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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한편 이쪽.

고주영은 이렇게 전화를 끊은 심수정을 약간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엄마! 왜 동의하셨어요? 다음 주 수요일까지 되려면 아직 이렇게 오래 남았는데! 그가 중간에 무슨 짓을 할지 알아요? 오늘 소식 못 들으셨어요?”

신주리의 모임에 서울의 명문가 재벌 2세들은 모두 초대받았다.

간단하게 모이는 거라고 했지만 어엿한 고성그룹 집안의 아가씨가 초대 목록에 없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가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도 감히 이 모임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초대받은 사람은 모두 참석했다.

모두 말이다.

이것은 얼마나 명백한 신호인가?

‘고성그룹의 아가씨는 그 망할 계집이고 나는 이미 서열 밖이란 뜻이잖아!’

“들었는데 어쩌려고? 릴리에게 모임에 가지 말고 바로 나를 만나러 오라고 할까?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심수정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고주영은 목이 메어 유난히 안색이 안 좋았다.

“...”

“엄마도 네 마음이 급하다는 걸 알지만 지금 우리는 열세라서 뭘 요구할 자격이 없어. 게다가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 오늘의 모임은 단지 너만 배척하는 게 아니다.”

“???”

고주영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심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돌아오자마자 고주영에게 물으니 역시나 릴리가 권세를 믿고 사람을 업신여긴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믿지 않고 조운 그룹에게도 물었다.

그리고 여러모로 수소문하여 마침내 진실을 알아냈다.

어쩐지 원래는 그들과 맞서려고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만나 악수하고 화해할 기회조차 주지 않더라니.

자기 딸이 너무 심하게 잘못해서 지금 사과도 할 수 없고 정면승부는 더더욱 할 수 없어졌다.

이제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다.

2층에서 내려오자 심수정은 마침 밖에서 돌아오는 고우신을 만났다. 풀이 죽은 얼굴이었고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는 기세였다.

심수정은 계단 입구에 서서 이 못난 아들을 보고 있자니 눈가에 희미한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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