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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마찬가지야. 나도 너를 좋아해.”

김옥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릴리를 향해 방긋 웃어 보였고 그 웃음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천진하고 단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정성이 돋보였다.

릴리는 잠깐 멍하더니 회심의 일격을 느꼈다.

‘망했다.’

또다시 미안한 감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김찬욱 그 쓰레기와 연합해 계략을 꾸미지 않을 것 그랬다.

“다음에 제가 밥 살게요. 김옥 씨만 단독으로요.”

릴리가 정색해서 말하더니 다시 뭐가 생각났는지 말을 이었다.

“남자 친구 소개해 줄게요. 아주 우수한 남자예요.”

김옥이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

“릴리 오빠보다 더 우수해?”

릴리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고우신이 마음에 들어요?”

김옥은 입술을 끌어올리며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에는 마음에 안 들어도 별다른 선택이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씨 가문과 협력하려면 혼약이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다가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김찬욱이 김옥과 계약을 다투는지 모르지만 김옥이 제시한 조건과 내린 결정에는 성의가 보였다.

갓 상업계에 발을 들여놓았기에 단순하고 착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고 미안한 감이 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두 명의 “순진하고 착한” 여자는 나름대로 각자의 계략과 꿍꿍이가 있었기에 누가 먼저 탈락할지는 아직 모른다.

핸드폰 액정에 메시지가 뜨자 확인해 보니 양율이 김씨 가문의 계약서에 제시한 조건이 너무 우월해 사기인 것 같다고 했다.

릴리가 피씩 웃으며 화면을 캡쳐하더니 답장했다.

[그럼 계약해도 되겠어?]

릴리의 물음에 양율이 잠깐 고민했다.

[불확실해요. 좀 더 기다려봐도 될 것 같아요.]

조운 그룹에서 갑자기 재계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불안정하던 고성 그룹은 설상가상이었고 LK 가 감당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지금 다들 앞다투어 계약서를 보내오니 양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릴리가 답장했다.

[똑같은 생각이야.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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