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71 - 챕터 180

1270 챕터

제171화 두 꼬마가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임초연이 떠난 후, 여준재는 보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고 다이닝 룸으로 갔다.그는 그녀가 가져온 아침식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서둘러 식사를 하고 회사로 향했다. 오전부터 회의가 많았는데 그 중에는 다국적 회의도 있었다. 책상 위에는 서류 한 무더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오후가 되어서야 그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 구남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대표님, 괜찮으세요?“괜찮아.”사실, 그는 괜찮지 않았다. 여준재는 손으로 부은 눈두덩이를 문질렀다. 머리를 너무 많이 썼는지 멍하니 무거운 느낌이었다.“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이 또 있나?”“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참, 대표님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지명산 그린 온천 리조트가 완공되어 곧 개업 예정인데, 대표님께서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긴장도 풀 겸 말입니다. 요즘 너무 바쁘셔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으니 이번 기회에 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그는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여준재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지명산은 원래 민둥산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천연 온천이 발견돼 정부가 인력과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 곳을 개발할 수 있는 권한을 YS그룹이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마침내 리조트가 완공되었다.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 “내가 온천에 갈 상황이 될까? 일단 먼저 고 선생님에게 물어봐야 해.”남준은 의아했다. 대표님이 언제 다른 사람의 허락을 받고 결정한 것이 있었나? 하지만, 그 대상이 고 선생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이해가 됐다. 대표님은 고 선생 앞에서는 원칙 따위는 잊어버렸다.그는 무엇이 생각난 듯 물었다. “그럼, 겸사겸사 고 선생님과 두 아이도 초대할까요?”구남준은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아무런 말이 없는 걸 보니 동의하는 듯했다. 남준은 그의 반응에 아까보다 더 놀랐다. ‘고 선생을 대하는 태도는 정말 다르군. 두 사람의 관계가 언제 달라질 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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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눈빛이 정말 부드럽다

쌍둥이는 멋쟁이 아저씨와 함께 온천에 간다는 말을 듣고는 뛸 듯이 기뻐했다.두 꼬마는 그 날을 기다리며 매일 날짜를 셌다. 다정은 그런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마침내 그날 아침, 두 아이는 아침 일찍부터 일어났다. “엄마, 일어나요! 오늘은 멋쟁이 아저씨와 온천에 가는 날이예요!”두 꼬마는 신이 나서 안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아직 아침 6시 밖에 안 됐지만 다정은 아이들의 성화에 할 수 없이 일어났다. 아침식사를 마칠 무렵,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멋쟁이 아저씨가 왔을 거예요. 제가 문을 열게요.”“나도 갈래!”두 꼬마는 경쟁하듯 달려갔다.문밖에는 정말 여준재가 서 있었다. 그는 캐주얼한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마치 귀공자처럼 멋있었다. 하윤은 그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 정말 멋있어요!”“네, 정말 멋있어요.”하준도 고개를 끄덕였다.여준재는 둘의 칭찬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미소 지으며 아이들을 바라봤다. “너희들도 오늘 정말 멋있어.”다정이 그에게 집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여기 있을게요. 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준비 다 했어요? 그럼, 출발해요.”“네, 준비됐어요.”그녀는 외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짐을 챙겨 나갔다. 운전은 구남준이 맡았다.준재는 조수석에 앉았고 다정은 두 아이와 함께 뒷좌석에 앉았다. 아이들은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그에게 계속 말을 시켰다. 다정은 아이들이 너무 떠들면 그에게 방해가 될까 봐 걱정됐다. 하지만, 그는 전혀 싫은 티를 내지 않았다. 그가 아이를 낳는다면, 분명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았다. 가는 내내 웃고 떠드는 바람에 목적지에 금방 도착했다. 지명산의 서쪽 일대는 특별히 개발된 곳으로 경관이 매우 아름다웠다. 두 아이는 창밖 풍경에 매료되어 감탄을 연발했다.“엄마, 이것 좀 봐요. 너무 아름다워요!”다정이 얼른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겹겹의 산봉우리 사이로 안개가 피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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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아이들은 이곳이 정말 좋았다

호텔 레스토랑 측은 그들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다.식재료는 모두 오늘 아침에 비행기로 운송해 온 것들이었다. 게다가 주방장이 정성껏 요리했기 때문에 음식 하나하나의 색과 향이 모두 완벽했다. 두 아이는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볼록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나가서 놀고 싶은 마음은 막을 수는 없었다. 구남준의 말처럼 호텔 뒷산에는 정말 단풍숲이 있었다. 가을이라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바람이 불자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가 미풍과 함께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두 아이는 눈앞의 경치를 보며 감탄하며 신나게 뛰어 놀았다.아이들은 이곳이 정말 좋았다.“와! 오빠 이 나뭇잎 좀 봐! 빨간색이야.”하윤이 붉은 단풍을 주워 들고 자랑했다.아이들의 노는 모습에 보며 다정은 웃음이 저절로 났다. 그녀는 집에서 쫓겨난 이후로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늘 살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준재는 나무 아래 서서 온화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하얀 얼굴에 흰 셔츠를 입은 그는 귀티가 물씬 풍겼다. 다정은 경치보다 아름다운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준재는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다정은 마치 사람을 빨아들일 듯한 그윽하고 깊은 눈동자와 부딪혔다.순간,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얼른 시선을 돌렸다. 준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녀를 불렀다. “고 선생님, 호수 보러 갈까요?”그녀는 애써 마음속의 파동을 가라앉히고는 그를 돌아보았다.“좋아요.”“갑시다. 산 위로 좀 더 가야 해요.”준재가 말했다.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나서 놀고 있는 두 꼬마를 불렀다.“엄마, 이것 보세요. 내가 찾은 빨간 잎이에요. 엄마한테 줄게요.”하준은 꽃처럼 예쁜 단풍잎을 보물처럼 소중히 건넸다.다정은 고마워하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하윤은 손에 들고 있던 단풍잎을 엄마가 아닌 준재에게 건넸다. “엄마는 오빠가 준 나뭇잎이 있으니까, 이건 아저씨께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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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향낭을 선물했다

준재는 다정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어리둥절했다.그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왜 그래요?”“괜찮아요, 별일 아녜요.”다정은 그의 손을 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그랬어요. 다행히 조금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오늘 많이 돌아다녔으니 이제 그만 가서 쉬세요. 제가 마사지해 드릴게요.”그는 다정이 자신의 몸이 불편한 걸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난 괜찮아요, 계속 있어도 돼요.”그는 고개를 저었다. 두 아이의 흥을 깨고 싶지 않았다.아직 아이들은 충분히 놀지 못한 것 같았다.다정도 그의 마음이 고마웠지만 일부러 화가 난 척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마세요! 환자는 의사의 말을 잘 들어야 해요! 의사가 쉬라고 하면 쉬세요!”구남준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 ‘고 선생님은 우리 대표님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한 최초의 사람이야!’준재는 할 수 없이 그녀의 말을 따랐다. 다정은 방으로 돌아와 그를 소파에 눕힌 뒤 어깨와 다리를 마사지해 주었다…….한창 마사지 중일 때 아이들이 들어왔다. “아저씨, 우리도 안마해 드릴게요.”그새 두 꼬마는 그의 팔을 잡고 마사지를 시작했다.구남준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다. “꼬마들아! 너희들은 이런 것까지 할 줄 아니?”“엄마한테 배웠죠! 엄마는 집에서 항상 우리 외증조할머니를 안마해드려요. 우리는 그걸 보고 배웠어요. 아저씨! 우리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아저씨, 우리 잘 하죠? 어때요, 편하죠?”하윤은 칭찬을 기다리는 얼굴로 준재를 바라보았다. 하준 역시 눈빛에 칭찬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준재는 아이들이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칭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정말 대단해! 아저씨는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누워서 피로를 풀고 있어.”“그럼요, 우리는 엄마에게서 최고의 안마 기술을 전수받았으니까요.”하윤이 의기양양한 태도로 고개를 쳐들었다. 다정은 딸의 모습을 보며 웃음이 터졌다. 시간이 지나자, 준재는 몸이 많이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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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하준은 가슴이 설렜다

저녁 식사 후, 잠시 휴식을 가졌다. 온천에 가기 전 소화를 시켜야 했지만 여준재의 몸 상태를 고려해 외출 대신 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저씨, 우리랑 영화 볼래요?”두 아이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준재는 남준에게 적당한 영화를 찾아달라고 한 뒤, 아이들과 함께 시청했다. 다정도 함께 했다.영화가 끝나자, 다같이 온천에 같다. 물론, 준재는 하준을 데리고 갔고, 다정은 하윤과 함께였다. 온천탕은 서로 맞닿아 있었는데, 중간이 나무벽으로 막혀 있었다.물론 방음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도 호텔이 공들여 설계한 것이었다.가족이나 커플이 다른 온천탕에 있더라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다정은 하윤과 같은 모양으로 머리를 수건으로 싸맨 뒤 천천히 물에 들어갔다.“엄마, 진짜 따뜻해요!”어린 하윤은 온천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뭐가 그리 신기한지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다정은 딸의 손을 잡고 천천히 온천을 즐겼다. “온천에 오니 어때?”“편안하고 따뜻해요.”하윤은 물속에서 신나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다정은 오랜만에 즐겁게 노는 딸을 잠시 내버려 두었다. 그녀는 가산 못 가에 기대어 편안하게 몸을 담그고 있었다.한편, 활기찬 그녀들에 비해 준재와 하준 쪽은 조용했다. 그는 아이를 데리고 온천에 온 적이 처음이라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하준은 너무 신났지만 아저씨가 옆에 있으니 얌전한 척했다. 하지만, 얼굴에는 흥분된 빛이 가득했다. 준재도 하준이 놀고 싶어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놀고 싶으면 마음껏 놀아! 참을 필요 없어!”“아녜요, 지금도 좋아요.”하준이 얌전하게 대답했다. 어린 하준은 준재가 두 팔을 들어 온천탕 벽에 올려놓는 것을 보고 자기도 똑같이 따라했다. 하지만, 다리가 짧아서 서 있어야 했다. 그는 하준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하준아, 아저씨와 똑같이 할 필요는 없어. 넌 아직 이런 자세가 무리야. 나중에 크면 해.”하준은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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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많이 아프죠?

하윤의 비명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란 여준재가 소리쳤다.“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에요.”다정은 그에게 자신이 넘어진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겨우 걸음을 뗐지만, 복사뼈에서 엄청난 통증이 몰려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하윤이 재빨리 그녀를 붙잡았다. “엄마, 더 이상은 갈 수 없어요. 이러다 발이 더 부을 거예요.”다정이 민망한 얼굴로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우리 엄마 좀 도와주실래요? 엄마가 발이 부어서 걸을 수가 없어요.”준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았어!”이어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정은 너무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지금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에 너무 놀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니 옷걸이에 목욕 수건이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얼른 그것을 잡아당겨 몸에 둘렀다. 막 몸을 가리자마자, 유카타를 입은 준재가 도착했다. 하준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다정은 목욕 수건을 걸치고 복도로 나갔다. 머리에 썼던 수건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대신, 새까만 머리카락이 축축하게 젖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준재의 시선이 그녀의 다리로 향했다. 정말 발목이 부어올라 있었다. 그녀는 절뚝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가만히 있어요!”그가 소리치더니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다정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그의 목덜미를 껴안았다. 그의 날렵한 턱 선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다 함께 방으로 돌아왔다. 구남준은 대표님에게 안겨온 고 선생님을 보며 의아했다.‘분명 갈 때는 멀쩡했는데, 왜 지금은 안겨서 왔지?’그가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준재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직원에게 약상자를 달라고 해줘.”“누가 다쳤어요?”남준은 물어보고 나서 후회했다.‘내가 지금 뭐라는 거지? 보면 바로 알 수 있잖아? 우리 대표님이 고 선생님을 안고 들어온 걸 보니 당연히 다쳤겠지!’그는 민망한 얼굴로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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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눈이 휘둥그레졌다

준재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며 무언인가 용솟음쳤다. 하지만, 다정은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 그녀의 신경은 온통 발목에 집중되어 있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었다!다정은 두 손으로 목욕 수건을 꼭 쥐면서 신음했다. “으, 아파요…….”“조금만 참아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준재가 그녀를 달랬다.그녀의 얼굴이 점점 빨개졌다. 조금 전 자신의 신음소리가 너무 수치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다정은 준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더는 신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두 아이는 엄마의 괴로운 표정을 보며 손을 잡아주었다. “엄마, 겁내지 마요. 우리가 같이 있어 줄게요.”“엄마, 조금만 참으면 돼요.”두 아이가 위로하는 말을 들으면서 다정은 마음은 따뜻했다. 하지만 발목에서 오는 통증은 똑같았다. 5분 정도 지나자 마사지가 끝났다. “됐어요. 좀 있으면 많이 좋아질 거예요.”그는 다정의 발을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그녀의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때, 다리에서부터 시원한 느낌이 올라왔다. 그녀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준재를 바라봤다. “여 대표님, 감사합니다.”“천만에요. 고 선생님이야말로 수고했어요. 참, 우선 옷 먼저 갈아입어요. 감기에 걸리겠어요.”준재는 그녀가 흠뻑 젖은 목욕 수건을 싸매고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좀 쑥스러웠다. 옆에 있는 두 꼬마가 영리하게도 상황을 알아챘다.“제가 엄마 옷을 가지고 올게요.”“그럼 난 드라이기를 가져와서 엄마 머리를 말려 줄게요.”하윤과 하준은 각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준재는 그런 두 아이가 대견했다. 잠시 후, 아이들은 각각 옷과 드라이기를 들고 왔다.준재와 남준은 밖에 나가 있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 선생님, 먼저 옷부터 갈아입어요. 조금 있다가 다시 올게요. 만약 필요한 게 있으면 프런트에 연락하거나 구 비서에게 말해요.”그는 방을 나서기 전에 세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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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소개팅 하러 갈래?

‘우리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늘 착했어.’‘아빠가 없는 탓인지 두 아이는 모든 면에서 조숙했지.’‘최근에 여 대표님이 옆에 있어줘서 그나마 보통 아이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어.’다정은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지금 같은 상황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 아이는 분명히 여 대표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특별해.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표님에 대해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번에 돌아가면 여 대표님과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한창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하준이 준재에게 물었다. “아저씨, 잠깐 물어볼 게 있어요.”“그게 뭐지?”준재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다정 역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하준은 그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아저씨, 이 게임은 아저씨 회사가 개발한 거죠? 제가 해봤는데, 항상 약간의 끊김 현상이 나타나서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요. 전에는 제가 기술도 못써보고 괴물에게 죽고 말았어요.”준재는 휴대폰 속의 게임이 YS그룹 산하에서 연구개발한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는 잘 모르는 게임이라 일단 아이가 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하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임 화면에 확실히 끊김 현상이 나타났다. 만약 하준이 손이 빠르지 않았다면 진작 괴물에게 맞았을 것이다.남준은 어안이 벙벙했다.‘요즘 아이들은 모두 이런가?’‘방금 하준이 보여준 게임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버그 역시 아이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하준은 자신이 준재와 남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모르고 있었다.아이는 게임을 끝냈다. 목소리는 아이지만 말하는 것은 프로 같았다. “아저씨, 방금 그 버그는 백그라운드 데이터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 아저씨가 회사 개발자에게 다시 점검하라고 하거나 정기적인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 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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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얌전하면 사랑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지명산 그린 온천 리조트는 YS그룹이 몇 년 동안 만든 휴양지로 곧 개업 예정이었다. 이 사실은 운산 전체가 아는 것으로 임초연도 개업하는 날을 기다렸다. 틀림없이 여준재도 리조트에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때, 심해영을 찾아가 리조트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엿본 후, 그와 리조트에서 만나 서로를 깊이 알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일찍 리조트에 갈 줄은 몰랐다. 심지어 고다정을 데리고 가다니!“왜 하필 그 여자를 데리고 간 거지? 왜?!”임초연은 휴대폰을 든 채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설마 여준재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 반한 건 아니겠지? 그래서 나를 이렇게 무시하는 건가?”설마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그 여자의 접근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해!’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에게 갔다. “엄마, 자요?”방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신해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 아직 안 자.”그 말에 임초연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혼자 침대에 앉아 있었다.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아빠는 아직 안 오셨어요?”“응, 접대가 있다고 하던데, 좀 더 있어야 올 거야.”신해선은 대충 얼버무렸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그녀는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엄마, 내일 해영 이모에게 지명산 그린 온천 리조트의 개업 VIP초대권을 한 장 받아다 주면 안 돼요?”“알았어, 바로 약속을 잡을게.”신해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것으로 딸이 무엇을 할 건지는 묻지 않았다.틀림없이 여준재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오후, 우아한 카페 안.신해선과 심해영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다가 신해선이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요.”“무슨 일인데 이렇게 예의를 차리죠?”심해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신해선이 쑥스러운 듯 말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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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너무 가까워진 것 같아

심해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 의사는 왜 같이 있어?”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우리 아들이 고 선생과 너무 가까운 것 아닐까?’생각할수록 이상했다. 어쩐지 오늘 신해선이 VIP초대권을 달라고 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구나!아마도 임씨 집안은 이미 이 일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심해영은 임초연의 속셈을 알 것 같았다. 물론 그녀는 임초연이 계획적이고 이익을 따지는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순진한 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 심해영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아들이 그 개인 의사와 너무 가까워진 것 같다는 것이다. “아들, 엄마한테 솔직히 말해봐, 너 고 선생님이랑 도대체 어떤 사이야?”준재는 그녀의 질문에 덤덤하게 대답했다. [고 선생님이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것이 내 몸에 좋다고 했어요. 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고 선생님도 함께 오는 게 생각했고요.]하지만, 그녀는 아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유는 상관없어. 하지만 네 마음만음 분명히 해야 해. 고 선생은 네 개인 의사일 뿐이야. 절대 선을 넘어선 안 돼.”그는 그녀의 말에 불쾌한 기분이 들어 눈살을 찌푸렸다. [엄마, 저도 잘 알고 있으니 여러 번 강조하실 필요 없어요.]그녀도 아들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이제 그만 할게. 참, 몸은 어때?”그녀는 얼른 화제를 돌려 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들이 알아서 잘 하겠다고 했지만, 세상에는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나중에 기회를 봐서 고 선생을 만나봐야 할 거 같았다. 다정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다쳐서 이곳에 하루 더 머물게 되었지만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다.두 아이도 함께 방에 남아 텔레비전을 봤다. 사실, 아이들은 나가서 놀고 싶지만 엄마 혼자 둘 수가 없어 꾹 참고 있는 중이었다. 다정이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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