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3화

느긋하게 소파에 기댄 남자는 셔츠를 살짝 풀어 헤쳤다.

다친 손은 소파에 걸쳐놓고 다른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의도적으로 꾸민 허세가 아니라 높은 지위에서 품어져 나오는 행동이었다.

강유리의 눈이 반짝였다. 이건 처음으로 이성으로부터 느끼는 존경스러움이었다.

“날 탓할 여유도 없을 거야. 아마 그 불똥은 어머니에게 날아가게 되겠지.”

“...”

멈칫하던 그녀의 머릿속에 요즘 조사한 자료들이 떠올랐다.

그녀는 송이혁의 고모로 위로 오빠만 세 명이어서 유일한 딸로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오빠들은 의학계에서 모두 잘나가는 인사들이다.

송씨 조상은 어의로써 서울에서 유일하게 가문의 유산과 온전히 자신의 힘에 의존하여 명문 가문이 되었다.

육지원에 대해서는 소홀했어도 육청수는 한 번도 송미연을 무시한 적 없었다.

송미연이 비교적 온화한 성격이라 가족이 그나마 화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밤.

육청수는 마음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송미연에 손찌검하고 말았다.

송씨 가문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모든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한 강유리는 눈앞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방금 느낀 존경스러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입을 뗐다.

“당신에게 마마보이 기질이 보여.”

“???”

그녀의 경멸 어린 눈빛을 마주한 그는 순간 얼어붙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이런 하찮은 얘기를 그만두고 화제를 돌렸다.

“저녁도 먹지 못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늦었으니 분명 배가 고플 거야?”

“아니.”

강유리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 가족 모임에서 머리를 굴리느라 다들 분주해 보였지만 유독 우리 둘만 진지하게 식사했어.”

육시준이 뜸 들이다 정정했다.

“당신만 진지하게 먹고 있었고 나는 옆에서 당신이 먹는 걸 거들기만 했지.”

“...”

사실이었다.

“뭐 먹고 싶어? 아주머니를 부를까?”

“뭐를 먹던 상관없지만 이렇게 다쳤는데 과연 젓가락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서네?”

그가 낙담했다.

강유리는 그를 흘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