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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육청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구한테 맞은 것처럼 뺨이 화끈거렸다.

화가 난 그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강유리를 가리키고 있는 손마저 떨리고 있었다.

“너, 이 교양 없는 년...”

“교양도 없을뿐더러 폭력적이기도 하죠. 믿기 어려우시면 한번 보여드릴까요?”

강유리가 다시 한번 찻잔을 들었다.

육청수는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그때 눈을 굴리던 성신영이 급히 육청수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강유리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화가 난 거라면 할아버지한테 그러지 말고 나한테 풀어.”

가식적인 그녀의 모습에 강유리는 그저 기가 막혔다. 강유리는 찻잔을 내려놓고 밖으로 향했다.

찻잔은 테이블 위에서 뱅그르르 돌았다.

그러다 바닥으로 떨어지며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났다.

육시준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강유리에게서 떠난 적 없었다.

그녀를 서둘러 막지도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게 바라볼 뿐이다.

마치 그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지켜보려는 것 같았다.

그녀가 돌아서 밖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가볍게 두어번 헛기침했다.

강유리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리더니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 다시 밖으로 향했다...

어둠이 드리운 서울의 밤은 화려했다.

천강호텔의 주차장에는 고급 외제 차들이 줄지어 섰다.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다.

강유리는 남자의 다친 손을 바라보며 빨간 입술을 한참 깨물다 입을 열었다.

“미안해. 내가 또 참지 못하고 폐를 끼쳤어.”

육씨 가문은 갈수록 황당무계한 짓들을 많이 했다.

그렇게 튄 불똥에 육시준이 다치고 말았고 강유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상대가 누구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날 위해 그랬다는 걸 알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먼저 병원부터 가야 하지 않을까?”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예상했던 만큼 나빠 보이지 않는다.

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깊은 눈동자를 들여다 보았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느낌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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