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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1379 챕터

제361화

육청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누구한테 맞은 것처럼 뺨이 화끈거렸다.화가 난 그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강유리를 가리키고 있는 손마저 떨리고 있었다.“너, 이 교양 없는 년...”“교양도 없을뿐더러 폭력적이기도 하죠. 믿기 어려우시면 한번 보여드릴까요?”강유리가 다시 한번 찻잔을 들었다.육청수는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그때 눈을 굴리던 성신영이 급히 육청수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녀는 강유리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화가 난 거라면 할아버지한테 그러지 말고 나한테 풀어.”가식적인 그녀의 모습에 강유리는 그저 기가 막혔다. 강유리는 찻잔을 내려놓고 밖으로 향했다.찻잔은 테이블 위에서 뱅그르르 돌았다.그러다 바닥으로 떨어지며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났다.육시준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강유리에게서 떠난 적 없었다. 그녀를 서둘러 막지도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게 바라볼 뿐이다.마치 그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지켜보려는 것 같았다.그녀가 돌아서 밖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가볍게 두어번 헛기침했다.강유리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리더니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 다시 밖으로 향했다...어둠이 드리운 서울의 밤은 화려했다.천강호텔의 주차장에는 고급 외제 차들이 줄지어 섰다.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다.강유리는 남자의 다친 손을 바라보며 빨간 입술을 한참 깨물다 입을 열었다.“미안해. 내가 또 참지 못하고 폐를 끼쳤어.”육씨 가문은 갈수록 황당무계한 짓들을 많이 했다.그렇게 튄 불똥에 육시준이 다치고 말았고 강유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상대가 누구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날 위해 그랬다는 걸 알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먼저 병원부터 가야 하지 않을까?”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예상했던 만큼 나빠 보이지 않는다.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깊은 눈동자를 들여다 보았다.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느낌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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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당황한 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진지함으로 가득한 얼굴이지만 그 속에 약간의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긴장되어 있던 그녀의 신경이 다시 느슨해졌다.그러나 불신으로 가득 찬 그녀의 눈빛은 다시 한번 확인하려 했다.“진짜 화 안 났어?”남자의 목소리는 아주 차분했다.“화 낼 게 뭐가 있어? 내가 그렇게 사리에 어두워 보여?”와이프가 자신을 위해 나선 것이니 기쁜 일이다.그의 정체를 알고, 더 이상 그녀에게 빌붙은 기생오라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예전처럼 무의식적으로 그를 보호하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반항하기란 쉽지 않다. 기꺼이 받아들일 뿐이다.그러니 화낼 이유가 없다.“할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어.”입술을 깨물며 상처를 소독하면서 강유리는 좀 전 행동을 이성적으로 돌아보았다.육시준도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교묘하게 부모님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왔으니, 상황은 나쁘지 않아.”“...”그녀의 작은 음모는 역시 그를 속이지 못했다.홧김에 그녀가 쏘아붙인 말은 자신의 남편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경고일 뿐만 아니라 시댁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었다.겉으로는 그들의 위치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상 그들을 철저히 육청수의 반대편으로 서게 했다.육지원은 겨우 어렵게 내뱉기는 했지만, 아직 마음이 확고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두가 그렇게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강유리의 행동과 말들은 육지원의 입장을 확실하게 못 박았다.더불어 그는 단호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며느리의 도움에 고마워하고 있을 것이다.“흠!”남자는 인상을 쓰며 숨을 가쁘게 들이마셨다. “살살 해줘. 아프단 말이야.”한눈팔고 있던 강유리는 그만 상처를 세게 건드리고 말았다.멈칫하던 그녀가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유롭게 앉아 그녀를 살짝 흘기고 있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왜 이렇게 상반되게 달콤한 걸까?그의 말투는 불만스럽긴 했지만 여전히 다정했다.“아버지와 어머니를 걱정하는 건 알겠어. 그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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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느긋하게 소파에 기댄 남자는 셔츠를 살짝 풀어 헤쳤다. 다친 손은 소파에 걸쳐놓고 다른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의도적으로 꾸민 허세가 아니라 높은 지위에서 품어져 나오는 행동이었다.강유리의 눈이 반짝였다. 이건 처음으로 이성으로부터 느끼는 존경스러움이었다.“날 탓할 여유도 없을 거야. 아마 그 불똥은 어머니에게 날아가게 되겠지.”“...”멈칫하던 그녀의 머릿속에 요즘 조사한 자료들이 떠올랐다.그녀는 송이혁의 고모로 위로 오빠만 세 명이어서 유일한 딸로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오빠들은 의학계에서 모두 잘나가는 인사들이다.송씨 조상은 어의로써 서울에서 유일하게 가문의 유산과 온전히 자신의 힘에 의존하여 명문 가문이 되었다.육지원에 대해서는 소홀했어도 육청수는 한 번도 송미연을 무시한 적 없었다.송미연이 비교적 온화한 성격이라 가족이 그나마 화목할 수 있었다.하지만 오늘 밤.육청수는 마음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송미연에 손찌검하고 말았다.송씨 가문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모든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한 강유리는 눈앞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방금 느낀 존경스러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입을 뗐다.“당신에게 마마보이 기질이 보여.”“???”그녀의 경멸 어린 눈빛을 마주한 그는 순간 얼어붙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이런 하찮은 얘기를 그만두고 화제를 돌렸다.“저녁도 먹지 못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늦었으니 분명 배가 고플 거야?”“아니.”강유리는 고개를 저었다.“오늘 가족 모임에서 머리를 굴리느라 다들 분주해 보였지만 유독 우리 둘만 진지하게 식사했어.”육시준이 뜸 들이다 정정했다.“당신만 진지하게 먹고 있었고 나는 옆에서 당신이 먹는 걸 거들기만 했지.”“...”사실이었다.“뭐 먹고 싶어? 아주머니를 부를까?”“뭐를 먹던 상관없지만 이렇게 다쳤는데 과연 젓가락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서네?”그가 낙담했다.강유리는 그를 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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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심사숙고하던 그는 JL빌라에 거의 도착할 때쯤 그녀를 위로하기 시작했다.“심각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심하게 다쳤다면 형수가 병원에 데리고 갔겠죠. 방금 문자로 확인하니 그저 피부만 살짝 긁힌 정도라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대요.”“그래?”송미연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담담한 목소리에는 아무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육경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방금 연락와서...”송미연이 말을 끊었다.“그럼 됐어. 본가로 차 돌려.”“???”육경서가 괜한 말을 한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설상가상이다.“여기까지 왔는데 형 얼굴이라도 한번 보시죠?”육경서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몸부림쳤다. 형에게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그러자 송미연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보긴 뭘 봐? 보고 이대로 끝내라는 거야? 나한테 손찌검까지 했어. 손찌검했다고! 내가 이러고도 참아야 해?”“...”화가 제대로 난 그녀는 그것이 누구든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차 돌리라고!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야! 내가 운전할 테니 저리 비켜!”“알았어요. 당장 돌릴게요.”차는 재빨리 가장 왼쪽 차선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신호등 교차로에서 방향을 바꿨다.속도를 줄이지 않은 상태로 부드럽게 방향을 전환했다.1초라도 더 뭉그적거렸다면 육경서는 물론 차 안에 또 다른 육씨도 함께 길바닥으로 버려질 것 같았다.늦은 밤.검은색 세단이 빠르게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수많은 차량들 속에서 유독 눈에 띄게 곡선을 그렸다. 오랫동안 억눌렀던 분노와 불만도 함께 방출되고 있었다.방 안에 있던 육청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좀처럼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는 급기야 가슴을 움켜쥐고 비틀거려서 육경원이 병원으로 모셨다.육청수는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안정을 되찾았다.너무 격분했지만 오늘 일이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아들은 잘 구슬리면 되고 지분 상속에도 그렇게 큰 장애가 없을 것이지만 송미연이 어떻게 나올지는 가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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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이 버릇없는 년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한순간 화가 났다가 또다시 겁에 질리기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이 정도로 끝났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그를 공격할지 모르는 일이다. 그는 불안정한 혈압으로 밤새 뒤척이며 애를 먹었다.효성이 지극한 손주며느리인 성신영은 육청수의 곁을 지켰다.다음날 눈을 떴을 때 육청수는 잘못을 인정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첫째네 가족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저 낯설고 가식적인 얼굴을 한 성신영만 보였다.“네가 어떻게 여기 있어?”“할아버지가 걱정된다며 경원 씨가 저더러 곁을 지켜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는 아버님의 전화를 받고 일 보러 갔어요.”“...”육청수는 화를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강엘주얼리가 초대한 주얼리 장인이 떠올랐다. LK주얼리도 그 덕을 보기 위해서겠지. 그는 눈을 감았다.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기분이 잡치지 않을 것이다.오후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보고 싶은 얼굴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다른 이를 만나게 되었다. 고주영이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았다. 마침 육청수가 깨어나자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제가 쉬시는 걸 방해했나요?”육청수는 몸을 일으키며 침대에 앉았다. 날카로운 눈빛에 당황스러움이 묻어있었다. 하지만 말투는 부드러웠다.“주영이 왔구나. 방해는 무슨, 하루 종일 잠만 잤어.”“의사 선생이 더 이상 무리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푹 쉬어야 해요.”고주영은 나른한 목소리로 위로하며 육청수를 부축했다.“알았어. 주영이 말대로 할게.”“...”육청수는 고주영을 예뻐했다. 그녀 때문에 하루 종일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둘은 마치 혈육처럼 다정하게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병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흘러 넘쳤다.그때 병실에 다시 들어서던 성신영이 이 광경을 보았다.침대 옆에 앉아 다정하게 말하며 한편으로 과일을 깎고 있는 고주영은 햇빛을 받아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녀의 옆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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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병실을 나선 성신영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차가운 그의 얼굴은 마치 강유리 같아서 더욱 미웠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문이 열리고 여자가 우아하게 걸어 나왔다. 그녀는 바로 떠나지 않고 성신영에게 다가가 예의를 갖춰 인사를 건넸다.“신영 씨죠?”“...”고개를 든 성신영이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고주영은 전혀 개의치 않으며 일방적으로 방금전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할아버지는 아이처럼 체면을 아주 중히 여겨요. 그러니 앞으로 이 점을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육청수의 생활 습관과 성격에 대해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성신영은 그녀가 육청수를 이해한다고 으시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들을수록 아무렇지 않은 그녀의 태도에서 그저 지나가는 당부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저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예요?”성신영이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고주영은 멈칫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예비 손주며느리인데 그에 대해 알고 싶지 않은가요?”그저 그녀를 뚫어지게 볼 뿐이었다. 성신영은 다른 의도가 없는 그녀를 확인하고서야 입을 열었다.“어떻게 할아버지에 대해 그렇게 잘 아세요?”“이런 문제에 대해 흥미를 못 느끼는 줄 알았잖아요. 난 고 씨이고 아시다시피 육씨 가문과 고씨 가문은 명문가여서 자연스럽게 사돈을 맺을 뻔했죠…”고주영은 한창 얘기하다 갑자기 입을 닫더니 고개를 저으며 미소만 지었다.성신영의 시야가 또다시 흐릿해졌다. 살짝 입꼬리를 올리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너무 닮았다.옆모습은 물론 웃는 모습까지 똑같다.“혹시 저의 언니, 강유리를 아세요?”고주영은 갑작스러운 화제전환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성신영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렸다.“얼마 전에 한번 만났어요.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죠. 시준 씨의 취향에 놀라기도 했고요.”성신영은 그녀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질문하기 바빴다.“얼마 전에 처음 만난 거예요? 아는 사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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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LK부동산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그룹 경영진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들은 모두 육시준을 찾기 바빴다.임강준은 정중하게 육청수의 입장을 전했다. 그가 아내인 김영미의 지분을 육경원에게 상속해 이런 일들은 육경원이 처리해야 하며 육시준이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충격을 받은 경영진들은 반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부는 혼란에 빠졌다.같은 시각, 그룹의 현 수장은 한창 여유롭게 저택에서 와이프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업무용 이메일을 답장하는 것부터 먹고 마시는 것까지.전부 강유리가 대신했다.그날 아침, 평소처럼 그의 아침을 챙기면서 강유리가 말했다.“오후에 약속 있어서 나가야 해. 그리고 저녁에는 파티에 참석할 예정이라 좀 늦을 거야.”육시준은 오른손으로 휴대폰을 보며 경제 뉴스를 읽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파티?”강유리는 수프를 떠서 호호 불어서 식힌 후 그의 입가에 가져갔다.“그래, 출시를 축하하는 자리야.”육시준은 아무 말 않고 그저 빤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오늘은 유강그룹이 세마를 위해 환영식을 하는 날 아니야? 하필 오늘 파티를 하겠다는 거지?”“안 먹을 거야?”그녀는 들고 있는 팔이 너무나 저렸다. 그녀는 짜증스럽게 내뱉었다.육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그들은 환영식을 준비하고 난 나대로 파티를 하려는 건데 뭐가 문제야?”“아무도 안 올 수도 있는데 두렵지 않아?”출시는 올해 유강엔터가 이룬 성과 중에서도 제일 눈부신 성장이었다.하지만 상영 시기가 겹쳐서 그 성과는 가려졌다.고개를 돌린 강유리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유강엔터가 그룹의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여기는 거야?”육시준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 뭔가 이해한 듯한 그는 턱으로 수프를 가리키며 말했다.“먹여주면서 계속 해 봐.”“...”자신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던 그녀의 작고 하얀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안 먹는 다며?”그녀의 예쁜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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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그의 잘생긴 얼굴이 일그러졌다.그의 짐작이 맞았다. 갑자기 이렇게 다정할 리 없다.입술을 살짝 깨문 육시준은 깊은 숨을 고르고 손을 뻗어 숟가락을 건네 잡으며 말했다.“사실 다친 것은 왼손이지 오른손이 아니어서 충분히 먹을 수 있어.”“그래? 열 손가락이 일심동체 아니었어? 왼손이 다쳤는데 어떻게 오른손을 움직여?”“아니야. 작은 상처뿐이고 이미 다 나았어.”“물에 닿아도 돼?”“될 거야, 아마.”“아마?”“괜찮을 거야. 정 못 믿겠으면 오늘 밤 내가 한번 씻겨 줄까?”“꺼져!”“...”즐거운 아침 식사가 끝이 났다. 며칠 동안 움직이지 못했던 육시준의 왼손이 갑자기 완쾌되었다.심지어 흔쾌히 유강엔터의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강유리는 의아했다. 왜 환영회에 출석해 세마를 쟁취하려 하지 않는 거지?자신만만해서 서두르지 않는 걸까?육시준의 입장은 육씨 가문에서 누군가가 쟁취하면 되는 것이어서 육시준마저 춤을 출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강유리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렇게 무관심한데 어떻게 육씨 가문을 이끌었단 말인가? 어떻게 국제 부자 순위에 이름을 걸었고 최고가 된 것일까?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모두 부모덕이란 말인가?저녁 6시, 시간을 맞춰 파티 장소에 도착한 강유리는 세상이 좁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마주치고 말았다.주차장.막 차에서 내린 강유리는 아주 익숙한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심지어 그녀를 향해 시끄러운 경적 소리까지 울렸다.눈살을 찌푸린 그녀는 차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드레스를 입은 성신영이 차에서 내렸다. 메이크업한 그녀는 여기저기에 악세서리를 하고 고급스러움을 뽐내고 있었다.그녀가 천천히 강유리에게로 다가갔다. 강유리의 빨간색 벤틀리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나긋하게 말했다.“언니만 온 거야? 형부는 왜 오지 않았어?”강유리가 침묵하자 그녀는 더욱 의기양양해했다.“형부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걸 도련님은 알고 있어?”성신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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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성신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해 주었다.“오늘 이 파티에 적지 않은 육씨 가문 사람들도 올 거야. 언니에 대해 불만이 많으니 언니는 참석하지 않는 게 어때?”“유강엔터를 너에게 줄 때 계약서에 독립결정권도 양도한다고 똑똑히 명시했잖아. 그럼, 유강그룹의 사람도 아니니 환영식에 참석할 필요 없어.”성홍주가 차갑게 명령했다.“세마가 까다로운 성격이라는 걸 언니도 알잖아? 어렵게 마련한 자리인데 여기서 처신을 잘하지 못한다면 그룹의 발전에도 불리할 거야.”“신영이 절반만큼 철들기라도 한다면 내가 이렇게 머리 아프지 않잖아? 됐고, 왕 씨, 아가씨를 집에 모셔!”“...”부녀끼리 맞장구를 치면서 제멋대로 결론을 내렸다.명령을 받은 기사는 강유리에게 다가와 무심하게 손을 내밀고 짜증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회장님 뜻을 따르시죠.”아직 잡지도 못 했는데 누군가가 나타나 그의 손을 정확하게 낚아채고 여지없이 뒤로 꺾었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들렸다.“악!”깜짝 놀란 성홍주는 뒤로 물러섰다.“감히 누가 이러는 거야!”아직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강유리는 잔인한 문기준을 향해 혀를 찼다.“살살하시라고 했잖아요. 이제 어떡해요. 기사를 또다시 구하셔야겠어요.”“죄송해요. 다음부터 주의할게요.”담담한 문기준의 태도는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은 듯했다.“...”두사람을 번갈아 보던 성홍주는 마침내 상황을 파악하고 버럭 화를 냈다.“강유리!”강유리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육 회장의 보디가드라서 의료비를 청구하시려면 그이를 찾으면 돼요.”성홍주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그를 앞세워 협박할 생각 하지 말아!”협박이 아니라 그저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었다.팔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강유리는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렀다.“환영식에는 관심이 없고, 갈 생각도 없어요! 오늘은 유강엔터도 여기에서 파티를 주최해요. 유강그룹과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니 알려드릴 필요도 없는 거죠?”“오늘 파티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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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문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그가 무뚝뚝한 위로를 건넸다.“회장님께 초대장이 있으니, 우리도 환영식에 참가할 수 있어요.”강유리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환영하지도 않는데 제가 거길 왜 가요?”멈칫하던 문기준이 입을 열었다.“상대가 불쾌해야 기뻐하시지 않았던가요?”“...”“아직 어린 나이라 알맹이를 모르네요! 상대를 언짢게 하는 방식은 다양하더라도 굳이 스스로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죠.”문기준은 저도 모르게 눈이 파르르 떨렸다.그는 그녀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리단 한마디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미 40을 바라보는 아저씨인데 말이다.그러나 강유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저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 뿐이었다.“마음이 바뀌었어.”수신자는 몇초간 아무 말이 없었다.“환영식에 가겠다는 거야? 그렇게 빨리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아니, 그냥 오랫동안 못 본 것 같아서 보고 싶어서 그래. 오늘 환영식에 가지 말고 우리 파티에 와.”“진심이야? 나도 그러고 싶은데 얼굴을 비추지 않아도 괜찮을까?”“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환영식을 열면 꼭 얼굴을 비춰야 한다고 누가 그래?”“일리 있어.”동의를 얻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을 바꾸며 대뜸 물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어? 그들이 또 심기를 건드린 거야?”강유리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성홍주가 환영식이 중요하다고 망신시키지 말라며 나더러 나타나지 말라고 했어.”진한 탄성 소리와 함께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그렇게까지 경고했다니 가지 않을게. 파티 장소를 알려줘.”“문자로 보낼게.”전화를 끊은 강유리는 대화 기록을 뒤져 주소를 찍어 보냈다.답장이 오고 화면을 통해서도 상대의 들뜸이 전해졌다.[일부터 도발하려고 동일한 호텔을 잡은 거야? 만약 그들이 나를 보게 된다면 충격받을지도 몰라.]문자를 본 강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이건 오해다.파티의 주최를 맡은 사람은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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