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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당황한 강유리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진지함으로 가득한 얼굴이지만 그 속에 약간의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

긴장되어 있던 그녀의 신경이 다시 느슨해졌다.

그러나 불신으로 가득 찬 그녀의 눈빛은 다시 한번 확인하려 했다.

“진짜 화 안 났어?”

남자의 목소리는 아주 차분했다.

“화 낼 게 뭐가 있어? 내가 그렇게 사리에 어두워 보여?”

와이프가 자신을 위해 나선 것이니 기쁜 일이다.

그의 정체를 알고, 더 이상 그녀에게 빌붙은 기생오라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예전처럼 무의식적으로 그를 보호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항하기란 쉽지 않다. 기꺼이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니 화낼 이유가 없다.

“할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어.”

입술을 깨물며 상처를 소독하면서 강유리는 좀 전 행동을 이성적으로 돌아보았다.

육시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교묘하게 부모님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왔으니, 상황은 나쁘지 않아.”

“...”

그녀의 작은 음모는 역시 그를 속이지 못했다.

홧김에 그녀가 쏘아붙인 말은 자신의 남편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경고일 뿐만 아니라 시댁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겉으로는 그들의 위치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상 그들을 철저히 육청수의 반대편으로 서게 했다.

육지원은 겨우 어렵게 내뱉기는 했지만, 아직 마음이 확고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두가 그렇게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유리의 행동과 말들은 육지원의 입장을 확실하게 못 박았다.

더불어 그는 단호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며느리의 도움에 고마워하고 있을 것이다.

“흠!”

남자는 인상을 쓰며 숨을 가쁘게 들이마셨다.

“살살 해줘. 아프단 말이야.”

한눈팔고 있던 강유리는 그만 상처를 세게 건드리고 말았다.

멈칫하던 그녀가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유롭게 앉아 그녀를 살짝 흘기고 있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왜 이렇게 상반되게 달콤한 걸까?

그의 말투는 불만스럽긴 했지만 여전히 다정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걱정하는 건 알겠어. 그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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