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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또 시비를 걸다

신수 노인은 생각지도 못한 고다정의 말에 그만 물 마시다 사레 들릴 뻔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고다정 쪽을 보았는데 여전히 태연한 얼굴에 아직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지 못한 것 같았다.

원 씨 집안의 사람들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먼저 눈치챈 건 원 씨네 부부였는데 그들의 낯빛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원경하가 참지 못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하려는 순간 옆에 있던 원진혁이 눈빛으로 경고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원진혁은 조금은 진정된 원경하의 모습에 고다정쪽으로 고개를 돌려 살짝 웃으며 말했다.

“고다정 씨도 참, 유머가 넘치네요.”

“아니에요.”

고다정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원진혁도 개의치 않고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부딪치는 시늉을 하며 다시 인사를 건넸다.

“고다정 씨, 그럼 남은 며칠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제가 치료해 드리는 동안만큼은 불필요한 사람들이 와서 저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저도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계실 테니까요.”

고다정은 어떤 기억이 떠오른 듯 그에게 말했다.

원진혁도 그녀의 말뜻을 알아채고는 순간 뜨끔했는지 고개를 돌려 고다정을 빤히 보았다.

그는 고다정이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사촌 여동생에 대한 불쾌함을 토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고다정은 여태껏 만나왔던 여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오히려 이는 원진혁으로 하여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흥미를 더욱 돋게 했다.

반대로 원경하는 이런 상황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하필 사촌오빠의 경고까지 받아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고다정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신수 노인은 고다정이 말로 전혀 지지 않는 모습에 그저 바라만 보다가 원 씨네 내외와 나누던 대화를 이어갔다.

원 여사도 모르는 체 했다.

그들이 보기에도 고다정은 가만히 있는데 계속 본인의 딸이 시비를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끼 식사 자리가 원만하게 끝났다.

나이 많은 신수 노인은 하루 종일 차를 탄 데다가 중간에 사소한 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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