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161 - Chapter 170

1270 Chapters

제161화 그에게 아무것도 하지 마

약 한 시간 반이 지난 후에야 마침내 고다정은 약을 다 달였다.그녀는 약그릇을 들고나와 여준재에게 건네주었다.“온도가 딱 적당해서 지금 마셔도 돼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런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약을 깨끗하게 마셨다.다정은 비워진 약그릇을 자연스레 받았다.“오늘 밤에 드신 약에 약재를 좀 더 첨가했어요. 아마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그녀는 오늘 밤 약 처방전을 바꿨기에 몇 마디 당부를 했다.“몸이 불편하면 언제든지 저한테 알려주세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다정은 구남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남준도 그녀의 눈빛을 이해하고 빠르게 장담했다.“저도 대표님을 잘 살펴보겠습니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즉시 연락드릴게요.”이 말을 듣고서야 다정은 비로소 만족스럽다는 듯 빈 약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돌아갔다.시간이 늦었음을 확인한 준재는 다정이네 식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아이들은 그와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의젓하게 그를 잡지 않고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돌아오는 길에 남준은 눈을 감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 준재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대표님…….”“난 괜찮아.”준재는 다정의 말 때문에 남준이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오래된 질병으로 인해 수년에 걸쳐 많은 약을 먹었으며 그의 몸에는 어느 정도 항체가 있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몸에서 이상이 생겼다는 걸 누가 알겠는가?그는 무기력해지고 온몸이 들 끓어올라 어지러움을 느꼈다.남준은 한밤중에도 걱정되는 마음에 준재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가 그에게서 열이 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 순간 그는 급히 다정에게 전화를 했다.“고 선생님, 대표님께서 고열이 있고 혼수상태에 빠지셨어요.”휴대폰 너머 들려오는 불안한 목소리에 다정도 놀랐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침착하게 말했다.[구 비서님, 우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여 대표님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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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마음이 아플 거야

여준재가 눈을 떴을 땐 이미 다음 날이었다.그가 몸을 일으키자 바로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고다정이 침대 옆에 엎드려 잠든 것이 보였다.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와 그녀의 잠든 얼굴을 따뜻하게 비추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자기도 모르는 사이 준재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다행히 그가 정신을 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다정의 등장에 약간 의아했지만, 놀란 것도 잠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살금살금 조심히 일어났다.그녀를 깨울 생각은 없었지만, 다정은 그의 인기척에 잠에서 깼다.저리는 손을 흔들며 다정은 자리에 앉았다.그녀는 무작정 준재를 붙잡고 침대로 끌어당겼다.“아직 열이 있는지 한번 봐요.”그녀는 말하면서 그녀의 손을 준재의 이마에 얹었다.이마에서 따뜻함을 느낀 준재는 온몸이 얼어붙었다.특히 그는 자신의 몸을 감싼 다정의 특유한 향기가 느껴지자 심장이 미치도록 뛰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진지한 모습의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그녀의 검은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다정은 준재와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을 했다.이마의 온도가 정상임을 확인한 그녀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손을 거두었다.“괜찮아요, 열이 많이 내렸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준재를 향해 다정히 미소를 지었다.준재는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수고 많으셨어요, 고 선생님.”“천만에요, 여 대표님. 전 당신의 개인 의사인걸요. 모두 제가 해야 할 일이에요.”다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준재는 그녀의 형식적인 말을 듣고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그러나 그는 애써 마음을 억누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고 선생님, 씻고 오세요. 아침 식사 후에 제가 모셔다드릴게요.”다정은 거절하지 않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씻으러 갔다.하지만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이상철의 입에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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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무슨 이유로 우리를 미워하는 거야

서로 장난을 주고받으며 집에 가던 중,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진시목이 보였다.그는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정장을 입고 훤칠한 몸매를 자랑했지만 얼굴은 썩 좋지 않았다.그를 보자 고다정은 금세 표정이 굳어졌다. 임은미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찌질한 놈!”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그를 못 본 척 지나가려 했다.시목은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표정이 일그러졌다.“고다정, 너 거기 서!”그는 두 사람을 가로막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있는 걸 못 봤어?”그 말을 들은 다정은 웃기만 할 뿐이다.“봤다면 어쩔래? 사실대로 말해. 고다빈 때문에 온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고다빈을 봐주는 일은 없어, 시간 낭비하지 마!”시목은 이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다정, 이미 돈도 받았으면서 왜 아직도 선처하지 않는 거야? 다빈이 인생에 빨간 줄이 생긴다는 걸 몰라?”그녀는 도덕적인 척 자신을 비난하려는 그가 너무 역겨웠다.그녀는 콧방귀를 뀌었다.“그건 내 알 바 아니지. 이 일은 전부 걔가 자초한 일이야.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지, 가족이 그런 것도 안 가르쳐 줬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거야?”시목은 말문이 막혀 답답해하며 다정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다정은 개의치 않고 화제를 바꿔 단호하게 말했다.“앞으로 당신과 고다빈이 내 눈앞에 띄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어, 너네만 보면 구역질 나니까!”“고다정,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어?”시목은 화가 나 물었다.다정이 입을 열기 전에 은미는 참지 못하고 대신 말을 꺼냈다.“진시목, 제대로 생각해. 다정이가 일을 끝내지 않는 게 아니라 고다빈이 다정이를 죽이려 한 거야. 왜, 고다빈은 다정이를 괴롭혀도 되고 다정이는 전부 참고 있어야 하니? 부끄럽지도 않아?”시목은 반박할 수 없었다.그럼에도 은미는 계속해서 말했다.“지금 다정이를 찾아올 시간은 있으면서 고다빈을 가르칠 시간은 없었니? 너도 알겠지만,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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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내가 무슨 원한을 산 거야

오후, YS그룹 대표실. 구남준은 문을 두드린 후 들어와 정중하게 보고했다.“대표님, 어떤 사람이 고다빈 씨를 풀어달라며 임씨 그룹 대표님 쪽으로 연락을 한 것 같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여쭤보라고 하십니다.”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졌다.“왜 임씨 그룹 대표님에게 부탁한 거야? 만약 석방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YS그룹과 협업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전해.”“알겠습니다!”지시를 받은 남준은 돌아서서 임 대표에게 연락하여 준재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임 대표님은 저희 대표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직접 처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는 전화를 끊었다.한편, 임 대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안색이 어두워졌다.남준의 말 때문이 아닌, 자신이 고경영에게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일을 처리하기 전에 여 대표에게 물어봐서 다행이지.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YS그룹에게 큰 미움을 샀을 거야.’이 생각이 든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고경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고경영에게 화를 냈다.“고경영, 죽을 것 같으니까 내 등을 떠받치려 하다니, 나를 안중에 두긴 했어?”고경영은 대뜸 화가 난 그의 말에 깜짝 놀랐고, 휴대폰에서는 끊임없이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임 대표는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소리쳤다.“당신이 여 대표를 화나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내가 당신한테 무슨 원한을 산 거야? 날 망하게 할 작정이었어?”“앞으로 다시는 연락하지 마. 당신 같은 친구는 친구도 아니니까!”그 말을 끝으로 임 대표는 전화를 끊었다.고경영은 당황스럽고 화난 마음으로 끊긴 전화를 바라보았다.동시에 그는 다빈의 일이 절망에 빠졌다는 것을 직감했다!……임씨 저택.임초연은 별생각 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준재를 미행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고 있었다.그녀는 준재가 고다정을 감싸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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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기회를 잡아야 해

저녁이 되자 퇴근하려던 여준재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오늘 저녁은 우리 집으로 와서 먹거라. 가족이 다 같이 밥을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휴대폰에서 심해영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재는 이를 거절할 수 없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가 도착했을 땐 아직 저녁 식사가 준비되지 않아 그는 부모님과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이때 심해영은 초대장을 건네며 말했다.“며칠 뒤에 신 여사의 생일파티가 있어. 초연이를 보내서 초대장 두 장을 주더구나.”눈앞에 있는 정교한 초대장을 본 준재는 별로 달갑지 않은 듯 희미하게 인상을 지었다.하지만 임씨 그룹의 손윗사람이었기에 그는 가지 않을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심해영은 그의 모습을 보고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그 사이에 그녀는 초연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리를 옮겨 초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초연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다.[이모, 준재 씨가 생일파티에 온다고 하던가요?]“응, 이미 간다고 했어.”심해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이 소식을 들은 초연은 날아갈 듯이 기뻤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이번엔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해!’저녁 식사 후, 준재는 더 이상 남아있을 생각이 없어 돌아가겠다고 했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고다정의 집으로 갔다.문밖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다정은 매우 의아해했다.“여 대표님, 시간도 늦었는데 무슨 일이세요? 몸이 안 좋으세요?”다정은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기에 이런 질문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준재는 별생각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매력적인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몸은 괜찮아요, 이번 주말에 치료하실 건지 물어보려고 왔어요. 일정이 생겼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거든요.”“그럼 가셔도 돼요, 술을 드시지 말고요.”거절할 수 없는 일정이 있다는 준재의 말에 다정은 현명하게 괜찮다고 말했다.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할 말이 없어진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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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주도적으로

어느새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여준재는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네, 여 대표님. 조심히 들어가세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치레로 두어 마디 당부했다.하준과 하윤은 아쉽지만 떼를 쓰지 않고 작별 인사를 했다.“아저씨, 안녕히 가세요.”“다음에 또 봐요.”준재는 아이들을 다정히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배웅하려는 다정을 막아섰다.“나오실 필요 없어요. 아이들이랑 들어가서 쉬세요.”그의 말에 다정은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그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을 본 후, 그녀는 문을 닫고 아이들과 집에 들어갔다.아래층으로 내려간 준재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왔고, 입구에는 구남준이 이미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그는 대표님이 문을 열고 차에 오르자 시동을 걸며 관심을 보였다.“오늘도 치료받으러 가신 겁니까? 제가 모시고 갈 수 있었는데 말씀하지 그러셨어요.”어찌 준재가 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겠는가, 그는 무심하게 남준을 쳐다보았다.“치료받으러 온 게 아니라 앞으로 이틀간 치료가 필요한지 물어보러 온 거야.”대표의 눈빛에 겁을 먹은 남준은 즉시 얌전해졌지만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했다.‘이런 일은 나한테 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대표님이 직접 가서 물을 필요는 없을 텐데.’‘흠……, 대표님이 좀 달라지셨네.’그는 생각만 하며 대표님을 힐끗 쳐다볼 뿐, 아무것도 얻은 건 없었다.‘내가 너무 지나치게 생각한 건가?’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말 자신이 지나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급 자기반성을 했다.준재의 할아버지는 다정에게 치료를 받은 이후로 병에 걸린 적이 아주 드물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건 정상이었다.준재는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집에 도착하자 이상철은 정중하게 그들을 맞이했다.“도련님 오셨군요. 약욕은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알겠어요, 들어가 쉬세요.”준재는 그 말을 남기고 바로 위층 침실로 올라갔다.방에 들어서자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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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무관심하다

저녁 늦은 시간, 심해영과 여진성도 파티장에 도착했다. 한 차례 인사를 나눈 뒤, 여준재를 제외한 사람들의 분위기는 갈수록 화기애애해졌다.심해영은 아리따운 임초연을 바라보며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오늘 밤 초연이는 정말 아름답구나. 들어오자마자 눈에 들어왔어.”“이모, 칭찬 감사해요. 이모도 너무 아름다우셔요.”초연은 부끄러운 척 고개를 숙였지만 기대에 찬 눈으로 옆에 있는 준재를 흘끗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애석하게도 그는 그녀에게 한 번의 눈빛조차 주지 않았다.‘설마 내가 오늘 별로인 건 아니겠지?’‘이 남자는 왜 아직도 나한테 눈길 하나 안 주는 거야!’그 순간, 초연은 형언할 수 없는 좌절감을 느꼈다.신해선도 딸의 기분을 눈치채고 그녀가 풀이 죽은 이유를 알아냈다.그녀는 넌지시 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소리 없이 위로했다.이때 그녀는 화제를 바꿔 준재를 향해 옅은 미소로 말을 걸었다.“참, 우리 초연이를 대신해서 준재에게 사과할 일이 있어.”이 말을 들은 준재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준재의 부모님도 신해선이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니 당황스러웠다.그러나 그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신해선은 준재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초연이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네 기분을 나쁘게 했다는 걸 알아. 이모는 너한테 그걸 잊어달라는 게 아니야. 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간혹 버릇없는 행동을 한단다. 네 기분이 좋지 않다면 초연이에게 직접적으로 말해줬으면 하구나.”“초연이 엄마 말이 맞아. 우리가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이지. 일을 할 때도 자기 입맛에 맞게 하곤 한단다. 예전에 일어난 그 일이 아직 마음에 걸린다면 초연이에게 말하거라, 아저씨랑 아줌마도 절대 끼어들지 않으마.”임광원도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그는 오늘 밤 파티의 목적이 초연과 준재 간의 관계를 풀어주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두 어른의 진지한 사과에 준재는 혼란스러워 눈살이 찌푸려졌다.심해영은 한동안 말이 없는 아들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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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그녀와 함께 있었잖아

진시목도 파티장에 있었다.그는 주위의 이야기를 들으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 두 남녀를 바라보고는 중얼거렸다.“여준재와 고다정은 이미 만나는 사이잖아, 지금은 왜 또 임씨 집안 큰딸이랑 약혼했다는 거야?”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아 결국 그는 그 문제를 마음속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다정의 아파트.다정은 두 아이와 함께 종이공예를 하고 있었다.오늘 유치원 선생님이 주신 숙제인데 내일까지 제출해야 했다.“엄마, 여기 삐뚤어졌어요. 안 돼요. 다시 붙여야 해요.”하준은 다정이 실수한 부분을 매우 엄격하게 지적하며 완벽주의 성향을 띠었다.다정도 아들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다시 색종이를 자르기 시작했다.하윤도 옆에서 돕기 시작했다.밟은 방에는 어른 한 명과 아이 두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테이블 위에는 종이 조각들이 곳곳에 널려 있지만 그들의 모습은 참 따뜻해 보였다.특히 간간이 들려오는 아이들의 농담은 훈훈함을 자아냈다.한 시간 후, 세 가족은 마침내 종이공예를 끝냈다.눈앞에 있는 완벽한 작품을 바라보던 다정은 참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자랑했다.동시에 그녀는 텍스트를 첨부했다.[하준, 하윤이와 함께 완성한 작품. 뿌듯하다.]파티장에 있던 준재는 임초연을 보낸 뒤, 휴게실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이때 그의 휴대폰에는 SNS 추천 게시물 알람이 울렸다.그가 게시물을 확인했을 때, 다정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았다.짧은 문장을 통해 그는 다정과 아이들이 함께 준비하는 모습을 상상했다.그리고 그 작품은 정말 아름다웠다.준재는 바로 좋아요를 눌렀고 동시에 다정도 자신의 게시물에 준재가 좋아요를 눌린 것을 보았다.마치 뭐에 홀린 듯, 그녀는 준재와의 채팅창을 열어 메시지를 보냈다.[일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왜 아직 휴대폰을 보고 계세요?]다정의 메시지를 읽은 후, 준재의 무뚝뚝한 표정이 조금씩 부드러워졌다.그는 눈앞에 펼쳐진 시끄러운 파티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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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정말 잊기 힘들어

전화를 끊은 여준재는 파티장을 일찍 떠날 계획이었다. 그는 신해선을 찾아가 말을 건넸다.“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벌써 가는 거야?”신해선은 의아했다.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설 준비를 했다.신해선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졌다.그녀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준재와 자신의 딸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날 밤, 임초연은 준재와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준재는 이제 곧 떠나는데, 내가 여기서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두 사람은 더 이상 만나기 어려울 거야.’이 생각을 마친 그녀는 황급히 준재를 불러 주도적으로 말했다.“초연이에게 배웅하라고 할게.”“그럴 필요 없어요, 초연 씨는 손님들을 맞이해야죠.”준재는 단호하게 거절한 후 바로 떠났다.신해선은 그 상황을 보고 한숨만 쉴 뿐이었다.시간이 흘러 파티가 끝나자 초연은 부모님과 함께 마지막 손님을 배웅함과 동시에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초연은 풀이 죽어 있었다.신해선과 임광원은 그녀의 기분을 알아차렸고, 서로의 눈빛을 주고받았다.‘초연이 왜 저래요?’‘몰라. 파티할 때는 멀쩡했는데, 당신이 물어볼래?’임광원은 아내를 향해 눈짓했다.신해선은 이해한 뒤, 초연에게 물었다.“연아, 왜 그래, 엄마는 네가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보였어. 내 생각이 맞아?”이를 들은 초연은 마치 하소연하듯 마음속의 답답함을 털어놓았다.“엄마,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전 분명히 사과했는데 왜 준재 씨는 여전히 저를 차갑게 대하는 거예요?”그녀는 말을 할수록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목소리는 더욱 애처로웠다.“그리고 떠나기 전에 저한테 인사도 안 했어요.”상황을 본 신해선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고 위로했다.“성급하게 생각하지 마. 어쩌면 준재에게 정말 급한 일이 생겼을 수도 있잖니. 너도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지?”초연은 입을 다물었다.실제로도 준재는 늘 공과 사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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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그녀는 안중에도 없는 거야?

그날 밤, 고다정은 야식을 다 만들고 냄비를 들고 주방에서 나오자 여준재가 거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뜨고 웃으며 외쳤다.“야식 준비가 다 됐어요, 이리 와서 드세요.”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즉시 손에 들고 있던 바둑돌을 내려놓고 준재를 끌고 다이닝 룸으로 갔다.잠시 후,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야식을 먹기 시작했다.구남준은 음식을 한입 베어 물고는 너무 맛있어서 눈을 번쩍 떴다.그는 종종 할아버지를 따라 세상의 별미를 많이 먹어봤는데 눈앞에 놓인 하얀 국물의 만두전골이 기대보다 훨씬 맛있었다.그 순간, 그는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어떻게 고 선생님이 하는 요리는 늘 맛있을까요? 만두전골 맛이 정말 끝내줘요.”그렇게 말하면서 남준은 다정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다정은 웃음이 터졌다.“구 비서님, 과언이세요. 그냥 이것저것 넣어서 했어요.”“전 조금도 과장하지 않았어요. 고 선생님은 너무 겸손하세요.”남준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생각을 고수했다.이때 준재도 인정하며 칭찬했다.“정말 맛있어요.”그 말을 들은 다정은 그를 쳐다보며 웃기만 했다.“여 대표님은 산해진미도 안 드셔보시고, 아무리 봐도 구 비서님처럼 과장하시는 것 같아요.“정말이에요, 전혀 과장하지 않았어요. 못 믿겠으면 하준이랑 하윤이에게 물어보세요.”준재는 가볍게 미간을 찌푸리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아이들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얘들아 엄마가 해준 야식 맛이 어때?”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너무 맛있어요!”그렇게 말한 뒤, 아이들은 입맛을 다셨다.눈앞의 모습을 본 다정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야식을 먹은 뒤, 준재는 시간이 많이 늦었음을 깨닫고 남준과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아저씨, 조심히 들어가세요. 구남준 아저씨도 천천히 운전하세요.”아이들은 마지못해 그들을 문까지 데려다주었고 어린 티를 내며 당부했다.준재는 마음이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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