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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신수 노인의 작전

다음 날, 고다정은 일찍 잠에서 깼다.

시간을 한 눈 보고는 일어나 세수를 하고 정원에서 운동하러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계단에 막 다다르자 예상치 못하게 역시 야외에서 운동하려던 참인 원진혁과 마주쳤다.

“고 선생님도 달리기하러 가시나요?”

이번에는 원진혁이 먼저 인사를 걸어왔다.

고다정은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니요, 정원에서 좀 걸으려고요. 진혁 씨는 달리기하러 가는 거죠?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말을 마치고는 살짝 몸을 돌려 길을 터줬다.

원진혁은 그 모습에 눈앞의 여인이 의도적으로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음을 모를 수가 없었다.

다정이 당황할까 봐 원진혁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에서 사라진 남자를 보며 고다정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젯밤 원진혁이 예상치 못하게 선물을 전해주며 사과한 뒤로 이 남자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열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은 다정이었다.

그렇게 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운동을 떠났다.

8시 정도 됐을 때 원 씨 집안의 사람들도 모두 잠에서 깼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식사할 준비를 했다.

아침 식사 자리에서 원진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어제 새벽에 할아버지가 깨어나셨어요.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데 아마 독소가 제대로 정리된 것 같아요. 고 선생님의 의술은 듣던 대로 대단하시네요, 역시 신수 노인이 직접 추천하신 분이시네요.”

“뭘요, 과찬이세요.”

고다정이 겸손하게 웃었다.

다만 원 씨 부부는 그 말을 듣더니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깨셨다고?”

“할아버지가 깨셨어? 너무 잘됐다. 나 올라가서 할아버지를 볼 거야.”

원경하는 효심 지극한 손주의 모습으로 수저를 내려놓고 당장이라도 올라갈 태세를 취했다.

원진혁은 그 모습에 눈썹을 찌푸리며 원경하를 불러 세우더니 불쾌한 듯 말했다.

“방금 얘기했잖아. 어제 새벽에 깨셨다고. 지금 올라가면 할아버지 휴식을 방해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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