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46장

Author: 노혜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9-05 18:00:00
오후 여섯 시.

릴리는 시간에 맞춰 모임 장소에 도착했다.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하자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익숙한 얼굴 하나가 그녀를 놀라게 했다.

‘고우신? 며칠 조용하더니, 여기까지 찾아왔네...’

“여러분, 제 친한 동생 강릴리를 소개할게요! 고성 그룹의 현재 최고 이사기도 해요.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신주리가 사람들에게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사람들이 반응할 틈도 없이 육경서가 옆에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우리 형수의 동생이자 내 동생이기도 해요!”

사람들은 릴리의 이름을 당연히 들어본 적이 있었다. 최근에 아주 큰 화제를 몰고 왔으니까. 게다가 오늘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진심 반, 농담 반의 칭찬과 이야기가 오갔다.

“역시 경서 씨 동생답게 경서 씨만큼이나 뛰어난 외모를 지니셨군요! 너무 귀여워요!”

“거기까지 해. 그 값싼 얼굴 좀 치워. 내 동생 놀랄라.”

“릴리 씨, 남자 친구 있어요? 남자 친구 고르는 기준이 뭐예요?”

“예쁜 언니, 나랑 같이 앉아요. 저런 더러운 남자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내 옆에 앉아요. 내 옆에!”

“...”

사람이 많은 곳에는 분위기를 띄우려 장난치는 사람도 있었고, 고의로 문제를 일으켜 재미를 보려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열렬한 환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때를 못 맞춘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어? 그러고 보니, 우리 릴리 동생은 우신 씨의 친동생 아니에요? 우신 씨는 아무 말도 안 하셨네요. 동생 소개 좀 해주세요!”

“에이. 다들 그 얘기는 그만하죠. 친동생을 죽이려 하는 오빠가 어디 있어요?”

누군가 조롱하듯이 먼저 말했다.

고우신은 김옥 자매와 함께 앉아 있었는데 모퉁이가 아니라 중심에 가까운 자리였다. 지금 주변의 말을 들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이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들어오기 전에 이미 한 번 조롱을 당했는데, 이제 또 이런 소리를 들으니 더욱 귀에 거슬렸다.

입을 열려고 하던 찰나 귀에 속삭이듯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가 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47장

    원래 김솔, 김옥, 그리고 고우신 세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고 김옥이 가운데에 앉아 있었다.릴리는 김옥과 김솔 사이의 자리를 향해 다가갔지만 이 수줍은 여자는 너무 긴장해서였는지 아니면 일부러였는지 고우신과 김옥 사이의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일부러일까? 아니면 정말로 실수일까?김옥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손을 흔들며 작게 말했다. “아니야. 빨리 앉아!”릴리는 몇 초간 망설이다가 결국 자연스럽게 둘 사이에 앉았다.주변의 시선이 시시때때로 이쪽을 훑으며 모두가 상황을 지켜보는 듯했다. 결국 신주리와 육경서가 분위기를 띄우고 나서야 사람들의 관심이 서서히 흩어졌다.“김옥 씨는 오늘 제가 온 이유를 알고 있죠?”릴리는 손에 든 와인잔을 살짝 흔들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김옥은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온 거 아니야?”릴리는 눈꺼풀을 살짝 올리고 그녀의 순진하고 여린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니에요.”“아, 그럼...”둘의 시선이 마주쳤다.릴리는 조용히 관찰했다. 김옥은 순진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예쁜 눈동자에 맑고 순수한 어리석음이 깃들어 있었다. 연기하는 것치곤 꽤 그럴듯했다.릴리는 와인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후 더는 빙빙 돌리고 싶지 않아 바로 본론을 꺼냈다.“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끼리 굳이 내 앞에서 연기하지 마세요. 직설적으로 말할게요. 나는 김씨 가문과 협력하고 싶어요.”김옥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며 순진한 표정이 잠시 무너졌다.“하지만 김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지난번 만남에서 말했듯이 난 당신이 좋아요. 우리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릴리는 주저하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갔다.김옥은 마치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릴리 양이 나를 곤란하게 만드네. 사실 난 김씨 가문에서 별로 영향력이 없어.”릴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지난번 헤어지기 전에 제가 준 사탕 맛있었어요?”지난번 릴리는 고우신을 지목하라고 위협하기 위해 김옥에게 정체를 알

    Last Updated : 2024-09-05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48장

    “역시 우신 오빠가 말한 대로였어. 릴리 씨는 정말 착하네. 나 같은 순진한 여자에게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잖아?”김옥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는 어딘가 도발적인 느낌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그래도 릴리 씨가 정말로 협력하고 싶다면 내가 아버지께 상의해 볼 수는 있어...”상의하겠다는 건 핑계였다. 가장 순진한 말투로 은근히 우쭐대며 교묘하게 거절한 것이다.김옥은 더 고민해 봐야 했다. 지금 고성 그룹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니 서둘러야 할 건 자신이 아니었다.바로 그때 옆에서 조용히 있던 김솔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 목소리에는 다소 조바심이 느껴졌다.“뭘 상의해? 릴리 씨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우리에게 주는 건데,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지! 안 그러면 벌써 신씨 가문이랑 손잡았을 거야! 신씨 가문에서 먼저 릴리 씨를 찾아갔다는 말 못 들었어?”“정말요? 그런데 릴리 씨는 자존심이 강해서 남자의 도움을 받는 걸 좋아하지 않을 텐데요?”“그건 그렇지. 더군다나 좋아하는 남자의 도움이라면...”“...”두 자매는 번갈아 가며 릴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릴리의 성격상 설령 신씨 가문과 협력하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해도 이들의 말 때문에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물론 그건 그녀들의 생각일 뿐이었다. 릴리를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체면이 뭐 대수라고? 어두운 계략 속에서 안정을 추구할 때 체면이야말로 가장 쓸모없는 것이다.“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좋아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뭐가 어때서요? 어렸을 땐 아빠에게 의지하고, 커서는 남자에게 의지하면서 평생을 편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덕분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고마워요!”“???”김옥과 김솔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순간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솔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릴리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연애는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상대방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Last Updated : 2024-09-05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49장

    고성 그룹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긴 하지만 그 뒤에 있는 신씨 가문이나 육씨 가문 같은 막강한 지원 세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김옥은 화풀이 삼아 자존심을 내세우며 조금 더 고민하는 척할 수는 있었지만 만약 그로 인해 릴리를 김서준 쪽으로 밀어버린다면 그야말로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김옥은 릴리를 조심스럽게 관찰하다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릴리 씨는 참 농담도 잘하네. 사업 협력이 무슨 인심 쓰듯 할 수 있는 거야? 게다가 찬욱 오빠는 그냥 대충 넘어가는 성격이라 오빠가 여자한테 한 말은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돼.”김옥의 이 말은 마치 릴리의 말을 의심하는 듯한 태도였다. 동시에 김찬욱의 말을 믿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했다.“김찬욱 그 인간 말을 믿어요? 거짓말이 분명해요! 아니면 릴리 씨가 오늘 뭘 하려는지 뻔히 알면서 왜 안 왔겠어요?”김솔도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한심한 표정은 마치 사랑에 속아 길을 잃은 소녀를 구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릴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직접 전화해 봐야겠어요.”그러자 김옥이 다급하게 외쳤다.“잠깐!”김옥은 릴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김찬욱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런 일이 없더라도 김옥이 협력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는 바로 수락할지도 모른다.김찬욱이 그런 말을 내뱉기라도 하면 작은아버지가 그의 허세를 다 받아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김옥은 입술을 다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이, 다들 여기 모여 있었네! 이건 주리 씨 잘못이에요! 같이 놀면서 왜 나를 안 불렀어요? 나만 따돌리려는 거예요? 아니면 내가 주리 씨 남자 친구를 뺏을까 봐 걱정된 거예요?”신주리가 말하기도 전에 육경서가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김찬욱, 그 입 닥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아이고, 우리 둘 일은 형

    Last Updated : 2024-09-05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50장

    고우신은 김찬욱이 들어오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특히 자리를 빼앗기자 표정이 일그러지며 분노가 치밀었다.“김찬욱!”“...”김찬욱은 마치 이제야 그를 발견한 듯 고개를 돌려 말했다.“어이, 이게 누구야. 우리 납치범 아니야? 어떻게 이렇게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거야? 듣자 하니 고씨 가문의 사람들이 사법 감시에 들어가서 활동 범위가 제한됐다던데?”릴리는 이 소식을 몰랐던 듯 김찬욱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법 감시라니요? 왜 활동 범위가 제한된 거죠?”김찬욱은 원래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온 터라 그녀의 질문을 받자마자 자세하게 설명했다.“아직 모르셨군요? 지난번에 릴리 씨가 식중독 걸렸던 거, 그거 고씨 가문이 일부러 그런 거예요! 고정남이랑 고정철 형제가 손잡고 당신한테 해코지하려고 한 거죠...”김찬욱은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릴리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릴리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손잡은 건 아닐 거다. 고정남이 그런 일을 벌일 만한 용기가 없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로 감시를 받게 됐다고?“그리고 누군가가 고태규 어르신이 과거에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했대요. 지금 비밀리에 조사가 진행 중이에요.”릴리는 놀라서 김찬욱을 노려보며 말했다.“비밀 조사를 나한테 왜 말해주는 건데요?”김찬욱은 대수롭지 않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우리 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어요. 릴리 씨한테라면 뭐든지 말해줄 수 있어요!”릴리는 어이가 없었다. 김찬욱의 말은 마치 자기 비밀을 그녀에게 공유하는 것처럼 들렸다. 사실은 공무를 누설해 놓고는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릴리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슬쩍 훑어보며 그 누구도 자신들에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했다.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릴리는 경계심을 놓지 않고 주변을 살피며 신중한 행동을 보였다. 이 모든 작은 행동들이 그들 사이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김옥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이제 그녀는 릴리가 아

    Last Updated : 2024-09-06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51장

    릴리는 김찬욱이 자신에게 협조해 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그의 연기력에 다시금 감탄했다. 이렇게 곧바로 상황에 몰입할 줄이야.“가까운 관계와는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전 당신 여동생이 꽤 마음에 들었다는 거죠.”릴리도 바로 대사를 받아치며 뒤처지지 않으려는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그럼 난 그렇게 싫어요?”김찬욱이 조금 목소리를 높여서 묻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릴리의 눈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너무 과한 연기였다. 자칫하면 받아치지 못할 뻔했다. 그녀는 주변의 친구들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분위기가 잠시 어색해졌다.김찬욱은 마치 정말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그는 약간 허리를 굽히고 두 팔꿈치를 무릎에 대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생각에 잠긴 듯했다.김옥은 김찬욱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릴리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완전히 믿게 되었다. 그녀는 릴리에게서 계약서를 빼앗듯 받아 들며 말했다.“이건 법무팀에 가져가 검토해 보고 문제가 없다면 월요일에 직접 고성 그룹에 가져갈게.”“내가 세 가지 조건을 더 양보해 줄게요. 협력하는 동안 고성 그룹의 요구는 전부 맞춰 드릴게요.”김찬욱이 갑자기 고개를 들며 말하자 김옥과 릴리는 동시에 김찬욱을 바라보았다.이 정도로 양보하는 건 너무 비현실 적이었다. 이러다 들통나는 거 아닌가?릴리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김찬욱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김씨 집안 내부 사정을 몰라서 그러는 건가요? 나한테 이러면 안 되죠. 이 협력은 내가 꼭 따내야 해요.”릴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의문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갑자기 김찬욱의 말이 연기인지 진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그들은 원래 가까이에 앉아 있었고 김찬욱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지만 화가 난듯한 목소리 때문에 김옥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대충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

    Last Updated : 2024-09-06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52장

    어차피 들킨 마당에 김옥은 더 이상 가식을 부리지 않았다.겉으로 보기에 김씨 가문은 김재민과 김서준이 서로 대립하며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재민 쪽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김옥이었다.김옥은 외부에 내성적이고 연약하며 사회생활을 꺼리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뒤에서 모든 것을 조율하는 인물이었다. 김재민이 집안의 주인처럼 보였지만 많은 중요한 결정들은 항상 김옥이 내렸다.김서준과의 경쟁 관계에서 김옥의 승부욕은 김재민 못지않았다. 그녀는 결정을 내리자마자 즉시 행동으로 옮겼고 회사 측에 연락해 계약서를 가져가라고 했다.회사에서 계약서를 검토한 후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만류했다. 심지어 김재민도 직접 전화를 걸어왔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아서 할게요.”“...”평소 같았으면 김재민은 분명히 그녀에게 의문을 제기했을 것이다.하지만 고씨 가문과의 일에서 그가 독단적으로 행동해 김씨 가문을 불리한 위치에 몰아넣었고 딸에게도 상처를 준 상황이었기에 지금 이 순간에는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룸 안에서 릴리는 김옥이 휴대폰을 들고 여러 차례 자리를 비우며 회사와 김씨 가문 간의 의사결정과 진행 상황을 조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릴리는 김옥의 얼굴에서 목표를 달성한 안도감 대신 더 깊은 의문이 담긴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릴리는 가끔 옆에 있는 김찬욱을 힐끗 보며 말을 꺼내려다 말았다. 몇 번이나 그렇게 힐끗거리던 중 릴리의 휴대폰이 진동했다.김찬욱이 보낸 친구 추가 알림이었다. 그녀가 수락하자마자 메시지가 도착했다.[릴리 씨, 조금만 더 프로답게 행동해 줄 수 없어요? 자꾸 몰래 저를 쳐다보니까 웃음이 터질 것 같아요.][???][역시 연기였어요? 연기력이 너무 좋은데요?]릴리는 거의 속을 뻔했다. 그를 위로해 줘야 하나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고성 그룹과의 협력은 이번 건만이 아니며 언제든 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으니 이렇게 상심할 필요가 없다고. 어

    Last Updated : 2024-09-07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53화

    “마찬가지야. 나도 너를 좋아해.”김옥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릴리를 향해 방긋 웃어 보였고 그 웃음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천진하고 단순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진정성이 돋보였다.릴리는 잠깐 멍하더니 회심의 일격을 느꼈다.‘망했다.’또다시 미안한 감이 들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김찬욱 그 쓰레기와 연합해 계략을 꾸미지 않을 것 그랬다.“다음에 제가 밥 살게요. 김옥 씨만 단독으로요.”릴리가 정색해서 말하더니 다시 뭐가 생각났는지 말을 이었다.“남자 친구 소개해 줄게요. 아주 우수한 남자예요.”김옥이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릴리 오빠보다 더 우수해?”릴리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고우신이 마음에 들어요?”김옥은 입술을 끌어올리며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에는 마음에 안 들어도 별다른 선택이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씨 가문과 협력하려면 혼약이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다가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김찬욱이 김옥과 계약을 다투는지 모르지만 김옥이 제시한 조건과 내린 결정에는 성의가 보였다.갓 상업계에 발을 들여놓았기에 단순하고 착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고 미안한 감이 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두 명의 “순진하고 착한” 여자는 나름대로 각자의 계략과 꿍꿍이가 있었기에 누가 먼저 탈락할지는 아직 모른다.핸드폰 액정에 메시지가 뜨자 확인해 보니 양율이 김씨 가문의 계약서에 제시한 조건이 너무 우월해 사기인 것 같다고 했다.릴리가 피씩 웃으며 화면을 캡쳐하더니 답장했다.[그럼 계약해도 되겠어?]릴리의 물음에 양율이 잠깐 고민했다.[불확실해요. 좀 더 기다려봐도 될 것 같아요.]조운 그룹에서 갑자기 재계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불안정하던 고성 그룹은 설상가상이었고 LK 가 감당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불안했다.지금 다들 앞다투어 계약서를 보내오니 양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릴리가 답장했다.[똑같은 생각이야. 기다리면서

    Last Updated : 2024-09-07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154화

    이 여자는 모든 사람을 속였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속였으며 겉모습처럼 연약하고 순진하지 않았고 일할 때는 노련하기까지 했다.전혀 집에서 곱게 자란 어리광 부리는 철부지 아가씨가 아니었다.“내가 무슨 쇼를 했다고 그래? 처음부터 이 모습이었어.”평소와는 달리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노련할 뿐이다.머리를 갸우뚱하고 진지하게 고우신을 바라보던 김옥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어. 단지 내가 릴리의 통제를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화났을 뿐이야.”“아, 아니다. 우신 씨가 아니라 어머님이 화 나셨겠지?”“고주영 일은 기정사실이야. 어머니도 마음속에 숫자가 있을 거야. 당신이 덤터기를 쓰고 나쁜 사람이 될지언정 우신 씨가 릴리한테 밉보이지 않게 하려는 거잖아. 이젠 그만 해.”말이 끝나자 김옥은 고우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더니 손을 밀치고 우아한 자태로 룸으로 돌아가자 고우신은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엄마가 다 알고 있다고?’그래서 고주영이 과분했다고 고우신이 릴리 편에 설 수 있다고 말한건가?...릴리의 목적이 바로 김옥과 함께 쇼하는 것이고 하마터면 탄로 날뻔했지만 김찬욱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하지만 김찬욱이 왜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조금 한가해지자 릴리는 그제야 김찬욱에게 물었다.“맞다. 그런데 찬욱 씨는 왜 왔어요? 누가 도와달라고 하던가요?”그러더니 무의식적으로 신하균이 떠올랐다.김찬욱이 잠깐 머뭇거리더니 난처한 듯 말했다.“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릴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어서 계속 말하라는 눈치였다.김찬욱의 뜻은 구경하러 온 건 맞지만 릴리를 도우러 온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김찬욱의 두 눈이 반짝 빛나면서 비밀스럽게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왔어요.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어요.”문이 열리고 불빛이 어둑해지더니 직원이 디자인이 독특한 황관

    Last Updated : 2024-09-08

Latest chapter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9화

    신주리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최근에 일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다음 달에 곧 새로운 촬영을 시작할 거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달에 돌아가면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어요.”육경서는 그들이 두어 마디 말로 일정안배를 끝내가 다급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도 있어! 주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나도 안 돌아갈래!”신주리는 흘겨보며 물었다.“넌 바쁘지 않아?”“마침 이 영화가 촬영을 마감할 예정이야. 기타 활동은 중요한 건 뒤로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건 매니저더러 거절하게 하면 돼.”육경서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강유리는 반대하지 않고 귀띔했다.“강덕준 감독이 널 죽일 수도 있어.”육경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한 달뿐이잖아. 설마 날 따라 여기까지 오겠어?”강덕준이 그를 죽일지는 둘째치고, 어쨌든 지금 바론 공작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는 그저 예의상 딸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게 했을 뿐인데 결국 딸아이가 다음 달 귀국하는 일정을 안배하게 되다니?병원에서 육시준이 비아냥거리던 말을 그는 실행할 계획이었다. 단계마다 다른 이유로 딸을 만류하고 싶었고 시름 놓고 이곳에서 편히 안태하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사위는...만약 자기 일을 다 처리했다면 남아있어도 괜찮았다. 부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덤으로 두 사람이 더 생겼고 또 이 두 사람은 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지 않으면 재촉당할 것이 뻔하다.“두 분이 바쁘면 굳이 남지 않아도 돼. 유리는 지금 손님 접대하는 게 불편하거든.”그는 정색해서 다시 말했다.그러자 여러 가지 눈빛이 삽시에 바론 공작을 향했다......신주리와 강유리는 제작팀과 반나절만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후에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오전 시간만으로 두 친구가 얘기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강유리는 직접 감독에게 전화해 하루 연장했다.점심시간.신주리는 육시준의 자리에 앉아 강유리의 옆에 누워 계속 절친끼리 이야기를 했다.강유리는 이번에 단도직입적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8화

    저쪽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상대방도 자신만큼 놀란 모습을 상상하며 육경서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송미연은 놀랐지만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유리 찾으러 갔어?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며 왜 그들을 찾으러 갔어? 거기는 시간이 아직 이르지 않아? 이맘때면 유리는 잠을 잘 자지도 못했을 건데...”송미연은 육경서가 철이 없이 강유리가 잘 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한바탕 야단을 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한 가지 중요한 소식을 알렸다.“진작 알고 있었어요?”“물론이지!”송미연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며느리가 임신했는데 이렇게 큰 소식을 어떻게 바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있겠어? 경고하는데 너무 떠들지 마. 네 형수님을 화나게 하면 안 돼! 그냥 녹화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주리가 널 용서했어? 왜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가십거리를 알아내려고 해! 이번에 돌아와서 주리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넌 아예 돌아오지도 마!”...화제가 자신을 욕하는 방향으로 변해버리자 육경서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고 목소리도 누그러들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원한 줄 아세요? 이것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잖아요...”“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모두 네가 자초한 거잖아! 쌤통이야!”“...”“섬에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넌 주리를 잘 돌봐야 해. 난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넌 주리 괴롭히지 마.”송미연이 또 당부했다.육경서는 머뭇거리다가 정색해서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송미연은 또 몇 마디 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육경서는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잘됐어. 아빠 엄마가 다 주리를 좋아하니 나중에 언제든지 주리는 억울함 당하는 일이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있는 한 억울함 당하지 않을 거야...”...점심은 빌라의 셰프가 만든 영양식이다. 맛은 좋지만 오래 먹으면 질릴 수 있어 강유리는 이 음식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7화

    그러나 앉은 자리가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육경서는 흥분된 듯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뭐? 임신했다고?” 바론 공작은 짜증 섞인 눈길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 뭘 그렇게 놀라!” 그는 지금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땐 당황하고 흥분했던 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육경서는 입을 막으며 어색하게 다시 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이며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났다. ‘나 이제 삼촌 된다! 삼촌 된다!’ “의사가 말하기를 첫 3개월은 불안정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 소식을 공개하지 말고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셨다.” 바론 공작은 드물게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끝내며 신주리를 한번 훑어봤다. “그래서 나는 유리를 위해 사람들을 안배해 가까이서 돌보게 한 거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주리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공작을 한 번 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며 강유리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치 한번 만져보고 싶은 듯했지만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육경서와 같이 흥분과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유리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거야?” “맞아.” 강유리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주리는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 속에 담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 육경서도 순간 정신을 차리며 손을 내밀었다. “나도...” “안 돼!” “안 돼!”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차갑게 외쳤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바로 거절했다. 강유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두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들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대신 신주리에게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만져도 돼.” 육시준과 바론 공작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우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나?’ 육경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6화

    육경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채 입을 열려던 순간 정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두 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했다. “이쪽이 둘째 도련님이랑 신주리 씨 맞으시죠? 강유리 아가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 부탁드려요.” 신주리가 부드럽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 육경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왜 이렇게 때맞춰 나타나는 거지? 다른 때는 왜 안 오고, 바로 이때 오냐고!’ “잠깐만요. 저희 형수 말고 일단 먼저 빌라를 둘러보고 싶어요!” 그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안내하는 집사를 붙잡았다. 집사는 그의 눈을 한 번 쳐다본 뒤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멈췄다. 신주리는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낯을 가려서 그래요.” 육경서는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낯을 가린다고? 왜 그렇게 갑자기...’ 집사는 이해한 듯 웃으며 공작님도 그들의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육경서는 그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눈앞의 신주리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주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쉽게 대답해서 다시 부정하려는 건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섰고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에서 차와 다과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이 보였다. 강유리는 햇볕을 가린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육시준이 전화를 끊고 있었다. 바론 공작이 불만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루 종일 그 전화기 들고 있으면 안 돼! 그렇게 바빠? 전자기기 방사선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의사 선생님이 말했잖아. 첫 세 달은 불안정하다고, 푹 쉬어야 한다고!” 육시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돌아갔으면 이미 처리했을 일인데요.” 바론 공작은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 “일이라는 게 끝날 수 있나? 돌아가면 내 딸과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몰라!” 육시준이 말하려던 순간 강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5화

    감독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녹화 중에는 제작진 팀을 이탈하면 안 됩니다.” 역시나 신주리는 가볍게 되물었다. “녹화 시작할 때 그런 규정은 없었잖아요? 갑자기 추가된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럼 우리를 일부러 견제하려는 건가요? 그럼 그냥 프로그램 안 하면 되죠?” 감독은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첫 번째 시즌에서 육경서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는 이미 이 두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 조건을 협상하든 규칙을 정하든 이 둘이 하겠다고 하면 다행이고 안 하겠다고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그는 포기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두 분 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가든 꼭 행선지를 알려주시고 제작진 팀에서 두 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점심 먹고 바로 돌아올게요!” 신주리가 대범하게 말했다. ‘점심도 먹고 온다고?’ 하지만 그가 불만을 표현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유유히 그의 앞을 지나쳐 나가버렸다.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감독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 대표님, 경서 씨랑 주리 씨가 지금 강 대표님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 행선지에 대한 건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이 진지하게 말했다. 강유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만약 제가 발설하면요?”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이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 아니었나?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거야? 시청률이 안 오르면 강 대표님에게도 손해 아닌가?’ 감독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이 대형 회사를 설득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농담이에요. 발설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4화

    비행기에 오를 때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제작진 팀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들을 예약된 호텔로 보냈다. 해변가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제작진 팀 정말 큰돈 쓴 거네! 이게 진짜 여행 같아!” “그렇지.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일정은 꽤 합리적이네!” “응, 또 감사한 건 처음에 우리 주리랑 경서에게 그 사건이 터진 후로 대우가 점점 더 좋아졌다는 거야.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얻은 거라니까!” 모두가 웃으며 체크인 절차를 마쳤다. 그때 감독 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내일은 섬으로 갑니다.” 모두들 당황했다. ‘그래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가?’ “목적지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관광 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이 급성장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섬의 소유자가 바뀌어서 다시 한번 큰 화제를 일으켰죠.”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신주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바론 공작이 유리에게 선물한 섬이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육경서는 감탄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우리 형수를 설득했어요?” 감독 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 [유리 언니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진짜 대규모로 투자한 거네!] [하하하, 유리 언니가 투자한 건 아니야. 그냥 완전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덕분에 도련님과 미래의 동서가 혜택을 보는 거고!” “나도 섬 주인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유리 언니 우정 출연할지 궁금하다!” 아침 식사 후 모두 방으로 돌아가 시차를 맞추기 위해 잠을 청했다. 카메라는 잠시 쉬어갔다.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잠깐 눈을 붙였기에 이제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 방을 몰래 빠져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3화

    심지어 원피스까지 캐리어 하나에 다 준비해 놨다. “안 믿을지 몰라도 내가 쇼핑 리스트까지 작성했어. 엄마한테도 참고를 부탁했거든! 원피스는 엄마가 골랐어. 안심해, 눈썰미는 진짜 좋아!” 말을 하면서 그는 정말로 쇼핑 리스트를 꺼내서 신주리에게 보여줬다. 신주리는 그 리스트를 보지 않아도 이미 믿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놀랐다. “너 그럼 네 짐은 어쩌고? 얼마나 챙겨왔어?” “짐 하나야. 나중에 필요하면 제작진 팀에 부탁할 거야!” 육경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신주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육경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탓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던 신주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육경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왜?”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아?” 육경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야. Y 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지사에서 몇 가지 더 준비해 줬거든...”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멈칫했다. 불필요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신주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네가 제작진 팀에 요청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아?” 육경서는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가 그런 사람 아닌가?” 육경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고백했다. “맞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야! 사실 내가 쓴 목적지는 원래 해변이었어. 이런 건 결국 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잖아.” 신주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진태와 소지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진태는 진지하게 소지석에게 도씨 가문의 그 양성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계획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완전히 그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2화

    [하하하, 이게 무슨 이상한 조합이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네!] [처음부터 차 안에서 자리싸움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색하지는 않았겠지.] [우리 지원 언니 한마디로 모든 흐름이 뒤집혔어!] [강미영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우리 지석이를 일부러 피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지석 팬들 너무 이기적이지 마! 누구든 미영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고 미영 언니는 모두를 거절할 권리가 있어!] 좌석이 정리되고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라이브 방송은 일시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런 24시간 라이브 촬영 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잠깐 동안만은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강미영은 라이브 방송이 종료된 뒤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왜 한지원이 굳이 자신과 함께 앉으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앉자고 했어도 마다하지는 않았겠지만... “미영 언니, 난 저 커플 팬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제발 내 최애 커플 깨지지 않게 도와줘!” 한지원은 진지한 얼굴로 이유를 털어놓았다. 강미영은 살짝 멍해지더니 결국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네 최애 커플 잘 지켜주도록 할게.”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 최애 커플이 마음 편히 연애할 수 있게 됐어!” 강미영은 눈가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걔네 둘의 팬이 된 거야? 그리고 지금 걔네 둘 관계 꽤 안정적이던데 내가 굳이 뭐 하러 그걸 망치겠어?” 한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영 언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이런 카메라 밖에서의 달달한 순간들이지.” 강미영은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혹시 영감이라도 떠오른 거야?” 한지원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한 명의 유명 만화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어!” 강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1화

    그는 단지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미영에게 그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주고 소지석에게는 그가 혼자서만 밀어붙이지 않도록 눈에 띄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행동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팬들은 그를 오해하거나 비판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진태는 너무 경계가 없지 않나요? 경쟁하고 싶다 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해야 하나요? 왜 꼭 같이 앉아야만 하는 거죠?] [맞아요! 강미영 언니는 분명히 불편해 보였고 바로 피해서 조수석에 앉았잖아요!] [좋아한다고 해도 좀 경계를 두고 해야죠.] [근데 소지석 팬들 너무 이중잣대 아니에요? 오빠가 같이 앉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다가가도 ‘멋지다, 드디어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진태가 다가가면 ‘경계가 없다’고 비판하잖아요?] [맞아요. 서진태는 사실 강미영 언니와 앉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댓글창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강미영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했다. 감정상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그녀는 주저 없이 피할 것이다. 강미영은 감정을 물건처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들끼리의 경쟁이나 여성들끼리의 경쟁이 감정을 더 순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외적인 압박이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사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지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고정남의 관계도 그랬다. 주위에서 반대할수록 더 진지하게 여겨졌던 그 감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엉망이 된 감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네가 졌으니까 내 선물 잊지 말고 사 와.” 신주리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서는 그 결과를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엔 네가 이겼어.” 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번? 그럼 다음에도 나랑 내기할 거야?”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