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1270 챕터

제441화 고다정이 가장 소중한 걸 잃게 만들겠어

고요하던 병원에 두 아이가 찾아오며 시끌벅적해졌다.“엄마. 내가 호 불어줄게. 이러면 안아플거야.”하윤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다정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짤막한 다리 때문에 그는 까치발로 침대 맡에 엎드려 열심히 입김을 불어댔다.사랑스러운 하윤의 모습에 다정은 마음이 따뜻해 났으나 동시에 힘이 쭉 빠졌다. 특히 그 옆의 아직도 토라져 있는 아들을 보며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생각해보면 사실을 숨기고 여준재더러 아이들을 속이라고 한 건 그녀의 잘못이 맞기에 다정은 먼저 사과를 했다.“이제 화 풀어. 응?”하준은 그 말에 눈을 깜빡였다.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 듯했으나 여전히 다정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그 모습을 놓칠 리 없는 다정.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 녀석은 지금 자기를 달래주러 와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다정은 하는 수 없이 하준을 품에 안고 미안하다며 뽀뽀 세례를 했다. 하준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용서했다.다정을 용서했다 해서 여준재가 자신을 속인 것까지 잊은 건 아니다. 그는 저녁 내내 준재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자신이 화가 안 풀렸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준재는 그런 하준의 낌새를 눈치채고 다정에게 도와달라는 듯 눈빛을 보냈다. 그에 다정도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회답을 했다.심해영은 어느덧 밤 열 시가 되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두 아이를 불러모았다.“전 가기 싫어요. 엄마 옆에 있을래요.”하준과 하윤 모두 다정의 곁에 꼭 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해영은 아이들이 병원에 있는 게 불편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해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의 아들 준재가 말을 꺼냈다.“그럼 얘네들도 여기에서 자게 하면 되겠네요.”“병원에서 어떻게 지내니. 잠자리도 불편할 텐데.”해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준과 하윤이 고집을 부리니 해영은 어쩔 수 없이 혼자 병원을 나섰다....마침 임초연도 그들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여준재가 병원에서 고다정을 극진히 보살피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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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3일 동안 아저씨를 무시하기로 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은 여준재. 그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최대한 빨리 찾아내. 그리고 원 씨 집안 부자에 관한 소식은 있나?”“아직 없습니다.”남준은 머리를 흔들고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서 준재를 바라보았다. 그는 준재가 이런 결과를 맘에 들지 않아 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준재. 원 씨 부자 사건도 벌써 지시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데 아직도 알아낸 게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준재는 생각 끝에 지시했다.“그 두 사람 무슨 수를 써서든 찾아내. 쓸 수 있는 인력 총동원해서라도.”“네.”짧은 대답과 함께 남준은 바로 일을 처리하러 갔다.여준재도 밤늦게까지 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고 있었다.한 편, 제란원에는 다정이 거실에서 뛰노는 두 아이를 보고 있었다. 귀가 여간 밝은 게 아닌 아이들은 정원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를 듣자마자 여준재가 돌아왔다는 걸 알아챘다.“아저씨다!’하윤은 놀고 있던 레고도 내팽개치고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런 하윤과 달리 하준은 아무 미동도 없이 그저 머리를 숙이고 레고 맞추기에 몰두했다. 얼핏 보면 레고 놀이에 빠져 있는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실 그의 손은 레고를 하나도 맞추지 않고 있었다.다정은 그런 하준이의 모습에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누굴 닮았는지 참 똘똘하고 고집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날, 여준재가 자기를 속였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하준이는 쭉 저 상태다. 준재가 아무리 달래도 한번 토라진 하준은 절대 마음을 풀어주지 않았다.한창 하준이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데 문밖에선 하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아저씨.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못다 한 업무들이 있어서 늦었어.”준재는 하윤이를 가볍게 안아 올리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하윤이 더 무거워진 것 같다?”“아저씨. 지금 나 뚱뚱하다는 거예요? 저 안 뚱뚱하거든요?”하윤은 씩씩대며 준재의 품에서 벗어나려 버둥댔다.준재는 생각보다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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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망상 따위 한 적 없어

여준재가 떠난 지 얼마 안 돼 고다정도 준비를 마치고 산장으로 향했다.다정이 이제 막 건물을 빠져나왔을 땐 이미 이상철이 두 명의 여성 경호원과 함께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 집사님?”다정은 어리둥절해서 그를 쳐다봤다.이상철은 옆의 두 경호원을 가리키며 말했다.“도련님께서 고 선생님께 경호원을 붙여주라 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이 친구들이 바래다 드릴 겁니다.”그 말을 들은 다정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옆의 경호원분들을 향해 싱긋 웃어 보이고는 말했다.“그럼 두 분 앞으로 잘 부탁해요.”“물론입니다.”그들은 다정에게 깍듯하게 대답하고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다. 한 명은 여우, 다른 한 명은 까치라는 암호명으로 일을 한다고 한다.다정은 그들에 대해 얼추 료해한 후 바로 산장으로 향했다.그쪽의 책임자가 다시 보고한 바로는 또 수십 그루의 약재들이 썩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산장에 도착한 다정은 옷을 갈아입을 여유도 없이 그곳의 책임자를 따라 약재 밭으로 향했다.그곳에는 이미 썩어버려 뽑아놓은 약재들이 옆 공터에 쌓여있었다. 다정은 이 희귀 약재를 배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알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최근 재배기록 주세요.”다정은 숨을 크게 한번 쉬고는 책임자에게 말했다.그는 이미 준비해뒀던 모양인지 곧바로 들고 있던 기록부를 보여주며 말했다.“안 계신 동안에도 시키신 대로 약재들을 보살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흑토에 영양제도 주입했고요. 물도 보름에 한 번씩 줬습니다.”그의 말은 기록부에 적힌 것과 틀림없었다. 다정은 그들의 착오가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그렇다면 대체 왜 약재들이 썩는 걸까?’다정은 이 문제로 여러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찾는데 몰두했다.같은 시각, 심해영은 선물함을 들고 다정의 외할머니를 만나 뵈러 그의 집으로 갔다. 강말숙은 집으로 찾아온 해영에 당황했지만 이내 문을 열어 안으로 초대했다.그는 물을 한 잔 따라 해영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소파에 앉으며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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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소문이라도 돌면 곤란하니까

점심쯤에 다정은 외할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어디냐?”“저 지금 산장에 약재 밭이에요.”다정은 말숙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면서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할머니 무슨 일 있어요?”“너한테 해줄 말이 있으니 이따가 집에 한 번 들러라. ”다정은 그의 말투에서 왠지 모를 불쾌한 낌새를 눈치챘다. 그러나 다정이 입을 떼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강말숙.다정은 어쩔 수 없이 약재 밭 책임자에게 몇 마디 당부를 건네고 급히 돌아갔다.집으로 돌아온 다정은 그늘진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는 강말숙을 보았다. 그도 다정이온 걸 보고는 앞쪽 소파에 앉으라 손짓했다. 다정은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기 바쁘게 그에게 질문했다.“외할머니. 무슨 일 있으셨어요?”“너 여준재 그 사람과 사귀는 사이니?”강말숙의 날카로운 눈빛에 다정은 흠칫했다. 이윽고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하는 다정.“그 얘기는 또 왜요?”“나라고 하고 싶어서 하냐. 너 오기 얼마 전에 그 집 어머니가 날 찾아왔다.”강말숙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반면 다정은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와서 뭘 했어요?”“네가 여준재를 살려줬다고 고마움의 표시로 진귀한 옥 장신구를 주더구나. 그 성의는 거절했지만 심 여사가 한 말을 떠올리면 아직도 언짢다.”강말숙은 감추는 것 없이 심해영과 있었던 일들을 다정에게 얘기해주었다. 얘기를 들은 다정은 다소 놀란 듯 보였다. 심 여사님이 외할머니를 찾아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다정은 불쾌한 듯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심 여사님이 뭐라고 하셨어요?”“별말 없었다. 그저 목숨을 구해줬단 핑계로 망상하지 말라더군.”강말숙은 간단히 중점만 추려서 얘기해줬다. 다정은 그 말에 기가 차서 실소를 터뜨렸다. 그녀는 아직 여준재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지 못한 상태다. 그 말인즉 다정과 여준재와의 관계는 절대로 다정이 매달리는 쪽이 아니라는 것이다.다정의 상황을 알 리 없는 강말숙은 아무 말도 없는 그의 손녀를 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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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여자는 어떻게 달래는 거지

“그리고 대표님도 제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신 것인지 아시잖아요. 저 다시는 그런 일 겪고 싶지 않아요. 제게 남은 가족이라곤 외할머니 한 명인데 할머니도 어머니처럼 저 때문에 수모를 당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 할머니는 절대 나처럼 고개 숙일 일 없게 할 거라고요.”말을 마친 다정은 캐리어를 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갔다.여준재는 떠나가는 다정의 뒷모습을 보며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이 그와 고다정 사이를 훼방 놓으려는 생각을 여태 단념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했다. 여준재는 곧장 다정이 나간 방향으로 나갔다. 그러나 다정을 잡으러 가는 것이 아닌 본가로 향했다.심해영은 집에 온 여준재를 보고도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유유자적하게 소파에 앉아있었다. 오히려 예상보다 빨리 왔다고 생각 중이었다.준재는 소파에 앉아있는 어머니를 보며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왜 고 선생님 외할머니를 찾아가셨어요?”“그냥 사례하러 갔을 뿐이야.”해영은 변명을 해보려 했지만 준재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는 해영을 다그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사례는 고 선생님께 하는 거 아닌가요? 왜 고 선생님 외할머니를 찾아가셨을까?”“…”심해영은 매섭게 화를 내는 아들의 모습에 자신의 결정이 틀렸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준재가 이토록 화가 났다는 것은 고 선생이 제란월을 나갔다는 말이겠지.“그래. 내가 인정할게. 일부러 고 선생 외할머니를 뵈러 갔어.”결국 인정하는 해영. 준재는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치미는 분노를 꾹 참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왜요?”“내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몰라서 그러니? 내가 말했잖아 고 선생은 너랑 안 어울린다고. 나와 네 아버지는 너희들 만나는 거 반대라고. 근데 지금 너희를 봐. 떨어지진 못할망정 감정을 더 키우고 있잖니. 장차 YS그룹의 계승자가 될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약해서야. 네가 독하게 못 하겠으면 이 엄마가 나쁜 사람이 돼줄게. 이게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해영은 말을 하면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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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그녀가 사주하다

그날 저녁, 다정은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갔다.돌아가는 길에 하윤은 뭔가 잘못됐음을 발견하고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우리 아저씨 집으로 가요?”“아니, 아저씨 이제 거의 다 나았어. 그러니 우리도 집으로 돌아가야지.”다정은 옅게 웃으며 하윤의 물음에 답했는데, 그 어떤 정서의 기복도 보이지 않았다.하윤은 조금 실망했다는 듯 말했다.“이렇게 빨리요?”하윤이의 아쉽다는 말투를 들으며 다정은 실소를 터뜨렸다.“사흘 동안 아저씨랑 말 안 하기로 했잖아. 그런데 우리 하윤이 왜 이렇게 아쉬워해?”“그냥 뭐 말해본 거예요...”하윤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 소리를 들은 다정과 하준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랐다.이때, 하윤은 또 뭔가가 떠올랐다는 듯 다정에게 말했다.“엄마, 우리 아직 아저씨와 작별 인사도 안 했잖아요.”“걱정하지 마. 엄마가 하윤이와 하준이 대신해서 말해줬어.”비록 얼굴까지 붉히는 바람에 짧은 시일 내엔 만나기 어렵지만 말이다.다정은 속으로 묵묵히 한마디 더 했다.두 남매는 다정의 얘기를 듣고 별생각 없이 순순히 머리를 끄덕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셋은 집에 도착했는데 뜻밖의 인물이 소파에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여준재였다.“아저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하윤이 놀랍다는 듯 준재를 보며 말했다.하준은 비록 아무 말도 없었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조금 놀란 것 같았다.“하윤이와 하준이를 보러 왔지. 겸사겸사 너희 엄마와 나눌 얘기도 있고 해서.”준재는 이렇게 말하면서 검은 눈동자로 다정을 바라보았다.이 장면을 본 말숙은 두 남매에게 말했다.“외증조할머니와 함께 숙제나 하러 갈까?”다정은 말숙과 두 남매가 함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외할머니 이 태도...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의 귓가에는 남자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미 외할머니께 사과드렸어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말하면서 준재는 다정의 앞에 걸어가서 은하수를 담은 것 같은 눈동자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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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아예 손을 쓸 수가 없잖아

그날 밤, 준재는 평소대로 아이를 보러 다정의 아파트로 갔다.이렇게 많은 날이 지나면서 다정의 마음속 분노도 많이 사그라들었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는 속으로 끊임없이 준재와 거리를 유지하라고 경고했다.적어도 어떻게 이 관계를 정리할지 생각해 두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말꼬리 잡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했다.준재는 다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몰랐으나 그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은 이미 눈치챘다. 비록 별수가 없었으나 그는 크게 서두르지 않았다.왜냐하면 그는 믿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진심을 내보이며 계속 노력하면 반드시 다정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고 말이다.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준재는 두 남매의 수학 문제를 가르친 후 다정의 약방 입구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다정의 목소리가 방에서 들려왔다.준재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다정이 손에 약제 시험관을 들고 그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일 다 했습니까?”그가 물었다.다정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선홍빛 입술을 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 있어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문을 닫았다.다정은 준재의 행동을 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이때 방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일부터 기사를 보내 차로 아이들을 데려올 겁니다.”“무슨 일인데요?”다정은 의아하다는 듯 그를 보았다.알고 있었다. 준재가 아무 이유 없이 그런 결정을 했을 리가 없었다.준재도 다정을 속이지 않고 남준이 조사해 낸 결과를 알려주었다.“다정 씨가 저번에 모함당한 일을 조사해 보니 임초연이 사주한 것이더군요.”이 말을 듣자, 다정은 아예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라니!경악한 것도 잠시, 그 뒤엔 끝없는 분노가 뒤따랐다.얼마나 큰 앙심을 품었으면 이런 일마저 벌였을까.그녀는 단 한 번도 그 임씨 집안 아가씨에게 미움을 산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왜 그랬을까요?”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다정이 준재에게 물어본다.준재는 분노에 물든 다정의 얼굴을 보며 살짝 어색한 기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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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아주 능숙한데요

초연은 속으로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어쩔 수 없이 ‘참을 인’ 자를 씹어 삼켰다.준재 코앞에서 아이들에게 손을 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고 설령 진짜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꼬리를 잡히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었다.이렇게 그녀는 잠시 이 일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준재는 이 일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그는 연속 며칠 동안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려왔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이날, 준재는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준 후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봐서야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앞에 서 있는 남준에게 물었다.“며칠 동안 임초연 쪽에서는 아무 움직임 없나?”“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감시하는 사람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대표님이 계셔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남준은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준재는 그걸 들으면서 눈빛이 얼어붙을 것처럼 변했다“임초연 정말, 끝까지 가보자는 건가.”남준은 이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뭐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몇 초 지나지 않아 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졌다.“내가 준비하라고 했던 일은 어떻게 됐어?”“이미 준비가 끝났습니다. 언제든 움직일 수 있어요.”남준은 공손하게 대답했다.준재는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늘 밤에 진행하지.”그러자 남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명을 받들었다.뒤늦게 초연은 저녁에 카운트 호텔에서 비즈니스 파티에 참석하라는 초대장을 받았다. 원래 별로 관심 가는 건 아니었지만, 준재도 간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즉시 사람을 시켜 참석하겠다고 알렸다.그날 저녁 일곱 시, 초연은 섹시하고 타이트한 치마를 입고 카운트 호텔 입구에 나타났다. 들어간 후, 그녀는 오만한 자세로 초대장을 호텔 직원에게 건네고는 직원들이 그녀를 파티 현장에 안내해 주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직원들은 그녀의 초대장을 보자마자 눈빛이 반짝거렸다.“아가씨, 이쪽으로 오세요.”직원은 초대장을 치운 뒤 이쪽으로 오라는 몸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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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대표님께서 당신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니까요

초연은 저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구남준 씨? 어떻게 당신이...”남준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다시 질문했다.“왜 날 잡아 오라고 시킨 거예요?”남준은 제자리에 서서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임초연 아가씨께선 이 모든 게 익숙하지 않으십니까?”초연이 멈칫했다.그녀는 남준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초연은 남준에게 다시 물었다.“익숙하다뇨. 도대체 뭘 하려는 건데요. 나에게 무슨 짓을 할 거냐고!”이런 초연을 보며 남준은 더 이상을 뜸을 들이지 않고 입을 열었다.“잊으셨나 봅니다. 그러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보름 전, 당신이 사람을 시켜 코스트 클럽에서 무슨 짓을 하게 했습니까?”말을 마친 남준은 잠시 멈추더니 비꼬는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지금은 뭔가 떠오르셨습니까?”초연은 순간 표정이 굳어졌는데 남준이 말한 게 뭔지 떠오른 모양이었다.그녀의 눈동자는 미세하게 흔들렸지만, 간신히 진정하며 남준을 쏘아보았다.“내가 뭘 시키긴요. 그날 밤 제가 코스트 클럽에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계속 아버지와 함께 다녔어요!”“끝까지 인정하지 않으시군요.”남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초연을 쳐다보며 말했다.그 매서운 칼날과도 같은 눈빛에 찔린 초연은 심장이 갑자기 벌렁벌렁 뛰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며 다시 부정했다.“웃기네요.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뭘 인정하라는 거예요?”이렇게 말을 마친 초연은 다시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구남준 씨,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날 당장 풀어주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준재 씨는 알아요? 당신이 날 잡아들인 거.”“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대표님도 알고 계신 일입니다. 오히려 대표님께서 분부하신 거니까요.”남준은 초연의 협박에 겁먹지 않았다. 진실대로 말하는 그를 본 초연의 마음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여준재가 남준더러 자신을 잡으라 했다고? ‘설마 그때 일이 준재 씨에게 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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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결혼 전부터 이렇게 방탕한 행동을 하셨는데

환한 호텔 방에서 초연은 남준의 말을 들은 후, 온몸에 오한이 서리며 부들부들 떨렸다.“안 돼요.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나 임씨 집안 아가씨란 말이에요. 아버지가 절대 당신들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자기 집안을 언급하며 남준에게 겁을 주려고 했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짧았다. 준재가 정말 그녀의 집안을 고려했다면 절대 초연을 잡아들이라고 하지 않았고 또 이렇게 안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남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침대에서 침착함을 잃어가는 여자를 바라보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임씨 집안 아가씨면 뭐 어떻습니까. 감히 저희 사모님을 건드리다니. 그것도 아주 악독한 수단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자초한 겁니다.”이 말을 마친 남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초연은 그 웃음을 보며 심장이 덜컹하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역시나 일 초 후, 그녀는 한 글자씩 내뱉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오늘 밤, 잘 즐기십시오.”이 말을 던진 후, 남준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리고 몇몇 취한 남자들도 초연에게 덮쳐왔다.“아악, 꺼져. 다 꺼지라고! 날 만지지 마!”초연은 묶인 손발로 발버둥을 치며 그 남자들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그리고 이때 그녀는 드디어 깨달았다. 준재가 정말 마음먹었다는 것을.그녀는 정신없이 놀라 크게 소리 질렀다.“구남준 씨, 가지 마요. 나에게 이렇게 대하지 말라고요!”그러자 남준이 멈추면서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건넸다. 경호원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초연에게 달려든 남자들을 제압했다.초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그녀의 귓가에서 남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지금은 인정하시겠습니까?”“인정... 할게요.”초연은 남준의 표정을 본 뒤,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순간, 그녀는 화가 치밀었지만, 겉으론 뉘우치고 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잘못을 빌었다.“남준 씨, 내가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준재 씨에게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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