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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신하균이 고개를 들면서 김솔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위로 몇 대를 거슬러도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데 친오누이가 말이 돼요? 릴리를 좋아하는 게 맞고 지금 대시 중인 것도 맞아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분위기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진짜예요? 진짜로 릴리 좋아해요?”

“나는 신 도련님이 한평생 여자와 엮이지 않을 줄 알았어.”

“신 도련님 힘내요. 제가 연애 레슨 해드릴까요?”

“입 닥쳐. 릴리는 다른 여자와는 차원이 달라. 네 방법이 먹힐 줄 알아?”

“...”

주위에서 장난치면서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다시 터져 나왔다.

김솔의 얼굴색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신주리도 얼굴색이 좋지 않았다.

신주리는 자리를 차고 일어나 릴리를 향해 걸어가더니 막무가내로 그녀를 자기 좌석으로 잡아끌면서 신하균을 힘껏 노려보았다.

그래도 신하균은 화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자리에서 릴리의 답을 들으려고 했던 건 아니다...

반면에 릴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연약한 신주리가 갑자기 어디서 그런 괴력이 생겼는지 마구잡이로 잡아끄는 바람에 반응할 틈도 없이 끌려가면서 다급하게 말했다.

“잠깐만, 아직 대답을 못 했어. 내가 모르는 체하면 난처하잖아.”

“대답하면 네 친구인 내가 난처해.”

신주리가 쌀쌀맞게 말하더니 이내 덧붙여 말했다.

“난처한 게 아니고 가슴이 아파. 계집애가 왜 이렇게 물러터졌어? 내가 며칠 안 봤더니 그새 속아 넘어갔어?”

신주리의 분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릴리는 자신이 없지만 입만 살아서 대꾸했다.

“속아 넘어갔다는 건 좀 슬프다. 하균 씨가 내 생일도 기억하고 있어.”

신주리가 차갑게 노려보면서 물었다.

“오늘 네 생일이야?”

그러자 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록 진짜 생일은 아니지만 신분증은 오늘 날짜로 되어있어. 하균 씨가 마음 썼잖아.”

“이게 마음 쓴 거야? 진심으로 마음을 쓴다면 진짜 생일을 알아냈어야지.”

“함부로 뒷조사하는 건 이상하지 않아? 그건 내가 싫어.”

그러자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릴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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