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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강유리와 육시준 역시 고개를 까딱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 뒤로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갑다느니 파티가 끝나면 집에서 따로 더 시간을 갖자느니 쓸데없는 말만 내뱉는 고정남을 바라보며 강유리는 가식적인 미소로 일관했다.

그런데 당연히 거절할 거라 생각했던 육시준이 강유리의 어깨를 살짝 토닥였다.

“저기 당신 친구 아니야? 가서 얘기라도 걸어줘.”

육시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에는 조보희가 서 있었다.

“보희?”

“응.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뻘쭘한 것 같은데 당신이 가봐.”

“그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별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인 강유리가 돌아서고...

방금 전까지 호탕하게 웃던 고정남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나와 유리 사이를 막아 자네에게 이득이 될 게 뭔가?”

“아, 오해하셨네요.”

육시준이 싱긋 웃었다.

“보희 씨 이한이 여자친구거든요. 자기 여자친구가 고성그룹이 주최한 파티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있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이한이가 꽤 언짢아 할 것 같아서요. 아직은 송일그룹이 필요하신 거 아닙니까?”

이때 한발 앞으로 다가선 육시준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고 보면 사람 참 안 변해요. 젊었을 때 그 우유부단함 때문에 원하는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이제 자기 딸을 앞에 두고도 이름 한번 당당히 부르지 못하는군요.”

“역시 육 대표는 아직 너무 젊어. 이 세상은 자네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게 돌아가는 게 아니야.”

“글쎄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정이 있었다. 이런 건 패자들이나 하는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한편, 조보희를 향해 다가가던 강유리가 입을 삐죽거렸다.

‘무슨 비밀 얘기를 하시려고 그렇게 티나게 날 다른 곳으로 보내는 걸까? 에이, 됐다. 머리 아파.’

머리를 털어낸 강유리가 조보희의 이름을 부르려던 그때,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강유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인적이 드문 구석, 조보희 주위를 둘러싼 여자들이 그녀를 향해 모욕의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야, 마셔.”

“참나,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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