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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장

릴리는 김찬욱이 자신에게 협조해 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그의 연기력에 다시금 감탄했다. 이렇게 곧바로 상황에 몰입할 줄이야.

“가까운 관계와는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전 당신 여동생이 꽤 마음에 들었다는 거죠.”

릴리도 바로 대사를 받아치며 뒤처지지 않으려는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그럼 난 그렇게 싫어요?”

김찬욱이 조금 목소리를 높여서 묻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

“...”

릴리의 눈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너무 과한 연기였다. 자칫하면 받아치지 못할 뻔했다. 그녀는 주변의 친구들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분위기가 잠시 어색해졌다.

김찬욱은 마치 정말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그는 약간 허리를 굽히고 두 팔꿈치를 무릎에 대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생각에 잠긴 듯했다.

김옥은 김찬욱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릴리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완전히 믿게 되었다. 그녀는 릴리에게서 계약서를 빼앗듯 받아 들며 말했다.

“이건 법무팀에 가져가 검토해 보고 문제가 없다면 월요일에 직접 고성 그룹에 가져갈게.”

“내가 세 가지 조건을 더 양보해 줄게요. 협력하는 동안 고성 그룹의 요구는 전부 맞춰 드릴게요.”

김찬욱이 갑자기 고개를 들며 말하자 김옥과 릴리는 동시에 김찬욱을 바라보았다.

이 정도로 양보하는 건 너무 비현실 적이었다. 이러다 들통나는 거 아닌가?

릴리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김찬욱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김씨 집안 내부 사정을 몰라서 그러는 건가요? 나한테 이러면 안 되죠. 이 협력은 내가 꼭 따내야 해요.”

릴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의문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갑자기 김찬욱의 말이 연기인지 진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들은 원래 가까이에 앉아 있었고 김찬욱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지만 화가 난듯한 목소리 때문에 김옥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대충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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