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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양율은 미간을 찡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릴리를 쳐다보았다.

릴리는 여전히 방금 전 산만한 모습으로 소파에 기대어 눈꺼풀을 젖히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공기는 갑자기 이상한 고요에 빠졌다.

양율은 수십 년 동안 고 회장의 비서였고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경력과 그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당연히 눈치도 빠르다.

그는 릴리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가 해임된 것은 그가 제멋대로 결정했고 릴리를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 릴리는 일부러 그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어떻게 반응하는지 테스트해보려고 말이다.

만약 정말로 고성그룹에 남아 이 계집애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그는 지시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 지시는 유치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운그룹과 고성그룹이 오랜 사업파트너라는걸 임 비소가 말씀드렸죠?”

“네.”

“재계약을 안 하실 건가요, 아니면 지금 만나기 싫은 건가요?”

양율이 물었다.

“...”

릴리는 그의 변한 태도가 마음에들었다.

적어도 정상적인 비서 같기 시작했다.

괜찮은 발전이다.

릴리가 대답했다.

“재계약할 생각이 없습니다.”

양율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더니 결국 설득과 질문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재계약을 원하지 않느냐, 아니면 그냥 만나기 싫은 것이냐고 물은 것은 그의 내쫓는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그는 자신이 설득해도 소용이 없을 거란걸 알고 방식을 바꿔 임강준의 말투로 주의를 주었다.

조운그룹의 중요성은 임 비서가이미 일깨워줬을테니 릴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그가 모르는 내막이 있을 것이다.

양율이 사무실을 나섰다.

그는 아래층 경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조운그룹 사람을 쫓아내세요.”

심씨 가문이 고성그룹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다. 조운그룹이 심씨 가문과 친하게 지내서 재계약을 안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재계약 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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