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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엄마는 아저씨가 보고 싶을 거야

핸드폰을 받아 든 하윤이가 급히 물었다.

“엄마, 분명히 하루만 지나면 온다고 해놓고 왜 갑자기 며칠이나 더 있어야 하는 거야? 하윤이가 엄마 보고 싶으면 어떡해?”

“할아버지가 생각보다 더 아프셔서 며칠 더 있어야 해. 엄마가 보고 싶으면 영상통화하면 되지.”

고다정의 자상한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하윤이는 속상했지만 더 떼쓰지 않고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여준재는 고다정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하윤이가 너무 신나 하는 것 같아 조용히 기다렸다.

하준이가 여준재의 표정을 보고는 뭔가 눈치챘는지 동생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어른스레 말했다.

“됐어, 하윤아. 이미 얘기할 만큼 했잖아? 이제 아저씨 바꿔줘. 엄마는 아저씨가 보고 싶으실 거야.”

“...”

‘아니, 하나도 안 보고 싶어.’

고다정이 속으로 부정했다.

그러나 고다정은 여준재가 이미 핸드폰을 들고 있음을 눈치 챘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침묵이 흘렀다.

핸드폰 너머로 이따금 들려오는 숨소리가 아니었다면 전화가 끊겼다고 오해할 수도 있을 적막이었다.

장시간 침묵을 유지하던 고다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여 대표님, 별일 없으시면 이만 끊습니다.”

“누가 별일 없대요?”

여준재의 특유의 저음이 들려왔다.

‘볼 일 있는 사람이 말도 안 하고... 이 사람 괜찮은 거 맞아?’

“대표님, 무슨 일이실까요?”

“몸 잘 챙겨요. 누가 다정 씨한테 해코지라도 하면 나한테 얘기하고요.”

여준재가 짧게 당부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심장이 울렁거렸다. 그녀는 어색한 말투로 우물거렸다.

“내가 뭐 애도 아니고.”

여준재는 대답을 듣고는 피식 웃었다.

“뭐 아무튼 몸 잘 챙겨요. 집안일은 걱정하지 말고요. 애들이랑 할머니는 나한테 맡겨요.”

“알겠어요.”

부자연스럽게 대답한 고다정은 누가 찾는다며 거짓말을 하고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정말로 밖에서 고다정을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가의 하인이었다.

“선생님, 도련님이 내려와서 식사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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