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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연희연의 말에 묘한 표정을 짓던 강유리가 허리를 숙여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래? 믿음이 그렇게 굳건하신데 왜 그런 짓을 벌이려고 한 걸까? 보희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너랑 고우신이 연인사이였다는 걸 밝히는 게 당신 목적 아니었나?”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속내를 들킨 연희연이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시선은 비상통로를 향하고 있었다.

“아직도 기다리는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 고우신은 널 구하러 오지 않을 거야. 널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널 지킬 힘이 없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럴 리가 없어. 우신 씨는 분명 와줄 거야. 뭔가 다른 일이 있어서겠지.”

“하하하.”

아직도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연희연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생각보다 더 멍청하네. 정말 널 사랑했다면 경비원 따위가 아니라 염라대왕이 막고 있어도 왔겠지. 그런 게 사랑 아니겠어?”

이때 대충 상황을 눈치챈 단발머리 여자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네가 뭔데 사랑하네 마네 그딴 소리를 하는 거야! 희연아, 저 사람 말 듣지 마.”

하지만 강유리의 말이 꽤 충격적이었는지 연희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럴 리가 없다는 말만 중얼거릴 뿐이었다.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젖은 머리에서 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일지.

그거야 연희연 본인만 아는 거겠지만.

한편, 방금 전 소동으로 다리쪽에 물이 살짝 튄 강유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보희야, 가자.”

“뭐? 이대로 간다고? 우리가 한 짓이라고 고자질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럼 뭐. 여기서 죽이기라도 할까?”

“어...”

말문이 막힌 조보희가 강유리의 뒤를 따르며 구시렁댔다.

“그게 아니라... 들키면 어쩔 거냐고.”

“자기야, 그게 걱정되면 애초에 이런 짓은 저지르지 말았어야지. 뒷수습이 가능할 정도로만 날뛰어주는 게 포인트야.”

그리고 한참을 걸어가던 강유리가 고개를 돌렸다.

“거기 서서 뭐해? 안 갈 거야?”

“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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