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의 비명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란 여준재가 소리쳤다.“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에요.”다정은 그에게 자신이 넘어진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겨우 걸음을 뗐지만, 복사뼈에서 엄청난 통증이 몰려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하윤이 재빨리 그녀를 붙잡았다. “엄마, 더 이상은 갈 수 없어요. 이러다 발이 더 부을 거예요.”다정이 민망한 얼굴로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우리 엄마 좀 도와주실래요? 엄마가 발이 부어서 걸을 수가 없어요.”준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았어!”이어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정은 너무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지금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에 너무 놀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니 옷걸이에 목욕 수건이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얼른 그것을 잡아당겨 몸에 둘렀다. 막 몸을 가리자마자, 유카타를 입은 준재가 도착했다. 하준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다정은 목욕 수건을 걸치고 복도로 나갔다. 머리에 썼던 수건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대신, 새까만 머리카락이 축축하게 젖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준재의 시선이 그녀의 다리로 향했다. 정말 발목이 부어올라 있었다. 그녀는 절뚝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가만히 있어요!”그가 소리치더니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다정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그의 목덜미를 껴안았다. 그의 날렵한 턱 선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다 함께 방으로 돌아왔다. 구남준은 대표님에게 안겨온 고 선생님을 보며 의아했다.‘분명 갈 때는 멀쩡했는데, 왜 지금은 안겨서 왔지?’그가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준재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직원에게 약상자를 달라고 해줘.”“누가 다쳤어요?”남준은 물어보고 나서 후회했다.‘내가 지금 뭐라는 거지? 보면 바로 알 수 있잖아? 우리 대표님이 고 선생님을 안고 들어온 걸 보니 당연히 다쳤겠지!’그는 민망한 얼굴로 대답했
준재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며 무언인가 용솟음쳤다. 하지만, 다정은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 그녀의 신경은 온통 발목에 집중되어 있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었다!다정은 두 손으로 목욕 수건을 꼭 쥐면서 신음했다. “으, 아파요…….”“조금만 참아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준재가 그녀를 달랬다.그녀의 얼굴이 점점 빨개졌다. 조금 전 자신의 신음소리가 너무 수치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다정은 준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더는 신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두 아이는 엄마의 괴로운 표정을 보며 손을 잡아주었다. “엄마, 겁내지 마요. 우리가 같이 있어 줄게요.”“엄마, 조금만 참으면 돼요.”두 아이가 위로하는 말을 들으면서 다정은 마음은 따뜻했다. 하지만 발목에서 오는 통증은 똑같았다. 5분 정도 지나자 마사지가 끝났다. “됐어요. 좀 있으면 많이 좋아질 거예요.”그는 다정의 발을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그녀의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때, 다리에서부터 시원한 느낌이 올라왔다. 그녀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준재를 바라봤다. “여 대표님, 감사합니다.”“천만에요. 고 선생님이야말로 수고했어요. 참, 우선 옷 먼저 갈아입어요. 감기에 걸리겠어요.”준재는 그녀가 흠뻑 젖은 목욕 수건을 싸매고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좀 쑥스러웠다. 옆에 있는 두 꼬마가 영리하게도 상황을 알아챘다.“제가 엄마 옷을 가지고 올게요.”“그럼 난 드라이기를 가져와서 엄마 머리를 말려 줄게요.”하윤과 하준은 각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준재는 그런 두 아이가 대견했다. 잠시 후, 아이들은 각각 옷과 드라이기를 들고 왔다.준재와 남준은 밖에 나가 있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 선생님, 먼저 옷부터 갈아입어요. 조금 있다가 다시 올게요. 만약 필요한 게 있으면 프런트에 연락하거나 구 비서에게 말해요.”그는 방을 나서기 전에 세심하
‘우리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늘 착했어.’‘아빠가 없는 탓인지 두 아이는 모든 면에서 조숙했지.’‘최근에 여 대표님이 옆에 있어줘서 그나마 보통 아이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어.’다정은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지금 같은 상황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 아이는 분명히 여 대표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특별해.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표님에 대해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번에 돌아가면 여 대표님과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한창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하준이 준재에게 물었다. “아저씨, 잠깐 물어볼 게 있어요.”“그게 뭐지?”준재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다정 역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하준은 그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아저씨, 이 게임은 아저씨 회사가 개발한 거죠? 제가 해봤는데, 항상 약간의 끊김 현상이 나타나서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요. 전에는 제가 기술도 못써보고 괴물에게 죽고 말았어요.”준재는 휴대폰 속의 게임이 YS그룹 산하에서 연구개발한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는 잘 모르는 게임이라 일단 아이가 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하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임 화면에 확실히 끊김 현상이 나타났다. 만약 하준이 손이 빠르지 않았다면 진작 괴물에게 맞았을 것이다.남준은 어안이 벙벙했다.‘요즘 아이들은 모두 이런가?’‘방금 하준이 보여준 게임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버그 역시 아이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하준은 자신이 준재와 남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모르고 있었다.아이는 게임을 끝냈다. 목소리는 아이지만 말하는 것은 프로 같았다. “아저씨, 방금 그 버그는 백그라운드 데이터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 아저씨가 회사 개발자에게 다시 점검하라고 하거나 정기적인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 이 문제
지명산 그린 온천 리조트는 YS그룹이 몇 년 동안 만든 휴양지로 곧 개업 예정이었다. 이 사실은 운산 전체가 아는 것으로 임초연도 개업하는 날을 기다렸다. 틀림없이 여준재도 리조트에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때, 심해영을 찾아가 리조트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엿본 후, 그와 리조트에서 만나 서로를 깊이 알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일찍 리조트에 갈 줄은 몰랐다. 심지어 고다정을 데리고 가다니!“왜 하필 그 여자를 데리고 간 거지? 왜?!”임초연은 휴대폰을 든 채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설마 여준재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 반한 건 아니겠지? 그래서 나를 이렇게 무시하는 건가?”설마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그 여자의 접근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해!’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에게 갔다. “엄마, 자요?”방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신해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 아직 안 자.”그 말에 임초연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혼자 침대에 앉아 있었다.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아빠는 아직 안 오셨어요?”“응, 접대가 있다고 하던데, 좀 더 있어야 올 거야.”신해선은 대충 얼버무렸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그녀는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엄마, 내일 해영 이모에게 지명산 그린 온천 리조트의 개업 VIP초대권을 한 장 받아다 주면 안 돼요?”“알았어, 바로 약속을 잡을게.”신해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것으로 딸이 무엇을 할 건지는 묻지 않았다.틀림없이 여준재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오후, 우아한 카페 안.신해선과 심해영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다가 신해선이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요.”“무슨 일인데 이렇게 예의를 차리죠?”심해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신해선이 쑥스러운 듯 말했다. “우리
심해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 의사는 왜 같이 있어?”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우리 아들이 고 선생과 너무 가까운 것 아닐까?’생각할수록 이상했다. 어쩐지 오늘 신해선이 VIP초대권을 달라고 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구나!아마도 임씨 집안은 이미 이 일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심해영은 임초연의 속셈을 알 것 같았다. 물론 그녀는 임초연이 계획적이고 이익을 따지는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순진한 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 심해영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아들이 그 개인 의사와 너무 가까워진 것 같다는 것이다. “아들, 엄마한테 솔직히 말해봐, 너 고 선생님이랑 도대체 어떤 사이야?”준재는 그녀의 질문에 덤덤하게 대답했다. [고 선생님이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것이 내 몸에 좋다고 했어요. 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고 선생님도 함께 오는 게 생각했고요.]하지만, 그녀는 아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유는 상관없어. 하지만 네 마음만음 분명히 해야 해. 고 선생은 네 개인 의사일 뿐이야. 절대 선을 넘어선 안 돼.”그는 그녀의 말에 불쾌한 기분이 들어 눈살을 찌푸렸다. [엄마, 저도 잘 알고 있으니 여러 번 강조하실 필요 없어요.]그녀도 아들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이제 그만 할게. 참, 몸은 어때?”그녀는 얼른 화제를 돌려 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들이 알아서 잘 하겠다고 했지만, 세상에는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나중에 기회를 봐서 고 선생을 만나봐야 할 거 같았다. 다정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다쳐서 이곳에 하루 더 머물게 되었지만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다.두 아이도 함께 방에 남아 텔레비전을 봤다. 사실, 아이들은 나가서 놀고 싶지만 엄마 혼자 둘 수가 없어 꾹 참고 있는 중이었다. 다정이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
여준재는 쌍둥이를 데리고 근처 놀이공원으로 갔다. 아이를 동반한 손님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리조트 내에 미니 놀이공원을 설계했다.비록 미니 놀이공원이라지만 있을 건 다 있었고 최신 놀이기구들도 갖추고 있었다.아이들은 신나게 날아다녔다.물론 그들은 준재를 잊지 않고 수시로 밖에서 기다리던 준재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아저씨, 여기 보세요.”하윤은 놀이기구를 탄 상태로 준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하준이도 모처럼 또래 아이들처럼 행동했다.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본 준재는 휴대폰을 꺼내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약 2시간 정도 놀고 나서야 그들은 흥이 가시지 않은 채로 호텔로 돌아갔다. 하윤은 준재의 손을 잡고 환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말했다.“아저씨, 여기는 정말 재밌는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오빠, 오빠도 재밌었지?”“재밌었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엄마랑 다시 오자.”하준은 눈을 반짝이며 하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던 준재는 괜스레 뿌듯해져 웃고 있었다.호텔에 돌아온 그는 호텔 매니저를 불렀다.“여 대표님, 따로 필요하신 게 있으십니까?”호텔 매니저는 서둘러 달려와 정중히 물었다.준재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가서 VIP 멤버십 카드 두 장을 준비해 주시고 이 아이들의 이름을 등록해서 아이들이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세요.”호텔 매니저는 의아한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곧이어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즉시 VIP 멤버십 카드 2장을 등록해 아이들에게 각각 건네주었다.“하준 도련님, 하윤 아가씨, 이건 여러분들의 멤버십 카드입니다. 이 카드를 들고 오시면 평생 무료로 사용하실 수 있어요.”하준과 하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준재를 바라볼 뿐이었다.준재는 그들이 망설이는 걸 보며 직감적으로 고다정이 남이 주는 건 함부로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줬다는 걸 깨달았고, 동시에 아이들의 심성에 한 번 더 놀랐다.보통 아이들 같은 경우, 공짜라는 말을 들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저녁 늦은 시간, 구남준이 여성 직원을 데려와 고다정을 도와 짐을 싼지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 정리를 마친 그들은 리조트를 떠났다. ……강말숙은 자신의 외손녀가 여준재에게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괜찮아요, 제 부주의로 살짝 접질렸을 뿐이에요.”다정은 걱정하는 외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대략적으로 설명했고 이를 들은 강말숙은 마음이 아팠다.“조심 좀 하지 그랬어…….”그녀는 속상한 마음에 미간을 찌푸리며 다정을 바라봤지만, 준재를 향한 감사 인사는 잊지 않았다.“여 대표님, 이렇게 집까지 데려다주시고……,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괜찮아요, 별일 아닙니다.”준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 후, 다정에게 말했다.“고 선생님, 앞으로 이틀 정도는 집에서 쉬세요. 얼른 낫길 바랄게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준재는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아이들은 아쉬운 마음에 그를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고, 그가 더 이상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엘리베이터를 쳐다보고 있었다.강말숙은 그들의 행동이 웃기기만 할 뿐이었다.“하준아, 하윤아, 얼른 문 닫고 들어와. 외증조할머니가 너희들한테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으시대.”아이들은 그녀의 말에 순순히 문을 닫고 돌아서 재빨리 달려왔다.“외증조할머니, 무슨 일이세요?”하준과 하윤은 그녀를 껴안고 어리광을 피우며 물었다.강말숙은 아이들을 껴안은 뒤, 세 가족의 여행에 대해 물었다.“가서 뭐 하고 놀았어?”“저희는 단풍이 엄청 많은 숲이랑 호수도 갔어요.”“아저씨는 엄마랑 저희를 데리고 온천도 가주시고 오늘은 저희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주셨어요.”아이들은 그들의 소중한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어 할머니에게 말했다.강말숙은 관심을 가지고 듣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왔구나, 너희가 행복했으면 됐어.”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의 눈엔 걱정이 앞섰다.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다정은 옆에 앉아 외할머니와
고다정은 이틀 동안 상처를 치료했더니, 마침내 발목의 부기는 가라앉았다.회복한 후,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산 중턱에 있는 병원에 가서 약재를 돌보는 일이었다.며칠 동안 돌보지 않았기에 약재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하지만 미리 손을 써 둔 여준재 덕분에 약재는 잘 자라고 있었다.푸릇푸릇한 약재를 바라보며 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미소를 지었다. 옆에 있던 집사는 형식적인 미소를 장착한 뒤, 조심히 물었다.“고 선생님, 약재들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문제없어요, 잘 보살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온 마음을 다해 다정은 감사를 전했다.뒤이어 그녀는 옆에 있는 공구실로 가서 작업에 필요한 몇 가지 도구를 가져올 생각이었다.그녀의 행동을 본 집사는 황급히 다가가 그녀를 막아섰다.“고 선생님,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일부 약재의 싹을 정리할 생각인데 이건 이 집사님이 하시기에 많이 어려울 거예요.”다정은 말과 함께 약밭으로 걸어갔다.일부 약재에서 자란 새싹은 아무런 약효가 없어 사전에 처리하여 더 나은 약효를 유지해야 한다.하지만 집사는 다정의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그는 다시 다정의 앞을 막으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고 선생님, 이 정도 일은 저희에게 시키셔도 됩니다. 저희 도련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약밭에 손을 대는 일은 저희가 하고, 고 선생님은 옆에서 지휘만 해주시면 됩니다.”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른 노동자들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맞아요, 고 선생님, 근처에서 쉬고 계세요. 약재를 어떻게 정리할지 알려주시면 반드시 만족하실 수 있도록 처리하겠습니다.”“고 선생님께서는 저희 고집을 꺾기 어려우실 겁니다.”이 말을 들은 다정은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리고 약재 처리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방법을 익힌 노동자들을 본 다정은 약밭에서 물러나 집에서 가져온 약재를 정리하고 있었다.햇빛 아래, 정원은 분주하고 분위기는 산뜻했다.하지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