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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이 여자는 모든 사람을 속였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속였으며 겉모습처럼 연약하고 순진하지 않았고 일할 때는 노련하기까지 했다.

전혀 집에서 곱게 자란 어리광 부리는 철부지 아가씨가 아니었다.

“내가 무슨 쇼를 했다고 그래? 처음부터 이 모습이었어.”

평소와는 달리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노련할 뿐이다.

머리를 갸우뚱하고 진지하게 고우신을 바라보던 김옥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어. 단지 내가 릴리의 통제를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화났을 뿐이야.”

“아, 아니다. 우신 씨가 아니라 어머님이 화 나셨겠지?”

“고주영 일은 기정사실이야. 어머니도 마음속에 숫자가 있을 거야. 당신이 덤터기를 쓰고 나쁜 사람이 될지언정 우신 씨가 릴리한테 밉보이지 않게 하려는 거잖아. 이젠 그만 해.”

말이 끝나자 김옥은 고우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더니 손을 밀치고 우아한 자태로 룸으로 돌아가자 고우신은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엄마가 다 알고 있다고?’

그래서 고주영이 과분했다고 고우신이 릴리 편에 설 수 있다고 말한건가?...

릴리의 목적이 바로 김옥과 함께 쇼하는 것이고 하마터면 탄로 날뻔했지만 김찬욱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김찬욱이 왜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금 한가해지자 릴리는 그제야 김찬욱에게 물었다.

“맞다. 그런데 찬욱 씨는 왜 왔어요? 누가 도와달라고 하던가요?”

그러더니 무의식적으로 신하균이 떠올랐다.

김찬욱이 잠깐 머뭇거리더니 난처한 듯 말했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릴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어서 계속 말하라는 눈치였다.

김찬욱의 뜻은 구경하러 온 건 맞지만 릴리를 도우러 온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김찬욱의 두 눈이 반짝 빛나면서 비밀스럽게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왔어요.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어요.”

문이 열리고 불빛이 어둑해지더니 직원이 디자인이 독특한 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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