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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두 사람의 촬영을 맡은 웨딩플래너 역시 지금까지 수많은 재벌가들의 결혼을 맡아왔지만 이토록 호화로운 웨딩사진은 처음이라 혀를 끌끌 찰 따름이었다.세마의 작품을 눈 앞에서 본다는 게 믿기지 않는지 웨딩플래너는 조심스레 손가락을 뻗어 액세서리 보석 부분을 톡 하고 건드리곤 감전이라도 당한 듯 손을 감추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유리가 싱긋 웃었다.“세마 작품 좋아하나 봐요?”이에 웨딩플래너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세마 디자이너 작품은 뭔가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작품들 전부 한정 판매라 전 구매는커녕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는 것도 처음이네요.”“이건 소장용이라 저도 한 번도 안 해 본 건데 플래너님이 그렇게 마음에 드신다면 촬영 끝나고 선물로 드리고 싶네요. 괜찮을까요?”“네?”웨딩플래너는 물론이고 다른 직원들의 눈마저 휘둥그레졌다.‘세상에... 그냥 팬이라는 말 한 마디에 선물로 준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먼저 말할걸! 지금이라도 말할까?’한편, 겨우 충격에서 벗어난 플래너가 눈을 반짝였다.“주신다고요?”“네.”강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플래너님이 픽업해 주신 옷들 다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요. 마침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기도 했고. 감사의 의미로 드리고 싶어요.”“아, 제 친구가 담당하는 브랜드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라... 무엇보다 신부님께 잘 어울리실 것 같아서 픽한 건데... 마음에 드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덕분에 정말 완벽한 스냅촬영이 될 것 같아요.”“액세서리며 옷이며 그게 뭐가 중요할까요. 신부님 미모가 다 하신 거죠.”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탈의실에서 나온 육시준이 모습을 드러냈다.완벽한 역삼각형의 몸매 자체가 옷걸이라 완벽하다는 단어 말고는 달리 이 남자를 형용할 단어가 있을까 싶었다.“세상에. 누구 남편이 이렇게 잘생겼을까?”강유리의 눈동자가 하트로 반짝였다.“그러게? 누구 남편일까? 가까이에서 봐봐.”플래너를 비롯한 직원들이 눈치껏 자리를 뜨고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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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프로페셔널한 촬영팀의 스킬에 웬만한 연예인은 저리 가라인 강유리, 육시준 두 사람의 완벽한 비주얼 덕분에 촬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포토그래퍼 역시 찍는 컷마다 A컷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몇 시간 후, 촬영을 마친 강유리가 스튜디오를 나서려던 그때, 웨딩플래너 Maureen이 조심스레 다가왔다.“저기, 신부님... 죄송한데... 제가 신부님에게서 세마 디자이너의 작품을 받았다는 걸 제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자기 브랜드 의상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프로젝트 협력을 제안하더라고요. 지금 스튜디오 앞에 와있는데 일단 얘기 나누시고 신부님께서 세마 디자이너님께 언질 좀 넣어주시면 실례가 될까요?”살짝 던진 미끼를 이렇게 빨리 물 줄이야.강유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반면, Maureen은 강유리가 언짢은 거라 착각하고 다급하게 설명을 이어갔다.“지금 웨딩 스냅 촬영 중이신데 이런 말씀드리는 거 정말 실례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거절하겠습니다.”“아니에요.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돌려보내는 게 더 실례죠. 만나죠.”그렇게 두 사람의 긴급 미팅이 촬영장에서 시작되었다.추진력 갑인 두 사람이 모이니 단 몇 시간만에 계획서 초안까지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저녁 식사라도 함께 하시죠?”Maureen의 제안에 강유리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제가 저녁에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요. 식사는 다음 기회에 하죠.”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Maureen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야, 너 앞으로 이렇게 제멋대로 굴지 마. 강 대표님, 육 대표님 다 성격이 좋으신 분들이라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실례가 될 뻔했어.”하지만 친구는 어깨를 으쓱했다.“코앞까지 떨어진 떡 안 줍는 게 바보지 뭐.”“그게 무슨 소리야?”“강 대표가 정말 아무 이유없이 세마의 작품을 선물로 줬다고 생각해? 그게 다 빌드업이었다고.”“그... 그런 거야?”방금 전 강유리와의 대화를 다시 떠올린 Maureen이 완전히 설득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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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잘생긴 얼굴이 갑자기 훅 들어오니 머릿속이 웅웅대는 기분이 들었다.‘처음 했을 때는 도대체 어떤 모습인데.’“그땐 날 되게 좋아했었지. 내 빚을 갚아주겠다고 주식도 다 팔아버리고.”“에이, 남편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쯤이야. 너무 감동하진 마...”“그런데 겨우 계약서 하나 때문에 날 이런 일까지 시키고 말이야. 사랑이 식은 거야?”“겨우 계약서 하나라니...”하지만 곧 포인트를 잘못 잡았음을 깨달은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마음이 식을 리가 있겠어? 오히려 결혼했을 때보다 훨씬 더 사랑하는걸.”장난기로 반짝이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던 육시준이 더 가까이 다가갔다.“그래? 그럼 한번 증명해 봐.”“...”‘어떻게 된 게 매일 증명 릴레이냐. 내 마음을 까뒤집어서 보여줄 수도 없고.’불평은 불평이고 진지하게 몇 초 고민하던 그녀가 대답했다.“SNS에 우리가 결혼한다고 업로드할게. 이러면 증명이 되겠어?”“뭐?”파격적인 제안에 육시준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두 사람의 사이가 밝혀지면 행여나 유강그룹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걱정하며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건 피하고 또 피하던 사람이 갑자기 두 사람의 결혼사실을 인정하겠다니 놀라울만도 했다.“이렇게 예쁜 사진들 우리끼리만 보는 건 너무 아깝잖아. 그리고 어차피 곧 결혼식도 올릴 텐데 뭘.”하지만 육시준은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쏙 빼앗아갔다.“정말 괜찮겠어?”“당연하지. 당신도 친구들한테 우리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아?”“...”한참이 지나도 시원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강유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니, 왜 싫어?”“아니, 싫은 게 아니야.”육시준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난 다른 방식으로 증명해 줬으면 하는데.”“무슨? 읍...”곧이어 뜨거운 키스가 시작되고 강유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니, 머릿속에 설마 그 생각뿐인 거야?’하지만 스킨십이 더 깊어지며 사진이고 계약서고 결국 뒷전에 버려버린 그녀다....샤워를 마친 강유리가 편안한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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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그의 질문에 강유리는 침묵으로 답했다.“설마 통장 비밀번호일까 봐?”“쿠울...쿠울...”일부러 코 고는 척을 해보아도 어느새 빨갛게 달아오른 귓볼이 그녀의 당혹스러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어이없다는 얼굴로 웃던 육시준이 강유리의 엉덩이를 톡 건드렸다.“아주 그냥 돈돈돈, 돈 밖에 모르지?”깊은 밤.수술을 마친 송이혁과 조서 작성을 마친 신한문이 끝없이 윙윙 울려대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송이혁, 신한문, 육시준 세 사람이 함께인 단체 채팅방이 육시준의 웨딩사진으로 어느새 도배되고 있었다.“뭐야? 미친 건가?”“가족들 채팅방에 보내려다 잘못 보낸 거겠지.”이렇게 생각하고 대충 무시하려던 그때, 육시준이 문자 하나를 더 보내왔다.[우리 와이프 이쁘지?][...][팔불출 노릇은 제발 다른 사람 앞에서나 해.]한편 육씨 일가 단체 채팅방 역시 이미지 폭격을 맞은 건 마찬가지였다.물론 부모님의 리액션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송미연- [어머, 우리 며느리 너무 예쁘다. 두 사람 선남선녀네.]육지원- [전통 혼례 컨셉은 별로라니까 왜 이렇게 많이 찍었어?]송미연- [당신도 참. 애들 하고 싶은대로 하게 두라니까. 유리 한복 입은 거 너무 이쁘지 않아요?]육지원- [하여간 여자들 취향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육경서- [형수님 액세사리 전부 세마 작품이네. 나, 나도 할래.]육지원- [???]송미연- [이거 여성용 액세서리잖아.]육경서- [아는데요? 마음에 쏙 들어요.]찡긋 하는 이모티콘까지 보내는 육경서의 답장에 두 부부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깊은 심호흡과 함께 먼저 정신을 차린 송미연이 입을 열었다.“설마... 우리 아들 정말 그쪽일까요?”“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저번에 어떤 남자연예이랑 스캔들 났었잖아. 아주 아니라고 펄쩍 뛰더니. 정말이었나 봐.”송미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설마... 지금 좋아하는 여자 있다는 것도 위장이었어?”“에이, 설마.”이에 육지원이 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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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애인은 개뿔. 차 둬서 뭐 해. 우리 와이프 기사로 둘 거면 차 다 팔어버리는 게 낫지.]‘허, 뭐야? 얼마 전에 형수님이 나 데리러 온 것 때문에 삐쳐서 내 차를 팔았다고? 이거 완전 미친 자식 아니야.’송미연- [얘 웬만하면 다시 하나 뽑아줘.]육지원- [그래. 이건 시준이 네가 잘못했다.]한편 극장 앞에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는 육경서는 오랜만에 두 사람이 자기 편을 들어줘서 꽤 들뜬 상태였다.‘그럼 이 기세를 몰아서... 목걸이 선물해 달라고 해야겠다. 우리 주리 줘야지.’[아니. 차는 됐고 저 목걸이면 돼. 공짜로 주는 게 싫으면 내가 살게.]같은 시각, 한바탕 친구, 가족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낸 육시준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이때, 누군가 강유리의 카톡에 말을 걸어왔다.[릴리랑 이번 설은 한국에서 보내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릴리한테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내가 전세기 보낼 테니까 할아버지랑 영국으로 건너오는 게 어때?]“이모”라고 적힌 이의 문자를 바라보던 육시준이 대신 답장했다.[이모, 죄송한데 이번 설은 양쪽 집안에서 같이 보내기로 했어요.]최대한 강유리다운 말투로 답장을 보낸 그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그때, 이모에게서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양쪽 집안? 어머, 그럼 우리도 가야지! 우리도 조카사위 얼굴 볼래.]문자를 확인한 육시준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그냥 출국하는 걸 거절하기 위해 던진 핑계인데 바로 대어를 낚게 될 줄이야.‘뭐, 나한테는 나쁠 게 없지만.’이미 깊게 잠든 강유리를 바라보던 육시준은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남은 건 유리가 알아서 하겠지.’다음 날, 점심이 다 되어서야 눈을 뜬 강유리가 찌뿌둥한 몸을 움직여보았다.‘연예인들도 힘들겠네. 그냥 입혀주는대로 입고 사진 찍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그나마 요즘 유강그룹에 별일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강유리는 거실로 내려갔다.그녀가 텅 빈 거실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 아주머니가 부랴부랴 달려왔다.“대표님 서재에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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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그들 사이의 연락 방식이다. 급한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메세지는 늦잠 자고 깨난 후에야 답장하기 일쑤다.“걔 어제 너한테 연락이 왔던데 내가 답장했어.”“???”강유리는 문을 닫고 도로 위층으로 올라가 핸드폰을 찾아 채팅앱을 열었다.대화 내용을 보고 나서 깜짝 놀란 그녀였다.이 남자, 말이 어지간히 많은 게 아니었다.신주리랑 소안영이 있는 채팅방에는 안 읽은 메시지 99+가 있었고 Seema업무채팅방에도 안 읽은 메시지가 99+가 있었다.할아버지와의 채팅창도 당연히 그 정도였고.심지어 조보희와 아저씨도 그의 메시지 폭격을 당했다.모두 답장을 해줬지만 육시준은 그 답장들을 전혀 확인하지 않았고. 유일하게 답장이 없는 사람이라곤 이모였다.[이모, 이번 설에 우리 다 돌아올 거니까 같이 쇠요!][우리 같이 돌아갈 거예요!]이 대화 기록을 보고 강유리는 막연해졌다.분명 이모라고 닉네임도 고치지 않았는데 육시준은 어떻게 알고 사진을 보낸 거지?이 두 마디 위엔 보이스톡 초대가 있었지만, 상대방이 거절했었다.강유리는 그 전의 대화 기록을 뒤지기 시작했다.엄청나게 길었지만 거의 육시준 혼자 사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맨 처음으로 올려보니 이모가 먼저 톡을 보내왔었다.할아버지랑 나를 데리고 해외로 여행을 가겠다고?“우리 엄마랑 올해는 같이 설을 보내기로 했잖아. 난 이모님이 오래 기다리실까 봐 먼저 답장한 거야.”머리 위에서 육시준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유리가 목소리를 따라 위로 올려보니 당당한 그의 말투와는 달리 눈빛에는 불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부자도 자기가 잘못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나 봐?대신 답장하는 건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강유리도 기회를 찾아 이모한테 정식으로 육시준을 소개시켜 주려고 했으니까. 그런데 이런 육시준의 태도를 보니 강유리는 갑자기 그를 한번 놀려보고 싶어졌다…“왜 함부로 내 핸드폰으로 답장한 거야?”강유리는 일부러 정색하며 말했다.“네가 먼저 공개하자고 했잖아.”“공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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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맞는 말이다.이모는 비록 강유리의 사사건건에 모두 참견하는 편은 아니지만 강유리가 남자 친구를 찾는 것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이모는 애교를 좀 부려서 넘어갈 수 있지만, 캐번디시 공작은 강유리 미래의 남편이 될 사람은 무조건 자기보다 우수해야 한다고 표명한 적이 있다.“공작님이라고 불러?”“응. 나 해외에 있을 때 같이 지낸 사람들을 알아봤다며?”“이모부가 아니고?”“…”“딴말하려고 하지 마! 너 일부러 우리 가족들한테 나쁜 첫인상을 남기려고 하는 거 아니야? 너 애초부터 우리 가족들을 만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잖아.”강유리가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육시준은 따지지 않고 도리어 진지하게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할아버지한테 대하는 태도를 보면 모르겠어?”“…”강유리는 입을 삐쭉거렸다.그건 당연히 강유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육시준의 잘못을 따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억지를 부릴 수밖에 없다.“이모님이 네 남편감에 대한 요구는 뭔데?”“일단 얼굴은 잘생겨야 해!”“그건 패스. 우리 집 유전자때문에 가족들 모두 생긴 건 반반한 데다가 이모가 사진을 봤는데도 뭐라고 하시지 않은 걸 보면 통과된 것 같아.”“…”도리가 있다.“재력도 이모님이 만족하실 거야. 게다가 내가 널 이렇게 일편단심으로 좋아하는데, 내 진심도 의심하시지 않을 것이고.”“…”강유리도 열심히 생각해 보았지만, 육시준의 단점을 찾아내지 못했다.하지만 이렇게 자신감이 넘친 육시준의 모습을 보면 왠지모르게 얄미워 보여 다시 말을 꺼냈다.“내 남편은 모든 방면에 있어서 모두 자기보다 우수해야 한다고 공작님이 말했었거든.”육시준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공작님 사진은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엄청나게 잘생기셨거든. 게다가 재력이고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땅도 엄청 많아.”강유리가 칭찬하면 할수록 육시준의 안색은 어두워졌다.공작님의 소문은 이미 많이 들었었다.예전에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도 몇 번 뵌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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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육 씨네는 요즘 설날 준비로 바삐 돌고 있다.올해는 육 씨네 가족이 모두 모일 예정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올해에 육 씨 네와 고 씨 네가 결혼으로 맺어지기도 하기에 유달리 올해의 설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성신영은 이런 소문을 듣고 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연락이 뜸했던 친구들도 자기한테 다시 연락이 오고 여러 가지 핑계를 대가면서 그녀와 연락을 유지하려고 했다.요새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상류계급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그녀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고우신의 도움이 컸다. 고우신은 강유리를 싫어해서 자연적으로 성신영을 좋아하게 되어있었다.설이 다가올 무렵, 육시준은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자고 연락이 왔다.집에 손님이 왔다고 모두 돌아와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명령이라고 했다.강유리는 저녁에 스케줄도 없어 괜찮다고 생각했다.“돌아가면 되지 뭐. 할아버지가 널 좋아하지 않는데다 거절하면 나중에 더 밉보이면 어떡해.”“밉보이면 뭐. 네가 가기 싫으면 거절해.”“…”너무 무덤덤한 거 아니야?밉보여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육시준이다. 하지만 강유리는 결국 저녁 약속에 응하기로 했다.육시준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도 진짜 참석하지 않으면 육지원이랑 송미연은 분명 불만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성신영이 득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저녁 6시.고급 승용차가 저택 안으로 서서히 들어가고 있다.별장 대문부터 이미 레드카펫으로 화려하게 깔려있었다.대문 양쪽엔 ‘축’이라고 부쳐져 있기도 했었는데 누가 봐도 오늘의 주인공은 육경원과 성신영이었다.강유리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익숙한 누군가와 마주쳤다.“형수님! 역시 제시간에 맞춰서 오셨네요. 저도 형수님 시간 맞춰서 온 거거든요.”육경서와 신주리가 그들한테 인사를 해왔다. 강유리는 패딩을 여미고는 그들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왜 둘이?”“오늘 어쩌다 우리 한 가족이 모이는 날인데. 다들 파트너 한 명씩 데리고 올것이 뻔하니까 저도 불렀죠.”“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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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육경서는 의문이 가득 찬 표정이었다.형은 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네가 저번 날에 액세서리를 급하게 구하고 있어서 엄마는 네가 게이라고 생각하나봐. 보통 남자애들이 액세서리에 관심이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 그래서 요즘 네가 어떤 남자들이랑 어울리는지 나한테 물어보시더라고.”육시준이 생각나는 사람이라곤 육경서가 예전에 사귄다고 ‘직접 인정’한 김찬욱뿐이다.육경서는 어이가 없는 나머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나랑 김찬욱 사이를 몰라서 묻는 거야? 다 형이 한 거짓말을 커버쳐 주려고 그런 거잖아.”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그래서 모른다고 했어.”그제야 육경서는 기분이 조금 풀리는 듯 했다.“그래. 엄마 아빠 앞에서 이상한 소리하면 나 진짜 형 가만히 안 둬! 게다가 상대가 김찬욱… 소지석이라 하면 그래도 내가 참을 수는 있는데.”육경서가 소지석의 팬이라는 건 연예계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그래서 소지석이야?”육시준은 복잡한 눈빛으로 육경서를 바라보았다. 육경서는 잠깐 멈칫하더니 높은 목소리로 반박했다.“아니, 그럴 리가 있겠어! 그냥 예를 든 거라고! 나 여자 좋아해! 여자! 신주리!”자기 이름을 들은 신주리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왜?”“얘 그쪽 좋아한대요.”육시준이 옆에서 한술 떴다.육경서와 신주리의 눈빛이 마주치더니 주위의 분위기도 조금 어색해지는 것만 같았다.강유리는 그런 둘을 보고는 찬양하는 눈빛으로 육시준을 바라보았다.말 한마디로 두 사람을 모두 불편하게 만들다니.이게 정녕 언어의 예술인가.오늘 육 씨 네랑 고 씨 네를 이 곳으로 부른 이유는 육경원이랑 성신영의 결혼에 대해 말하려고 한 것이 분명했다. 성신영은 나쁜 소문이 자자해도 명색이 고 씨네 아가씨인데. 두 집이 정략결혼 한다는 소식은 저번에 파티에서 말만 나왔을 뿐이지 실질적인 준비는 없었다.그러기에 이번에 육 씨 네가 주동적으로 초대해 결혼 준비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다. 저녁 식사는 1층에 준비되었다.뷔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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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송미연은 자연스럽게 신주리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걸어갔다.신주리는 겉으로는 무덤덤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었다.무슨 상황이지?오늘은 그저 열심히 밥만 먹고 구경거리나 보려고 왔는데 무슨 상황이지?지난번에 고 씨네 파티에서 육경서 엄마랑 마주쳤는데 그저 인사만 나누고 아무런 말도 섞지 못했다.송미연에 대한 첫인상은 말도 섞기 어려운 우아한 귀부인일 뿐이다.그런데 왜 그런 귀부인이 지금 이렇게 열정적이지?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애초부터 오는 게 아니었는데. 구해달라는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봤지만, 강유리는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육경서는 송미연 뒤를 따라다니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내가 그 전에 소개해 드렸잖아요. 갑자기 무슨 신한문 여동생이라 그러는 거에요? 대체 마음에 든다는 거예요 아니라는 거예요?”송미연은 육경서를 노려보았다.마음에 드냐고?신주리는 마음에 드는데, 이 아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수작 부렸다가는 가만히 안 둘 거야.’자리에 앉자마자 누구가가 술잔을 들고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아주버님, 신영이랑 한잔해요.”육지원과 송미연은 까칠한 사람들이 아닌지라 그저 집안 어른의 도리로서 성신영과 술을 마셨다.그제야 신주리는 송미연의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전에 파티에 있을 때도 지금처럼 차가운 모습으로 모든 사람을 대했는데. 다 연기였다고?방금 그녀 앞에서 들떠있는 모습이 본모습이고?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휘청거리던 성신영이 손에 들고 있던 와인을 강유리 쪽으로 쏟으려 하는 것 같았다.신주리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유리는 벌써 예상이라도 한 듯 뒤로 한 발 물러선 뒤 옆에 있던 샴페인타워를 발로 슬쩍 차버렸다.“퍽!”“쾅!”샴페인잔들이 모두 성신영 쪽으로 기울어졌다.마치 성신영이 조심하지 않아 이 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보였다.“아니, 괜찮아요? 조심 좀 하시지…”강유리는 성신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오늘 성신영은 빨간색 미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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