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호텔 방에서 초연은 남준의 말을 들은 후, 온몸에 오한이 서리며 부들부들 떨렸다.“안 돼요.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나 임씨 집안 아가씨란 말이에요. 아버지가 절대 당신들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자기 집안을 언급하며 남준에게 겁을 주려고 했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짧았다. 준재가 정말 그녀의 집안을 고려했다면 절대 초연을 잡아들이라고 하지 않았고 또 이렇게 안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남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침대에서 침착함을 잃어가는 여자를 바라보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임씨 집안 아가씨면 뭐 어떻습니까. 감히 저희 사모님을 건드리다니. 그것도 아주 악독한 수단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자초한 겁니다.”이 말을 마친 남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초연은 그 웃음을 보며 심장이 덜컹하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역시나 일 초 후, 그녀는 한 글자씩 내뱉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오늘 밤, 잘 즐기십시오.”이 말을 던진 후, 남준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리고 몇몇 취한 남자들도 초연에게 덮쳐왔다.“아악, 꺼져. 다 꺼지라고! 날 만지지 마!”초연은 묶인 손발로 발버둥을 치며 그 남자들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그리고 이때 그녀는 드디어 깨달았다. 준재가 정말 마음먹었다는 것을.그녀는 정신없이 놀라 크게 소리 질렀다.“구남준 씨, 가지 마요. 나에게 이렇게 대하지 말라고요!”그러자 남준이 멈추면서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건넸다. 경호원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초연에게 달려든 남자들을 제압했다.초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그녀의 귓가에서 남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지금은 인정하시겠습니까?”“인정... 할게요.”초연은 남준의 표정을 본 뒤,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순간, 그녀는 화가 치밀었지만, 겉으론 뉘우치고 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잘못을 빌었다.“남준 씨, 내가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준재 씨에게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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