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어르신의 그 말에 실내의 모든 사람은 깜짝 놀랐다. 거기에 고다정까지도 말이다.그녀는 당황한 듯 신수 노인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조수로 온 거잖아요. 같이 어떻게 치료할지 방법을 생각해보자면서요? 왜 갑자기 저 혼자 치료하는 거로 됐어요?”“그렇게 안 말하면 네가 따라오지 않을 거잖니?”신수 노인은 두 눈을 깜빡이며 답했다.그 모습에 고다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이때 갑자기 웬 차가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르신, 제가 어르신의 안목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이 아가씨가 일단 보기에도 너무 젊은데 저희 할아버지 병을 고칠 수나 있겠어요?”그 젊은 여성은 원경하였다.그녀는 고다정과 같은 동성이라 그녀를 배척하려는 느낌인지, 아니면 고다정이 너무 예쁘게 생겨 알 수 없는 불친절과 질투심인지 알 수 없었다.원경하의 말에 원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그 뜻인즉 그들도 원경하의 말에 동의한다는 암묵적인 뜻 같았고, 고다정이 보기에도 젊어 보일 뿐만 아니라 별로 실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신수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하지만 고다정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녀의 의술을 의심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고다정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원경하가 다시 입을 열었다.“저는 할아버지 손녀로서 할아버지가 질병의 고통 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에요. 어르신이 오시기 전에도 저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의료팀을 집에 불렀지만, 여전히 할아버지 병을 고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젊은 아가씨가 어떻게 그런 좋은 실력이 있어 저희 할아버지 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거든요.”그 말을 하면서 원경하는 오만하게 고다정을 쳐다봤다. 고다정의 체면을 그 자리에서 깎았으니 당연히 고다정이 화가 나 있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녀는 화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꺼내는 것이었다.“여기 이 아가씨가
남자의 말을 듣고도 고다정은 여전히 의혹이 가시질 않았다.하지만 남자의 태도가 나쁘지 않았던 터라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던 그녀의 기분도 조금은 풀린 듯싶었다. 그리곤 별일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동생분이 절 의심하실 수도 있죠. 신수 노인에 비하면 제 나이가 그다지 믿음직스럽진 못하실 거예요.”Comment by 정승미: 조사 오류Comment by 정승미: 거예요, 거에요 구분 “다정 씨가 이해해 주셔서 저야 너무 고맙죠. 다정 씨가 저희 할아버지 좀 살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들어 자주 편찮으시거든요. 손주로서 할아버지께서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요.”Comment by 정승미: 가독성을 위하여 삭제하였습니다. ‘저희 할아버지’ 중복Comment by 정승미: 어역이 너무 낮아 수정하였습니다남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도 절박해 보여 고다정은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일부러 능청스레 물었다.“제 의술이 부족해 할아버님의 병이 더 위중해 지실 수도 있잖아요?”Comment by 정승미: 허접하다상황상 어울리지 않습니다.“신수 노인의 안목을 믿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다정 씨는 그런 분이 아니신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다른 건 신경 쓰시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해 주시면 됩니다.”Comment by 정승미: 보건대문장 상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아 중의적인 표현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Comment by 정승미: 주체, 주어를 남용하지 않도록 한국어의 자연스러움을 꼭 확인해주세요말을 끝내며 남자는 싸늘한 눈빛으로 고다정의 눈빛에 맞섰다. 고다정은 살짝 의외였다. 마침 이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원경하가 화가 나 펄쩍 뛰었다. Comment by 정승미: ‘그러다’의 사용이 다소 어색합니다그녀는 고다정을 째려보며 급히 말을 이었다.“오빠, 진짜 이 여자한테 할아버지를 맡길 생각이야? 이 여자 말대로 진짜 할아버지 병이 더 위중해지면 어
신수 노인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 고다정은 이미 진맥을 하고 있었다. 신수 노인은 방안으로 들어서며 물었다.“어떠냐? 뭐 좀 알아냈느냐?”Comment by 만든 이: 진단해내다어색한 표현말소리를 들은 원가 노인과 원진혁은 신수 노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고다정은 석상처럼 움직이지 않고 수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노인의 맥박에만 신경을 쏟았다. 고다정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신수 노인도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Comment by 만든 이: 입을 닫았다더는 열지 않았다따페이 잘 맞춰주세요막 입을 떼려 하는 원가 노인에게도 조용히 하라고 사인을 보냈다.Comment by 만든 이: 에게도, 한테도 적절히 잘 섞어서 사용해야 합니다. 상황마다 어울리는 것으로요이렇게 세 사람은 숨을 죽이고 고다정의 진단 결과만을 기다렸다.불빛 아래 고다정의 얼굴은 수심으로 가득 찼다. 진중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 그녀에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우라가 흐르는 듯싶었다.원진혁은 고다정의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약간의 설렘이 그를 감쌌다. 3, 4분쯤 흘렀을 때 고다정은 진맥을 멈추고 원가 노인의 팔목에서 손을 뗐다.“어떠냐?”신수 노인이 급히 물었다.원가 노인과 원진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급함이 표정에 다 드러났다.Comment by 만든 이: 어색한 문장. 수정했습니다고다정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Comment by 만든 이: 진맥을 마치고 처음 입을 연 거니까 ‘말을 이었다’는 적절하지 않습니다“오는 길에 말씀하셨던 것보다 더 심각하네요. 간의 염증이 이미 곪기 시작했고 벌써 폐까지 영향을 줘서 상황이 조금은 골치 아프게 됐어요.”Comment by 만든 이: 맞춤법Comment by 만든 이: 조사 누락“고칠 수는 있어요?”원진혁이 급히 물었다.고다정도 솔직히 대답했다.“고칠 수 있긴 하죠. 하지만 3일 내내 치료해야 해요. 침구와 한약 처방을 함께 진행해 어르신의 간에 있는 곪은 물을 체외로 배출해야
핸드폰을 받아 든 하윤이가 급히 물었다.“엄마, 분명히 하루만 지나면 온다고 해놓고 왜 갑자기 며칠이나 더 있어야 하는 거야? 하윤이가 엄마 보고 싶으면 어떡해?”“할아버지가 생각보다 더 아프셔서 며칠 더 있어야 해. 엄마가 보고 싶으면 영상통화하면 되지.”고다정의 자상한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하윤이는 속상했지만 더 떼쓰지 않고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여준재는 고다정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하윤이가 너무 신나 하는 것 같아 조용히 기다렸다.하준이가 여준재의 표정을 보고는 뭔가 눈치챘는지 동생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어른스레 말했다.“됐어, 하윤아. 이미 얘기할 만큼 했잖아? 이제 아저씨 바꿔줘. 엄마는 아저씨가 보고 싶으실 거야.”“...”‘아니, 하나도 안 보고 싶어.’고다정이 속으로 부정했다.그러나 고다정은 여준재가 이미 핸드폰을 들고 있음을 눈치 챘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침묵이 흘렀다.핸드폰 너머로 이따금 들려오는 숨소리가 아니었다면 전화가 끊겼다고 오해할 수도 있을 적막이었다.장시간 침묵을 유지하던 고다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 여 대표님, 별일 없으시면 이만 끊습니다.”“누가 별일 없대요?”여준재의 특유의 저음이 들려왔다.‘볼 일 있는 사람이 말도 안 하고... 이 사람 괜찮은 거 맞아?’“대표님, 무슨 일이실까요?”“몸 잘 챙겨요. 누가 다정 씨한테 해코지라도 하면 나한테 얘기하고요.”여준재가 짧게 당부했다.짧은 한마디였지만 심장이 울렁거렸다. 그녀는 어색한 말투로 우물거렸다.“내가 뭐 애도 아니고.”여준재는 대답을 듣고는 피식 웃었다.“뭐 아무튼 몸 잘 챙겨요. 집안일은 걱정하지 말고요. 애들이랑 할머니는 나한테 맡겨요.”“알겠어요.”부자연스럽게 대답한 고다정은 누가 찾는다며 거짓말을 하고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정말로 밖에서 고다정을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가의 하인이었다.“선생님, 도련님이 내려와서 식사하시
신수 노인은 생각지도 못한 고다정의 말에 그만 물 마시다 사레 들릴 뻔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고다정 쪽을 보았는데 여전히 태연한 얼굴에 아직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지 못한 것 같았다.원 씨 집안의 사람들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먼저 눈치챈 건 원 씨네 부부였는데 그들의 낯빛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원경하가 참지 못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하려는 순간 옆에 있던 원진혁이 눈빛으로 경고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원진혁은 조금은 진정된 원경하의 모습에 고다정쪽으로 고개를 돌려 살짝 웃으며 말했다.“고다정 씨도 참, 유머가 넘치네요.”“아니에요.”고다정은 무심하게 대답했다.원진혁도 개의치 않고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부딪치는 시늉을 하며 다시 인사를 건넸다. “고다정 씨, 그럼 남은 며칠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제가 치료해 드리는 동안만큼은 불필요한 사람들이 와서 저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저도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계실 테니까요.”고다정은 어떤 기억이 떠오른 듯 그에게 말했다.원진혁도 그녀의 말뜻을 알아채고는 순간 뜨끔했는지 고개를 돌려 고다정을 빤히 보았다.그는 고다정이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사촌 여동생에 대한 불쾌함을 토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다정은 여태껏 만나왔던 여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오히려 이는 원진혁으로 하여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흥미를 더욱 돋게 했다.반대로 원경하는 이런 상황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하필 사촌오빠의 경고까지 받아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고다정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신수 노인은 고다정이 말로 전혀 지지 않는 모습에 그저 바라만 보다가 원 씨네 내외와 나누던 대화를 이어갔다.원 여사도 모르는 체 했다.그들이 보기에도 고다정은 가만히 있는데 계속 본인의 딸이 시비를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이렇게 한 끼 식사 자리가 원만하게 끝났다.나이 많은 신수 노인은 하루 종일 차를 탄 데다가 중간에 사소한 일까지
고다정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원경하의 태도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왜냐하면 고다정은 여태껏 본인과 원경하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원 씨 집안에 들어오기 전부터 원경하와는 아예 안면조차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그런 원경하가 왜 자꾸 본인한테 시비를 걸어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어쩌면 고다정은 여자들간의 기싸움이 단지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본인보다 이쁘거나 모든 면에서 뛰어나도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원경하 씨가 오해했네요. 아침에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에요.”고다정은 차분히 답했다. 곧 원 여사도 들으라고 한 말이기도 했다.원진혁도 눈치 없는 사람이 아니어서 아까부터 이미 이 상황을 알아채고 원경하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내가 먼저 같이 운동하자고 했어. 어제 급히 와서 주변이 익숙하지도 않을 것 같고. 할아버지께서도 고다정 씨를 잘 부탁한다고 했거든.”“그렇구나. 그럼 빨리 씻고 와. 곧 아침 먹을 시간이니까.”원 여사는 친절하게 말을 했으나 이미 원경하의 속임수에 본인이 넘어갔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고다정과 원진혁이 위층으로 올라가자마자 원 여사의 미소가 점점 사라지더니 고개를 돌려 원경하를 쏘아보았다.“나는 왜 네가 이렇게까지 고다정 씨를 싫어하는지 모르겠어. 저 사람은 신수 노인이 직접 데리고 온 주치의잖아. 적당히 해, 여기서 더 화나게 하면 엄마가 오히려 너를 해칠 수 있으니까.”원경하는 그녀의 경고에 입을 악물고 끓어오르는 화를 참았다.원래 원경하는 본인의 이간질로 원 여사 고다정을 미워하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격이 되니 더욱 괘씸했다.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하는 딸을 보고 원 여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물었다. “내가 방금 한 말 들었어?”“들었어요.”원경하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원 여사도 원경하를 슬쩍 한번 보고는 여전히 화가 나 있는 상태라는 걸 알고 있기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여기서 더 말해 봤자
옆의 원경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 들을수록 거슬렸다.그녀는 일부러 비아냥댔다.“그러니까 오빠, 이렇게 급하게 감사드리려 하지 말라고요. 할아버지 아프 신지도 이렇게나 오래됐는데 아무도 고치질 못했어요. 그런데 고 아가씨가 오자마자 해결되다니, 전 못 믿어요. 들어가서 제 눈으로 직접 할아버질 봐야겠어요.”그녀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고다정을 힘껏 밀치고는 원 씨 내외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상황을 파악한 원진혁의 미간이 한껏 찌푸려졌다. 깊은 눈에는 짙은 불쾌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는 멋쩍게 웃으며 고다정에게 연신 사과했다.“죄송해요, 제 사촌 동생이 어릴 적부터 오냐오냐 자라서 버릇이 없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괜찮습니다, 그쪽도 할아버질 보러 가세요.”고다정은 차분하게 답했다.원진혁은 가볍게 목례하고는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 자극적인 악취가 코를 찔렀다.원 씨 내외는 침대머리에 서있었다. 사실 그들도 이 냄새를 맡았으나 어디서 나오는악취인지 알았기에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하지만 원경하는 방에 들어와 냄새를 맡은 뒤 참기 어려워했다.“이거 무슨 냄새야, 왜 이렇게 독해?”그녀는 급히 손으로 코를 틀어막으며 말을 툭 내뱉었다.원 씨 내외와 원진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원호열은 굳은 표정으로 나무랐다.“못 참겠으면 나가. 아무도 여기 있으라고 강요하지 않아.”제 부모와 사촌 오빠의 불만 가득한 얼굴을 힐끔거리던 원경하는 이 말을 듣자 곧바로 얌전해졌다. 그러나 전보다 더 쇠약해진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원 노인을 보자 꼬투리를 잡은 듯 몸을 홱 돌려 고다정을 질책하기 시작했다.“이봐, 당신이 말한 치료가 이런 거였어? 할아버지 상태가 전보다 더 나빠 보이는데, 우리가 의료 지식도 모르고 쉽게 속을 줄 알고 아무렇게나 치료한 거 아니야? 우리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야!”“...”고다정은 어이없게 원경하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의 머릿속
원경하는 이토록 엄숙한 모습의 부모를 본 적 없기에 조금 무서워졌다. 그녀는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꼿꼿이 서서 입술을 꾹 깨물고 있었지만 본인의 잘못은 없다고 여겼기에 사과는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당연히 원 씨 부부도 그녀의 생각을 읽어냈다.원호열은 또다시 굳어진 표정으로 딸을 협박했다.“사과하지 않으면 사람을 시켜 널 가둬놓을 거야. 잘못을 인정해야 널 풀어줄 거다!”“마침 잘 됐다, 이 기회에 잘 반성하도록 해. 명문가 딸이 입에 욕을 달고 살다니, 나 참.”원 여사가 옆에서 장단을 맞췄다.이 말을 들은 원경하는 주먹을 꾹 쥐며 화를 삼켰다. 감금되고 싶진 않았기에 일단 숙이고 들어가야만 했다.“죄송해요. 방금은 할아버지께 신경이 쏠려있어서 말이 거칠게 나갔어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고다정은 내키지 않았지만 억지로 사과하는 여자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요 며칠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네요. 오늘 하신 말만큼은 아가씨가 꼭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가만있진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고다정은 더 이상 원경하를 상대하지 않고 원 씨 부부에게 원 노인의 상태를 설명했다.“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할아버님의 간에 고름이 차 있고, 염증도 심했어요. 치료를 통해 간의 고름을 폐로 옮겼고, 구토를 자극해 고름을 토해내시게 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힘든 치료지만 나중에 회복하실 수 있으세요. 지금 할아버님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이지만, 오늘 고비만 넘기고 내일 검사에서 고름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호전되신 겁니다.”“그렇군요. 그럼 앞으로도 저희 할아버지 잘 부탁드립니다.”원진혁은 고다정을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그 사이 고용인 한 명이 쟁반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쟁반 위에는 찻잔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고용인은 방 중앙으로 걸어와서는 공손하게 말했다.“도련님, 말씀하신 인삼차와 할아버님의 탕약을 가져왔습니다.”“인삼차는 고 아가씨와 신수 노인께 드리고, 할아버지의 탕약은 내게 줘. 내가 할아버질 보살필게.”원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