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501 - 챕터 510

1270 챕터

제501화 마른하늘에 날벼락

”아가씨가 약속하셨어요. 분부대로 어르신이 마시는 약 항아리에 약재만 넣으면 10억을 주겠다고요.”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원경하가 꼬리 밟힌 쥐처럼 화들짝 놀랐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내가 언제 할아버지한테 독을 넣으라고 했다고, 모함이에요!”원 씨 부부의 낯빛도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이구동성으로 중년 남자에게 호통쳤다.“자기가 모시는 주인을 음해하려 하다니, 간땡이가 부었나 보네!’“말해, 도대체 누가 어르신에게 독을 쓰라고 시킨 거야! 계속 헛소리를 하다간 여생은 감방에서 썩게 해주겠어!”그 말에 중년 남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감옥에 가는 결과는 면치 못할 거라는 생각에 원 씨 부부의 경고는 무섭지 않았다.“헛소리 아닙니다. 아가씨가 어르신에게 독을 넣으라고 시키셨어요.”“다 거짓말, 헛소리에요, 난 그런 말 한 적 없잖아요!”원경하는 그런 적 없다고 단호하게 잡아뗐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도우미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 찼다.원진혁이 그런 원경하의 다급한 모습을 보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내 사촌 동생이 사주했다는 증거라도 있나요?”“있습니다. 저한테 10억짜리 수표를 주셨어요, 맞아요, 녹음도 있습니다.”중년 남자는 각성한 듯 마지막으로 남겨둔 결정적인 증거까지 모두 말해버렸다.원경하는 그 말을 듣고는 깊은 절망 속에 빠졌다. 저 망할 놈의 도우미가 증거에 녹음까지 남겼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바로 그때, 원진혁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증거가 있다더니, 어디에 숨겨뒀어요?”“수표는 아직 교환하지 못해 방 안 베개 밑에 숨겨뒀습니다. 녹음은 제 휴대전화에 있어요!”중년 남성이 이실직고했고 원진혁은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했다.경호원이 뜻을 알아채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년 남자의 방에서 수표와 휴대전화를 찾아 들고 나왔다.원진혁은 휴대전화를 받아들더니 바로 녹음을 찾아내 재생 버튼을 눌렀다.빠르게 거실에는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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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사촌오빠가 절 모함하는 거예요

“엄마 아빠, 어떻게 저 여자 편을 들 수 있어요?”원경하는 발을 동동 구르며 화를 이기지 못해 물었다.원 씨 부부의 얼굴색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닥쳐!”원호열은 그녀를 향해 호통치며 말했다.“우리가 바보인 줄 알아?”원진혁은 이를 보고 차갑게 물었다.“큰아버지는 분명 사리를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신지 모르겠네요?”“넌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데?”원호열은 대답 대신 되물으며 원진혁을 바라봤고 원진혁은 말없이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그는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었고, 큰아버지가 그에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물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거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경직되었다.반면 원경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아버지가 자신을 원진혁에게 맡겨버리다니, 원진혁은 아마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거기다가 그녀 입으로 할아버지를 해치려 했다고 인정하지도 않았는데 이 사람들은 이미 그녀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었다. 이게 다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아빠, 미쳤어요? 제가 한 일도 아닌데, 왜 원진혁더러 절 처벌하게 하는 거예요?”“네가 한 일인지 아닌지는 너 스스로도 알고 있잖아.”원호열은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원경하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눈빛은 실망으로 가득했다.하지만 원경하는 어떻게 자신의 죄를 벗어날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고 있었기에 그의 눈빛을 보지 못했다.그녀는 아버지가 원진혁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꼈고 분노로 활활 타올랐다.“제가 한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왜 아빠조차 절 믿어주지 않는 거예요?”원호열은 그녀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고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원경하의 화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이제 알겠어요. 이 집은 저를 받아주지 않는 거군요. 오빠가 온 후로 아빠는 항상 원진혁만 챙기고, 저를 가끔 무시하기도 했죠. 그런데 저는 한 번도 말을 꺼내지 않았었어요. 저는 여자라서 차별 받는 거예요. 이제 원진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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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고 선생님께 고자질 할거에요

그 말에 원빈 노인이 냉소적으로 답했다.“약에 독을 탄 사람도 알았으니 경찰서에 보내야지. 경찰더러 심문하게 해. 그들은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을 테니!”마지막 말은 원경하를 쳐다보며 일부러 한 말이었다.원경하는 상황을 보더니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조금 전의 기세등등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원진혁도 그녀의 변화를 알아채고 고개를 가볍게 젓고는 할아버지의 분부대로 경비더러 중년 남자를 경찰서에 보내라고 알려줬다.신수 노인은 드디어 사건이 일단락돼가는 것을 보며 몸을 일으켰다.“사건도 해결됐으니 나랑 고 선생은 서재에서 의서나 마저 연구해야겠어요.”“가보시지요, 집사를 시켜 다과를 좀 들여보내겠습니다.”원빈 노인은 그들을 막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고다정과 신수 노인이 떠나자 거실의 분위기가 이상해졌다.원호열이 일어나 원빈 노인에게 사과했다.“제가 딸을 잘 가르치지 못해 아버지께 폐를 끼쳤습니다.”하지만 그 말은 원빈 노인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인제 와서 딸을 잘 가르치지 못했다고? 같은 나이에 고 선생은 이미 유명한 의사가 되었어. 근데 네 딸은? 능력도 없으면서 집안에서만 건방지게 굴고 있잖아.”원빈 노인은 원경하를 신랄하게 비난했지만 원호열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원경하는 할아버지를 원망할 수 없어 고다정에게 화를 냈다.그녀의 눈에는 고다정의 등장 때문에 자신이 할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보였다.한편 고다정은 이런 일을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신수 노인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 예전 일은 잊고 의학 서적에 집중했다.약 30분쯤 지났을까, 서재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원진혁이 트레이를 들고 들어왔다.신수 노인이 그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물었다.“어떻게 네가 직접 가져온 거니? 일은 다 처리됐어?”“할아버지께서 직접 나섰으니, 제가 처리해야 할 일은 없어졌어요.”원진혁은 대답하면서 트레이를 방 안의 탁자에 내려놓았다.그리고는 차 한잔을 따라 고다정에게 건네며 사과했다.“고 선생님, 조금 전 안 좋은 일에 연루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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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여준재가 왔다

한창 몇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쯤, 갑자기 문 앞에서 집사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고 선생님, 문밖에 여 씨 성을 가진 남성분이 오셨습니다. 선생님과 친구 사이라고 하면서 여기에 선생님 찾으러 왔다고 하는데, 들어오라고 할까요?” “준재 온 거 아니냐?”신수 어르신이 놀라서 입을 열었다.고다정도 의아해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여 씨인 사람은 여준재 뿐이었으니 말이다.이때 신수 어르신의 말을 듣고 있던 집사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진짜로 고 선생님 친구분이시다면, 제가 바로 모셔오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는 바로 밖에 나갔다.그 모습을 본 신수 어르신이 고다정을 향해 입을 열었다.“우리도 아래로 내려가 보자꾸나.”고다정은 머리를 끄덕이며 뒤따라 아래로 내려갔다.하지만 원진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고다정을 찾아온 그 여 씨 남성이 그녀와 대체 어떤 사이인지도 모르니 말이다.한창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사이, 뒤에서 원빈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도 한번 내려가 보지.” 원빈 어르신은 여 씨라는 성을 듣자마자, 운산 시의 그 유명한 여 씨 집안의 사람이 맞는지 궁금해 바로 침대에서 내려오셨다.아래층에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원경하는 고다정과 그의 일행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바로 말을 멈췄다.원 씨 부인은 속으로는 고다정을 다소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단 예의를 차려야 하니 예의상으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고 선생님 검사 다 끝나셨어요?”“네.”고다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거실 현관 쪽으로 향했다.그 모습을 본 원 씨 부인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원 씨 부인한테 고다정이란, 전에 자기 딸이 잘못한 건 맞지만 딸이 핍박당하고 있었을 때도, 고다정은 한마디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기에 너무 차갑고 무자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원경하는 고다정의 그 행동을 눈치채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 현관 쪽을 바라봤다. 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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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원진혁을 멀리하자

원경하의 귀여운 척과 인위적인 모습에 나머지 사람들 모두 보기가 역겨웠다.여준재 또한 싫어하는 내색을 전혀 숨기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나한테서 떨어져요.”말을 마친 뒤 그는 원경하의 표정이 어떻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원빈 어르신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어르신, 과찬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별 말씀을. 이렇게 직접 우리 원 씨 가문에 찾아준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원빈 어르신이 정중하게 답했다.조금 전  자기의 손녀가 부린 추태에 대해서는 일단 잊기로 하고, 이어서 여준재에게 말을 건넸다.“만약 여 대표만 괜찮다면 오늘 우리 집에서 하룻밤 묵어가시는 건 어때요? 제가 다 마련해드리죠.”여준재는 다른 사람 집에서 자는 게 습관 되지 않았기에 그의 말을 거절하려 했었다.그가 입을 떼려는 순간, 갑자기 신수 어르신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거 괜찮은 생각이구먼. 그럼 준재와 다정이를 한방에 마련해주면 될 것 같네.”“한방에 같이요?”고다정은 그 말에 사레가 들릴 뻔 했고, 깜짝 놀라 신수 어르신을 바라봤다.신수 어르신은 그녀의 눈빛은 보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준재가 멀리서 너 찾아왔는데 혼자 둘 거냐?”“제가 오라고 한 거도 아니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찾으러 온건데, 제가 왜 같이 있어요.”고다정이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 소리는 그녀와 가장 가깝게 있는 여준재만 들었고, 나머지 사람은 모두 듣지 못했다.신수 어르신은 그녀가 입을 뻥긋 대는 건 보았지만 뭐라고 하는지는 듣지 못해 다그쳐 물었다.“너 뭐라고 하는 거냐?”“저...”고다정은 같은 방에 있어야 한다는 제안을 거절하려 했지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누군가가 말을 끊었다.원진혁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고다정 씨, 혹시 여기 여 대표님하고는 어떤 사이인 거죠?”그는 이 질문조차 하지 않으면 마음속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 같았다.그 질문에 고다정은 갑자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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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말 안 했으니까, 묵인한 거로 알게요

정원에는 원진혁과 원경하 두 남매가 꽃밭 옆에 마주하고 서 있었다.“날 불러내서 할 말이 뭐야?”원진혁이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원경하는 그의 이런 모습을 보며 불쾌함을 참지 못하고 답했다. “원진혁, 누가 뭐래도 우린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온 사촌지간이잖아? 설마 한낱 여자 때문에 우리 둘의 수년간 남매의 정을 망치려는 건 아니지?”“아니, 한 여자 때문이 아니라 그냥 너랑 내 가치관이 다를 뿐이야!”원진혁이 그녀의 말을 부인했다.그러고는 깊은 눈빛으로 원경하를 바라보며 차갑게 이어서 말했다.“적어도 난, 다른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자기 할아버지한테 독을 타는 일은 할 수 없거든!”원진혁이 과거의 일을 언급하자 원경하의 눈빛은 갑자기 변하며 다소 찔리는듯한 모습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다시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반박했다.“그 일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내가 말했잖아. 그리고 이미 다 지난 일인데 이젠 언급 좀 그만하지 그래?”“웃기시네. 큰아버지가 이 일을 막지만 않았다면 할아버지도 그렇게 쉽게 넘어가시지 않았을 거야. 넌 여전히 네 잘못이 뭔지를 모르는구나!”원진혁은 분노하며 말했고, 그녀를 따라 밖에 나온 게 순식간에 후회되었다.그는 인내심이 바닥나서 말했다.“됐다. 내가 너한테 이걸 말해봤자 뭔 소용이 있겠냐, 내 시간만 낭비할 뿐이지.”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원경하는 사실 그를 그냥 보내고 싶었지만, 일단은 다시 불러세웠다.“고다정이 준재 오빠랑 진짜 만나는지 알고 싶지 않아?”원경하가 원진혁의 뒷모습을 향해 크게 소리쳤고,그 소리에 원진혁은 바로 자리에 멈춰 섰다.그는 몇 초간 멈칫하더니 결국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너 뭐라도 알고 있는 거야?”“당연히 알고 있지!”원경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원진혁앞에 다가가 이어서 말했다.“내가 조금 전에 그 둘을 지켜봤거든. 근데 고다정이 준재 오빠랑 아주 서먹한 사이 같아 보였어. 앞에서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다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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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두 분 방해하지 않을게요

“누가 묵인했다고 그래요,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고다정은 재빨리 반박했다.하지만 여준재는 일부러 못 들은 척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귀엽다는 듯 입을 열었다.“자, 됐어요. 장난 그만하고 얼른 밥 먹어요.”“…”고다정은 접시에 놓인 반찬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이 남자 이거 일부러 이러는 거지?’한창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 갑자기 원경하의 가늘고 인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재 오빠, 저 그쪽 요리 좀 집어주면 안 돼요? 너무 멀어요.”그녀는 접시를 든 채 고다정 앞의 요리를 가리켰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하지만 여준재는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더니 아예 그 말을 무시해버렸다.그 모습에 원경하의 표정 또한 굳어졌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준재 오빠…”“조용히 해. 넌 애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거냐?”이때, 원 씨 어르신이 분노 섞인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꾸짖었다.“넌 손이 없어? 아니면 혼자서 집는 법을 모르는 게냐?”그 순간의 원 씨 어르신은 진심으로 화가 난 나머지 자기 큰아들과 며느리한테도 화를 냈다.“이게 너희들이 말한 교육인 거냐? 너희들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할 거면, 내가 직접 경찰서에 보내 교육할 거다.”“아버지, 진정하세요.”원 씨 일가 부부는 혼이 난 나머지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한쪽으로는 어르신을 진정시키고 다른 한쪽으로는 경고의 눈빛으로 원경하를 바라봤다.원경하는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더는 그 자리에서 여준재에게 들이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고다정은 왠지 모르게 속으로 불편했고, 원경하와 여준재를 번갈아 보더니 그릇의 밥알을 툭툭 건드리며 중얼거렸다.“나비가 꽃을 못 지나치네.”“지금 뭐라고 했어요?”여준재는 뭔가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듣지 못해 고개를 돌려 되물었다.그 말에 고다정은 별일 아니라는 듯 그에게 말했다.“아니에요, 저에게 집어준 반찬 맛있다고요.”그녀는 그 말이 원경하에게는 자랑으로 들릴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원경하는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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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둘에게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래

여준재는 일단 마음속으로 진정하고 전화를 받았다.“응, 뭔 일이야?”“아저씨, 엄마가 거기서 괴롭힘당한 건 아니죠?”두 아이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게다가 하준이는 잊지 않고 여준재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아저씨, 저희 엄마 꼭 지켜줘야 해요.”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조금 전까지 잡쳐 있던 기분이 다시금 좋아졌다.그는 부드럽게 “응”이라 답하며 웃어 보였다.“걱정하지마, 아저씨가 엄마 꼭 지켜줄게.”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이상한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지금 아이들 앞에서 뭔 저런 말을 하는 거지? 내가 뭘 보호받을 거나 있다고?’그 시각 원경하의 방.원 씨 부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경하야, 너 대체 왜 이래? 왜 점점 말을 안 듣는 거야? 너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잖아?”“제가 뭘요?”원경하는 오히려 엄마의 말이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러자 원 씨 부인이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내 앞에서 시치미 떼지 마. 너랑 고다정 씨 일은 일단 그렇다고 쳐. 근데 오늘 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너, 여 대표랑 고 선생이 만나는 거 몰라서 그래? 넌 창피한 줄도 모르는 거야?”그 말에 원경하는 화가 나서 반박했다.“제가 뭘요. 모두 행복을 추구할 자격이 있다고요. 전 준재 오빠한테 첫눈에 반했어요.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거죠?”그녀는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그리고 누가 준재 오빠랑 고다정이 서로 사귄대요? 그 둘이 언제 인정이라도 했어요? 그 둘이 만나는 사이라고 해도 결혼만 하지 않았다면 저도 기회가 있는 거라고요.”그 말에 원 씨 부인은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이렇게 뻔뻔한 말이 자기 딸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한참 뒤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분노에 차올라 말했다.“너 보자 보자 하니까 진짜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구나. 이제야 진혁이의 말이 이해가 가네. 나와 네 아빠가 널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키웠어!”화가 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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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그냥 우리 사이 밝힐까?

고다정이 씩씩대며 돌아오자 여준재는 손에 잡지를 내려놓았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보아하니 제대로 물어봤나 봐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조금 전 신수 어르신의 말이 떠올라 화가 났다.“여준재 씨, 지금 대체 뭐 하자는 거에요?”그녀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왜 원 씨 어르신한테 저희 사이가 그런 거 아니라고 사실대로 말 안 했어요? 그리고 원 씨 어르신이 우릴 같은 방에 마련해 준다고 할 때도 왜 거절하지 않았느냐고요? 이러면 사람들이 오해할 건데, 대체 뭔 생각인 거죠?!”고다정은 화가 난 나머지 그에게 쏘아붙였다.여준재는 그녀가 이 정도로 화가 나 있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그는 고다정의 앞에 다가갔고 그녀 얼굴의 분노 또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여준재는 허리를 살짝 굽히며 상상을 자극할만한 답을 건넸다.“다정 씨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면, 제 뜻도 그거랑 같아요.”고다정은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게다가 여준재의 깊은 눈매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얼른 고개를 돌리며 그의 눈을 피했다.“지금 뭔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저녁 저랑 같은 방에 있을 수는 없을 거예요. 얼른 원 씨 어르신 찾아가서 다시 방 마련해달라고 하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밀쳤지만, 미동도 없었다.여준재는 피하고만 하려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고, 더 이상 이대로 그녀가 피하는 걸 원치 않았다. 게다가 자신과 떨어져 있는 며칠 만에 다른 남자가 그녀의 매력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더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더 라이벌이 생기길 바라지 않아, 그 자리에서 명확히 말했다.“만약 내가 계속 여기 있고 싶다면요?”“…”고다정은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게다가 그녀는 여준재의 갑자기 달라진 것 같은 모습을 발견했다.하지만 제대로 탐색하기도 전에, 여준재의 매혹적인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귓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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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바보, 눈 감아

밝은 방 안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고다정과 여준재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 보였다.얼마나 지났을까, 그 둘은 그제야 마음이 진정되었다.“저…”“저…”때마침 둘은 같은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하지만 서로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똑같게 하려던 말을 멈추더니 다시금 입을 열었다.“먼저 말해요.”말이 떨어지는 순간 둘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우리가 이렇게 통할 줄 몰랐어요.”여준재는 다정하게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이마를 맞대었다. 그 모습에 고다정은 다소 수줍긴 했지만, 대담하게 그를 껴안으며 살짝 미소지어 보였다.“그러게요, 아니면 먼저 말할래요?”“다정 씨 먼저 말해요. 내가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한테 양보하는 건 당연한 거죠.”여준재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그녀를 향해 말했지만, 애정어린 그 말투는 무시할 수 없었다.그 말에 고다정은 꿀 바른 듯 마음속이 달콤해지는 것만 같았다.“그러면 제가 먼저 말할게요. 오늘부터 준재 씨 여자친구로서 부탁 좀 하려고요. 저는 남자친구가 다른 곳에서 살았으면 하는데, 이 부탁 들어줄 수 있을까요? ”그녀는 여우처럼 웃어 보이며 두 눈을 반짝였다.그 말에 여준재는 일부러 말을 길게 늘어뜨리며 고다정을 긴장하게 했다.“그건…”고다정은 오늘 그와 정식으로 사귄 첫날로서, 자기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물론 그렇게 말한 이유는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적응 좀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함이었다.게다가 사귀자마자 둘이 같이 있는 것 또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한창 그녀가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 갑자기 하늘이 빙 돌더니 남자가 여자 위에 있는 자세로 침대에 쓰러졌다.눈앞에 잘생긴 그를 본 고다정은 순간 멍해졌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갑자기 여준재가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바보, 눈감아.”키스조차 할 줄 몰라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그녀를 보며 여준재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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