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묵인했다고 그래요,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고다정은 재빨리 반박했다.하지만 여준재는 일부러 못 들은 척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귀엽다는 듯 입을 열었다.“자, 됐어요. 장난 그만하고 얼른 밥 먹어요.”“…”고다정은 접시에 놓인 반찬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이 남자 이거 일부러 이러는 거지?’한창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 갑자기 원경하의 가늘고 인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재 오빠, 저 그쪽 요리 좀 집어주면 안 돼요? 너무 멀어요.”그녀는 접시를 든 채 고다정 앞의 요리를 가리켰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하지만 여준재는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더니 아예 그 말을 무시해버렸다.그 모습에 원경하의 표정 또한 굳어졌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준재 오빠…”“조용히 해. 넌 애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거냐?”이때, 원 씨 어르신이 분노 섞인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꾸짖었다.“넌 손이 없어? 아니면 혼자서 집는 법을 모르는 게냐?”그 순간의 원 씨 어르신은 진심으로 화가 난 나머지 자기 큰아들과 며느리한테도 화를 냈다.“이게 너희들이 말한 교육인 거냐? 너희들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할 거면, 내가 직접 경찰서에 보내 교육할 거다.”“아버지, 진정하세요.”원 씨 일가 부부는 혼이 난 나머지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한쪽으로는 어르신을 진정시키고 다른 한쪽으로는 경고의 눈빛으로 원경하를 바라봤다.원경하는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더는 그 자리에서 여준재에게 들이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고다정은 왠지 모르게 속으로 불편했고, 원경하와 여준재를 번갈아 보더니 그릇의 밥알을 툭툭 건드리며 중얼거렸다.“나비가 꽃을 못 지나치네.”“지금 뭐라고 했어요?”여준재는 뭔가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듣지 못해 고개를 돌려 되물었다.그 말에 고다정은 별일 아니라는 듯 그에게 말했다.“아니에요, 저에게 집어준 반찬 맛있다고요.”그녀는 그 말이 원경하에게는 자랑으로 들릴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원경하는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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