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471 - 챕터 480

1270 챕터

제471화 같은 말에 타다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조금 전 확실히 바람 쫓는 기분만 즐기다 고삐를 풀었다고 생각하여 멋쩍게 말했다.“다음번에 조심할게요.”“다음이 어딨어요!”여준재는 진지한 얼굴로 그 말을 정정했다.그러고는 고다정이 이어 답하기도 전에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혹시 말로 달리고 싶다면, 제가 같이 타줄 수 있어요.”“같이 탄다고요?”고다정이 의아해하며 묻자, 여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저랑 같은 말에 타면, 안전은 제가 보장해줄 수 있어요. 게다가 조금 전 달렸을 때보다 기분도 더 좋을 거고요.”여준재는 고다정이 이미 말을 타는 기분을 좋아하게 됐다는 걸 알고는 일부러 이런 말을 건넸다.하지만 실제로도 그건 사실이다.고다정은 조금 전 그 달리는 느낌이 좋았고, 심지어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싶었다.하지만 여준재와 같은 말에 타면 너무 가까울 것이고 왠지 이상한 느낌이었다.게다가 여준재네 부모님도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말이다.여준재는 현재 고다정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그는 고다정이 뭐라고 답하기도 전에, 씨익 웃더니 말에서 내리고는 바로 고다정이 타고 있는 말에 뛰어오르며 뒤에서 고다정을 껴안았다.고다정은 깜짝 놀란 나머지 굳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그녀는 등 뒤의 뜨거운 온기를 느낄 수 있었고, 수줍은 듯 짜증 섞인 말투로 소리쳤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얼른 내려요! 말이 우리를 견디지 못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걱정하지 마요. 이게 암컷 말이래도 튼튼해서 두 사람의 무게는 충분히 견딜 수 있어요.”여준재의 담담한 웃음소리가 고다정의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심지어 그의 숨결도 고다정의 뺨에 느껴졌고, 그 숨결을 느낀 고다정은 얼굴에서부터 목까지 빨개졌다.고다정은 당황해하며 몸을 비틀었고, 화를 내며 말했다.“됐고! 빨리 내려요!”하지만 여준재는 듣는 체 만 체하며 고삐를 잡았다.“똑바로 앉아요. 이제 말 달릴 겁니다.”여준재는 두 다리를 말에 꼭 끼운 다음, 손의 승마용 채찍으로 말을 내리쳤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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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듣자 하니, 내 아이들의 새아빠가 되고 싶다며?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틀이 지나버렸다.지난번 승마장에서 다 같이 재밌게 논 뒤로, 고다정은 여준재 부모님과 사이가 많이 가까워졌다.게다가 심해영은 가끔 두 아이를 자기네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는 강말숙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앞으로 고다정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이상, 그녀의 감정 문제에 대해 더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전에 그녀가 말한 적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고다정 또한 현재의 조용한 생활에 무척 만족해하고 있었다.그녀는 가끔 여준재와 함께 두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 외에는 평소에 거의 외출하지 않고, 은둔생활을 하며 집에서 의학 공부에 전념하고 있었다.그날도 그녀는 약방에서 새 약을 제작하고 있는데, 갑자기 외할머니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다.“다정아, 정 선배가 너 찾아왔다.”“네, 나가요.”고다정은 얼른 답한 뒤 가볍게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나가보니 정성재는 거실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다정은 예의상 인사를 건넨 후 바로 질문을 던졌다.“선배, 아주머니 약 가지러 왔어요? 시간상으로 계산해보면, 지난번 가져갔던 약 아직 남아있는 거 아니에요?”비록 지난번에 이미 명확히 정성재를 거절했지만, 그는 그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평소처럼 어머니의 약을 구하러 고다정을 찾아왔다.정성재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고, 고다정이 자신의 진지함과 진심을 알아주길 바랐다.고다정도 그걸 알기에 최대한 정성재와 멀찍이 앉아 그에게 선을 그었다.정성재는 자신과 떨어져 앉은 냉담한 그녀를 보며, 다소 상처받은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전에 가져갔던 약 아직도 남아있어. 내가 오늘 온 이유는, 저녁에 너와 아이들같이 밥 먹으러 가려고 온 거야. 내 친구가 알려줬는데 라이브 공연 레스토랑이 새로 섰대. 거기에 피아니스트 연주도 있고 말이야. 가보면 너도 분명히 좋아할 거야.”“아, 밥은 됐어요. 저 사실 밖에서 밥 먹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요.”고다정은 어색한 웃음을 띠며 그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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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아빠라고 불러도 될까?

정성재는 여준재의 말을 듣고 의아해하며 물었다.“그쪽이 애들 아빠예요?”그는 여준재에게 질문을 던지며 고다정쪽을 바라봤다.여준재도 암묵적으로 고다정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이 상황에 고다정은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이 사람, 애들 아빠 맞아요.”“그래서 둘이 만난다는 거야?”정성재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그 질문에 고다정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여준재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고다정이 답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로 먼저 답했다.“우리 둘 사이에 아이까지 있는데, 만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그쪽한테 물어본 거 아니에요.”정성재는 어두운 얼굴로 답하고는, 고다정을 응시하며 그녀의 대답만 기다렸다.그의 부담스러운 눈빛에 고다정은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여준재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 뜻이 곧 이 사람 뜻입니다.”여준재는 경고의 한마디를 날린 뒤 구남준에게 명령했다.“사모님 대신 손님 좀 모셔다드려.”구남준은 그의 말대로 정성재 옆에 다가가 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그는 얼굴이 바로 굳어지며 이대로 자리를 떠나고는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구남준에게 강제로 끌려 아파트를 나갔다.곧 거실에는 여준재와 고다정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여준재는 굳은 얼굴로 고다정 앞에 앉으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조금 전에 왜 대답 안 했어요?”그 말에 고다정은 머리가 아파 났다. 그녀는 여준재가 이 질문을 할 거라 예상을 했었고, 조금 전 대답을 한다고 해도, 마땅한 답이 없었기에 대답을 하지 않은 거였다.고다정은 잠시 머리를 굴리더니 아예 대화 주제를 돌려 질문을 던졌다.“아, 맞다. 이 시간에 여긴 어찌한 일로 왔어요?”여준재는 그녀의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 보이며 더는 캐묻지 않았다. 캐물으면 물을수록 고다정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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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엄마와 아저씨가 사귀면 되잖아요

눈 깜빡할 사이에 어느덧 주말이 되었다.아침부터 여준재는 구남준과 다른 부하들을 데리고 고다정네 집에 이사를 도우러 왔다.가구들이 하나둘씩 옮겨져 나가는 걸 보고 있자니, 고다정은 다소 혼란스러웠다.반년이란 시간 동안 이번이 그녀에게 있어 두 번째 이사이다.이번 이사 후로는 앞으로 안정적으로 살아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강말숙도 두 아이를 데리고 옆에 서 있었고, 각자 다른 심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두 아이는 이 상황이 즐겁기만 한지 뛰어다니며 좋아했고, 여준재는 옆에서 두 아이를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는 두 아이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음을 지은 채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그렇게도 좋은 거야?”“당연하죠. 앞으로는 아저씨와 자주 볼 수 있게 됐으니까요.”하윤이는 고개를 들어 까만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봤다.그 옆에 하준이도 고개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아저씨도 앞으로 우리 집에서 같이 살아요. 집에 방도 많으니까 마왕도 데려오고요.”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윤이는 뭐가 생각난 듯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아저씨도 같이 산다면 우리 한 가족 같겠다.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해.”“아저씨, 그냥 저희랑 같이 살아요. 네?”하준이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그 말에 여준재와 고다정 모두 멍해 있었다. 그들은 애들 입에서 이런 요구사항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이윽고 여준재는 멍해 있는 고다정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아이들에게 답했다.“아저씨도 그러고 싶은데 너희 엄마가 동의 안 할걸.”그 말에 고다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흘겨봤다. 그가 교활하게도 그 책임을 그녀에게 다 밀어버렸으니 말이다.두 아이는 진짜 엄마가 동의하지 않는 건 줄 알고 바로 엄마에게 떼를 쓰며 온갖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엄마, 그냥 아저씨도 같이 살게 해줘요.”“새집에 방도 많은데 아저씨한테도 하나 남겨주자. 응?”그 말을 듣고 있자니 고다정은 어이가 없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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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여준재는 구라쟁이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고다정은 다소 취기가 올랐다.그녀의 뺨은 새빨개졌고, 새까만 두 눈망울로 쳐다볼 때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꽉 껴안고 싶게 만들었다.“아,좋다.”고다정은 술잔을 들며 여준재를 향해 웃어 보였다.그 모습을 본 여준재의 목젖이 움직였고, 그녀를 더욱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다.두 아이 또한 여준재의 이상행동에 두 눈을 깜빡였다.“아저씨, 엄마가 취한 것 같아요. 어떡하죠?”아이들은 여준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아이들 눈의 교활함 또한 엿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 여준재는 지금 이 시각 고다정에게 홀딱 빠져버려 두 아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강말숙은 현재 상황을 눈치챘지만, 전혀 뭐라 하지 않았다.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일을 겪고 난 뒤, 그녀도 사실 자기의 외손녀가 여준재와 함께 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외손녀 고다정이 생각이 너무 많고, 우유부단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속이터지게 할 뿐이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강말숙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다정이가 술에 취한 것 같은데, 대표님이 방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요?”“물론이죠.”여준재는 단번에 승낙하고 바로 몸을 일으켜 고다정에게 걸어갔다.자신한테 다가오는 걸 본 고다정은 반쯤 풀린 눈으로 여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다정 씨가 술에 취해서 방까지 안아다 주려고요.”그러면서 여준재는 허리를 숙여 고다정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 안았다.고다정은 조금씩 몸부림치며 항의했다.“저 안 취했거든요. 내려줘요. 더 마실 수 있다고요.”“그래요, 방에 가서 다시 술 줄게요. 그럼 되죠?”여준재는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고다정은 그의 목덜미를 끌어안으며 답했다.“그럼 말하면 말한 대로 해요. 거짓말하지 말고요.”“당연하죠. 절대 거짓말 아니에요!”여준재는 다시금 맹세했다.게다가 이렇게 애교스러운 고다정의 모습 또한 처음 봤기에 그는 그런 그녀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빤히 쳐다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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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당당하게 아빠라고 부르고 싶어요

밝은 불빛 아래 고다정은 큰 눈을 부릅뜨며 눈앞에 있는 그 말도 안 되게 잘생긴 여준재의 외모에 푹 빠졌다.그 시각, 둘 사이의 거리는 무척 가까웠고, 공기 중에는 고다정이 금방 먹은 과일주 냄새와 그녀만의 특유의 살 냄새가 풍겼다.여준재 또한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며 끓어오르는 충동을 억제하고 있었다.그 순간 고다정은 갑자기 손을 들어 올리더니 여준재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진짜 예쁘게 생겼네. 어떻게 나보다도 더 예쁘지? 사람이 이렇게 예쁘게 생길 수 있어요?”그러고는 여준재의 이마에서부터 턱까지 손이 내려갔다. 그 상황으로 보아서는 아마 더 아래로 내려갈 듯한 기세였다.그녀의 손이 흰색 셔츠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갑자기 여준재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러고는 약간의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가만히 있어요. 안 그러면 나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요.”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고다정은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뭔 짓을 할 수 있는데요?”“내가 뭔 짓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죠.”고다정의 도발에 여준재는 그녀를 끌어안은 채 깔끔하게 몸을 뒤집어 조금 전의 자세에서 남자가 위에 있는 자세로 바꾸었다. 그러고는 위에서 품속에 있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고다정은 조금 전 자신이 했던 말이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여준재가 뭘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순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녀의 그런 눈빛에 여준재는 조금 전까지 들었던 생각이 말끔히 사라지며 차마 손을 댈 수 없었다.결국, 그는 좌절감에 고개를 숙인 채 고다정의 턱을 살짝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지금 다정 씨에게 마음이 약해진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거죠?”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에게 되돌아오는 건 고다정의 괴로움에 호소하는 소리였다.게다가 고다정 또한 여준재가 조금 전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여준재는 그녀가 아파하는 소리에 바로 그녀를 놓아주었다.그러고는 그녀의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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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불분명하다

이튿날 아침, 고다정은 술에서 깼지만,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파 났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쪽팔리는 일은 어제저녁 자신이 여준재에게 한 모든 언행이었다. 그걸 생각하면 할수록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여준재에게 구라쟁이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턱이 물린 후, 마치 쓰다듬어 달라고 들이대는 고양이처럼 그에게 턱도 내주었으니 말이다.“아, 술이 문제야. 다음부터는 집에서라도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네!”고다정은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진정하려고 했지만, 얼굴은 여전히 붉어져 있었다.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문밖에서는 여준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선생님, 일어났어요?”“아니요, 그러니 문 그만 두드려요!”고다정은 자신의 답한 게 얼마나 멍청한 대답인지를 인지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어서 그녀는 재빨리 말을 정정했다.“그러니까 제 뜻은 저 조금 더 잘 거니까 저 신경 쓰지 말라고요.”그 말을 남긴 뒤 그녀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다시 침대로 돌아가 조금 전 그 멍청한 대답을 피하고만 싶은 듯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썼다.문 앞의 여준재는 잠시 멈칫하더니 방문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고다정의 현재 기분이 어떨지 눈치채고는 사려 깊게 답했다.“그럼 좀 더 자요. 저 사람 시켜서 해장국이랑 아침밥 데워놓으라 할게요. 일어나서 먹기만 하면 될 거에요.”그가 말을 마친 뒤에도 방안에서는 아무런 회답이 없었다.하지만 여준재는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에 있는 두 아이와 강말숙은 그가 혼자 내려오는 모습에 의아하다는 듯 바라봤다.“아저씨, 엄마는요?”“너희 엄마 조금 더 자고 싶대. 일단 우리끼리 먼저 아침 먹자. 이따 아저씨가 학교로 데려다줄게.”여준재는 웃으며 설명해줬다.두 아이도 더 이상 묻지 않고 얌전히 아침밥을 먹기 시작했다.30분 뒤, 두 아이는 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하고 빌라를 떠났다.할머니는 눈인사로 그들을 보낸 뒤 고개를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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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언제 약혼 예정이니?

“어르신, 어쩐 일이세요?”고다정이 전화를 받았다.그러자 신수 노인이 단도직입적으로 답했다.“다른 게 아니라 내 오랜 친구가 중병에 걸렸어. 그래서 내가 한번 가서 봐줬으면 하는데 나도 확신이 잘 서지 않는다. 이참에 너도 같이 가서 봐줬으면 하는데, 너 시간 괜찮니?”“당연하죠.”고다정은 망설임 없이 그 말에 승낙했다.잘 알아야 할 게 그녀는 신수 어르신의 보살핌 덕분에 오랫동안 운산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이어서 고다정이 되물었다.“그럼 일단은 만나서 같이 가는 거예요? 아니면 주소를 저한테 보내주시는 거예요? 주소 보내주면 제가 그 주소대로 갈게요.”그 질문에 신수 노인은 바로 대답해주지 않고 그녀에게 설명했다.“그게 내 친구가 진성 시에 있거든. 거기서 하루 자고 와야 하는데 너 괜찮니?”“네, 문제없어요.”고다정은 그런 것쯤은 아무런 문제 아니라는 듯 답했다.때마침 이 기회를 빌려 여준재와 잠시 떨어져 지내면서 할머니가 했던 그 말들도 잘 생각해보려 했다.신수 노인은 그녀의 승낙에 기뻐하며 말했다.“그럼 내가 지금 너 데리러 갈게. 그리고 둘이 같이 진성으로 가면 될 거야.”“네, 알겠어요. 근데 그 친구분 병세에 대해서 조금 말씀해주실 수 있어요? 필요한 약재가 있으면 준비도 해갈 겸요.”고다정은 바로 업무 상태로 빠져들었다.신수 노인도 속일 거 없이 그가 알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부 말해주었다.전화를 끊은 뒤, 고다정은 도우미한테 정원으로 가서 할머니를 찾아오라고 알린 뒤, 위층으로 올라가 짐과 약재를 싸기 시작했다.몇 분 후 강말숙이 고다정을 찾아왔다. 그녀는 고다정의 발 옆에 놓인 트렁크를 보며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신수 어르신이 친구분을 치료하기 위해 저보고 같이 가자고 초대해주셨어요. 그 장소가 진성인지라 거기서 하룻밤 자고 올 거예요. 그러니 오늘과 내일 할머니 혼자서 집 봐줘야 할 거 같아요.”고다정은 사실대로 일의 자초지종에 관해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강말숙 또한 별문제 없이 동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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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매 순간을 소중히, 눈앞의 사람을 소중히

그 질문에 고다정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여준재가 빌라에 같이 살지 않는다고 말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에게 방 하나를 남겨주었고, 만약 같이 산다고 하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나가야 할지 곤란했다.고다정은 일부러 신수 노인의 그 예리한 질문을 피해 대화 주제를 돌려보았다.“이럴 게 아니라, 저희 어르신 친구분 병세에 대해 얘기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그 모습에 신수 노인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챈 듯 답했다.“보아하니 내가 말한 게 틀린 말은 아닌가 보네. 그럼 둘이 같이 살면서 왜 진지하게 만나지는 않는 거야?”“...”그 말에 고다정은 난처한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외할머니뿐만 아니라 어르신까지 그녀와 여준재 일에 대해 이렇게나 호기심이 많다니?그녀가 하는 수 없이 대답하려던 찰나 신수 노인이 이어서 말했다.“준재 그놈이 책임을 안 진다기에는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내가 봤을 땐 네가 문제인 것 같은데.”“제 문제 맞아요. 저 아직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저와 여 대표님 사이의 일 또한 어르신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에요. 저희 사이에 또 많은 일이 엮여 있거든요.”고다정이 다소 갈라진 목소리로 답했다.그 모습에 신수 노인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참지 못하고 마지막 한마디를 건넸다.“너와 준재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살면서 인생에 후회 남길 짓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거야. 아무리 큰 문제라도 해결방법은 있을 거니까 언제나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눈앞에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거고.”그 말에 고다정은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 신수 노인이 했던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눈앞에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라...그녀는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깊게 감명받았다.그날 저녁, 여준재는 퇴근 후 빌라에 도착했다.큰 대문에 들어서 보니 아이들은 두 마리 야옹이와 마왕이를 데리고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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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신수 어르신보다 의술이 뛰어나다고?

신수 어르신의 그 말에 실내의 모든 사람은 깜짝 놀랐다. 거기에 고다정까지도 말이다.그녀는 당황한 듯 신수 노인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조수로 온 거잖아요. 같이 어떻게 치료할지 방법을 생각해보자면서요? 왜 갑자기 저 혼자 치료하는 거로 됐어요?”“그렇게 안 말하면 네가 따라오지 않을 거잖니?”신수 노인은 두 눈을 깜빡이며 답했다.그 모습에 고다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이때 갑자기 웬 차가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르신, 제가 어르신의 안목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이 아가씨가 일단 보기에도 너무 젊은데 저희 할아버지 병을 고칠 수나 있겠어요?”그 젊은 여성은 원경하였다.그녀는 고다정과 같은 동성이라 그녀를 배척하려는 느낌인지, 아니면 고다정이 너무 예쁘게 생겨 알 수 없는 불친절과 질투심인지 알 수 없었다.원경하의 말에 원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그 뜻인즉 그들도 원경하의 말에 동의한다는 암묵적인 뜻 같았고, 고다정이 보기에도 젊어 보일 뿐만 아니라 별로 실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신수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하지만 고다정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녀의 의술을 의심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고다정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원경하가 다시 입을 열었다.“저는 할아버지 손녀로서 할아버지가 질병의 고통 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에요. 어르신이 오시기 전에도 저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의료팀을 집에 불렀지만, 여전히 할아버지 병을 고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젊은 아가씨가 어떻게 그런 좋은 실력이 있어 저희 할아버지 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거든요.”그 말을 하면서 원경하는 오만하게 고다정을 쳐다봤다. 고다정의 체면을 그 자리에서 깎았으니 당연히 고다정이 화가 나 있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녀는 화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꺼내는 것이었다.“여기 이 아가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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