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신하균을 올려다보는 표정은 막막함에서 충격으로 변했다.릴리는 앞에 있는 까맣고 못생긴 강아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얘 엄마라고요? 얘 유전자가 이렇게나 좋아요?”신하균은 휴대폰을 끄고 릴리 옆에 쪼그리고 앉아 애꿎은 강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당신은 강아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네요. 강아지를 당신에게 맡기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아요!”“아니! 줬던 물건을 다시 가져가는 법이 어디 있어요.”릴리는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경계하는 눈빛으로 신하균을 노려봤다.“이 아이는 물건이 아니라 제 퇴역 전우의 후손입니다.”신하균이 진지하게 말했다.“...”수사견과 경찰의 특수한 전우애를 잘 모르는 릴리지만 신하균의 장난같지 않은 표정에 반박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릴리는 몇 초 동안 멍해 있더니 열심히 해명했다. “제가 강아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제 좋아함과 숭배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요!”신하균의 눈 밑에는 몇 가닥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제가 잘 돌볼 테니까 당신은 저한테 준 이상 다시 가져가지 마세요!”릴리가 덧붙였다.신하균은 잠시 릴리를 냉정하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안 믿어요.”“???”‘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안 믿는다고?’릴리는 여태껏 큰소리 친 적이 없다. 할 수 없는 일은 허풍을 떨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식언하지 않는다.“저한테 정기적으로 강아지의 성장 상황을 보고하고 언제든지 답방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 한이요.”신하균이 담담하게 덧붙였다.“당신도 답방하겠다고요? 전에 입양하려던 강아지의 주인도 답방하겠다고 했었어요!”신하균이 눈썹을 찡긋했다. “네, 답방은 필수죠. 다른 의도를 가진 사람이 강아지에게 잘 해주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강아지도 그런데 더군다나 이 아이는 신분이 특슈하지 않습니까.”생각해 보니 신하균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게다가 지난번 입양은 답방 요구를 거절해서 무산되였다.이번 기회는 더 이상 놓쳐서는 안 된다.“오케이! 매달 강아
릴리는‘미래’의 멋진 강아지와 신나게 얘기하다가 이 말을 듣고는 잠시 멈칫하고 묘한 눈빛으로 신하균을 바라봤다.신하균은 릴리의 이상한 눈빛에 무의식중에 자신을 점검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지금 범인 감시하세요? 매일 남의 스케줄은 왜 물어보세요.”“...”신하균은 릴리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릴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제가 스케줄을 꼭 알려줘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성인이고 인권 자유가 있다고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신하균은 어리둥절했다. “당연히 인권 자유가 있죠. 저는 단지 묻고 싶었을 뿐이예요.”“네~ 당연히 그냥 물어본 거겠죠.”릴리는 비꼬는 말투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신하균의 얼굴에는 온통 물음표였고 눈빛은 더욱 멍해졌다.지난번에 무슨 스케줄이 있냐고 물었을 때도 릴리는 기분이 별로인 듯 한마디 툭 던졌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예요.’지금처럼 까칠했다.‘하지만 처음 물어봤을 때는 분명 알려줬었잖아.’‘설마...’“혹시 화났어요? 제가 일전에 스케줄만 묻고 데이트 약속은 잡지 않아서요?”신하균이 떠보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당신이랑 데이트 하고 싶대요? 저 되게 바쁜 사람이거든요!”신하균은 릴리의 어색한 표정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놓였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릴리에게 설명했다.“며칠 전엔 고정철 사건으로 야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어요.”“...”릴리의 눈빛이 더욱 부자연스러웠다.릴리는 고개를 숙인 채 품에 있는 강아지를 안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누가 궁금하대?”“그럼, 내일 시간 있어요?”릴리가 대답했다. “아니요.”“토요일은요?”“없어요.”“일요일은?”“...”릴리는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강아지 발톱을 만지작거리며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일요일에는 주아 언니랑 밥 약속이 있어요.”그러자 신하균이 고개를 끄덕이며
젊은 비서가 따라오며 의아해했다. “재계약은 어제 하지 않았나요? 왜 또 오신거죠? 조운 그룹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상대방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릴리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예쁜 눈동자로 비서를 훑어보았다. “새로 왔나요?”“아니요. 저는 비서실에 오래 있었습니다.”“그런데도 아직 쓸데없는 오지랖은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걸 모르는 거예요?”릴리는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에 젊은 비서는 가슴이 철렁했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저는 단지 사장님이 조운 그룹의 중요성을 모를까 봐 걱정되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릴리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네요.”젊은 비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릴리가 별말이 없자 얼른 나갔다.마침 그때 임강준이 사무실로 들어왔다.그는 여비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문이 닫혔다.임강준이 물었다. “조운 그룹 사람이 왔습니까?”“왔다고 했는데 저도 아직 못 만났습니다.”말하며 릴리는 턱으로 문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저 비서는 무슨 일을 담당하고 있나요? 꽤나 고성그룹을 위하던데.”“양율의 사람입니다. 양율을 해고하겠다고 공시는 했지만 이직 수속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릴리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처음에 임강준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생겨야 릴리 곁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었다.하지만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라인을 잘못 탄 사람을 자기쪽으로 끌어오는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그래서 전 회장 비서인 양율의 이직 절차는 계속 보류되었고 두 사람 모두 암묵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그런데 지금 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 갑자기 이 오지랖을 참기가 싫어졌다. “오지랖이 너무 넓어요. 제 일에까지 간섭하잖아요. 이제는 이직 진도를 재촉할 때가 온 것 같아요.”임강준은 고개를 저으며
임강준의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릴리는 잠시 마음이 착잡했다.휴대폰을 꺼내 육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형부, 비서가 너무 완벽해요ㅠㅠㅠ 완전히 해고하고 저희 회사에 양보해 주실 수는 없나요? 저한테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으면서 고성그룹의 많은 사람들은 사석에서 릴리를 비웃었다.릴리는 사실 모두 다 알고 있다.임강준은 거의 만능 비서다. 처음에는 조금 불만이 있는 듯 했지만 곧 적응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릴리가 직장 초보임에도 의견을 존중하고 릴리가 가장 정확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했다.동시에 릴리를 속박하지 않고 어려운 처지에서 처하면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했다.예를 들면 어젯밤처럼 말이다.그는 처음에는 릴리가 참기를 바랐지만 못 참겠다는 신호를 받고는 끈질기게 요구하지 않고 덤덤하게 뒷수습을 해줬다.지금도 그는 분명히 양율이 릴리 라인에 서고 싶어하고 일이 순조로우면 릴리 곁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릴리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생각대로 하라며 릴리의 생각을 존중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줬다. ‘ㅠㅠ. 완전 감동이야.’릴리는 그날 뇌섹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릴리는 뇌섹남이라면 이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릴리는 자기보다 똑똑한 모든 사람을 좋아한다.이미 신하균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릴리는 분명 다른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잠깐!’‘신하균을 좋아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잖아!’똑똑똑.노크하는 소리가 나다.릴리는 머리를 흔들며 이런 끔찍한 생각을 떨쳐내고 나서 조용히 말했다. “들어오세요.”들어온 사람은 양율이였다. 릴리를 보는 순간 그의 굳은 얼굴이 약간 어색해졌다.릴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 쪽으로 가더니 그를 향해 손짓을 했다.“이리와서 아무 데나 앉으세요.”“...”양율은 릴리의 맞은편에 앉았다.릴리는 소파에 기댄 채 아름다운 눈으로 그를 훑어보고는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임 비서에게 이직 수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양율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들었다."어떻게 보면 저는 이미 반은 고씨 가문 사람입니다. 그룹의 최고 이사가 하루 아침에 바뀌고 그것도 사업은 해본적이 없는 젊은이라는데 당연히 마음에 않 들죠. 게다가 회장님도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 있으니 저는 고성그룹의 미래를 위해서 당연히 회장님 편을 들었습니다.”“핑계인가요?”릴리는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양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바로잡았다. “설명입니다.”한 것은 한 것이다. 지금처럼 라인을 갈아타려 해도 자신의 과거 행위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진심이야말로 영원한 필살기다.그러나 이러한 진심 어린 변명은 릴리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다.“그래서요?”릴리는 개의치 않는 듯 계속 추궁했다.양율은 릴리를 바라보며 마음의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얇은 입술을 잠시 오므렸다.“앞으로는 고 회장님께 했던 것처럼 당신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당신의 걱정과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당신의 오른팔이 될 것입니다. 단지 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시기 바랄 뿐입니다. 제가 고성룹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해 주세요.”이것이야말로 그가 온 진정한 목적이다.원래 그는 자기가 장악하고 있는 권력을 이용하여 릴리를 협박하여 협상을 타결하려고 했다.그러나 자리에 앉는 순간 그는 마음을 바꾸었다.이 계집애는 그가 상상하는 것보다 고성그룹의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잘 처리할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그는 솔직하기로 선택했다.릴리는 소파에 기대어 시종일관눈웃음을 지으며 건너편의 양율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그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살피는 듯했고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한참후에 릴리가 입을 열었다. “고성그룹에서 잘리면 서울에서 다시 일자리를 찾기도 곤란하시죠?”양율은 어리둥절해서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저는 당신이 나이가 많아서 지조도 더 강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죠? 현실에 고개를 숙인 겁니까?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계집애한테 패배를 인정하시는 거
양율은 미간을 찡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릴리를 쳐다보았다.릴리는 여전히 방금 전 산만한 모습으로 소파에 기대어 눈꺼풀을 젖히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눈이 마주쳤다.공기는 갑자기 이상한 고요에 빠졌다.양율은 수십 년 동안 고 회장의 비서였고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경력과 그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당연히 눈치도 빠르다.그는 릴리의 뜻을 알아차렸다.그가 해임된 것은 그가 제멋대로 결정했고 릴리를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지금 릴리는 일부러 그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어떻게 반응하는지 테스트해보려고 말이다.만약 정말로 고성그룹에 남아 이 계집애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그는 지시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하지만 이 지시는 유치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운그룹과 고성그룹이 오랜 사업파트너라는걸 임 비소가 말씀드렸죠?”“네.”“재계약을 안 하실 건가요, 아니면 지금 만나기 싫은 건가요?”양율이 물었다.“...”릴리는 그의 변한 태도가 마음에들었다.적어도 정상적인 비서 같기 시작했다.괜찮은 발전이다.릴리가 대답했다. “재계약할 생각이 없습니다.”양율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더니 결국 설득과 질문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재계약을 원하지 않느냐, 아니면 그냥 만나기 싫은 것이냐고 물은 것은 그의 내쫓는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서다.그는 자신이 설득해도 소용이 없을 거란걸 알고 방식을 바꿔 임강준의 말투로 주의를 주었다.조운그룹의 중요성은 임 비서가이미 일깨워줬을테니 릴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그가 모르는 내막이 있을 것이다.양율이 사무실을 나섰다.그는 아래층 경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조운그룹 사람을 쫓아내세요.”심씨 가문이 고성그룹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다. 조운그룹이 심씨 가문과 친하게 지내서 재계약을 안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이미 재계약 하지 않기로
육시준은 한 마디로 바로 릴리의 정곡을 찔렀다.릴리는 바로 장난끼를 거두고 답장했다. 【아직 양율이 있으니 형부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나는 귀찮지 않아. 신하균도 귀찮지 않을 걸.】【죄송합니다, 선생님. 저는 그냥 임 비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말해본 거예요. 다시는 장난 안 칠게요.】【응. 별일 없으면 문자 보내지 마. 바쁘니까.】릴리는 이 문자를 보고 눈을 뒤집었다.신혼여행에 회사도 내팽개쳤다. 그러니 릴리 회사는 더 신경 쓸 기분이 아닐 것이다. 이해한다.릴리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메일을 봤다. 거기에는 소안영이 보낸 메시지가 와있었다. 김씨 가문의 작은 아가씨 김옥에 대한 모든 자료가 들어 있었다.조운그룹과 고성그룹의 재계약 실패 소식은 곧 서울 상권에 퍼져나갔다.모두가 고성그룹은 이제 끝난 셈이라고 구경거리를 봤다.사장자리를 어린 계집애에게 준 것은 원래 터무니없는 일이다. 게다가 심 씨 가문의 미움을 사다니 끝난 것이다.경제 뉴스에 빠르게 보도되었다.이 소식이 삽시간에 새어 나가 온 세상이 다 알게 되었다.“통쾌합니다! 우리 주영이를 괴롭히더니. 외국의 짝퉁 공주주제에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조운그룹 사장님, 화풀이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주영단’이 영원히 당신을 지지할 겁니다!”“무슨 일이죠? 조운그룹과 고성그룹이 재개역을 하지 않은게 어떻게 고주영과 상관이 있죠?”“아뢰옵건대, 고주영은 고성그룹의 큰아가씨일 뿐만 아니라 심 회장의 외손녀이기도 합니다! 심 씨 가문은 평생을 성실하게 일했고 국민을 위해 봉사했는데 딸과 외손녀가 고성그룹에 밟히는 걸참겠습니까?”“윗댓 이 일은 심 씨 가문과 무관합니다. 단지 어르신께 선한 인연을 많이 맺어서 다른 사람들이 그의 손녀가 업신여김을 당하는 것을 못마땅해 할 뿐입니다!”“맞습니다! S가까지 끌어들이지 마세요!”“고주영이 김씨 집안의 바보에게 시집가는 날 고성그룹은 파산할거야.”“...”고주영의 팬들은 이 소식을 듣고 환호하며 통쾌함을 느꼈다.마침내
원래 고주영 팬이 우세한 판국에 육시준과 강유리를 끌어들여 불똥이 튀었다.강유리와 육시준의 팬은 인플루언서 블로거들이 많아서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그들은 잇달아 나타나 마구 날뛰는 ‘주영단’들을 짓밟고 그들의 계정을 신고했다.순식간에 전세가 한쪽으로 기울었다.고성그룹 별장.짝!고정남이 뺨을 한 대 때리며 고주영을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이 년아!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이런 일을 저지르다니! 너 조운그룹이 고성그룹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느냐?”오랜 동맹과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순간에 정리할 수 없다.그도 조성운 그 이익만 챙기는 늙은이가 이 망할 계집애 때문에 고성그룹과 협력을 끊을 줄은 전혀 몰랐다.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다.고성그룹과 조운그룹은 가장 든든한 파트너였지만 사실 두 집안은 모두 심가라는 큰 나무에 의지하고 있었다.그가 이렇게 통쾌하게 고성그룹을 버린 것은 틀림없이 심가가 그에게 더 큰 혜택을 준 것이다.그리고 심가가 이렇게 한 것은 틀림없이 이 망할 계집애가 한 짓일 것이다.“당장 심가에 전화해 조성운을 말려라.”고정남이 목소리를 낮추었다.고주영은 바닥에 엎드려 얼얼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다가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제가 일부러 이렇게 하라고 한 건데 지금 왜 전화를 걸어서 말리죠?”“너...”고정남은 굳은 얼굴로 온몸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우신이 그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아버지! 진정하세요. 이 일은 분명 오해가 있을 거예요! 저와 주영이는 어려서부터 심가와 친하지도 않고 연락도 자주 하지 않았는데 심가가 어떻게 우리를 위해 모험을 할 수 있겠습니까?”게다가 이혼할 때 그들 남매는 지지하지 않아서 더욱 심가와의 사이가 틀어졌다.심가가 그들을 위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여론 앞에 나타날 리 없다.고정남도 물론 알고 있지만 소식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화를 풀데를 찾았을 뿐이다.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고주영을 응시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는 경고했다. “너 요 며칠 얌전히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