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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651 - 챕터 660

1379 챕터

제651화

한편, 고정남을 발견한 왕소영은 더 목에 핏대를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고정남 대표님. 저희한테 어떻게 이러세요? 신영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하셨을 때 저희는 두말없이 동의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저희를 이렇게 버리실 수 있나요? 친자식처럼 신영이를 키워온 지난 20여년의 세월은 뭔가요? 얼굴 한 번 보는 게 이렇게 힘들어도 되는 건가요?”“그러니까요. 아저씨, 우리 누나가 절 얼마나 아꼈는지 아세요?”“한일아,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끼어들지 마.”짐짓 아들을 꾸짖은 성홍주가 인자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소란을 피운 건 저희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저희 딸이 걱정돼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한편 고정남은 이 상황이 상당히 불쾌했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담담한 척 대답했다.“당연히 모셨어야 했는데 저희가 생각이 짧았습니다.”“그래요? 그런데 이 경비원은 우리한테 왜 그런 거죠?”왕소영이 경비원을 가리키며 물었다.“우리가 초대장까지 내밀었는데도 입장을 막는다는 게 말이 돼요?”“네?”고정남의 날카로운 시선에 경비원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신영 아가씨께서...”“아빠, 엄마, 오셨어요?”이때 성신영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경비원의 말을 잘라버렸다.그리고 여배우답게 커다란 눈망울에 바로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오실거면 미리 말씀이라도 해주시지 그러셨어요. 어디 다치신 데는 없죠? 당신들 우리 엄마, 아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고개를 홱 돌린 성신영의 꾸짖음에 경비원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그게...”“다치시기라고 했으면 어쩔 뻔했어!”“아니, 그게...”경비원이 변명을 늘어놓기 전에 성신영이 먼저 왕소영과 성홍주를 와락 끌어안았다.하지만 뜨거운 포옹과 달리 두 사람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는 성신영의 표정은 어느새 일그러진 모습이었다.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강유리가 흥미롭다는 얼굴로 눈썹을 치켜세웠다.“점점 더 재밌어지는데? 우리 가까이 가서 보자.”두 사람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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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그렇지.”육시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비슷한 사람들끼리 가족이 된다라...”차한숙이 혼잣말처럼 강유리의 말을 반복했다.“네. 왜요? 제 말이 틀렸나요?”당당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강유리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훑어보던 차한숙은 별말없이 자리를 떠버렸다.한편, 성신영에게서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성홍주, 왕소영 부부는 고정남 대표에게 억지 미소를 지어보인 뒤 쫓기듯 파티장을 나섰다.마침 차한숙과 대화를 마치고 고개를 돌린 강유리와 성홍주가 서로 시선을 마주치고...성홍주는 도둑질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다급하게 시선을 피해버렸다.“눈을 가늘게 뜬 채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유리가 물었다.“성신영이 뭐라고 했길래 저렇게 도망까지 치는 걸까?”“뭐, 전에 했던 추잡한 짓들 전부 까밝히겠다고 말했나 보지.”“겨우 그것 때문에 물러난다고? 그럴 거면 여긴 왜 왔대?”“성홍주는 지금 벼랑끝에 몰린 상태야. 조금의 타격에도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테니 겁이 날 수밖에.”육시준의 말에 강유리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성신영... 그 동안 죽도록 당하더니 그래도 꽤 똑똑해졌네.’“고성그룹 사람들이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 특히 차한숙은 안돼. 그 여잔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는 여자거든.”육시준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도 강유리는 다른 생각에 잠겼다.“날 어느 정도 경계하는 거야 이해가 가지만... 왜 성신영을 저렇게까지 두둔하는 거지? 바보가 아닌 이상 고정남 대표도 성신영이 친딸이 아니라는 것쯤은 눈치챘을 텐데. 도대체 왜?”강유리의 질문에 육시준이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친딸이 맞는지 아닌지 그게 뭐가 중요해. 저 사람들에게 어차피 자식은 자신들의 자본을 부풀리기 위한 장기말에 불과해. 성신영을 이용해 LK그룹 육경원이라는 사위를 얻게 됐으니 꽤 이득인 거래지.”육시준의 대답에 꽤나 충격을 먹은 강유리의 입이 저도 모르게 벌어졌다.“난... 자기 친딸을 찾기 위해 성신영을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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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강유리와 육시준 역시 고개를 까딱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그 뒤로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갑다느니 파티가 끝나면 집에서 따로 더 시간을 갖자느니 쓸데없는 말만 내뱉는 고정남을 바라보며 강유리는 가식적인 미소로 일관했다.그런데 당연히 거절할 거라 생각했던 육시준이 강유리의 어깨를 살짝 토닥였다.“저기 당신 친구 아니야? 가서 얘기라도 걸어줘.”육시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에는 조보희가 서 있었다.“보희?”“응.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뻘쭘한 것 같은데 당신이 가봐.”“그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별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인 강유리가 돌아서고...방금 전까지 호탕하게 웃던 고정남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나와 유리 사이를 막아 자네에게 이득이 될 게 뭔가?”“아, 오해하셨네요.”육시준이 싱긋 웃었다.“보희 씨 이한이 여자친구거든요. 자기 여자친구가 고성그룹이 주최한 파티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있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이한이가 꽤 언짢아 할 것 같아서요. 아직은 송일그룹이 필요하신 거 아닙니까?”이때 한발 앞으로 다가선 육시준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그러고 보면 사람 참 안 변해요. 젊었을 때 그 우유부단함 때문에 원하는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이제 자기 딸을 앞에 두고도 이름 한번 당당히 부르지 못하는군요.”“역시 육 대표는 아직 너무 젊어. 이 세상은 자네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게 돌아가는 게 아니야.”“글쎄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정이 있었다. 이런 건 패자들이나 하는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만.”...한편, 조보희를 향해 다가가던 강유리가 입을 삐죽거렸다.‘무슨 비밀 얘기를 하시려고 그렇게 티나게 날 다른 곳으로 보내는 걸까? 에이, 됐다. 머리 아파.’머리를 털어낸 강유리가 조보희의 이름을 부르려던 그때,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강유리가 미간을 찌푸렸다.인적이 드문 구석, 조보희 주위를 둘러싼 여자들이 그녀를 향해 모욕의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야, 마셔.”“참나,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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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한편, 강유리의 등장에 조보희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그래. 그렇게 술이 좋으면 너희들이나 많이 마시든가!”어느새 고개를 치켜세우고 대드는 모습에 강유리는 웃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하, 태세전환 하나는 빠르다니까...’“하, 하여간 잘난 척은.”이때 생머리 여자가 강유리를 힐끗 바라보았다.“강유리 대표님, 굳이 이 일에 참견을 하시겠다 이 말씀이세요?”“우리 희연이 우신 씨 여자친구거든요. 앞으로 고성그룹 사모님이 되실 분이라 이거예요.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예요.”‘고우신?’강유리가 흠칫하던 그때 단발머리 여자가 갑자기 옆에 있던 와인잔을 들어 연희연의 드레스에 쏟아부었다.“어머!”그리고 할리우드 액션으로 뒤로 넘어지려 하는 연희연의 뒤로 이쪽으로 다가오는 고우신의 모습이 보였다.그 짧은 순간 수많은 생각이 강유리의 머릿속을 스쳐지났다.‘CCTV 사각지대에서 이런 짓을 벌이시겠다. 그리고 모든 걸 내게 뒤집어 씌우려는 속셈이겠지?’“쯧.”그리고 다음 순간, 성큼 다가선 강유리는 뒤로 넘어지려는 연희연의 손목을 붙잡고는 비상통로 쪽으로 향했다.한편, 어렸을 때부터 강유리를 봐왔던 조보희 역시 그녀의 속셈을 알아채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시작이네.’그리고 눈치껏 멍하니 서 있는 단발머리 여자의 손목을 끌어당겼다.“따라와.”비상통로의 다른 출구는 호텔의 수영장과 연결되어 있었다.겨울이라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수영장. 두 사람의 못된 성격을 고쳐주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과 함께 강유리가 발걸음을 멈추었다.풍덩!그리고 잡고 있던 손목을 비틀어 그대로 연희연을 물속으로 집어넣었다.“내가 정신적인 결벽증이 있어서요.”팔짱을 낀 강유리가 말을 이어갔다.“예의가 없는 사람을 보면 참을 수 없는 분노 같은 게 치밀거든요. 그 더러운 주둥아리 그리고 가능하다면 시커먼 속까지 잘 씻고 나오길 바랄게요.”한동안 푸덕거리다 겨우 일어선 연희연은 한참을 기침을 뱉어낸 뒤에야 겨우 대답했다.“강유리,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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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연희연의 말에 묘한 표정을 짓던 강유리가 허리를 숙여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와 시선을 맞추었다.“그래? 믿음이 그렇게 굳건하신데 왜 그런 짓을 벌이려고 한 걸까? 보희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너랑 고우신이 연인사이였다는 걸 밝히는 게 당신 목적 아니었나?”“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속내를 들킨 연희연이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시선은 비상통로를 향하고 있었다.“아직도 기다리는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 고우신은 널 구하러 오지 않을 거야. 널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널 지킬 힘이 없거나. 둘 중 하나겠지.”“그럴 리가 없어. 우신 씨는 분명 와줄 거야. 뭔가 다른 일이 있어서겠지.”“하하하.”아직도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연희연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생각보다 더 멍청하네. 정말 널 사랑했다면 경비원 따위가 아니라 염라대왕이 막고 있어도 왔겠지. 그런 게 사랑 아니겠어?”이때 대충 상황을 눈치챈 단발머리 여자가 앙칼지게 소리쳤다.“네가 뭔데 사랑하네 마네 그딴 소리를 하는 거야! 희연아, 저 사람 말 듣지 마.”하지만 강유리의 말이 꽤 충격적이었는지 연희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럴 리가 없다는 말만 중얼거릴 뿐이었다.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젖은 머리에서 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일지.그거야 연희연 본인만 아는 거겠지만.한편, 방금 전 소동으로 다리쪽에 물이 살짝 튄 강유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보희야, 가자.”“뭐? 이대로 간다고? 우리가 한 짓이라고 고자질이라도 하면 어쩌려고?”“그럼 뭐. 여기서 죽이기라도 할까?”“어...”말문이 막힌 조보희가 강유리의 뒤를 따르며 구시렁댔다.“그게 아니라... 들키면 어쩔 거냐고.”“자기야, 그게 걱정되면 애초에 이런 짓은 저지르지 말았어야지. 뒷수습이 가능할 정도로만 날뛰어주는 게 포인트야.”그리고 한참을 걸어가던 강유리가 고개를 돌렸다.“거기 서서 뭐해? 안 갈 거야?”“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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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고정남은 미소를 지은 채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 강유리한테 시선을 고정했다.“다치지 않았으니 됐어.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어서 들어가.”“???”어리둥절한 조보희였다.“그래도 여자애인데 다음부터 이런 일은 너무 충동적으로 해결하지 마! 다른 사람이 보고 뭐라고 하면 어떡해.”“…”간단한 한마디지만 함축되어 있는 뜻은 많았다.모든 일을 이미 다 봤다는 것이다. 방금 강유리가 말한 대로 고우신이 이미 올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누군가 때문에 오지 못한것이다.게다가 이 모든 일을 고정남은 이미 묵묵히 허락하고 있었다. 조보희는 자기가 얻어낸 결론에 놀란 나머지 멍하니 강유리만을 쳐다보고 있었다.강유리는 웃음을 거두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충동까지는 아니고, 머리에 온통 사랑뿐인 애들이 가여워 보여서 그런 거예요. 고 회장님께서 만나신 분도 저같이 좋은 사람이 옆에서 귀띔해 줬다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고정남의 안색은 순간 안 좋게 변했다.“너…”“이후에 일은 부탁해도 되지? 내가 정략결혼 걸림돌을 처리해줬으니까, 네가 이 장면 좀 수습해 줘. ““…”강유리는 자리를 떠났다. 조보희는 그런 강유리의 뒤를 엉거주춤 따라갔다. 식장에 들어가기까지도 믿기지 않는 조보희는 강유리한테 물었다.“유리, 방금 무슨 얘기한 거야? 나 진짜 상황 파악 하나도 안 돼. 고 회장이라는 분이 그래도 꽤 좋아 보이던데? 커버까지 쳐주고.”강유리는 그런 조보희를 힐끔 보고는 그의 발언을 부정했다.“그 사람 믿지 마. 다 가짜야.”“헐. 진짜? 안 그래도 웃는 모습이 가식 가득하다 했어. 순한 양인척하는 늑대 같다 할까.”“???”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 때마침 육시준이 옆에서 걸어 지나갔다,강유리를 본 그는 순간 눈썹을 찌푸리고는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그러고는 외투를 벗어 그녀의 몸에 걸쳐주고 물었다.“나가 놀았어?”“네! 물놀이하러 갔어요.”강유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조보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눈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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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하긴, 강유리를 만나자마자 한 첫마디가 ‘역시 너도 있었네.’였다.그러니까 육시준의 참석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이름을 말한 거였네?“너 혼자 여기서 뭐 하려고?”조보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미 절교했다는 사실은 잊어버린 강유리다. 그녀는 육시준한테 눈치를 주고 그 신호를 접수한 육시준은 입을 뻥긋거렸지만 결국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그저 목적지에 곧 도착할 무렵 한마디만 보탰다.“둘이 오래 같이 있으려면 믿음과 소통이 제일 중요한 법이에요.”조보희는 차 문을 열다 동작을 멈췄다.“우신한테 뭐라고 하셨어요?”“아니요. 그런데 다음번엔 그러지 않을거라 확신을 못할 것 같아요.”조보희는 고개를 숙인 채 나지막이 고맙다고 말하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강유리는 조보희랑 육시준을 번갈아 보다 무언가를 알아챘다.송일그룹과의 정략결혼은 조보희도 알고 있다.송이혁과 묻지도 않은 채 직접 사실을 확인하려고 현장으로 간 모양이다. 직접 보아야 확신할 수 있으니까. 강유리도 조보희의 행동에 동의한다. 하지만 조보희의 연인이라면, 자기를 믿어주지 않는거로 생각할 수도 있다…차가 다시 시동이 걸리고 강유리는 가방을 뒤적이며 핸드폰을 찾아냈다.오늘 늦게 기상하여 알람도 꺼뒀고 온종일 바삐 돌았으니, 핸드폰을 확인할 틈도 없었다.역시, 부재중 전화 몇 통이 이미 걸려들어 왔다.모두 조보희로부터 걸려들어 온 것이다. “대단한걸?”강유리는 갑자기 감탄사를 뿜었다.“당돌해서?”“응. 똑똑한 편은 아니지만 용감하게 현장 가서 확인했잖아. 묵묵히 속 썩이는 것이 아니라.”“그건 운이 좋게 널 만나서 그런 거지. 널 만나지 못했다면 조명휘도 자기 딸 대신 이 상황 수습하기 어려울 거야.”조 씨네 가문도 꽤 지위가 있기는 하지만 고 씨 네랑은 비기지 못한다.오늘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상류사회의 사람들이다. 누구 한 명한테만 밉보여도 조 씨가문은 이후에 생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기에 항상 제멋대로 행동하던 조보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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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강유리는 육시준의 뜨거운 눈빛과 마주쳤다.뭔가를 암시하는 듯한 눈빛은 아주 익숙했다.강유리는 갑자기 자기가 한 말이 생각났다---나 지금 당장 널 덮치고 싶어.오늘 밤에 일어난 일들을 되새겨 보면 육시준은 다른 부잣집 도련님들과는 달리 침착하고 속이 깊었다.부와 명예로 둘러싸인 세계에서도 자기 초심을 유지할 수 있다니.강유리는 참 결혼 하나 잘했다고 생각했다.육시준의 뜨거운 눈빛을 보니 뭔가 마음이 간질거렸다. 그녀는 그의 어깨를 짚고 가볍게 육시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강유리의 눈동자가 막연함으로부터 부끄러움과 뜨거움으로 바뀌다 육시준이 정신도 차리기 전에 그의 입에 키스를 남겼다.육시준은 조금 멈칫하다 바로 그녀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거칠게 키스를 해왔다. 비좁은 차 안은 몽롱하고 애매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강유리는 가볍게 숨을 몰아 내쉬며 그를 밀어냈다.“자기야…”“잘했어.”허스키한 중저음 보이스에는 유혹으로 가득했다.강유리는 정신이 혼미하다 갑자기 육시준한테 들려 그의 다리 위로 올라탔다.“야, 너…”“계속해.”블랙 롤스로이스가 마당에 세워졌고 기사님은 벌써 조용히 자리를 떴다.가로등의 불빛이 승용차 위에 쏟아지며 베일을 씌운 것만 같았다. 고성 그룹의 축제 소식이 모든 뉴스를 점령했다.고주영의 신분이 밝혀진지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쏟고 있었다.하지만 고주영 본인은 아무런 소식이 없었고 온통 성신영과 고성의 결혼 소식, 고우신과 김태을의 약혼 소식뿐이다.“고성이랑 대헌이라니. 잘 어울리네!”“김태을은 본 적이 없지만 고우신 얼굴은 완전 내 스타일.”“부자들은 왜 다 멋지고 예쁘고 난리야.”“성신영이 육경원이랑 결혼해? 전에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육경원은 대체 왜 성신영이랑?”“역시 돈이 최고야. 인성이 바닥나도 결혼 쌉가능.”“육경원 축하축하. 쓰레기 하나 집에 가져갔네.”“…”언론사들은 고성그룹 일에만 집중했다.강유리가 나타난 건 상류사회 내부에서만 소란이 있었지, 대중들한테는 성신영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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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강유리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누가 점심 약속을 잡아! 보통 저녁 약속을 잡지!”“내가 잡지! 난 점심과 저녁에 약속 잡는 거 좋아해.”“…”그래, 네가 이겼다.조보희는 처음 육시준과 마주했을 때 조금 당황했지만, 그가 단지 조용히 소파에 앉아서 뉴스만 보고 있는 걸 확인하고 한결 편안해지는 것만 같았다.“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설마 어제 밤새우고 남자 만난 거야?”“풉!”강유리는 참지 못하고 물을 뿜어버렸다. 육시준한테 뿜지 않기 위해 참고 조보희한테 뿜어버렸다.조보희는 얼굴을 찌푸리고 몇초 침묵하더니 바로 큰 소리로 말했다.“강! 유! 리!”강유리는 어색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고 티슈로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었다.“미안 미안. 너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조보희는 화 때문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녀는 육시준의 눈치를 보다 쭈뼛거렸다. 이 상황을 본 강유리는 바로 그녀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역시나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조보희는 끊임없이 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육시준도 집에 있을 줄 알았다면 오는 게 아니었다고…“지금 가봐.”얄짤없는 강유리다.“온 이상 뭐라도 건지고 가야지. 드레스룸으로 안내해!”강유리 며칠 전에 방금 이번 겨울 신상들을 구입해 드레스룸이 아주 꽉 차 있었다.조보희는 자기가 좋아하는 옷 몇 벌을 골라내고 강유리한테 매치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그런 발랄한 모습을 보고 모성애가 넘쳐버린 강유리는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두었다.옷을 갈아입고 있던 참, 노크 소리가 들렸다.오 씨 아주머니인 줄 알아서 문을 열어줬지만, 육시준이 보였다.“왜?”“어디 아파?”육시준은 혈색이 없는 강유리의 얼굴을 보고 근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괜찮아. 어제 찬 바람 좀 맞아서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뒤에서 조보희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방금 뜨거운 물 마셔서 괜찮아졌어. 먼저 내려가 봐. 우리도 곧 내려갈 거야.”“…”객실 문이 닫치고 육시준은 조금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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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강유리가 이렇게 깔끔하게 동의할 거라 상상도 못했다.흥분한 마음으로 몇 번이고 확인하고 나서 겨우 방에서 나갔다.하지만 내려가자마자 마주친 익숙한 얼굴을 보고 표정이 갑자기 굳어버렸다.지금 거실에 서 있는 사람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 그 인간 아닌가?그러기에 일부터 정략결혼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네가 왜 여기 있어.”조보희는 불만 섞인 소리로 물었다.“육 사모님께서 아프시다는 소식을 들어서 온 거야.”송이혁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강유리는 그런 그의 대답이 어이가 없었다.조보희도 이 말에 급히 고개를 돌려 강유리한테 물었다.“뭐야? 너 어디 아파?”이렇게 보니 얼굴이 창백해 보이기도 하고. 이런 사람을 대고 그런 말을 내뱉었다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어디 조용한 방 없어요? 제가 한번 봐 드릴게요.”송이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유리한테 다가왔다.강유리는 어쩔 줄 몰라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 육시준한테 시선을 고정했다.하지만 육시준은 무덤덤하게 그들을 보다 피식 웃고는 강유리한테 긍정의 눈빛을 발사했다.강유리는 곧이어 송이혁을 따라 서재로 갔다. 객실에 남은 조보희와 육시준이다.조보희는 긴장했는지 자기 손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서재에서 강유리는 송이혁한테 불만을 터놓았다.“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은거예요? 보희가 보고싶어 오셨으면서 제 핑계를 대고. 누가 들으면 제가 죽을 병 걸린건 줄 알겠어요.”고작 감기 기운 있는걸 가지고.송이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보희가 요즘 날 엄청 싫어해요. 갑자기 나한테 짜증도 내고, 내가 뭘 해도 다 틀렸다고 생각해요.”“송일그룹 소식을 조금 전해 들은 것 같던데요? ”강유리는 힌트를 주었다.송이혁은 막연한 표정으로 강유리를 보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보니 완전히 모르는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이혁은 바로 생각이라도 난 듯 강유리에게 대꾸했다.“저한테 이렇게 선심을 쓰셨으니 저도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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