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방 안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고다정과 여준재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 보였다.얼마나 지났을까, 그 둘은 그제야 마음이 진정되었다.“저…”“저…”때마침 둘은 같은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하지만 서로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똑같게 하려던 말을 멈추더니 다시금 입을 열었다.“먼저 말해요.”말이 떨어지는 순간 둘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우리가 이렇게 통할 줄 몰랐어요.”여준재는 다정하게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이마를 맞대었다. 그 모습에 고다정은 다소 수줍긴 했지만, 대담하게 그를 껴안으며 살짝 미소지어 보였다.“그러게요, 아니면 먼저 말할래요?”“다정 씨 먼저 말해요. 내가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한테 양보하는 건 당연한 거죠.”여준재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그녀를 향해 말했지만, 애정어린 그 말투는 무시할 수 없었다.그 말에 고다정은 꿀 바른 듯 마음속이 달콤해지는 것만 같았다.“그러면 제가 먼저 말할게요. 오늘부터 준재 씨 여자친구로서 부탁 좀 하려고요. 저는 남자친구가 다른 곳에서 살았으면 하는데, 이 부탁 들어줄 수 있을까요? ”그녀는 여우처럼 웃어 보이며 두 눈을 반짝였다.그 말에 여준재는 일부러 말을 길게 늘어뜨리며 고다정을 긴장하게 했다.“그건…”고다정은 오늘 그와 정식으로 사귄 첫날로서, 자기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물론 그렇게 말한 이유는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적응 좀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함이었다.게다가 사귀자마자 둘이 같이 있는 것 또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한창 그녀가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 갑자기 하늘이 빙 돌더니 남자가 여자 위에 있는 자세로 침대에 쓰러졌다.눈앞에 잘생긴 그를 본 고다정은 순간 멍해졌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갑자기 여준재가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바보, 눈감아.”키스조차 할 줄 몰라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그녀를 보며 여준재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뒤늦게 샤워를 마친 고다정은 갑자기 멍해졌다.왜냐하면, 조금전 들어올 때 잠옷을 까먹고 갖고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욕실에는 목욕가운조차 없었다.고다정은 생각할수록 후회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문을 살짝 열고 수줍게 말했다.“혹시 밖에 있어요?”“네, 왜요?”곧 여준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왔고,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했다.그의 움직이는 그림자를 본 고다정은 재빨리 그를 제지했다.“다가오지 말아요!”비록 문이라는 가림막이 있긴 했지만 일단 옷을 입고 있지 않았기에 그녀는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그 소리에 여준재는 의아하긴 했지만, 일단은 발걸음을 멈춰 섰다.이윽고 고다정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그 침대 쪽에서 제 잠옷 좀 건네줄 수 있어요? 아니면 먼저 나가 있을래요? 제가 옷 갈아입으면 다시 들어와요.”“저 나갔다가 못 들어오면 어떡해요. 그러니 그냥 잠옷 가져다줄게요.”여준재는 일부러 고다정에게 장난치며 침대 옆에 곱게 개어진 잠옷을 문틈으로 건네주었다. 고다정은 잠옷을 건네받으며 어이가 없는 듯 중얼거렸다.“하여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네.”여준재는 미소를 지어 보였고, 그녀와 논쟁을 벌일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그래요, 제가 생각이 많았어요. 내 여자친구가 어떻게 날 문전박대 할 수 있겠어요.”“…”고다정은 말문이 막혀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그녀는 앙칼지게 그를 노려다 보며 답했다.“됐어요, 저 옷 갈아입어야 해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욕실 문을 닫았다.여준재는 문밖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온화한 표정으로 꼭 닫힌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몇 분 뒤, 잠옷으로 갈아입은 고다정이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그녀는 침대 끝에 앉아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그를 내쫓을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는 아예 당당하게 말을 건넸다.“저 다 씻었어요. 그러니 준재 씨도 얼른 씻어요.”‘전에 같이 잔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 뭐. 지금은 그냥 애들만 없을 뿐이잖아.’그녀는 그때 가서 중
이튿날 아침, 어제 저녁 제대로 깊은 잠이 든 탓인지 고다정은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눈을 뜬 순간 그녀는 자신의 허리에 손 하나가 더 있는걸 발견했다. 그녀는 살짝 멈칫했고, 어제저녁에 생겼던 일이 떠올라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살며시 몸을 돌려 무방비 상태인 그 잘생긴 얼굴을 바라봤다. 그 순간은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알 수 없는 한줄기 감정이 솟구쳤다.이윽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은 채 여준재의 이목구비의 윤곽을 따라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러다 한참 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았을 때 갑자기 부끄러워지며 화가 났다.분명히 알고 지낸 지도 꽤 됐지만, 여전히 그의 외모에서 헤어나오기가 어려웠다.그녀가 본능적으로 손을 떼려 하던 찰나, 갑자기 여준재가 그 손목을 꽉 잡으며 잠에서 깬 허스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금 저 몰래 만지고는 도망가려고요?”여준재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다정을 자신의 몸으로 눌렀다.고다정은 깜짝 놀라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이 여준재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괴롭히고 싶고 매혹적인지 그녀는 미처 알지 못했다.여준재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고 마치 뭔가가 솟구치는 듯 자신의 자제력을 깨부수고 싶었다.고다정은 그의 눈빛에 심장이 쿵쾅거렸고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와 동시에 그녀는 여준재의 신체 변화를 눈치채고는 얼굴이 빨개진 채 말을 더듬었다.“지금 뭐, 뭐 하는 거예요.”그 말에 여준재는 집어삼킬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러고는 갑자기 머리를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고는 입을 열었다.“가만히 있어요. 조금만 안고 있게요.”그 말에 고다정은 어찌할 방법이 없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때, 노크와 함께 문밖에서 도우미의 공손한 인사 소리가 들려왔다.“고 선생님, 여 대표님. 일어나셨습니까? 아가씨가 내려와서 아침 식사하라고 하십니다.”“네, 저희 일어났어요. 곧 내려갈게요.”고다정은 얼른 그 말에 답한 뒤 여준재를 밀쳐내며 재촉했다.“
원경하의 말과 함께 실내의 모든 사람은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렸다.게다가 어쩐 이유인지 원 씨 집안사람들조차도 모두 입을 열지 않았다.이때 신수 어르신이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경하 아가씨는 왜 아직도 이렇게 철부지인 거죠? 두 부부 사이에 껴서 뭐하려고요? 다른 자리는 아침밥이 부족해서 그러는 거예요? 아니면 뭐에요? ”그 말은 원경하의 마음에 비수처럼 꽂혔다.그 순간 그녀는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었고, 되돌아가기에는 체면이 깎이는지라 어정쩡하게 거기에 서 있었다.자신의 체면을 톡톡히 깎고 있는 그녀를 보고 원호열은 그 자리에서 당장이라도 외면하고 싶었다.원 씨 부인도 딸의 충동적이고 조급한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그래도 일단은 이 어색함은 지나야 한다는 생각에 먼저 말을 건넸다.“너 아직도 거기 멍청하게 서서 뭐해? 얼른 안 오고!”그 말에 원경하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재빨리 자기 어머니의 옆에 가서 앉았다.“엄마~”그녀는 억울하다는 듯 엄마를 불렀다.원 씨 부인은 원경하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너 그렇게 조급하게 다가가다가는 반감을 살 수밖에 없어. 네 할아버지 병이 하루 이틀이면 낳는 게 아니니까 저 사람들도 여기 한동안은 있을 거라고. 그러니 천천히 좀 다가가 봐.”그 말에 원경하는 뭐라고 답하려 했지만, 원 씨 부인이 그 말을 가로챘다.“됐어, 일단 밥 먹어.”“네.”그녀는 할 수 없이 일단 엄마의 말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그 두 모녀의 대화는 조금 전 그 누구도 듣지 못했다.아침 식사를 끝낸 뒤, 고다정은 신수 어르신과 함께 원빈 노인을 치료하러 가야 했다.떠나기 전 그녀는 옆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원경하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원경하가 여준재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게다가 원경하는 그녀를 모함하기 위해 자신의 할아버지한테도 독을 타는데, 그 어떤 일을 못 하겠는가?여기까지 생각한 고다정은 여준재에게 당부했다.“준재 씨, 원경하 조
그 시각, 아래층 거실에서는 원호열과 원진혁이 여준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세 남자는 금융과 사업 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원 씨 부인 영숙은 원경하와 함께 그 옆에서 듣고 있었다.원경하는 몇 번이고 대화 주제를 찾아 여준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매번 엄마에 의해 제지당했다.“엄마, 뭐 하는 거예요. 고다정 그 년도 없으니까, 지금이야말로 제가 준재 오빠한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요.”“너 엄마 믿으면, 지금 여준재 찾아가지 마.”영숙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엄마의 진지한 표정을 본 원경하는 머릿속에 순간 뭔가가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엄마, 혹시 뭔 계획이라도 있는 거예요?”“응, 너 여준재와 함께 하고 싶다며? 그거 내가 들어줄게.”그 순간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게다가 영숙의 말한 그 동의는 어제 저녁 심사숙고한 결과였다.만약 자기 딸이 여 씨 집안과 관계를 맺는다면, 앞으로 재산을 분할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원경하는 이런 것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의 엄마를 믿기로 했다.그녀는 요동치는 마음을 억누르며 여준재를 빤히 쳐다보았고, 그를 좋아하는 그 눈빛 또한 전혀 숨길 수 없었다.여준재도 당연히 그 뜨거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속으로 매우 불쾌했다.때마침 그가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할 때 계단 입구에서 고다정과 신수 어르신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제가 가지고 있는 약초 중에 일부는 이미 약을 짓기에도 부족한 상태라, 이따 나가서 좀 사야 해요. 저랑 같이 가실래요?”“아니, 난 중간에서 방해꾼이 되기 싫거든. 그러니 그냥 준재랑 다녀와.”신수 어르신이 장난스럽게 답했다.고다정은 이제는 신수 어르신의 장난에 항체가 생겨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저도 알아요.”하지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갑자기 영숙의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선생님 나가시려고요? 때마침 경하도 나갈 참이었는데 같이 나가시죠? 사람 많으면 재밌고 좋잖아요
그 시각, 원 씨 저택.고다정과 여준재가 떠난 뒤로, 원경하의 표정은 계속 좋지 않았다.그녀는 홧김에 자신도 따라가려 했지만 결국 엄마에 의해 제지당했다.영숙은 그녀의 얼굴색을 한번 살피더니,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원경하에게 말했다.“뭐가 급해서 그래, 다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원경하는 순간 멈칫하더니 영숙을 바라봤다.그 눈빛은 또 다른 방법이 있냐고 묻는 것만 같았다.영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원진혁을 향해 웃어 보였다.“나와 경하가 나갈 준비하고 올 테니 이따 우리도 떠나자.”“그래요. 차로 문 앞에서 기다릴게요.”원진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답했다.영숙도 고개를 끄덕인 뒤 원경하를 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원경하는 참지 못하고 되물었다.“엄마, 대체 어떤 방법인데요?”“걱정하지 마, 오늘 반드시 너랑 여 대표가 따로 만날 기회를 마련해줄 테니까.”영숙이 장담하며 답했다.그 말에 원경하는 계속하여 묻고 싶었지만, 엄마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하는 모습에 다시 그 말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곧바로 전화는 연결되었고, 영숙은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말했다.“두 사람의 행방 좀 조사해 줘요. 30분 뒤에 그 결과에 대해 알려주고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다정과 여준재의 이름을 그 전화기 너머의 사람에게 알려줬다.전화기 너머로 뭐라고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숙은 만족한 듯 전화를 끊었다.그 모습을 본 원경하가 궁금한 듯 물었다.“엄마, 누구한테 전화 한 거예요?”“엄마 친구야. 이따가 전화가 다시 걸려 오면 바로 여 대표와 우연히 만나면 돼. 그때 가서 넌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되고.”영숙은 미리 계획을 자기 딸에게 말해주었다.그 말을 들은 원경하는 금세 눈이 반짝이더니, 갑자기 뭐가 생각난 듯 덧붙여 말했다.“엄마, 사촌 오빠가 고다정 좋아하잖아요. 우리 그 둘 좀 엮어주자고요. 그때 가서 준재 오빠가 결국에는 고다정을 포기하게 만드는 거죠.”“그래 한번 해봐.”영숙은 그
원진혁은 그녀의 말은 무시한 채 옆에 있는 영숙을 바라보며 말했다.“큰엄마, 여 대표님과 고 선생님은 할아버지의 귀빈이에요. 이렇게 경하가 하겠다는대로 받아줬다가 그들의 미움이라도 사서 할아버지가 화내면 어쩌시려고 그래요?”영숙은 그의 말에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고, 계획도 조카에 의해 아예 들통이 나버렸다.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과연 그녀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까?그 시각 엄마의 고민을 눈치채기는 한 건지, 원경하는 다급히 소리쳤다.“원진혁, 너 착한 척 그만해. 네가 성인군자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데, 너도 고다정 좋아하잖아?”그 말에 원진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헛소리 하지 마!!”그러자 원경하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너 진짜 가식적이다? 분명 좋아는 하면서 쟁취하기는 또 싫은 거야?”“그건 내 일이야. 네가 간섭할 거 아니라고!”원진혁은 차갑게 그녀의 말에 반박했다.그의 반박에 원경하는 분노에 차올라 말했다.“그렇지, 원래는 나랑 상관없는 일이지. 근데 네가 내 행복을 막는다면, 이건 나랑 상관있는 일인 거야. 게다가 내가 여준재와 고다정의 감정을 파괴하면 너한테도 도움 되는 거 아니야? 그 둘이 헤어지면 너에게도 고다정 차지할 기회가 생기는 거라고.”그 말을 들은 원진혁은 자기 사촌 동생이 이 정도로 답이 없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있는 힘껏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나 끌어들이지 마!.”그러고는 계속 말이 없는 영숙을 바라보며 이어서 말했다.“큰엄마, 제대로 생각해 보셔야 해요. 여 씨 집안은 저희 원 씨 네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여 대표가 어제 온화한 태도로 저희를 대했다고 원씨 집안에 체면을 준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건 모두 신수 어르신 체면 때문에 그렇게 한 거니까요.”영숙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속으로 답답해 났다.어른으로서 자기보다 어린애에게 설교를 당해 화가 났지만 뭐라고 차마 반박할 수는 없었다.여준재는 분
“손님 안목이 뛰어나시군요. 이건 저희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의 레전드 작품입니다. 순수한 파란색의 최상급 사파이어를 사용해 수작업한 것으로, 전국에 하나밖에 없습니다.”두 사람의 신분은 모르지만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은 점원이 친절하게 다가와 그들을 맞이했다.고다정은 점원을 향해 생긋 웃고는 고개를 돌려 여준재에게 말했다.“손 줘봐요.”여준재가 순순히 손을 내밀자 고다정은 한 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사파이어 커프스단추를 달아주었다.“역시 당신한테 잘 어울리네요. 맘에 들어요?”고다정은 자신의 성과물을 감상하다가 고개를 들고 여준재를 향해 방그레 웃었다.여준재는 웃는 얼굴의 그녀를 보자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다정하게 말했다.“당신이 선물하는 건데 당연히 맘에 들죠.”“맘에 들면 됐어요. 그럼 이거로 해요.”고다정은 바로 결정하고 돌아서서 점원에게 은행카드를 건넸다.몇 분 뒤, 두 사람이 손잡고 브랜드숍에서 나왔다.여준재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밖에서 돌아다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에 자꾸만 손을 뻗어 소매를 정리하는 여준재, 이 같은 잔동작을 보고 고다정은 의문스레 물었다.“왜 그래요?”이 말을 들은 구남준은 본능적으로 백미러를 통해 여준재를 힐끗 넘겨다봤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커프스단추가 비뚤어질까 봐 정리했어요.”여준재는 낮은 소리로 대답하고는 또 손을 뻗어 커프스단추를 만지작거렸다.고다정은 그의 동작을 보며 어쩐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별생각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구남준이 달라진 점을 발견하고 의아해하며 물었다.“대표님, 커프스단추를 새로 샀어요? 예쁘네요.”“내가 산 게 아니라 다정 씨가 사줬어. 나도 예쁘다고 생각해.”입꼬리를 올리며 빙그레 웃는 여준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이때쯤 대표님이 작은 사모님이 사준 커프스단추를 자랑하고 싶어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면 그는 바보가 된다.고다정도 눈치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