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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신하균의 발 옆에 누르스름한 작은 덩어리가 엎드려 있었다.

문이 열리자 자그마한 것이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들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릴리를 쳐다보았다. 꼬리를 세게 흔들어서 엉덩이까지 같이 씰룩거렸다.

전반적으로 조금 못생겼다.

하지만 맑은 눈동자에서 이쁨받고 싶은 것이 느껴졌다.

“얘는...”

“강아지를 키우려고 했었잖아요? 백퍼센트 셰퍼드 혈통이고 대형견이라서 충성심이 강하고 용맹하며 주인에 대한 복종성도 높아요.”

신하균이 소개했다.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릴리는 정말 그의 말에 속았을 것이다.

손바닥만 한 강아지를 가리키며 릴리가 물었다.

“대형견인 게 확실해요?”

“아직 어리지만 품종은 대형견이예요.”

릴리는 예리한 눈빛으로 강아지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진짜 못생겼네요.”

이 말이 끝나자마자 강아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두 눈을 부릅뜨고 마치 억울한 듯 릴리를 쳐다봤다.

릴리는 눈썹을 찡긋하며 땅에 있는 조그마한 생명체를 가리켰다.

“제 말을 알아듣는 거예요?”신하균은 살짝 웃으며 설명했다.

“군대에서 퇴역한 수사견의 후손으로 어미의 지능을 물려받았으니 아마 알아들을 수 있을 겁니다.”

릴리는 바로 태도가 돌변했다.

“슬퍼하지마! 농담이야. 너 꽤나 괜찮아. 아주 못생긴 것도 아닌데!”

녀석은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즐겁게 꼬리를 흔들었다.

릴리는 눈을 반짝였다. 이 강아지가 꽤나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릴리는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어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녀석은 기뻐하며 릴리의 손을 비비더니 혀로 릴리의 손을 핥았다.

귀여운 동물은 때때로 하루 종일 있었던 기분 좋지 않은 일들을 치유하고 이전의 모든 고민을 잠시 잊게 하는 신기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 옆에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 아이를 저한테 주실 수 있나요?”

신하균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원래 드리는 겁니다.”

릴리는 더욱 환하게 웃으며 반달눈을 짓고 강아지를 끌어 안고 집안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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