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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만둬요

옆에서 업무를 처리하던 여준재도 두 녀석의 말을 듣게 됐고 당장 하고 있던 일을 그만둔 채 두 녀석을 향해 다가왔다.

“하준이 하윤이, 아저씨한테 휴대전화 좀 졸래? 아저씨가 엄마한테 물어볼게.”

“알겠어요, 아저씨.”

쌍둥이는 반대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넘겨줬다.

하준이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아저씨, 엄마가 괴롭힘당하고 있는지 꼭 물어봐야 돼요.”

“알겠어.”

여준재는 대답하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옆에 앉아 질문했다.

“말해봐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

고다정은 영상통화 속 진지한 표정의 남자를 바라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다만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진짜 아무 일도 없어요. 하준이 하윤이가 하는 헛소리는 듣지 말아요.”

“근데 왜 애들이 헛소리 하는 것 같지 않죠?”

여준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다정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깊은 눈동자에 고다정은 순간 멈칫하며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여준재의 얄쌍한 입술이 다시 달싹이더니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하윤이가 아니라, 나도 당신이 기분 좋은지 안 좋은지는 알아볼 수 있어요.”

“그래요? 그럼 내가 기쁠 때는 어떤 모습이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어떤 모습인지 얘기 좀 해봐요.”

고다정이 눈썹을 씰룩이며 흥미롭다는 듯 여준재를 쳐다봤다.

여준재는 웃으며 대답했다.

“다정 씨 기분 좋을 때는 눈빛을 반짝거리고 입꼬리도 올라가 있죠. 기분 나쁠 때는 눈빛이 싹 죽어서는 입꼬리도 올라가지 않고, 그리고...”

그는 일부러 뜸을 들였다.

고다정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리고 뭐요?”

“그리고 기분이 안 좋을 때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려요.”

여준재는 말을 마치고는 씨익 웃었다.

그 말에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다정의 손이 그대로 굳어지더니 양심에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여준재를 똑바로 볼 수 없어 눈빛을 흐리며 말했다.

“진지하게 말하는 줄 알았더니, 내용은 헛소리네요.”

“헛소리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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