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841 - Chapter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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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송연아는 의아했다.“뭐가 잘 됐다는 건데?”그녀는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하며 다시 물었다.“원장님 상태가 좋아진 거야?”황 선생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맞아. 깨어나셨어. 지금은 검사받고 있어.”송연아는 어찌나 놀랐는지 몸이 떨렸다.‘깨났다고? 정말 깨났다고? 그럼, 정말 원장님을 살린 건가?’송연아는 웃고 싶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오해를 받으며 고소까지 당하며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 것이다.“내가 봤는데 상황이 좋아. 문제없을 것 같아.”황 선생이 말에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직 자기 눈으로 직접 만나보지 못했기에 완전히 시름을 놓을 수는 없었다.황 선생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 말했다.“우리 좋게 생각하자. 이제 깨어났으니, 너의 일도 해결될 거야.”그렇다, 원장이 깨어났으니 이제 소송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그래, 너 할 일 있으면 가서 일해, 난 여기서 기다릴게, 그동안 너도 많이 애썼어. 고마워.”“그런 말 안 해도 돼.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건 우리 의사들 일인데 뭐.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들어가서 상황을 확인할게.”송연아는 알았다고 했다.황 선생이 진료실로 들어가고 송연아는 밖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다. 법원의 전화였는데 원장 아들은 소송을 취소하기는커녕 사기죄 하나 더 추가했다. 송연아는 그들이 스스로 한 말도 번복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송연아는 순간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녀는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정말 도리로 설명이 안 되었다.그녀는 담담하게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송연아는 이제 원장이 깨어났으니 일은 확실히 해결될 것 같아서 굳이 강세헌에게 전화하지 않았다.원장 아들도 원장이 깨어났다는 병원의 연락을 받고 달려왔는데 송연아를 보자 걸음을 멈추고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말했다.“비겁하네.”송연아는 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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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원장 아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입이 가벼운 년!”송연아는 투명 인간을 보듯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인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아들의 모습을 보고 원장은 분노로 다시 쓰러질 뻔했다. 그는 아들을 가리키며 훈계했다.“송 원장이 수술을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진작 죽어서 땅속에 파묻혔을 거야. 생명을 구해준 은인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못 할망정 고소를 해? 누가 너를 배은망덕한 놈으로 가르쳤어? 응?”원장 아들은 불복하며 소리쳤다.“저 여자는 규칙을 따르지 않았어요...”“송 원장이 규칙을 따랐다면 네가 이렇게 아비를 볼 수 있었을 것 같아?”원장은 화를 냈다. 송연아는 옆에 서서 조용히 보기만 하고 부자 사이에 끼어들지 않았다. 황 선생이 원장이 화를 내다가 병이 악화할까 봐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이제 막 깨어났는데 너무 화를 내는 것은 좋지 않고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시니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황 선생은 또 원장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일은 내가 당신 아버지한테 얘기한 거예요. 그쪽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다 얘기 드린 거니까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해요. 여자만 괴롭히려고 하지 말고.”원장 아들은 표정이 떨리면서 말했다.“그러니까 당신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고 나만 나쁜 사람이라는 거야?”“잘못했으면 인정해야지. 이 못난 자식아, 그렇게 다른 사람 탓을 하면 어떡해. 지금 당장 법원에 가서 소송 취하해. 아니면 다시는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마.”원장은 최후통첩을 내렸다. 비록 불량배 이긴 하지만 그래도 원장 말은 잘 들었다.“아빠, 말씀대로 할 거니까 화를 내지 마세요. 아빠가 아프시면 진짜로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가족뿐이에요.”“너? 됐어. 화만 안 나게 하면 고맙겠다.”원장은 더 이상 아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손을 흔들며 빨리 가라고 했다.원장 아들이 떠나고 원장은 병실로 들어갔고 황 선생은 일하러 가서 송연아 혼자 병실에 남았다. 원장은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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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송연아는 보고도 못 본 척을 했지만, 원장 아들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말을 건넸다.“자만하지 마. 이번에는 우리 아빠가 좋은 사람이어서 운이 좋았을 뿐이야.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당신은 절대 이렇게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을 거야.”송연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당신 말대로라면, 당신에게 감사해야겠네요. 좋은 교훈을 줘서.”“고맙다고 할 것까지는 없고.”그는 흔들거리며 송연아의 어깨를 부딪치고 병실로 들어갔다.송연아는 가만히 서서 입술을 더듬으며 이번에 확실히 원장 아들로 인하여 교훈을 얻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자기가 또 어떻게 할지도 궁금했다. 필경 충동의 결과는 너무 심각했다. 어찌 됐든 이제 암흑은 지나갔다.송연아가 병원 입구 계단에 멈춰서서 고개를 들자,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졌다.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내려가자, 이영이 차를 운전해서 앞에 멈췄다. 차에 타려고 할 때 갑자기 다른 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와 그녀 옆에 주차했는데 자세히 보니 진원우였다.“병원에는 무슨 일이에요?”방금 차만 봤을 때도 진원우인 것 같았다.“별일 아니에요. 그냥 병원에 누구 좀 데려왔어요.”진원우가 말했다.송연아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을 때 마침 피와 멍으로 범벅이 된 채 차에서 끌려 나오는 강세욱을 보면서 진원우가 대체 무엇으로 때려서 저렇게 됐을까 생각했다.송연아는 의사로서 많은 피 흘리는 장면을 봤지만, 강세욱처럼 비참한 상황은 별로 본 적이 없었다. 진원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힘을 잘 조절하지 못했어요.”송연아는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맞아 싸요. 이런 사람은 죽어 마땅해요!”“맞아요.”“그럼 가보세요. 저도 이제 가봐야 해서요.”그녀는 허리를 굽혀 차에 올라타고 창문 유리를 내리더니 진원우를 보며 말했다.“그냥 살려둘 거예요?”진원우는 죽이고 싶지만, 그냥 죽이는 게 너무 아까울 것 같다고 했다.“이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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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송연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니에요. 잘못 먹어서 그런 거니 신경 쓰시지 말고 운전해요.”이영이 물었다.“어디로 갈까요?”“병원이요.”정경봉이 송연아의 상황이 안 좋은 걸 보고 대신 대답했고 이영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바로 운전석으로 갔다. 송연아는 정경봉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올랐다.병원으로 가는 길에 정경봉은 걱정하며 물었다.“좀 괜찮으세요?”송연아는 맨 처음에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았다.“괜찮아졌어요.”그녀의 얼굴이 혈색을 되찾은 걸 보고 정경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원장님이 쓰러지신 걸 보고 급해서 그러셨을 거예요.”송연아도 자기가 무슨 깨끗하지 않은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는 걸 생각하더니 정경봉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그럴 수도요.”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복통이 거의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그녀가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진원우가 막아서며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여기는 왜 왔어요?”“원장님을 보려고요...”“들어가지 말아요. 죽었어요. 얼른 돌아가요. 지금 병원안은 난장판이에요.”송연아는 거의 쓰러질 뻔한 상황에서 차 문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어 떨리는 목소리를 물었다.“죽, 죽었어요?”“네.”진원우가 단호하게 대답했다.“어떻게? 어떻게요?”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미 그렇게 됐어요. 우리 먼저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봐요. 이 일은 연아 씨와 상관이 없어요. 너무 생각하지 마요.”진원우가 그녀를 진정시켰다.송연아는 차에 앉았고 진원우는 이영에게 당부했다.“절대 차에서 나오지 못하게 해. 금방 돌아올 거야.”이영은 송연아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대답했다.“네, 걱정하지 마세요.”진원우는 사람을 시켜 강세욱을 데려가서 잘 지켜보라고 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이영한테 출발시키고 그 뒤를 따라 송연아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다음 진원우는 강세헌에게 전화해서 지금 상황을 알려줘서 가능한 빨리 해결할 방법을 의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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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메시지를 보낸 후 송연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답장을 기다렸다. 가끔 답장이 온 걸 놓치지 않았나 힐끗힐끗 쳐다보기도 했지만, 답장은 없었다. 송연아는 몸을 뒤로 젖히며 원장의 사망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단서를 찾을 수 없어서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나서 머리를 긁었다.딩동...휴대폰에서 메시지 신호음이 울렸다. 송연아가 황급히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열어보자, 안이슬이 보낸 답장이었다.「뭘 도와줘야 해?」송연아가 문자를 정리했다.「용운시로 돌아올 수 있어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답장이 왔다.「반드시 돌아가야 너를 도울 수 있어?」「네.」답장을 보낸 뒤 송연아는 안이슬이 돌아오는 걸 힘들어할까 봐 걱정되었다. 필경 안이슬이 이제 결혼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데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그냥 선배가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내가 널 몰라? 오늘 갈 수 있는지 티켓 알아볼게.」안이슬은 송연아가 거짓말이라고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고마워요.」「됐어. 우리 둘 사이에 그런 예의는 갖추지 않아도 돼.」송연아는 휴대폰 화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친구가 있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느끼고 있을 때 또 다른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티켓 구했어. 오늘 저녁 8시야.」「도착할 때 전화 줘요. 마중 갈게요.」「응.」덜컥...그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송연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강세헌과 심재경이 들어오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안이슬과 연락했다는 생각에 그는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은 다음 인사를 건넸다.강세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마도 진원우에게서 원장의 소식을 듣고 이 시간에 들어온 듯싶었다. 강세헌이 소파에 앉자, 송연아가 물었다.“얘기 들었어요?”강세헌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유 없이 죽었다고 들었어.”송연아도 원장의 죽음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원장이 깨어났을 때 했던 검사 결과는 다 좋았어요. 물론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황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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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송연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세헌 씨가 속이 좁다고요?”그녀는 강세헌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세헌 씨, 속이 좁아요?”심재경이 옆에서 해석했다.“세헌이는 내가 너를 연아라고 부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네가 말해봐, 우리가 얼마나 오래된 사이인데 지금껏 그렇게 불렀는데 왜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어. 시간 내서 확실하게 혼내줘.”덩치 큰 두 남자가 어찌나 유치했는지 송연아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심재경이 흥이 난 표정으로 말했다.“연아야, 세헌이 마음은 바늘 코처럼 작아 그치?”“선배, 제가 말씀 못 드린 일이 하나 있어요.”송연아가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심재경이 웃으며 묻는다.“뭔데?”“이슬 선배 결혼했어요.”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재경의 웃던 얼굴이 굳어버렸다.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강세헌이 심재경을 놀려주었다.“너도 속이 좁게 그러지 마. 이미 결혼했다잖아.”“...”순간 심재경은 소파에서 펄쩍 일어나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너도 강세헌을 닮아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거야? 그렇다고 어떻게 그런 농담으로 나를 자극해?”송연아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농담 아니에요. 사실이에요.”송연아도 심사숙고 끝에 얘기한 것이다. 그녀는 심재경도 안이슬처럼 빨리 마음을 내려놓고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하길 바랐기 때문이다.심재경은 송연아의 진지한 눈빛에서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도 마음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도저히 안 되어 소파에 주저앉으며 스스로를 비웃었다.“송예걸만 없으면 내가 승자가 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가 패자네.”“선배, 인제 그만 내려놔요.”“만약 강세헌이 다른 여자를 찾았다면 넌 쉽게 내려놓을 수 있어?”“...”송연아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 말이었지만 불통은 그녀한테 돌아왔다. 송연아가 강세헌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내가 왜 지금 이 시점에 이슬 선배 결혼 얘기를 했는지 알아요?”심재경이 그녀의 눈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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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강세헌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어떻게 조금도 지려고 안 해?”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다 세헌 씨한테서 배웠어요. 방금 재경 선배 말을 못 들었어요? 제가 점점 세헌 씨를 닮아간다고 하잖아요.”“그래 알았어. 질투 맞아.”강세헌이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하자, 송연아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강세헌은 손가락으로 송연아의 머릿결을 만지며 낮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연아야, 며칠 동안은 절대 외출하지 마.”“원장 아들이 나한테 뭔 짓을 할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 그런데 그가 다시 나를 고소하면 나도 안 나갈 수 없잖아요. 지금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원장의 사망 원인을 알아내는 거예요.”“그럼 내가 법의관을 찾아...”“이미 이슬 선배를 찾았어요.”송연아가 끼어들며 말했다. 강세헌은 몇 초간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동의했어?”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강세헌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래, 네 말대로 일단 사망 원인부터 확인하자.”그러고 나서 대책을 생각하기로 했다. 원래 그는 돈으로 원장 아들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했었지만, 송연아의 생각대로 하기로 했다.송연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슬 선배가 오면 여기에서 지내야 하니 객실을 정리해야겠어요.”강세헌이 말했다.“아주머니한테 시켜.”송연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주머니는 저녁 준비를 해야 해서 제가 할게요. 맞다, 오늘 간만에 일찍 들어왔는데 아이들하고 놀아줘요.”강세헌이 알았다고 했다....송연아가 안이슬의 전화를 받았다.“20분 정도면 도착할 거야.”“알았어요. 지금 나갈게요.”송연아는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전화를 받자마자 밖으로 나가 이영에게 고속철도역으로 가자고 했다. 그녀는 출구 쪽에 가서 기다렸는데 몇 분이 지나서 안이슬이 출구에서 걸어 나왔다. 안이슬은 꽃무늬 원피스에 밝은색의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있었는데 불룩 튀어나온 배를 가릴 수 없었다. 안이슬은 송연아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연아야.”송연아가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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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안이슬은 마지못해 미소를 지으며 아주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맞는다고 했다.송연아는 그녀의 표정 변화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눈을 깜빡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이슬이 불쾌해한다는 건 더 이상 말을 하기 싫다는 거다. 송연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집에 머무는 거...”송연아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안이슬이 말했다.“우린 호텔에 있을게. 너희 집에는 사람도 많고 좀 불편할 것 같아. 너의 일이 끝나면 나도 돌아갈 거야.”송연아는 처음엔 안이슬이 남편을 데리고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불편할 것 같았다.“호텔로 예약해 드릴게요.”송연아가 휴대폰을 꺼냈고 안이슬은 말리지 않았다.“그럼 그렇게 해줘. 넌 돈이 많잖아?”송연아는 안이슬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놀리지 말아요.”송연아가 호텔을 예약하고 전화를 끊자 안이슬이 물었다.“도와 달라고 한 건 어떤 일이야?”“임신한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연락도 안 했을 거예요. 이제 선배한테 부탁하지 않을래요.”송연아가 안이슬의 배를 쳐다보며 말했다.“세헌 씨가 다른 사람을 찾아줄 거예요.”안이슬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언제부터 이렇게 우유부단해졌어?”“내가 우유부단한 거 아니라 선배가...”송연아는 안이슬의 배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여기에 귀염둥이가 있어서 안 돼요.”안이슬은 바로 무슨 일인지 알아챘다.“누군가 죽어서 내 부검이 필요했던 거야?”부검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양명섭은 바로 뒤를 돌아봤다. 안이슬이 임신한 몸으로 시체를 만진다고 하니 긴장됐다. 안이슬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왜 그렇게 긴장해, 내가 알아서 할 거야.”양명섭은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함부로 나서지 마.”송연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정말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다급히 양명섭에게 설명했다.“저가 선배 임신한 줄 모르고 부탁했어요. 이제 알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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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송연아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심재경의 팔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허튼짓하지 말고 허튼소리도 하지 마요. 이슬 선배 지금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선배 때문에 다시 이슬 선배의 평화로운 삶이 깨지지 않았으면 해요.”심재경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아야, 거짓말이 아니었어? 정말 결혼했어.”송연아는 그의 팔을 힘껏 붙잡으며 말했다.“제발 부탁해요.”심재경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면서 부드럽게 웃었는데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왜 아직도 집착하는 거지?“겁먹지 마. 이슬이 행복을 방해할 생각 없어.”심재경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거 놔.”송연아는 여전히 의심을 품고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선배...”“연아야, 날 못 믿어?”심재경이 웃으며 말하자, 송연아는 천천히 손을 놓았다.심재경이 고개를 들자, 안이슬의 얼굴이 보였는데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온몸이 납으로 가득 찬 것 같았고, 천근이나 되는 무게가 느껴졌다.그녀의 불안함을 느낀 양명섭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아?”안이슬은 심재경의 시선을 피하고자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아니, 괜찮아. 갑자기 좀 추워.”“올 때 좀 더 입으라고 했잖아. 말을 듣지 않더니.”양명섭은 말하면서 자기 겉옷을 벗어 안이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옷 속에는 그의 체온이 남아있었는데 안이슬이 속삭였다.“나를 주고 춥지 않겠어?”“난 남자라서 추위를 안 타.”심재경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내 앞에서 애정 표현하는 거야?’“안이슬?”심재경은 일부러 큰 소리로 불르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송연아는 그를 툭툭 치면서 속삭였다.“뭐 하는 거예요?”“이슬이와 알고 지낸지 오래됐는데 인사는 해야지.”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안이슬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더니 한 발짝 떨어진 거리에 멈춰 서서 물었다.“나를 알아보지?”안이슬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그 목소리에 다른 사람은 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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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송연아는 조심스레 안이슬에게 물었다.“선배, 괜찮아요? 좋은 호텔을 하느라고 여기 찾았는데 재경 선배를 만날 줄은 생각도 ...”“연아야, 나 괜찮아.”안이슬이 송연아의 말을 끊고 웃으며 말했다.송연아는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그녀의 표정을 몇 초간 지켜보다가 정말로 괜찮은 것 같아 안도했다. 그러고는 화제를 바꿨다.“여기 오래 떠나 있었는데 뭐가 먹고 싶어요? 제가 살게요.”안이슬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딸기 케이크 먹고 싶어.”“...”‘딸기 케이크는 아무 곳에서든 다 살 수 있는 거 아닌가?’“오랜만에 왔는데 그냥 딸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요?”“안 돼?”안이슬이 웃는다.송연아는 된다고 하면서 우선 저녁 먼저 먹자고 했다. 송연아는 그들을 데리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또 딸기 케이크를 샀다.안이슬이 시신은 언제 볼 수 있냐고 물었다.비록 강세헌이 이미 병원 측에 준비를 시켜서 언제든지 갈 수 있었지만 송연아는 안이슬이 금방 도착했고 또 홀몸도 아니기에 피곤할까 봐 좀 더 휴식한 다음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안이슬은 빨리 송연아를 도와주고 돌아가고 싶었다. 안이슬이 여기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전화해서 준비해달라고 했다.병원에 도착해서 이영이 차를 병원 뒷문에 세우자 그들은 조용히 병원으로 들어갔다. 지금 그들이 하는 일은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만약 원장 아들이 알게 되면 송연아는 또 곤란해진다. 하지만 원장 아들의 동의를 받고 부검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진원우가 그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영안실은 병원 맨 구석에 있었는데 위층은 주차장이고 아래가 영안실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안이슬과 양명섭은 이런 곳이 너무나 익숙해서 담담했지만 송연아는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가 걱정하는 건 원장이 정말로 수술 때문에, 이식한 심장 때문에 사망했을까 봐서였다. 강세헌이 복도에서 기다리다가 송연아가 오는 것을 보고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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