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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자아도취

이런 생각에 심해영은 웃으며 하준이를 바라봤다.

“할머니가 왜 너희들을 속이겠어. 진짜로 엄마랑 삼촌 부탁으로 너희들을 데리러 온 거야. 못 믿겠으면 엄마한테 전화해 봐.”

심해영은 더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 눈썰미 빠른 녀석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여씨 집안 아이라 그런지 제 아비 어릴 때와 똑같이 똘똘해 보였다.

하준이는 심해영의 진지한 모습에 잠시 멈칫했다.

진짜로 너무 깊게 생각한 것일까? 그래도 엄마에게 진실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럼 제가 전화해볼게요.”

말하며 책가방에서 스마트 워치를 꺼냈다.

전화는 빠르게 연결됐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는 엄마가 아닌 준재 삼촌의 목소리였다.

“삼촌, 왜 삼촌이 받아요, 우리 엄마는요?”

“엄마는 쉬고 계셔. 무슨 일이야?”

여준재가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물었다.

머리를 다쳐서인지 점심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다정은 다시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하준이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어제 엄마랑 삼촌 모두 돌아오지 않아서요. 평소 같으면 엄마가 어딜 갈 때마다 저희에게 알려줬었는데 이번에는 아무 말도 없어서 걱정돼서요.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하준이는 말을 끝내고는 잠시 멈췄다.

여준재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하준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삼촌, 우리 속이지 말아요. 진짜로 엄마랑 같이 있는 거예요?”

“당연하지. 엄마랑 같이 있어. 못 믿겠으면 엄마를 깨워줄게.”

말하며 여준재는 진짜로 고다정을 깨웠다.

다정은 비몽사몽 한 채로 뭐라 대답하고는 다시 잠에 빠졌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하준이는 들었는지 마음의 짐을 그제야 내려놓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삼촌. 깨우지 말아요, 우리 엄마 푹 쉬게 놔두세요.”

여준재는 알겠다고 답하고는 몇 마디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엄마랑 삼촌이 며칠 뒤에나 들어갈 것 같으니까. 그동안 할머니 말 잘 듣고 있어야 해. 알겠지?”

“알겠어요.”

하준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심해영은 빙그레 웃으며 하준이를 바라봤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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