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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한문 씨는 아직도 당신이 왜 그렇게 못 되게 구는지 모를걸? 아마 어리둥절할 거야.”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전방을 주시하는 육시준이 여전히 감정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작은 손을 억지로 밀어넣어 끝내 육시준과 깍지까지 끼는 데 성공한 강유리가 애교를 부렸다.

“나랑 한문 씨 저번에 얼굴 한 번 본 게 다야. 그전엔 서로 아예 모르는 사이였다고.”

“...”

“어른들이 별의미 없이 하신 말씀이야. 솔직히 한문 씨 탓도 아니잖아?”

“지금 걔 편 드는 거야?”

드디어 고개를 돌린 육시준이 그녀를 흘겨보고 강유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사실을 얘기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이렇게 완벽한 남자가 이미 내 옆에 있는데 다른 남자들이 눈에 들어오겠어? 내가?”

강유리의 아부 아닌 아부에 육시준의 표정은 조금 풀린 듯했다.

“오늘 보희랑 같이 옷 피팅하면서 갑자기 생각난 건데 우리 웨딩사진, 전통 혼례 컨셉으로도 찍자. 어때?”

“당연한 거 아니야? 이 세상 모든 컨셉으로 다 찍을 건데?”

“참나. 어머님은 꽤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았는데 아버님은 요즘 애들이 왜 고리타분하게 전통혼례냐며 하셔서. 두 분이 괜히 싸우실까 봐 내가 슬쩍 빼놨던 거거든.”

“하여간, 쓸데없는 일에 간섭을 하신다니까.”

‘하, 이 불속성 효자 좀 보소?’

강유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일단 스튜디오 촬영부터 진행하고 야외 촬영은 설 지나고 날 좀 풀리면 여기저기 여행 다니면서 찍자.”

바쁜 와중에도 결혼식 준비를 가장 중요한 스케줄로 생각하고 있는 육시준이 바로 계획을 제시했다.

“그래. 당신 말대로 하자.”

...

그렇게 겨우 육시준의 마음을 달래고 마음을 놓으려던 그때,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강유리의 기분은 또 언짢아지고 만다.

빌라로 향하는 길 앞에서 얼마나 오래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득달같이 달려온 왕소영이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너, 아무리 독하기로서니 네 아버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정말 우리 가족 다 길바닥에 나앉아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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