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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장

어차피 들킨 마당에 김옥은 더 이상 가식을 부리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김씨 가문은 김재민과 김서준이 서로 대립하며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재민 쪽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김옥이었다.

김옥은 외부에 내성적이고 연약하며 사회생활을 꺼리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뒤에서 모든 것을 조율하는 인물이었다. 김재민이 집안의 주인처럼 보였지만 많은 중요한 결정들은 항상 김옥이 내렸다.

김서준과의 경쟁 관계에서 김옥의 승부욕은 김재민 못지않았다. 그녀는 결정을 내리자마자 즉시 행동으로 옮겼고 회사 측에 연락해 계약서를 가져가라고 했다.

회사에서 계약서를 검토한 후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만류했다. 심지어 김재민도 직접 전화를 걸어왔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

평소 같았으면 김재민은 분명히 그녀에게 의문을 제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씨 가문과의 일에서 그가 독단적으로 행동해 김씨 가문을 불리한 위치에 몰아넣었고 딸에게도 상처를 준 상황이었기에 지금 이 순간에는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룸 안에서 릴리는 김옥이 휴대폰을 들고 여러 차례 자리를 비우며 회사와 김씨 가문 간의 의사결정과 진행 상황을 조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릴리는 김옥의 얼굴에서 목표를 달성한 안도감 대신 더 깊은 의문이 담긴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릴리는 가끔 옆에 있는 김찬욱을 힐끗 보며 말을 꺼내려다 말았다. 몇 번이나 그렇게 힐끗거리던 중 릴리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김찬욱이 보낸 친구 추가 알림이었다. 그녀가 수락하자마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릴리 씨, 조금만 더 프로답게 행동해 줄 수 없어요? 자꾸 몰래 저를 쳐다보니까 웃음이 터질 것 같아요.]

[???]

[역시 연기였어요? 연기력이 너무 좋은데요?]

릴리는 거의 속을 뻔했다. 그를 위로해 줘야 하나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고성 그룹과의 협력은 이번 건만이 아니며 언제든 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으니 이렇게 상심할 필요가 없다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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