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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릴리의 시선이 과일 접시를 훑고 지나더니 부득이하게 선택해야 한다면 딸기가 괜찮은 선택이었다.

“괜찮아요. 그런데 수박이 더 낫지 않아요?”

“수박은 너무 커요.”

신하균이 낮은 소리로 완곡하게 거절했다.

신주리의 눈이 다시 휘둥그레졌다.

“욕심을 더 확실하게 드러내지 그래? 아예 블루베리로 해.”

신주리가 비꼬는 말투로 툭 내뱉었지만 신하균은 전혀 미동이 없는 얼굴로 포기하지 않고 릴리에게 물었다.

“블루베리는 안 될까요?”

“딸기! 딸기로 해.”

“...”

손가락으로 새빨간 딸기를 집으려 할 때 릴리의 가슴이 방망이질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릴리가 많은 남자 친구를 사귀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남자와 접촉해 본 적이 없었다.

그것도 수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앞에서 주동적으로 남자에게 다가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다짐하더니 눈을 감고 이로 딸기를 물고 신하균을 향해 다가갔다.

남자의 눈빛이 아까보다 좀 더 깊어지면서 눈앞의 여자를 보니 딸기의 빛이 반사된 것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인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라있었다.

빨간 입술에 하얀 이를 드러내고 다가오는 모습이 상당히 유혹적이었다.

신하균은 눈을 감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참으며 몸을 낮추더니 고개를 숙였다.

상대방의 호흡소리가 들리자 릴리의 가슴이 당장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신하균의 얼굴이 눈앞에서 점점 확대되더니 입술이 살짝 닿으면서 달콤한 딸기즙이 입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입술이 닿을락 말락 했던 느낌이 마치 깃털이 살짝 스치고 지나간 듯했고 분명히 거의 아무 감촉이 없었지만 릴리는 온몸이 전기충격이라도 맞은 듯 굳어졌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에 방안이 시끌법적했기에 그 누구도 릴리의 표정이 일순 변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릴리는 오작동한 기계처럼 입안의 딸기를 잘근잘근 씹으니 달콤했다.

처음 연애를 해서부터 릴리는 자신이 이성과의 신체접촉을 거부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키스가 그나마 유지 가능한 적정거리였는데 상대가 선을 넘으려 해서 헤어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신하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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