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래, 나 부자 맞아: Chapter 1141 - Chapter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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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됐어요. 이제 저랑도 서먹서먹하게 굴지 마세요. 신하균처럼 떳떳하게 행동해 봐요! 당신이 금기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모두 저한테 알려주세요. 다음에 올 때는 반드시 실수는 없을 거예요! 참, 좋아하는 음식도 알려주시면 다음에 챙겨드릴게요!”오늘은 그에게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정말요? 그래도 돼요?”기석훈이 대답했다. “물론이죠. 만약 앞으로 둘이 사귄다면 언제든지 와서 식사하세요. 전부 공짜니까! 둘의 결혼식 요리도 제가 전부 책임져 드리죠!”화제가 저도 모르게 다시 두 사람으로 돌아갔다.신하균은 기석훈이 본인을 ‘미끼’로 릴리에게 어필해 준 것에 조금 감동했다.그런데 좀 민망하기도 했다.특히 이 상황에서 릴리는 더 그럴 것 같았다.그는 가볍게 기침을 한 번 하고 나서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정말입니까? 번복하면 안돼요!”릴리는 몸을 곧게 세우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그가 확답만 하면 지금 당장 결혼할 수 있는 것 같았다.“???”신하균은 착잡한 표정으로 릴리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기석훈을 바라보았다.상대는 가슴을 치며 호언장담을 늘어놓았다.“그야 당연하죠!”“거래 성사!”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쉽게 합의를 보았다.‘결혼’상대는 옆에서 한마디 발언권도 없이 이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방금 신하균의 소개 때문에 기석훈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난 릴리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더 이상 거리낌이 없었다.오히려 과묵한 신하균이 둘에게‘왕따’를 당했다.그래도 그는 개의치 않고 조용히 음식을 릴리에게 집어주거나 강철에게 먹이며 기다렸다.일등 남편감 같은 모습이었다.릴리는 이미 익숙해 별로 놀라지 않았지만 기석훈은 몇 번이나 놀랐다.떠날 때 기석훈은 살며시 릴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둘째 아가씨는 남자를 길들일 줄 잘 아시네요! 언제 저한테 비법이나 좀 공유해주세요!”“기 셰프, 당신 좀 의심스러워요!”“...”“앞으로 우리 신 팀장이랑 접촉을 줄여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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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신하균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강철을 뒷좌석에 앉히고는 릴리를 향해 말했다. “이제 가죠.”그러자 릴리가 대답했다. “가요! 가요!”릴리는 기석훈을 향해 아쉬운 듯 손을 내저으며 빠른 걸음으로 차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기석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가게로 들어갔다.차가 도로에 합류했다.서울의 밤은 번화하고 시끌벅적하다.도로 양쪽의 가로등이 두 줄로 이어져 하얀색 은하수 같았다.검은색 승용차는 차량들 속에서 천천히 달렸다. 차 안은 조용했고 신하균은 신호등을 기다리는 틈을 타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그는 방금 문자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잠금을 해제한 후 문자를 보던 그의 차분한 눈매가 살짝 빛났다.릴리는 강철을 뒷좌석에서 데려와 품에 안고 놀다가 곁눈질로 그의 유쾌한 얼굴을 흘끗 보고 무의식적으로 따라 웃으며 물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입꼬리가 귀까지 걸렸네요.”“...”신하균은 핸드폰을 끄고 릴리를 돌아보았다.웃음기가 얼굴에 번지고 목소리가 경쾌해지며 말했다. “네, 좋은 일이 있어요.”릴리는 의심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며 그가 계속 말하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상대는 더 이상 말할 뜻이 없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릴리는 한참 쳐다보고도 답을 얻지 못하자 입을 삐죽하고는 고개를 돌려 강철에게 말했다.“애기야, 이 오빠랑은 앞으로 놀지 마! 이상한 사람이야. 너는 나랑 살고 있으니까 내가 네 부모야. 앞으로 모든 일은 이 아버지에게 본받아야 해. 알겠어?”신하균은 아직도 방금 기석훈이 보내온 문자에 정신이 팔려있다. ‘우리 신 팀장님...’‘미래 남친...’‘릴리의 마음속에는 내가 있다. 단지 츤데레라 말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가 계속해서 진심으로 대한다면 언젠가는 릴리도 받아들일 것이다... 응?’‘오빠?’‘아버지?’“촌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그는 고개를 돌려 얼굴을 찌푸리고 릴리를 보았다.릴리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런가요?”릴리의 품에 안긴 작은 생명을 힐끗 쳐다본 신하균이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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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신하균은 몇 초 망설이더니 말했다. “일요일 오후에는 제가 일이 좀 있어서 늦게 도착할 거예요. 그러니 먼저 가세요.”“...”사실 이번 모임에서는 회식을 명분으로 일 얘기를 할 계획이다. 그래서 릴리는 그를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가 굳이 가겠다고 해서 릴리는 승낙했다.그리고 그를 계획에 포함시켰다.그런데 시간이 임박했는데 또 일이 생겼다고?릴리는 괜히 마음이 서운했다.다음 날 스케줄이 어떻게 되냐고 수없이 물었지만 자기 일이 바빠서 한 번도 데이트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괜찮아요. 굳이 안 가도 돼요.”릴리는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신하균은 알아듣지 못한 채 자신의 생각에 잠겨 말했다. “이렇게 중요한 날에 저도 당연히 가야죠. 꼭 갈 테니 안심하세요.”“???”별로 중요한 날은 아니다.‘굳이 안 와도 되는데...’...일요일 휴일날 릴리는 정오까지 잠을 잤다.일어나서 브런치를 시켜 먹고 나서는 화장하고 옷을 고르며 저녁 회식 자리를 준비했다.릴리는 김씨 집안과 연락이 없다.그런데 신주리는 있다.그러니 신주리의 이름으로 김씨 집안의 작은 아가씨들과 다른 재벌 2세들도 불렀다.모두들 오랜만에 모이는 것이다.하지만 명단에 릴리가 있는지라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화장을 다 하고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릴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전화를 받았다.“재촉하지 마세요.”릴리는 신주리의 소식이라 짐작하고 재촉 말라고 했다.과거 모임에서 릴리는 지각 전과가 많다.하지만 오늘은 릴리가 가장 적극적이어서 절대 늦지 않을 것이다.잠시 후 전화기 너머로 예의 바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릴리 양, 시간 될 때 만날 수 있을까?”“... 고 부인?”릴리는 목소리를 듣고 무의식적으로 말하고는 얼른 호칭을 바꿨다. “아, 죄송합니다. 이제는 아니시구나, 심 여사님.”고 부인이라는 호칭은 그동안의 습관 때문에 다른 뜻 없이 불쑥 내뱉은 말이다.저쪽에서도 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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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한편 이쪽. 고주영은 이렇게 전화를 끊은 심수정을 약간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엄마! 왜 동의하셨어요? 다음 주 수요일까지 되려면 아직 이렇게 오래 남았는데! 그가 중간에 무슨 짓을 할지 알아요? 오늘 소식 못 들으셨어요?”신주리의 모임에 서울의 명문가 재벌 2세들은 모두 초대받았다.간단하게 모이는 거라고 했지만 어엿한 고성그룹 집안의 아가씨가 초대 목록에 없었다.보통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가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도 감히 이 모임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초대받은 사람은 모두 참석했다.모두 말이다.이것은 얼마나 명백한 신호인가?‘고성그룹의 아가씨는 그 망할 계집이고 나는 이미 서열 밖이란 뜻이잖아!’“들었는데 어쩌려고? 릴리에게 모임에 가지 말고 바로 나를 만나러 오라고 할까? 그게 가능할 것 같아?”심수정의 목소리는 차가웠다.고주영은 목이 메어 유난히 안색이 안 좋았다.“...”“엄마도 네 마음이 급하다는 걸 알지만 지금 우리는 열세라서 뭘 요구할 자격이 없어. 게다가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 오늘의 모임은 단지 너만 배척하는 게 아니다.”“???”고주영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하지만 심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돌아오자마자 고주영에게 물으니 역시나 릴리가 권세를 믿고 사람을 업신여긴다는 답이 돌아왔다.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믿지 않고 조운 그룹에게도 물었다.그리고 여러모로 수소문하여 마침내 진실을 알아냈다.어쩐지 원래는 그들과 맞서려고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만나 악수하고 화해할 기회조차 주지 않더라니.자기 딸이 너무 심하게 잘못해서 지금 사과도 할 수 없고 정면승부는 더더욱 할 수 없어졌다.이제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다.2층에서 내려오자 심수정은 마침 밖에서 돌아오는 고우신을 만났다. 풀이 죽은 얼굴이었고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는 기세였다.심수정은 계단 입구에 서서 이 못난 아들을 보고 있자니 눈가에 희미한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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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고정남은 기척을 듣고 황급히 빠른 걸음으로 나와 승용차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고 안색이 나빠졌다.‘심수정!’‘이 여자 미친 거 아니야?’심수정은 차를 몰고 도로에 합류했다.고우신은 멍한 얼굴로 어머니의 싸늘한 옆모습을 보며 긴장했다. “엄마,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심수정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고우신에게 몇 글자를 던졌다. “빌리진.”고우신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지더니 말했다. “거기에 왜 가요? 안 가요!”“네가 안 가면 여동생이 김씨 집안과 혼인할 텐데 그걸 지켜만 볼 거야?”심수정이 덤덤하게 말했다.“...”고우신은 결국 사실대로 말했다.그는 사실 이미 갔었다.하지만 들어가지도 못하고 육경서 그놈에게 한바탕 욕만 먹었다.육경서도 육 씨 가족인지라 이때 입장을 밝히자 주위에서도 맞장구를 치며 빈정거리더니 급기야 ‘고씨 가문의 개는 환영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다.그는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홀대를 받았다. 그래서 바로 돌아섰다.그리고 사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어쨌든 상대 마음속에서 자신들은 아무런 지위도 없기 때문이다.“어머니, 저도 정말 한 가족이 화목하게 지내고 싶지만 아버지와 주영이가 잘못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고우신이 진지하게 말했다.사실 더 직설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 정말 돌이킬 수 없다면 그는 차라리 릴리를 지지하겠다고 말이다.먼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원래도 릴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고주영은 사과하지 않았을뿐더러 릴리를 난처하게 하고 고성그룹으로 장난을 쳤다.그는 정말 고주영을 지지할 수 없다.심수정은 똑똑해서 이 말을 듣고 바로 고우신의 마음을 알아챘다.심수정은 의아한 듯 고우신을 돌아보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었다. “어머나, 우리 평화주의자가 지금 편을 드는 거야?”“굳이 편을 들려면 맞는 사람 편을 들겠습니다.”고우신은 우물쭈물하고 우유부단할 수는 있지만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녀에게 증명하고 싶었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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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장

오후 여섯 시.릴리는 시간에 맞춰 모임 장소에 도착했다.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하자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익숙한 얼굴 하나가 그녀를 놀라게 했다.‘고우신? 며칠 조용하더니, 여기까지 찾아왔네...’“여러분, 제 친한 동생 강릴리를 소개할게요! 고성 그룹의 현재 최고 이사기도 해요.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신주리가 사람들에게 열정적으로 소개했다.사람들이 반응할 틈도 없이 육경서가 옆에서 한마디를 덧붙였다.“우리 형수의 동생이자 내 동생이기도 해요!”사람들은 릴리의 이름을 당연히 들어본 적이 있었다. 최근에 아주 큰 화제를 몰고 왔으니까. 게다가 오늘의 주인공이기도 했다.사람들 사이에서 진심 반, 농담 반의 칭찬과 이야기가 오갔다.“역시 경서 씨 동생답게 경서 씨만큼이나 뛰어난 외모를 지니셨군요! 너무 귀여워요!”“거기까지 해. 그 값싼 얼굴 좀 치워. 내 동생 놀랄라.”“릴리 씨, 남자 친구 있어요? 남자 친구 고르는 기준이 뭐예요?”“예쁜 언니, 나랑 같이 앉아요. 저런 더러운 남자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내 옆에 앉아요. 내 옆에!”“...”사람이 많은 곳에는 분위기를 띄우려 장난치는 사람도 있었고, 고의로 문제를 일으켜 재미를 보려는 사람도 있다.그렇게 열렬한 환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때를 못 맞춘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어? 그러고 보니, 우리 릴리 동생은 우신 씨의 친동생 아니에요? 우신 씨는 아무 말도 안 하셨네요. 동생 소개 좀 해주세요!”“에이. 다들 그 얘기는 그만하죠. 친동생을 죽이려 하는 오빠가 어디 있어요?”누군가 조롱하듯이 먼저 말했다.고우신은 김옥 자매와 함께 앉아 있었는데 모퉁이가 아니라 중심에 가까운 자리였다. 지금 주변의 말을 들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이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들어오기 전에 이미 한 번 조롱을 당했는데, 이제 또 이런 소리를 들으니 더욱 귀에 거슬렸다.입을 열려고 하던 찰나 귀에 속삭이듯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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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장

원래 김솔, 김옥, 그리고 고우신 세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고 김옥이 가운데에 앉아 있었다.릴리는 김옥과 김솔 사이의 자리를 향해 다가갔지만 이 수줍은 여자는 너무 긴장해서였는지 아니면 일부러였는지 고우신과 김옥 사이의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일부러일까? 아니면 정말로 실수일까?김옥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손을 흔들며 작게 말했다. “아니야. 빨리 앉아!”릴리는 몇 초간 망설이다가 결국 자연스럽게 둘 사이에 앉았다.주변의 시선이 시시때때로 이쪽을 훑으며 모두가 상황을 지켜보는 듯했다. 결국 신주리와 육경서가 분위기를 띄우고 나서야 사람들의 관심이 서서히 흩어졌다.“김옥 씨는 오늘 제가 온 이유를 알고 있죠?”릴리는 손에 든 와인잔을 살짝 흔들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김옥은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온 거 아니야?”릴리는 눈꺼풀을 살짝 올리고 그녀의 순진하고 여린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니에요.”“아, 그럼...”둘의 시선이 마주쳤다.릴리는 조용히 관찰했다. 김옥은 순진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예쁜 눈동자에 맑고 순수한 어리석음이 깃들어 있었다. 연기하는 것치곤 꽤 그럴듯했다.릴리는 와인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후 더는 빙빙 돌리고 싶지 않아 바로 본론을 꺼냈다.“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끼리 굳이 내 앞에서 연기하지 마세요. 직설적으로 말할게요. 나는 김씨 가문과 협력하고 싶어요.”김옥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며 순진한 표정이 잠시 무너졌다.“하지만 김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지난번 만남에서 말했듯이 난 당신이 좋아요. 우리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릴리는 주저하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갔다.김옥은 마치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릴리 양이 나를 곤란하게 만드네. 사실 난 김씨 가문에서 별로 영향력이 없어.”릴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지난번 헤어지기 전에 제가 준 사탕 맛있었어요?”지난번 릴리는 고우신을 지목하라고 위협하기 위해 김옥에게 정체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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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장

“역시 우신 오빠가 말한 대로였어. 릴리 씨는 정말 착하네. 나 같은 순진한 여자에게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잖아?”김옥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는 어딘가 도발적인 느낌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그래도 릴리 씨가 정말로 협력하고 싶다면 내가 아버지께 상의해 볼 수는 있어...”상의하겠다는 건 핑계였다. 가장 순진한 말투로 은근히 우쭐대며 교묘하게 거절한 것이다.김옥은 더 고민해 봐야 했다. 지금 고성 그룹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니 서둘러야 할 건 자신이 아니었다.바로 그때 옆에서 조용히 있던 김솔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 목소리에는 다소 조바심이 느껴졌다.“뭘 상의해? 릴리 씨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우리에게 주는 건데,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지! 안 그러면 벌써 신씨 가문이랑 손잡았을 거야! 신씨 가문에서 먼저 릴리 씨를 찾아갔다는 말 못 들었어?”“정말요? 그런데 릴리 씨는 자존심이 강해서 남자의 도움을 받는 걸 좋아하지 않을 텐데요?”“그건 그렇지. 더군다나 좋아하는 남자의 도움이라면...”“...”두 자매는 번갈아 가며 릴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릴리의 성격상 설령 신씨 가문과 협력하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해도 이들의 말 때문에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물론 그건 그녀들의 생각일 뿐이었다. 릴리를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체면이 뭐 대수라고? 어두운 계략 속에서 안정을 추구할 때 체면이야말로 가장 쓸모없는 것이다.“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좋아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뭐가 어때서요? 어렸을 땐 아빠에게 의지하고, 커서는 남자에게 의지하면서 평생을 편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덕분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고마워요!”“???”김옥과 김솔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순간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솔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릴리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연애는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상대방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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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장

고성 그룹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긴 하지만 그 뒤에 있는 신씨 가문이나 육씨 가문 같은 막강한 지원 세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김옥은 화풀이 삼아 자존심을 내세우며 조금 더 고민하는 척할 수는 있었지만 만약 그로 인해 릴리를 김서준 쪽으로 밀어버린다면 그야말로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김옥은 릴리를 조심스럽게 관찰하다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릴리 씨는 참 농담도 잘하네. 사업 협력이 무슨 인심 쓰듯 할 수 있는 거야? 게다가 찬욱 오빠는 그냥 대충 넘어가는 성격이라 오빠가 여자한테 한 말은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돼.”김옥의 이 말은 마치 릴리의 말을 의심하는 듯한 태도였다. 동시에 김찬욱의 말을 믿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했다.“김찬욱 그 인간 말을 믿어요? 거짓말이 분명해요! 아니면 릴리 씨가 오늘 뭘 하려는지 뻔히 알면서 왜 안 왔겠어요?”김솔도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한심한 표정은 마치 사랑에 속아 길을 잃은 소녀를 구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릴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직접 전화해 봐야겠어요.”그러자 김옥이 다급하게 외쳤다.“잠깐!”김옥은 릴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김찬욱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런 일이 없더라도 김옥이 협력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는 바로 수락할지도 모른다.김찬욱이 그런 말을 내뱉기라도 하면 작은아버지가 그의 허세를 다 받아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김옥은 입술을 다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이, 다들 여기 모여 있었네! 이건 주리 씨 잘못이에요! 같이 놀면서 왜 나를 안 불렀어요? 나만 따돌리려는 거예요? 아니면 내가 주리 씨 남자 친구를 뺏을까 봐 걱정된 거예요?”신주리가 말하기도 전에 육경서가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김찬욱, 그 입 닥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아이고, 우리 둘 일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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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장

고우신은 김찬욱이 들어오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특히 자리를 빼앗기자 표정이 일그러지며 분노가 치밀었다.“김찬욱!”“...”김찬욱은 마치 이제야 그를 발견한 듯 고개를 돌려 말했다.“어이, 이게 누구야. 우리 납치범 아니야? 어떻게 이렇게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거야? 듣자 하니 고씨 가문의 사람들이 사법 감시에 들어가서 활동 범위가 제한됐다던데?”릴리는 이 소식을 몰랐던 듯 김찬욱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법 감시라니요? 왜 활동 범위가 제한된 거죠?”김찬욱은 원래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온 터라 그녀의 질문을 받자마자 자세하게 설명했다.“아직 모르셨군요? 지난번에 릴리 씨가 식중독 걸렸던 거, 그거 고씨 가문이 일부러 그런 거예요! 고정남이랑 고정철 형제가 손잡고 당신한테 해코지하려고 한 거죠...”김찬욱은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릴리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릴리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손잡은 건 아닐 거다. 고정남이 그런 일을 벌일 만한 용기가 없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로 감시를 받게 됐다고?“그리고 누군가가 고태규 어르신이 과거에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했대요. 지금 비밀리에 조사가 진행 중이에요.”릴리는 놀라서 김찬욱을 노려보며 말했다.“비밀 조사를 나한테 왜 말해주는 건데요?”김찬욱은 대수롭지 않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우리 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어요. 릴리 씨한테라면 뭐든지 말해줄 수 있어요!”릴리는 어이가 없었다. 김찬욱의 말은 마치 자기 비밀을 그녀에게 공유하는 것처럼 들렸다. 사실은 공무를 누설해 놓고는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릴리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슬쩍 훑어보며 그 누구도 자신들에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했다.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릴리는 경계심을 놓지 않고 주변을 살피며 신중한 행동을 보였다. 이 모든 작은 행동들이 그들 사이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김옥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이제 그녀는 릴리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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