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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같은 말에 타다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조금 전 확실히 바람 쫓는 기분만 즐기다 고삐를 풀었다고 생각하여 멋쩍게 말했다.

“다음번에 조심할게요.”

“다음이 어딨어요!”

여준재는 진지한 얼굴로 그 말을 정정했다.

그러고는 고다정이 이어 답하기도 전에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혹시 말로 달리고 싶다면, 제가 같이 타줄 수 있어요.”

“같이 탄다고요?”

고다정이 의아해하며 묻자, 여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랑 같은 말에 타면, 안전은 제가 보장해줄 수 있어요. 게다가 조금 전 달렸을 때보다 기분도 더 좋을 거고요.”

여준재는 고다정이 이미 말을 타는 기분을 좋아하게 됐다는 걸 알고는 일부러 이런 말을 건넸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건 사실이다.

고다정은 조금 전 그 달리는 느낌이 좋았고, 심지어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여준재와 같은 말에 타면 너무 가까울 것이고 왠지 이상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여준재네 부모님도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말이다.

여준재는 현재 고다정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는 고다정이 뭐라고 답하기도 전에, 씨익 웃더니 말에서 내리고는 바로 고다정이 타고 있는 말에 뛰어오르며 뒤에서 고다정을 껴안았다.

고다정은 깜짝 놀란 나머지 굳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녀는 등 뒤의 뜨거운 온기를 느낄 수 있었고, 수줍은 듯 짜증 섞인 말투로 소리쳤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얼른 내려요! 말이 우리를 견디지 못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걱정하지 마요. 이게 암컷 말이래도 튼튼해서 두 사람의 무게는 충분히 견딜 수 있어요.”

여준재의 담담한 웃음소리가 고다정의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

심지어 그의 숨결도 고다정의 뺨에 느껴졌고, 그 숨결을 느낀 고다정은 얼굴에서부터 목까지 빨개졌다.

고다정은 당황해하며 몸을 비틀었고, 화를 내며 말했다.

“됐고! 빨리 내려요!”

하지만 여준재는 듣는 체 만 체하며 고삐를 잡았다.

“똑바로 앉아요. 이제 말 달릴 겁니다.”

여준재는 두 다리를 말에 꼭 끼운 다음, 손의 승마용 채찍으로 말을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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