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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소문이라도 돌면 곤란하니까

점심쯤에 다정은 외할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어디냐?”

“저 지금 산장에 약재 밭이에요.”

다정은 말숙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면서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할머니 무슨 일 있어요?”

“너한테 해줄 말이 있으니 이따가 집에 한 번 들러라. ”

다정은 그의 말투에서 왠지 모를 불쾌한 낌새를 눈치챘다. 그러나 다정이 입을 떼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강말숙.

다정은 어쩔 수 없이 약재 밭 책임자에게 몇 마디 당부를 건네고 급히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다정은 그늘진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는 강말숙을 보았다. 그도 다정이온 걸 보고는 앞쪽 소파에 앉으라 손짓했다. 다정은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기 바쁘게 그에게 질문했다.

“외할머니. 무슨 일 있으셨어요?”

“너 여준재 그 사람과 사귀는 사이니?”

강말숙의 날카로운 눈빛에 다정은 흠칫했다. 이윽고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하는 다정.

“그 얘기는 또 왜요?”

“나라고 하고 싶어서 하냐. 너 오기 얼마 전에 그 집 어머니가 날 찾아왔다.”

강말숙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반면 다정은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와서 뭘 했어요?”

“네가 여준재를 살려줬다고 고마움의 표시로 진귀한 옥 장신구를 주더구나. 그 성의는 거절했지만 심 여사가 한 말을 떠올리면 아직도 언짢다.”

강말숙은 감추는 것 없이 심해영과 있었던 일들을 다정에게 얘기해주었다. 얘기를 들은 다정은 다소 놀란 듯 보였다. 심 여사님이 외할머니를 찾아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다정은 불쾌한 듯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

“심 여사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별말 없었다. 그저 목숨을 구해줬단 핑계로 망상하지 말라더군.”

강말숙은 간단히 중점만 추려서 얘기해줬다.

다정은 그 말에 기가 차서 실소를 터뜨렸다. 그녀는 아직 여준재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지 못한 상태다. 그 말인즉 다정과 여준재와의 관계는 절대로 다정이 매달리는 쪽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정의 상황을 알 리 없는 강말숙은 아무 말도 없는 그의 손녀를 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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