료를 거쳐 병세는 이미 상당히 호전된 상태였고 오늘의 치료는 병세를 안정시키기 위함이었다.하지만 고다정이 침술을 진행할수록 원빈 노인의 안색이 비정상적인 검붉은 보라색을 띠더니 푸흡하는 소리와 함께 선홍빛 피가 목구멍에서 울컥 뿜어져 나오며 의식을 잃고 침대에 고꾸라졌다.다행히 신수 노인이 발 빠른 대처로 환자를 끌어안았고 고다정은 깜짝 놀랐다.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원빈 노인의 손을 잡고는 진맥을 시작했다.신수 노인은 고다정의 엄숙한 표정을 보더니 걱정돼 물었다.“다정아, 원빈 노인이 어떻게 된 일이니?”“중독인 것 같아요.”고다정이 눈썹을 찌푸리더니 심각한 얼굴로 쳐다봤다.신수 노인은 그 말에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물었다.“어떻게 중독일 수가! 상태가 심각한 것이냐?”“심각하진 않지만, 반드시 독이 어디서 온 것인지 똑똑히 알아내야 해요.”고다정은 혼수상태에 빠진 원빈 노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뒤이어 그의 몸에 꽂았던 은침을 하나하나 빼더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전 나가서 원 씨 가족들과 얘기 좀 나눌게요.”“잠시만 기다려, 나도 같이 가자.”신수 노인은 고다정 혼자 원 씨 집안의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친구를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방에서 나온 둘은 문밖을 지키고 있던 원 씨 가족들을 발견했다.“고 선생님 나오셨네요, 오늘의 치료는 다 끝난 건가요?”“오늘은 왜 어제보다 치료 시간이 훨씬 짧은 건가요?”원 씨 부부가 이구동성으로 질문했고 고다정은 숨김없이 이실직고했다.“치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문제가 생겨...”“무슨 문제요?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 병세를 더 위중하게 만든 거죠?”고다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원경하가 가로챘고, 다른 이들도 그 말에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쳐다봤다.고다정은 말이 끊어지자 언짢은 기분이 들었지만, 사실대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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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원씨 집안과의 충돌

신수 노인의 말에 원경하를 제외한 모두가 낯빛이 어두워졌다.원경하는 참지 못하고 대꾸했다.“누가 할아버지를 해친다는 거예요. 설마 우리겠어요? 아무리 봐도 저 돌팔이가 자신이 처방을 잘못 내리고는 일부러 우리 집안 사람들에게 오명을 뒤집어씌우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같은데요.”그 말에 고다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번했다.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이런 편견 가득한 사람과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가 믿는 결과만 끝까지 고집하기 때문이었다.“믿든 말든 맘대로 생각해요. 난 부끄럼 한 점 없으니까!”“당신——”원경하는 고다정을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그녀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귓가에 원진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됐어, 이 일은 사람을 시켜 제대로 조사하게 할 테니까. 지금 당장 급한 일은 할아버지를 살리는 일이잖아.”원진혁은 말을 마치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부탁의 말투로 말을 이었다.“우리 할아버지의 병세에 많은 신경 좀 써주세요, 고 선생님.”고다정은 대응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것은 그녀의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그녀는 한번 시작한 일에 끝맺음을 명확히 하는 성격이었는지라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걱정 마세요, 원빈 노인 체내의 독소는 이미 더 퍼지는 걸 막았으니 해독만 한다면 별일 없을 겁니다.”“그럼 다행이네요, 고생하셨어요, 고 선생님.”원진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원 씨 부부는 고다정에게 의심이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구할 수 있는 건 다정밖에 없었으니 막아서진 않았다.빠르게 고다정과 신수 노인이 방으로 돌아와 해독을 시작했다.해독의 과정은 크게 복잡하지 않았다.고다정이 침술을 사용해 독소를 손끝으로 몰아넣고는 침으로 손가락을 찔러 검붉은 피를 짜냈다. 피가 선홍빛을 띠기 시작하면 해독이 된 것이었다.다만 이 해독과정은 보기엔 간단했지만 실행하기에는 상당한 정신력이 필요했다.신수 노인은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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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누군가가 엄마를 괴롭힌대요

신수 노인을 막아서는 모습을 보며 고다정의 눈에는 아쉬움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다정은 진짜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거기에 아쉬움을 느낀 건 원경하도 있었다.원경하는 참지 못하고 낮은 소리로 투덜댔다.“가겠다는 사람은 그냥 보내주지, 잡아서 뭐 해요.”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유난히 조용한 방 덕분에 모두가 들을 수 있었다.원 씨 부부와 원진혁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신수 노인의 얼굴도 굳어졌다.“조용히 해, 아무도 널 벙어리라고 생각 안 하니까.”원진혁이 크게 호통쳤고 원 씨 부부도 신수 노인에게 사과했다.“너무 오냐오냐한 탓에 애가 버릇이 없네요. 어르신 너무 괘념치 마세요. 저희가 제대로 단도리 치겠습니다.”“저희 아버지 병은 그래도 어르신과 고 선생님이 수고해주셔야죠.”원 씨 부인은 고다정에게 사과의 웃음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다정이 입술을 달싹이며 답했다. “전 신수 노인의 말을 따르겠습니다.”그 말에 원 씨 부부는 신수 노인에게 더욱 비굴하게 행동했다.신수 노인은 화가 났지만, 자신의 옛 친구가 걱정돼 남기로 했다.다만 원 씨 집안에게 다짐을 받아놓는 것은 잊지 않았고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남는 건 가능하지만, 앞으로 아무도 이 친구의 의술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니면 원빈 노인과 지난 몇십 년의 우정도 다 내팽개칠 거니까. 이 친구가 더는 억울함을 당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겠어.”“안심하십시오. 앞으로 절대 그 누구도 고 선생님을 의심하진 않을 겁니다.”원 씨 부부가 다급하게 약속했고 신수 노인은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고다정더러 올라가자고 눈짓했다.올라가면서도 그는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다정이 너 내가 또 남겠다 해서 날 미워하는 거 아니지?”“아니에요,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고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고 신수 노인은 허허 웃더니 답했다.“네가 신경 안 쓸 줄 알았어. 하지만 내 친구의 손녀 놈은 사람이 덜됐더구나. 원빈 노인이 깨어나면 제대로 교육하라고 해야겠어.”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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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만둬요

옆에서 업무를 처리하던 여준재도 두 녀석의 말을 듣게 됐고 당장 하고 있던 일을 그만둔 채 두 녀석을 향해 다가왔다.“하준이 하윤이, 아저씨한테 휴대전화 좀 졸래? 아저씨가 엄마한테 물어볼게.”“알겠어요, 아저씨.”쌍둥이는 반대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넘겨줬다.하준이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아저씨, 엄마가 괴롭힘당하고 있는지 꼭 물어봐야 돼요.”“알겠어.”여준재는 대답하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옆에 앉아 질문했다.“말해봐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고다정은 영상통화 속 진지한 표정의 남자를 바라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다만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진짜 아무 일도 없어요. 하준이 하윤이가 하는 헛소리는 듣지 말아요.”“근데 왜 애들이 헛소리 하는 것 같지 않죠?”여준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다정을 뚫어지게 쳐다봤다.깊은 눈동자에 고다정은 순간 멈칫하며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여준재의 얄쌍한 입술이 다시 달싹이더니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하윤이가 아니라, 나도 당신이 기분 좋은지 안 좋은지는 알아볼 수 있어요.”“그래요? 그럼 내가 기쁠 때는 어떤 모습이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어떤 모습인지 얘기 좀 해봐요.”고다정이 눈썹을 씰룩이며 흥미롭다는 듯 여준재를 쳐다봤다.여준재는 웃으며 대답했다.“다정 씨 기분 좋을 때는 눈빛을 반짝거리고 입꼬리도 올라가 있죠. 기분 나쁠 때는 눈빛이 싹 죽어서는 입꼬리도 올라가지 않고, 그리고...”그는 일부러 뜸을 들였다.고다정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리고 뭐요?”“그리고 기분이 안 좋을 때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려요.”여준재는 말을 마치고는 씨익 웃었다.그 말에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다정의 손이 그대로 굳어지더니 양심에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여준재를 똑바로 볼 수 없어 눈빛을 흐리며 말했다.“진지하게 말하는 줄 알았더니, 내용은 헛소리네요.”“헛소리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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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참지 못한 모양이네

구남준은 의문이 들었지만, 명령을 받고 전화를 끊었다.여준재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정원을 향해 걸어 나가며 놀고 있는 두 녀석을 불렀다.“하준아, 하윤아.”“아저씨, 엄마랑 비밀 이야기 다 했어요?”두 녀석은 여준재 앞으로 뛰어왔고 하준이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아저씨, 엄마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누가 엄마를 괴롭히고 있는 거죠?”“맞아,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 그래서 아저씨가 지금 엄마 곁에 있어 주러 출발해야 돼.”여준재는 허리를 숙여 두 녀석과 시선을 맞추고는 의도를 설명해줬지만, 아이들은 그의 말에 따라가겠다고 투정했다.“아저씨는 우리 엄마 괴롭힌 나쁜 놈 혼내주러 가는 거죠? 우리도 갈 거예요.”“맞아요, 우리도 엄마 복수해줄 거에요.”하윤이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여준재는 고다정을 지켜주겠다는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너희들은 가지 않아도 돼, 아저씨 혼자 처리할 수 있어. 그리고 너희들에게는 더 중요한 미션을 줄게.”그 말에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쳐다보며 물었다.“우린 무슨 미션이 있는데요?”“너희들의 미션은 나와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외증조할머니를 잘 보살피는 거야.”아이들을 속이는 말이었지만 두 녀석은 알아채지 못했고 오히려 그에게 설득당했다.그렇게 늦은 밤 여준재는 구남준을 데리고 진성시로 향했다....진성시, 원 씨네 저택에서원진혁은 할아버지가 중독됐단 걸 안 뒤로 침대맡에서 한 치도 떨어지지 않고 할아버지를 지켰고 원호열은 조카의 모습에 자신도 떠날 수 없어 같이 방을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늦어질수록 견디기 힘들었는지 참지 못하고 원진혁을 설득했다.“너무 늦었어, 네 할아버지는 깨어나지 못할 것 같으니 너도 방에 들어가 쉬어라. 내일 회사 일도 처리해야 하잖니, 몸이 상하면 안 되지.”“큰아버지는 여유로우시네요, 할아버지가 이 지경이 되셨는데 잠잘 기분도 있으시고.”원진혁은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원호열은 그 말에 단번에 눈썹을 찌푸리며 되물었다.“진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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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신수 노인의 작전

다음 날, 고다정은 일찍 잠에서 깼다.시간을 한 눈 보고는 일어나 세수를 하고 정원에서 운동하러 나갈 준비를 했다.하지만 계단에 막 다다르자 예상치 못하게 역시 야외에서 운동하려던 참인 원진혁과 마주쳤다.“고 선생님도 달리기하러 가시나요?”이번에는 원진혁이 먼저 인사를 걸어왔다.고다정은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아니요, 정원에서 좀 걸으려고요. 진혁 씨는 달리기하러 가는 거죠?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말을 마치고는 살짝 몸을 돌려 길을 터줬다.원진혁은 그 모습에 눈앞의 여인이 의도적으로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음을 모를 수가 없었다.다정이 당황할까 봐 원진혁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계단에서 사라진 남자를 보며 고다정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어젯밤 원진혁이 예상치 못하게 선물을 전해주며 사과한 뒤로 이 남자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열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은 다정이었다.그렇게 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운동을 떠났다.8시 정도 됐을 때 원 씨 집안의 사람들도 모두 잠에서 깼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식사할 준비를 했다.아침 식사 자리에서 원진혁이 먼저 말을 꺼냈다.“어제 새벽에 할아버지가 깨어나셨어요.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데 아마 독소가 제대로 정리된 것 같아요. 고 선생님의 의술은 듣던 대로 대단하시네요, 역시 신수 노인이 직접 추천하신 분이시네요.”“뭘요, 과찬이세요.”고다정이 겸손하게 웃었다.다만 원 씨 부부는 그 말을 듣더니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가 깨셨다고?”“할아버지가 깨셨어? 너무 잘됐다. 나 올라가서 할아버지를 볼 거야.”원경하는 효심 지극한 손주의 모습으로 수저를 내려놓고 당장이라도 올라갈 태세를 취했다.원진혁은 그 모습에 눈썹을 찌푸리며 원경하를 불러 세우더니 불쾌한 듯 말했다.“방금 얘기했잖아. 어제 새벽에 깨셨다고. 지금 올라가면 할아버지 휴식을 방해할 뿐이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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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임자 있는 여자

신수 노인의 말에 원빈 노인도 자신의 철딱서니 없는 손녀가 또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온화한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웃었다.“고 선생님, 그 손녀 놈이 큰아들과 며느리가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오냐오냐해줘서 저래요. 너무 괘념치 마세요. 오늘 밤 저 녀석한테 고 선생님께 사과를 하라고 일러둘게요.”“무슨, 사과로 끝내시려는 거에요?”신수 노인은 그 말에 상당히 불만족인 모습이었다.원빈 노인은 그런 신수 노인의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자네 생각을 내가 모를까 봐, 아직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의서 몇 권을 생각하고 있는 거죠?”“누가 그딴 의서를 아직도 기억한다고 그래.”신수 노인은 무의식적으로 부정했지만 바로 태세를 전환하며 말했다.“그래도 어르신이 책을 빌려주시면 우리도 그렇게 소심한 사람이 아니니, 과거의 일을 용서해드리지요.”“안될 게 뭐 있겠어요. 이제 집사가 두 분을 데려가서 의서를 보여드릴 겁니다.”원빈 노인이 웃으며 약속했다.고다정은 신수 노인의 장난스러운 행동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의사로서 그녀는 볼 수 있는 의학서적이 많을수록 좋았기 때문이다.웃음소리가 잦아든 후 고다정은 진지하게 원빈 노인의 맥을 짚기 시작했고 잠시 후, 그녀는 원빈 노인의 손을 놓으며 진단 결과를 말해줬다.“체내의 독소는 모두 제거되었지만, 폐의 염증이 다시 재발했습니다. 아마도 이틀 정도 치료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 선생님.”원빈 노인이 공손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고다정은 미소를 지으며 치료를 시작했고 신수 노인은 옆에서 거들며 보조를 맡았다.거의 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치료가 끝났고 원빈 노인은 자신의 몸이 더 가벼워진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그는 고다정의 의술에 감탄하며 웃었다.“고 선생님 나이는 어리신데 의술은 상당히 뛰어나시네요. 혹시 올해 몇 살이신지, 결혼은 하셨나요?”“어르신 그런 건 왜 묻는 거죠, 혹시 딴생각이라도 하고 있는 거예요?”신수 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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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독을 넣은 범인을 찾다

그와 동시에 여준재도 진성시에 도착했다.원래 의도는 바로 고다정을 찾으러 원 씨 저택으로 가는 것이었지만 구남준에 의해 제지당했다.“대표님, 이렇게 가시면 고 선생님이 좋아하시지 않으실 텐데요.”구남준은 대표님의 다크서클을 보며 걱정돼 한마디 했다.여준재는 그 말을 듣고는 백미러를 통해 자신의 안색이 확실히 좋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고다정의 화를 돋우지 않기 위해 바로 찾아가겠다는 생각은 접은 채 분부했다.“가까운 호텔을 찾아서 좀 쉬자.”“네.” 구남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를 돌려 가까운 호텔에 짐을 풀었다.이 모든 것을 고다정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는 신수 노인과 서재에 들어와 갈증을 해소하듯 원빈 노인이 소장하고 있는 의서를 정독했다.한 편, 원진혁은 할아버지에게 독을 넣은 범인을 찾는 일에 열을 가하고 있었다.그는 집안의 도우미들을 다시 한 명씩 불러와 대면 심문을 진행했다.주방에는 CCTV가 있어 약을 달이는 것을 책임진 도우미와 그 시간대에 주방을 출입한 사람들만 조사하면 누가 독을 넣었는지 밝혀낼 수 있었다.하지만 하필 약 달이던 도우미를 심문할 때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 그녀가 약을 가져가는 도중에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배가 아파왔고 어쩔 수 없이 약을 그 모퉁이에 내려놓은 채 화장실에 갔다는 것이다.CCTV를 조사해본 결과 그 도우미의 말이 진실임이 드러났고 그 모퉁이는 하필 CCTV 사각지대로 그동안 누가 약에 손을 댔는지를 알아낼 수 없었다.“어제 아침 8시 10분부터 20분 사이, 주방의 복도 모퉁이에 간 적 있나요?”원진혁은 무표정으로 반대편에 앉아있는 도우미를 쳐다보며 추호의 티도 내지 않고 그들의 오관과 표정 변화를 관찰했다.도우미는 도련님이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에 압박감을 느끼며 안절부절못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어제 그 시간에 주방에 간 적 없습니다. 그 시간이면 제가 담당한 업무 장소는 정원이었어요.”원진혁은 이 도우미의 얼굴에서 별다른 특이점을 보아내지 못했고 그의 대답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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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수상한 원경하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라, 전 그냥 제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었어요.”중년 남자는 억울함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봤다.원진혁은 냉소적으로 그와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내가 믿을 것 같아요?”“...”중년 남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더 무서운 듯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원진혁은 무표정으로 응시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다만, 배후에 누구의 사주를 받은 건지 알려만 준다면 당신의 죄는 가벼운 거로 넘어가 주죠.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한 짓으로 감옥에 십여 년쯤은 보낼 수 있으니깐요.”그 말에 중년 남성의 눈빛에는 갈등이 드러났다.결국, 그는 결심한 듯 원진혁을 보며 물었다.“정말로 제가 말하면, 저는 풀어주실 건가요?”“물론입니다.”거짓말이었다. 원진혁은 그를 절대로 용서할 의사가 없었다.중년 남자는 이 사실을 모르고는 사실대로 털어놨다.“아가씨가 시켰어요.”“원경하요?”원진혁이 깜짝 놀란 채 되물었고 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아가씨께서 말씀하셨어요, 자기 지시대로만 하면 끝나고 20억 원을 주고 자기 비서로 승진시켜 준다고 했어요.”그 말을 들은 원진혁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원경하가 범인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하지만 그 배후가 단순히 원경하의 의도였는지 아니면 큰아버지의 의도도 숨어있는 것인지 몰랐고 이런 생각에 더 확신을 갖지 못했다.한편, 중년 남자는 말 없는 원진혁을 보며 마음속으로 불안감이 몰려왔다.“도련님, 제가 할 말은 다 했으니, 언제 저를 풀어주실 건가요?”그 말을 들은 원진혁은 시선을 맞추고는 차갑게 대답했다.“아직은 안 됩니다.”“하지만 방금 약속했잖아요, 솔직하게 말하면 저를 풀어준다고.”중년 남자가 당황했고 원진혁은 그런 그의 모습을 비웃었다.“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어요. 만약 당신이 배후의 범인을 지목한다면, 제 약속은 지킬 겁니다. 당신에게는 가벼운 처벌만 내리도록 하죠.”한편, 원경하는 원진혁이 직접 도우미를 심문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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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아가씨가 시켰어요

그 말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라워했다.원경하의 낯빛이 갑자기 변화했지만 아쉽게도 원진혁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원 씨 부부가 다급하게 물었다. “범인이 누군데?”신수 노인과 고다정도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봤다.하지만 원진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원경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동생님, 어디 가려고 하는 거죠?”그 말에 다른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몸을 구부리고 도둑처럼 자리를 뜨려던 원경하를 발견했다.원 씨 부부는 이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고 원호열이 즉시 물었다.“경하야, 너 뭐 하는 거니?”“아, 아무것도 아니에요.”원경하는 당연히 도망치려 했다고는 인정할 수 없었고 마음속으로 원진혁을 욕하며 두려움과 걱정에 사로잡혔다.하지만 그녀도 이렇게 앉아서 당할 수 만은 없었다.그런 생각에 그녀는 급히 핑계를 대며 말했다.“그게, 갑자기 제 핸드폰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게 생각났어요. 저 올라가서 핸드폰 좀 갖고 올게요.”“방에 있는 핸드폰이 사라지기야 하겠어? 나중에 가져와도 되잖아. 할아버지에게 독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은 거야?”원진혁이 떠나려는 원경하를 차갑게 불러세웠고 원경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등을 돌리고 섰고 얼굴이 차갑게 굳어갔다.하지만 그녀는 원진혁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이때 원 씨 부인도 입을 열었다.“진혁이 말이 맞아. 핸드폰은 방에 둬도 괜찮지. 지금 중요한 것은 할아버지의 중독 사건이야. 경하야, 얼른 와서 앉아. 오빠가 무슨 일인지 말해줄 거야.”원경하는 어쩔 수 없이 굳은 몸을 돌려 부모님 곁으로 돌아갔다.자리에 앉은 후에도 계속 마음속으로 자신을 안심시키며 원진혁이 독을 쓴 사람을 찾아냈다고 해도 자신을 폭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맞아,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 거야. 지레 겁먹어서 스스로 자폭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고다정은 원경하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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