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1270 챕터

제431화 함정에 빠지다

임초연은 자신이 여준재를 가질 수 없다면 고다정 또한 절대 가질 수 없게 만들어야 했다. 당시 고다정을 나락으로 빠트린 것이 그녀의 순결과 관련된 사건임을 생각해낸 임초연은 이번에도 같은 사건으로 고다정을 함정에 빠트리면 흥미진진하겠다고 생각했다.고다정은 위험이 곧 닥쳐오고 있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 뒤로 며칠간 그녀는 여유로운 생활을 했다.낮에는 두 녀석을 학교에 바래다주고 자신은 산장 속 약재 밭을 보러 가거나 집으로 돌아가 외할머니와 시간을 보냈고 저녁에는 아이를 데려온 후 같이 제란원으로 돌아왔다.요 며칠 여준재도 일찍 집으로 돌아왔고 별다른 접대 일정을 잡지 않았다.그들의 일상도 점차 한 가족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눈 깜작할 새에 또 일주일이 지났다.임초연은 계획을 위해 고다정과 여준재 쪽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며칠이나 관찰했음에도 손을 쓸 기회를 찾지 못했다.그녀가 곧 포기하려 할 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이날은 여준재가 시 중심의 코스트 클럽에서 미룰 수 없는 접대가 있는 날이였다.출발 전 그는 고다정에게 전화를 걸어 알렸다.“밤에 접대가 있어 늦게 들어갈 것 같아요. 아이들과 먼저 밥 먹어요, 기다리지 말고.”“알겠어요, 술은 마시지 말고요, 지금 몸 상태로는 버티지 못할 거에요.”고다정이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당부했다.여준재는 웃으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장난기 섞인 말에 고다정도 참지 못하고 웃음이 픽 새 나왔다.“무슨 소리예요, 누가 당신 사령관인데요.”“지금 내가 먹고 마시는 걸 다정 씨가 관리하고 있는데, 제 사령관님 맞잖아요?”여준재는 다시 장난스럽게 대답했다.고다정은 장난에 얼굴이 살짝 뜨거워졌다.“됐어요, 당신이랑 얘기 안 해요. 밥 먹으러 갈 거예요.”말을 마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한편 여준재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입꼬리에 옅은 미소를 띠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코스트 클럽에 도착했고 거기에는 임씨 부녀도 와 있는 것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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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고다정이 사라졌다

고다정은 두려움에 떨며 조건을 제시해 자신을 풀어달라고 협상하고 싶었다.하지만 입이 막혀있는지라 웅웅거리는 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두 남성은 그 소리를 듣더니 거칠게 중얼거렸다.“이 년도 깡다구가 대단하네, 의뢰인 요구만 없었으면 당장 해버리고 싶어 죽겠어.”“함부로 하지 마, 의뢰인도 다 생각이 있겠지. 괜히 계획을 망가뜨려서 나까지 돈을 잃게 하지 마.”다른 남성이 경고했다.첫 남자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도 선은 지키는 사람이니까. 정 안되면 일이 끝나고 떨어진 콩고물이나 다시 먹으러 와야지 뭐.”그러면서 손을 들어 고다정의 뺨을 톡톡 건드리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앙큼한 년, 지금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힘 좀 아껴두라고, 그래야 조금 있다 마음껏 소리 지르지!”고다정은 얼굴에 느껴지는 불쾌한 감촉이 상당히 역겨웠고 마음속은 두려움이 극에 달했다.그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 남자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낼 수 있었다...한 편, 여준재는 이미 클럽을 떠나 제란원으로 돌아왔지만 집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그는 고다정과 아이들이 쉬러 간 줄 알고 별다른 생각 없이 방으로 올라갔다.하지만 고다정의 방을 지나칠 때 방문이 열려있음을 발견했고 뭐에 홀린 듯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여준재는 역시 고다정이 아이들 쪽에 간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아이들 방에는 두 녀석이 바닥에서 레고를 놀고 있었을 뿐 고다정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두 녀석은 여준재가 돌아온 것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삼촌, 왜 오셨어요?”“아닌데, 삼촌 술에 취하셨다면서요?”하윤이가 무언가 잘못됐음을 발견하고 작은 얼굴을 찡그렸다.여준재는 그 말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누가 말해준 거야?내가 취했다고. 그리고 엄마는 어디 있어?”준재의 질문에 하준이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직원이라는 사람이 엄마에게 전화했어요. 삼촌이 술에 취했다고 엄마보고 데리러 오라고 했어요.”“언제 있은 일인데?”여준재의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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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망가뜨릴 거야

 “이런 쌍년이 감히 날 찬 거야? 그래 지금 바로 덮쳐줄게!”남자는 깊은 수치심을 느끼고는 다시 고다정을 덮치며 손을 뻗어 다정의 옷을 찢으려 했다.고다정은 두려움이 고조에 달하며 눈가에는 눈물이 차올랐다.묶여있는 와중에도 있는 힘껏 발버둥을 치며 발길질을 하고 팔을 휘둘렀다.이 때문에 이 남자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다.옆에 있던 세 남자는 상황을 보더니 크게 박장대소하며 놀렸다.“약해 빠져서는, 안 되면 비켜, 우리가 할게.”그 말에 머리끝까지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 남자는 고다정이 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체면을 다 깎아버렸다고 생각했다.“당연히 처리할 수 있지!”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소리를 지르더니 고다정의 묶인 손을 꽉 잡고 있는 힘껏 당겨 고다정을 침대에서 번쩍 들었다.이 동작으로 고다정의 손목에 묶인 끈이 살짝 헐렁해짐을 느꼈다.고다정은 남자를 제지할 수가 없어 그가 코앞까지 자신을 번쩍 드는 것을 바라만 봤다. 마음속으로는 역겨움과 절망이 요동치고 있었다.남자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인지 그의 몸에서 풍기는 알코올과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순간 그녀는 참지 못해 헛구역질해댔고 운 좋게도 이로 인해 입에 물려있던 천이 입 밖으로 뱉어졌다.그녀는 뱃속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상관할 틈도 없이 바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살려주세요-”“허, 밖에 널 구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고다정을 잡은 남자가 차갑게 웃으며 손을 뻗어 다정의 턱을 움켜쥐더니 음흉하게 웃었다.“오늘 밤 아무도 널 구하러 오지 않을 거야. 고분고분 말을 들으면 오빠들이 부드럽게 해줄게. 아니면 널 죽을 때까지 망가뜨릴 수도 있어.”그 말에 고다정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녀는 살기등등하게 눈앞의 남성을 노려보며 말했다. “꿈도 꾸지 마!”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숙여 있는 힘껏 남자의 배를 들이밀었고 휘청거리는 틈을 타 다시 힘껏 발길질했다.다정은 운이 좋았는지 바로 가장 중요한 급소를 걷어찼고 바로 남자의 고통스러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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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절대 농락당할 수 없어

거친 말을 내뱉으며 남자는 또다시 고다정에게 발길질을 해댔다.고다정은 반항할 방법조차 없어 머리를 감싸 쥔 채 몸을 웅크리고 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야 했다.한순간 아픔을 못 이겨 혼절할 뻔했지만, 자신이 이대로 정신을 잃다간 이 남자들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알 수 없었다.그녀는 최선을 다해 눈을 부릅뜨고는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바로 그때, 다른 두 명의 남자가 고다정이 땅에 엎드린 채 미동도 없는 것을 보더니 후환이 두려운 듯 말했다.“그만해, 이러다 죽겠어. 난 시체를 강간하고 싶진 않거든.”말하며 두 사람이 남자를 제지했다.남자도 힘이 들었는지 구타를 멈추고는 말리던 친구들의 손을 제치고 침대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말했다.“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해 봐. 죽지 않았으면 다시 침대에 던져 놔, 계속 놀아줘야지.”“인제야 생사를 걱정하는 거야? 알면서도 그렇게 무서운 기세로 때린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한 명이 다가가 고다정의 상황을 살펴보려 했다.고다정은 혼절한 것이 아니라 바닥에 누운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구타당한 곳들이 너무 아파 숨 돌릴 시간이 필요했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내려 했다.방문은 절대 열 수가 없었고 남은 것은 창문밖에 없었지만, 이곳이 몇 층인지 알 길이 없었다.하지만 몇 층이 됐든 죽더라도 이 사람들에게 몸이 더럽혀질 수는 없었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시 가까이 다가오자 순식간에 눈빛이 어두워지며 독기를 뿜어댔다.“어이, 죽은 거야? 말 좀 해 봐.”다가오던 남자는 발로 살짝 고다정을 건드렸다.고다정은 숨을 참고 움직이지 않았다.남자는 상황을 보더니 눈썹을 찌푸리고 몸을 숙여 고다정을 뒤집어 눕힐 생각이었다.그가 손을 뻗자마자 이변이 발생했다.고다정이 순식간에 남자를 공격한 것이다.그녀는 남은 힘을 쥐어짜내 남자를 쓰러트린 후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창문을 향해 뛰어갔다.이와 동시에 여준재도 고다정의 행적을 찾아냈다.그는 굳은 얼굴로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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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처음 겪는 공포

큰 형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다정을 침대로 안아 옮기려 했다.바로 그때 큰 형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옮기지 마, 침대에 피 묻히지 말고 그대로 바닥에서 갖고 놀아. 강간하는 기분이라도 들 수 있잖아.”말미에 큰 형은 변태같이 낄낄 웃어대고는 바로 이어 남자에게 분부했다.“저 여자 옷부터 벗겨.”“역시 형이 놀 줄 알아.”남자는 명을 받들고는 손을 뻗어 고다정의 옷을 잡으려 했다.바로 그때, 굉음이 울리더니 밖에서 누군가의 발길질에 굳게 닫힌 방문이 뜯어지더니 아슬아슬하게 문짝에 걸려있었다.방문 앞에는 여준재와 구남준이 서 있었다.그들은 방 안의 광경을 쳐다보더니 단숨에 낯빛이 어두워졌다.특히 고다정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고 옆에는 피가 낭자한 것을 본 여준재는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더니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내고 있어 보는 사람을 두렵게 했다.“죽어 이 새끼들아!”여준재는 이를 꽉 깨물고 주먹을 말아쥔 채 방으로 뛰어 들어와 고다정의 옆에 서 있던 남자를 단번에 차버렸다.남자는 발길질에 온몸이 붕 뜨더니 그대로 벽에 부딪혔고 바닥으로 축 늘어졌다.이어 바닥에서 두어 번 버덩이더니 온몸으로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혼절했다.그제야 큰 형과 나머지 사람들 모두 정신을 차리고 여준재에게 물었다.“어디서 온 사람들이야?”여준재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바닥에 쪼그린 채 떨리는 두 손으로 고다정을 품에 안았다.“고다정...”“...”고다정은 여준재의 품에서 미동도 없었다.여준재는 굳은 얼굴로 다정을 벌떡 안아 든 채 몸을 돌려 남준에게 명했다.“차 대기시켜, 병원으로 갈 거야. 신수 어르신도 병원으로 와달라고 부탁해줘.”“알겠습니다.”남준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돌렸다.빠르게 모든 것을 전달한 후 여준재를 향해 보고했다.“대표님, 차는 이미 밖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신수 어르신도 오고 계신답니다.”여준재는 그 말에 고다정을 안아 들고 밖으로 나가버렸다.방 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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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왜 매번 운이 좋은 거야

그 말에 긴장하고 있던 여준재가 드디어 마음을 놓았다.신수 노인이 계속 말을 이었다.“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다정의 몸에 난 상처가 심각한 건 사실이야. 머리에는 가벼운 뇌진탕을 입었고 외상도 있어. 외상이 깊지 않아 다행이지만. 요 며칠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조심해 줘, 상처를 만지지도 말고. 몸에 난 상처는 대부분이 멍인데 허벅지가 제일 심각해, 가벼운 골절이 있어.”말을 마치자 여준재는 가슴이 아픈 듯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른 것 같았다.“알겠습니다. 오늘 밤 신세 많이 졌어요.”준재는 목소리가 갈라진 채 감사 인사를 전했다.신수 노인은 고개를 젓더니 괜찮다는 뜻을 전하며 여준재에게 입원 수속을 진행하라고 귀띔했다.반 시간 정도 지났을까, 고다정이 병실에 입원했다.여준재는 그녀의 곁에서 다정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신수 노인은 그 모습을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희 두 사람 무슨 일이야, 먼저 너한테 일이 생기더니 이젠 다정이한테 화가 옮겨갔어. 무슨 저주라도 받은 거야?”“제가 소홀한 탓이에요.”여준재가 갈라진 목소리로 답했다.그렇게 조심한다고 했는데 누군가 그의 신분을 도용해 고다정을 불러낼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신수 노인은 가만히 듣더니 이 사건이 여준재를 향한 개인적인 원한과 관련 있음을 알고는 더 이상의 말은 아꼈다.같은 시각, 구남준이 잡고 있던 남자들은 경찰서로 소환됐다.그들도 청렴한 비즈니스맨들이었기에 별다른 형은 받지 않았다.뒤늦게 남준이 심문 결과를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병실에 도착한 후 깨어나지 못하는 고다정을 바라보며 걱정했다.“고 선생님은 괜찮으신가요?”“큰 문제는 없대.”여준재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사건은 어떻게 처리했어?”남준은 조사한 상황을 자세하게 전달했다.“그 사람들을 경찰서로 데리고 갔습니다. 경찰의 심문에 의하면 클럽 직원이 룸으로 데려갔고 다들 특이한 패티쉬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말을 꺼내면서도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조심스럽게 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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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차라리 죽겠어요

고다정은 확 몸을 일으켰다가 순식간에 강한 어지럼증이 몰려왔다.황급히 옆에 놓인 테이블을 잡고 나서야 겨우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그때 여준재가 밖에서 아침을 들고 오다 고다정이 어두운 안색으로 침대맡에 앉아있는 것을 보더니 다급히 다가와 부축했다.“언제 일어났어요?”“저...”갑자기 나타난 여준재에 고다정은 일시에 무엇이라 대답하면 좋을지 몰랐다.자신이 범해졌는지 확인하려 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다정의 걱정스러운 눈동자를 보아냈는지 여준재는 그녀를 침대맡에 기대게 한 후 천천히 설명해줬다.“걱정 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어젯밤 다행히 제때 구하러 갔거든요.”그 말에 고다정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다 해도 어젯밤 발생한 사건을 생각하기만 해도 두려움이 밀려왔다.여준재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발생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특히 어젯밤 도움을 청할 곳도 없이 죽고 싶어도 용기가 없었던 자신을 생각하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여준재는 눈앞의 여인이 아랫입술을 꽉 깨문 채 소리 없이 흐느끼는 모습에 가슴이 쥐어뜯긴 듯 아려왔다.그는 손을 뻗어 다정을 품에 안은 채 속삭였다.“괜찮아요, 무서워하지 마요.”동시에 부드럽게 다정의 등을 토닥였다.고다정은 그의 옷을 꼭 잡은 채 여준재 특유의 향기를 맡으며 억지로 참고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버렸다.“다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아니었으면 어제 속아서 나갈 일도 없었다고요!”“어젯밤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 알아요?”“아무리 도망치려고 애써도 문은 열리지도 않고, 차라리 뛰어내려 죽을 생각까지 했어요!”다정의 투정에 여준재는 그녀를 꽉 품에 안은 채 숨을 쉬는 것조차 가슴이 아려왔다.특히 고다정의 마지막 한마디에 두려움이 몰려왔다.“안돼요! 자살 같은 소리는 하지 말아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다정 씨 목숨만 생각해요, 남은 일은 나에게 맡겨주고요. 다정 씨 복수는 제가 해줄게요.”“하지만, 그 사람들한테 더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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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할머니 거짓말쟁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준재가 그만하라는 손짓과 함께 나가서 이야기하자고 눈짓했다.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돌려 나갔고 여준재는 그제야 서서히 다정의 손을 놓아줬다.하지만 이 행동으로 인해 이미 깊게 잠들었던 고다정이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눈앞의 여인이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여준재는 마음이 쓰여 다급하게 위로했다.“얼른 자요, 어디도 안 가요.”고다정은 아직 잠에서 덜 깼는지 그 말에 비몽사몽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을 감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남준은 문밖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돌아가야 할지 남아서 계속 보고해야 할지 고민했다. 더군다나 그가 말하려는 일은 꽤 긴박한 사건이었다.여준재 역시 문밖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구남준을 발견했다. 늘 눈치 빠르게 행동하던 남준이었기에 기다리고 있다는 건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을 것임을 알아챈 여준재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대표님?”“작게 얘기해.”여준재는 주의를 주더니 화제를 돌려 물었다. “무슨 일인데?”남준은 다급히 소리를 낮춘 채 답했다.“어젯밤 경찰서에 데려간 사람들, 오늘 소송하겠다고 변호사를 선임했더라고요. 거기에다 본인들도 사기당했다고, 고 선생님이...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고요.”아가씨라는 말은 감히 내뱉지 못한 채 말끝을 흐렸다. 그런 사람이라는 말에도 여준재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이 느껴졌다.여준재는 남준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채 목소리를 낮추고 계속 물었다.“그리고?”“그리고, 다정 씨를 고의상해죄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남준은 말을 꺼내며 마음속으로는 다정에게 감탄했다. 혼자서도 살길을 찾아 나선 데다 세 명의 취객에게 중상을 입혀놨으니 말이다.여준재는 그 말을 듣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고소하고 싶으면 우리도 맞고소하면 돼. 마침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지!”그 말에 남준이 몸을 움찔하더니 마음속으로 여준재의 무서움을 아직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측은하게 느껴졌다.가만히 판결이나 기다릴 것이지 굳이 대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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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자아도취

이런 생각에 심해영은 웃으며 하준이를 바라봤다.“할머니가 왜 너희들을 속이겠어. 진짜로 엄마랑 삼촌 부탁으로 너희들을 데리러 온 거야. 못 믿겠으면 엄마한테 전화해 봐.”심해영은 더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 눈썰미 빠른 녀석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역시 여씨 집안 아이라 그런지 제 아비 어릴 때와 똑같이 똘똘해 보였다.하준이는 심해영의 진지한 모습에 잠시 멈칫했다.진짜로 너무 깊게 생각한 것일까? 그래도 엄마에게 진실을 물어보고 싶었다.“그럼 제가 전화해볼게요.”말하며 책가방에서 스마트 워치를 꺼냈다.전화는 빠르게 연결됐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는 엄마가 아닌 준재 삼촌의 목소리였다.“삼촌, 왜 삼촌이 받아요, 우리 엄마는요?”“엄마는 쉬고 계셔. 무슨 일이야?”여준재가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물었다. 머리를 다쳐서인지 점심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다정은 다시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하준이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어제 엄마랑 삼촌 모두 돌아오지 않아서요. 평소 같으면 엄마가 어딜 갈 때마다 저희에게 알려줬었는데 이번에는 아무 말도 없어서 걱정돼서요.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하준이는 말을 끝내고는 잠시 멈췄다.여준재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하준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삼촌, 우리 속이지 말아요. 진짜로 엄마랑 같이 있는 거예요?”“당연하지. 엄마랑 같이 있어. 못 믿겠으면 엄마를 깨워줄게.”말하며 여준재는 진짜로 고다정을 깨웠다.다정은 비몽사몽 한 채로 뭐라 대답하고는 다시 잠에 빠졌다.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하준이는 들었는지 마음의 짐을 그제야 내려놓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삼촌. 깨우지 말아요, 우리 엄마 푹 쉬게 놔두세요.”여준재는 알겠다고 답하고는 몇 마디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엄마랑 삼촌이 며칠 뒤에나 들어갈 것 같으니까. 그동안 할머니 말 잘 듣고 있어야 해. 알겠지?”“알겠어요.”하준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심해영은 빙그레 웃으며 하준이를 바라봤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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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일찍 철든 아이들

여준재는 고다정의 질문에 의외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그도 고다정이 진정된 후에는 어젯밤의 일을 물을 것임을 예상하였기에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모두 경찰서에 보냈어요. 심문 결과 매수당한 사람들이 아니라 클럽의 평범한 손님이었다고 해요. 직원으로 위장한 사람이 수작을 부렸는지 오해했더라고요, 다정 씨를...”뒷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지만 고다정은 알아들었는지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때 여준재가 무언가 생각해내고는 코웃음을 쳤다.고다정이 의문스럽게 쳐다보며 눈으로 무슨 일인지 물었고 여준재가 대답했다.“오전에 쉬고 있을 때 남준이 온 적이 있었어요. 경찰 소식을 전하려고요.”“경찰 수사에는 진척이 있는 거예요?”“진척은 없었고 그 양심도 없는 놈들이 다정 씨를 고의상해죄로 고소하겠다고 하더라고요.”여준재는 말을 하며 두 눈으로 차디찬 냉기를 뿜었다.다정은 준재의 말을 듣자 얼굴이 흠칫 굳어졌다. 어제 정신이 없는 상태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이제야 차분히 생각해 보니 어제 확실히 그들에게 상해를 입히긴 한 것 같았지만 반대로 그녀도 남자들에게 구타를 당한 데다 범해질 뻔했었다. 그녀는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고소하겠으면 하라고 해요. 마침 나도 맞고소 해버리면 되지!”여준재는 그녀의 단호한 모습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남준한테 이미 지시했어요.”“구 비서님한테 신세를 졌네요. 다 나으면 제대로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어요.”고다정이 진심으로 말을 꺼냈다.그런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여준재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고 고다정은 자신이 뭘 잘못했나 싶어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여준재가 눈썹을 꿈틀거렸다.“구 비서한테만 감사 인사를 하려고요?”준재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린 고다정이 이 상황이 우스우면서도 어이가 없었다.“당연히 아니죠.”“이제야 정답을 얘기하네요.”여준재가 낮게 흥 하고 투정을 부렸다.바로 이때 별장의 도우미가 저녁을 가지고 왔고 준재는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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