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래, 나 부자 맞아: Chapter 1121 - Chapter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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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신하균의 시선은 여전히 앞을 바라보았다. 입을 열기도 전에 뒷좌석 켈슨이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바보, 정말 임 비서가 손해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릴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당신은 그 사람을 잘 모르지만 그 사람은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 오늘 이렇게 늦게 온 걸 보면 아마 당신이 일을 저질렀다는 걸 예상했을 걸요. 어차피 일은 이미 발생했으니 프로젝트는 놓치기 아까웠겠죠.”“프로젝트를 내팽개치고 달려왔다는 건 당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뿐이에요. 게다가 조운그룹과 협력을 끊을지 말지는 그 사람이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릴리는 좀 알 것 같았다.일리가 있다. 임 비서의 행동 스타일은 그의 선한 외모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그는 모든 걸 다 가지려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정말 나를 걱정한다면 어떻게 그렇게 늦게 올 수 있었겠어.’릴리는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저쪽에서 일을 처리한 다음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해 달려왔을 것이다!공교롭게도 조 사장은 겁쟁이였다.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고 육시준의 미움을 살까 봐 당연히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역시 임 비서!’릴리가 켈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찬사가 더해졌다. “생각지도 못하게 머리가 좋으시네요.”켈슨이 대답했다. “다 사장님이 잘 이끌어 주신 덕분이죠.”“오~ 이제 상사한테 아부하는 것도 점점 능숙해지고 있어요!”켈슨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건 진심이에요!”두 사람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침묵을 지킨 채 질문을 기다리던 신하균은 왠지 서운했다. 그는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사람을 차갑게 훑어보았다.우연인지 고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남자의 남갈색 눈동자에 스쳐 지나가는 도발을 보았다.신하균의 얼굴이 더 차가워졌다.‘저 자식 일부러 이러는 거다!’‘말투도 갑자기 다정하더라니.’그는 불만스러운 듯 발밑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고 도로를 질주했다.릴리는 속도에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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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차 안이 갑자기 어색한 침묵에 빠졌다. 이 말은 너무 모호했다.릴리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서 목적지가 같은 게 맞습니다.”굳이 켈슨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런 모호함이 왠지 불편했다.릴리는 이제 애매모호함은 좋아하지 않았다.그러나 신하균이 느끼기에는 상대방이 오해할까 봐 해명하는 것이었다. 그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켈슨의 경직된 미소가 서서히 풀리며 의미 불명의 표정으로 감탄했다. “이웃이시군요. 어쩐지 얼마 전에 출근길을 데려다주시더라니.”“...”켈슨도 그가 얼마 전에 릴리를 출퇴근시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분명 썸타는 사이인데 같은 동네라서 데려다주는 것이 되었다.신하균은 답답하지만 설명할 길이 없었다.어쨌든 그들은 관계를 확정하지 않았다.그도 자신의 신분을 내세울 자격이 없다.마음이 복잡해졌을 때 옆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아. 그건 이 사람이 굳이 데려다 주겠다고 한 거예요.”신하균의 서리처럼 차갑던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네. 제가 굳이 데려다 준 거예요.”“...”차는 먼저 켈슨의 숙소에 도착하였다.차에서 내리기 전에 릴리가 물었다. “내일 하루 쉬실래요? 팔에 상처...”“괜찮아요. 이런 작은 상처는 괜찮아요.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그래도 돼요? 당신처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어서 저는 정말 행운이에요!”릴리는 빙그레 웃으며 감회했다.켈슨도 웃으며 대답했다. “다음에 밥 사주세요.”“그래요.”차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차에 사람이 한 명 줄자 분위기도 변했다.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릴리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때마침 이때 문자가 불쑥 들어왔다. 켈슨의 문자다. [죄송해요.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다만 여자에게 구애하는 남자가 이렇게 차가운 것을 이해할 수 없어서... 무슨 말인지 아시죠? ]릴리는 눈꼬리를 치켜 올리고 곁에 있는 사람을 슬쩍 봤다. ‘차갑다고?’그는 예전의 신하균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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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하지만 정말로 거절한다면 신하균도 어찌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신하균이 침묵하는 것을 보고 있던 릴리는 더 캐물으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입을 다물었다.휴대폰을 키고 임강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 밤 합의 결과를 물어보고 계약서에 관해서도 물었다.릴리는 명확한 답을 얻어야 마음이 놓인다.임강준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신 팀장이 알려드리지 않았습니까? 사장님이 쉬고 계신다고 내일 다시 연락드리라고 하셨는데요. 아니면 지금 들으시겠어요?】【아니요. 회사에서 말하죠. 일찍 쉬세요. 늦은 시간에 민폐를 끼쳤네요.】임강준이 답장했다. 【아닙니다. 계약서는 이미 따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릴리는 문자를 보고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임 비서는 업무 능력만 뛰어난게아니라 매우 섬세하다.릴리는 그의 매력에 또다시 정복당했다.임강준은 뭔가 빠뜨린 것이 생각난 듯 또다시 문자를 보내왔다.【육 사장님 쪽은... 말하지 않으시면...】그는 이성적이며 이익을 최대화할 줄 안다.그러나 그가 오늘 경찰서에서 한 말도 사실이다. 육시준은 이 정도의 이익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기 사랑스런 아내의 친동생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는지에 더 신경 쓸 것이다.조 사장이 이렇게 오만한 줄 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릴리는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세요.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도 제가 싸운 일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임 비서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육시준이 모를리가 없다.신하균은 차를 몰며 이따금씩 겻눈질로 조수석을 흘끗 봤다. 릴리의 치켜 올라간 입가를 보고 그는 미간을 찡그렸다.켈슨을 진지하게 의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외모도 능력도 그리고 신분 배경도 모두 최상위권이다.또한, 직업이 주는 필터도 있다. 여자들은 자신이 완전히 낯선 영역에서는 독특한 숭배와 의존감을 느끼기 쉽다.신하균의 안색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비상벨을 울렸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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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신하균의 발 옆에 누르스름한 작은 덩어리가 엎드려 있었다.문이 열리자 자그마한 것이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들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릴리를 쳐다보았다. 꼬리를 세게 흔들어서 엉덩이까지 같이 씰룩거렸다.전반적으로 조금 못생겼다.하지만 맑은 눈동자에서 이쁨받고 싶은 것이 느껴졌다.“얘는...”“강아지를 키우려고 했었잖아요? 백퍼센트 셰퍼드 혈통이고 대형견이라서 충성심이 강하고 용맹하며 주인에 대한 복종성도 높아요.”신하균이 소개했다.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릴리는 정말 그의 말에 속았을 것이다.손바닥만 한 강아지를 가리키며 릴리가 물었다. “대형견인 게 확실해요?”“아직 어리지만 품종은 대형견이예요.”릴리는 예리한 눈빛으로 강아지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진짜 못생겼네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강아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두 눈을 부릅뜨고 마치 억울한 듯 릴리를 쳐다봤다.릴리는 눈썹을 찡긋하며 땅에 있는 조그마한 생명체를 가리켰다.“제 말을 알아듣는 거예요?”신하균은 살짝 웃으며 설명했다. “군대에서 퇴역한 수사견의 후손으로 어미의 지능을 물려받았으니 아마 알아들을 수 있을 겁니다.”릴리는 바로 태도가 돌변했다. “슬퍼하지마! 농담이야. 너 꽤나 괜찮아. 아주 못생긴 것도 아닌데!”녀석은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즐겁게 꼬리를 흔들었다.릴리는 눈을 반짝였다. 이 강아지가 꽤나 마음에 드는 것 같다.릴리는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어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녀석은 기뻐하며 릴리의 손을 비비더니 혀로 릴리의 손을 핥았다.귀여운 동물은 때때로 하루 종일 있었던 기분 좋지 않은 일들을 치유하고 이전의 모든 고민을 잠시 잊게 하는 신기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 옆에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이 아이를 저한테 주실 수 있나요?”신하균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원래 드리는 겁니다.”릴리는 더욱 환하게 웃으며 반달눈을 짓고 강아지를 끌어 안고 집안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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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릴리가 신하균을 올려다보는 표정은 막막함에서 충격으로 변했다.릴리는 앞에 있는 까맣고 못생긴 강아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얘 엄마라고요? 얘 유전자가 이렇게나 좋아요?”신하균은 휴대폰을 끄고 릴리 옆에 쪼그리고 앉아 애꿎은 강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당신은 강아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네요. 강아지를 당신에게 맡기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아요!”“아니! 줬던 물건을 다시 가져가는 법이 어디 있어요.”릴리는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경계하는 눈빛으로 신하균을 노려봤다.“이 아이는 물건이 아니라 제 퇴역 전우의 후손입니다.”신하균이 진지하게 말했다.“...”수사견과 경찰의 특수한 전우애를 잘 모르는 릴리지만 신하균의 장난같지 않은 표정에 반박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릴리는 몇 초 동안 멍해 있더니 열심히 해명했다. “제가 강아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제 좋아함과 숭배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요!”신하균의 눈 밑에는 몇 가닥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제가 잘 돌볼 테니까 당신은 저한테 준 이상 다시 가져가지 마세요!”릴리가 덧붙였다.신하균은 잠시 릴리를 냉정하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안 믿어요.”“???”‘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안 믿는다고?’릴리는 여태껏 큰소리 친 적이 없다. 할 수 없는 일은 허풍을 떨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식언하지 않는다.“저한테 정기적으로 강아지의 성장 상황을 보고하고 언제든지 답방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 한이요.”신하균이 담담하게 덧붙였다.“당신도 답방하겠다고요? 전에 입양하려던 강아지의 주인도 답방하겠다고 했었어요!”신하균이 눈썹을 찡긋했다. “네, 답방은 필수죠. 다른 의도를 가진 사람이 강아지에게 잘 해주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강아지도 그런데 더군다나 이 아이는 신분이 특슈하지 않습니까.”생각해 보니 신하균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게다가 지난번 입양은 답방 요구를 거절해서 무산되였다.이번 기회는 더 이상 놓쳐서는 안 된다.“오케이! 매달 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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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릴리는‘미래’의 멋진 강아지와 신나게 얘기하다가 이 말을 듣고는 잠시 멈칫하고 묘한 눈빛으로 신하균을 바라봤다.신하균은 릴리의 이상한 눈빛에 무의식중에 자신을 점검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지금 범인 감시하세요? 매일 남의 스케줄은 왜 물어보세요.”“...”신하균은 릴리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릴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제가 스케줄을 꼭 알려줘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성인이고 인권 자유가 있다고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신하균은 어리둥절했다. “당연히 인권 자유가 있죠. 저는 단지 묻고 싶었을 뿐이예요.”“네~ 당연히 그냥 물어본 거겠죠.”릴리는 비꼬는 말투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신하균의 얼굴에는 온통 물음표였고 눈빛은 더욱 멍해졌다.지난번에 무슨 스케줄이 있냐고 물었을 때도 릴리는 기분이 별로인 듯 한마디 툭 던졌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예요.’지금처럼 까칠했다.‘하지만 처음 물어봤을 때는 분명 알려줬었잖아.’‘설마...’“혹시 화났어요? 제가 일전에 스케줄만 묻고 데이트 약속은 잡지 않아서요?”신하균이 떠보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당신이랑 데이트 하고 싶대요? 저 되게 바쁜 사람이거든요!”신하균은 릴리의 어색한 표정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놓였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릴리에게 설명했다.“며칠 전엔 고정철 사건으로 야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어요.”“...”릴리의 눈빛이 더욱 부자연스러웠다.릴리는 고개를 숙인 채 품에 있는 강아지를 안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누가 궁금하대?”“그럼, 내일 시간 있어요?”릴리가 대답했다. “아니요.”“토요일은요?”“없어요.”“일요일은?”“...”릴리는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강아지 발톱을 만지작거리며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일요일에는 주아 언니랑 밥 약속이 있어요.”그러자 신하균이 고개를 끄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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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젊은 비서가 따라오며 의아해했다. “재계약은 어제 하지 않았나요? 왜 또 오신거죠? 조운 그룹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상대방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릴리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예쁜 눈동자로 비서를 훑어보았다. “새로 왔나요?”“아니요. 저는 비서실에 오래 있었습니다.”“그런데도 아직 쓸데없는 오지랖은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걸 모르는 거예요?”릴리는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에 젊은 비서는 가슴이 철렁했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저는 단지 사장님이 조운 그룹의 중요성을 모를까 봐 걱정되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릴리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네요.”젊은 비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릴리가 별말이 없자 얼른 나갔다.마침 그때 임강준이 사무실로 들어왔다.그는 여비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문이 닫혔다.임강준이 물었다. “조운 그룹 사람이 왔습니까?”“왔다고 했는데 저도 아직 못 만났습니다.”말하며 릴리는 턱으로 문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저 비서는 무슨 일을 담당하고 있나요? 꽤나 고성그룹을 위하던데.”“양율의 사람입니다. 양율을 해고하겠다고 공시는 했지만 이직 수속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릴리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처음에 임강준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생겨야 릴리 곁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었다.하지만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라인을 잘못 탄 사람을 자기쪽으로 끌어오는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그래서 전 회장 비서인 양율의 이직 절차는 계속 보류되었고 두 사람 모두 암묵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그런데 지금 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 갑자기 이 오지랖을 참기가 싫어졌다. “오지랖이 너무 넓어요. 제 일에까지 간섭하잖아요. 이제는 이직 진도를 재촉할 때가 온 것 같아요.”임강준은 고개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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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임강준의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릴리는 잠시 마음이 착잡했다.휴대폰을 꺼내 육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형부, 비서가 너무 완벽해요ㅠㅠㅠ 완전히 해고하고 저희 회사에 양보해 주실 수는 없나요? 저한테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으면서 고성그룹의 많은 사람들은 사석에서 릴리를 비웃었다.릴리는 사실 모두 다 알고 있다.임강준은 거의 만능 비서다. 처음에는 조금 불만이 있는 듯 했지만 곧 적응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릴리가 직장 초보임에도 의견을 존중하고 릴리가 가장 정확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했다.동시에 릴리를 속박하지 않고 어려운 처지에서 처하면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했다.예를 들면 어젯밤처럼 말이다.그는 처음에는 릴리가 참기를 바랐지만 못 참겠다는 신호를 받고는 끈질기게 요구하지 않고 덤덤하게 뒷수습을 해줬다.지금도 그는 분명히 양율이 릴리 라인에 서고 싶어하고 일이 순조로우면 릴리 곁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릴리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생각대로 하라며 릴리의 생각을 존중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줬다. ‘ㅠㅠ. 완전 감동이야.’릴리는 그날 뇌섹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릴리는 뇌섹남이라면 이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릴리는 자기보다 똑똑한 모든 사람을 좋아한다.이미 신하균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릴리는 분명 다른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잠깐!’‘신하균을 좋아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잖아!’똑똑똑.노크하는 소리가 나다.릴리는 머리를 흔들며 이런 끔찍한 생각을 떨쳐내고 나서 조용히 말했다. “들어오세요.”들어온 사람은 양율이였다. 릴리를 보는 순간 그의 굳은 얼굴이 약간 어색해졌다.릴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 쪽으로 가더니 그를 향해 손짓을 했다.“이리와서 아무 데나 앉으세요.”“...”양율은 릴리의 맞은편에 앉았다.릴리는 소파에 기댄 채 아름다운 눈으로 그를 훑어보고는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임 비서에게 이직 수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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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양율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들었다."어떻게 보면 저는 이미 반은 고씨 가문 사람입니다. 그룹의 최고 이사가 하루 아침에 바뀌고 그것도 사업은 해본적이 없는 젊은이라는데 당연히 마음에 않 들죠. 게다가 회장님도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 있으니 저는 고성그룹의 미래를 위해서 당연히 회장님 편을 들었습니다.”“핑계인가요?”릴리는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양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바로잡았다. “설명입니다.”한 것은 한 것이다. 지금처럼 라인을 갈아타려 해도 자신의 과거 행위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진심이야말로 영원한 필살기다.그러나 이러한 진심 어린 변명은 릴리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다.“그래서요?”릴리는 개의치 않는 듯 계속 추궁했다.양율은 릴리를 바라보며 마음의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얇은 입술을 잠시 오므렸다.“앞으로는 고 회장님께 했던 것처럼 당신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당신의 걱정과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당신의 오른팔이 될 것입니다. 단지 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시기 바랄 뿐입니다. 제가 고성룹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해 주세요.”이것이야말로 그가 온 진정한 목적이다.원래 그는 자기가 장악하고 있는 권력을 이용하여 릴리를 협박하여 협상을 타결하려고 했다.그러나 자리에 앉는 순간 그는 마음을 바꾸었다.이 계집애는 그가 상상하는 것보다 고성그룹의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잘 처리할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그는 솔직하기로 선택했다.릴리는 소파에 기대어 시종일관눈웃음을 지으며 건너편의 양율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그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살피는 듯했고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한참후에 릴리가 입을 열었다. “고성그룹에서 잘리면 서울에서 다시 일자리를 찾기도 곤란하시죠?”양율은 어리둥절해서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저는 당신이 나이가 많아서 지조도 더 강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죠? 현실에 고개를 숙인 겁니까?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계집애한테 패배를 인정하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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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양율은 미간을 찡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릴리를 쳐다보았다.릴리는 여전히 방금 전 산만한 모습으로 소파에 기대어 눈꺼풀을 젖히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눈이 마주쳤다.공기는 갑자기 이상한 고요에 빠졌다.양율은 수십 년 동안 고 회장의 비서였고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경력과 그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당연히 눈치도 빠르다.그는 릴리의 뜻을 알아차렸다.그가 해임된 것은 그가 제멋대로 결정했고 릴리를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지금 릴리는 일부러 그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어떻게 반응하는지 테스트해보려고 말이다.만약 정말로 고성그룹에 남아 이 계집애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그는 지시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하지만 이 지시는 유치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운그룹과 고성그룹이 오랜 사업파트너라는걸 임 비소가 말씀드렸죠?”“네.”“재계약을 안 하실 건가요, 아니면 지금 만나기 싫은 건가요?”양율이 물었다.“...”릴리는 그의 변한 태도가 마음에들었다.적어도 정상적인 비서 같기 시작했다.괜찮은 발전이다.릴리가 대답했다. “재계약할 생각이 없습니다.”양율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더니 결국 설득과 질문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재계약을 원하지 않느냐, 아니면 그냥 만나기 싫은 것이냐고 물은 것은 그의 내쫓는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서다.그는 자신이 설득해도 소용이 없을 거란걸 알고 방식을 바꿔 임강준의 말투로 주의를 주었다.조운그룹의 중요성은 임 비서가이미 일깨워줬을테니 릴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그가 모르는 내막이 있을 것이다.양율이 사무실을 나섰다.그는 아래층 경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조운그룹 사람을 쫓아내세요.”심씨 가문이 고성그룹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다. 조운그룹이 심씨 가문과 친하게 지내서 재계약을 안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이미 재계약 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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