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를 보낸 후 송연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답장을 기다렸다. 가끔 답장이 온 걸 놓치지 않았나 힐끗힐끗 쳐다보기도 했지만, 답장은 없었다. 송연아는 몸을 뒤로 젖히며 원장의 사망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단서를 찾을 수 없어서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나서 머리를 긁었다.딩동...휴대폰에서 메시지 신호음이 울렸다. 송연아가 황급히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열어보자, 안이슬이 보낸 답장이었다.「뭘 도와줘야 해?」송연아가 문자를 정리했다.「용운시로 돌아올 수 있어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답장이 왔다.「반드시 돌아가야 너를 도울 수 있어?」「네.」답장을 보낸 뒤 송연아는 안이슬이 돌아오는 걸 힘들어할까 봐 걱정되었다. 필경 안이슬이 이제 결혼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데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그냥 선배가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내가 널 몰라? 오늘 갈 수 있는지 티켓 알아볼게.」안이슬은 송연아가 거짓말이라고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고마워요.」「됐어. 우리 둘 사이에 그런 예의는 갖추지 않아도 돼.」송연아는 휴대폰 화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친구가 있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느끼고 있을 때 또 다른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티켓 구했어. 오늘 저녁 8시야.」「도착할 때 전화 줘요. 마중 갈게요.」「응.」덜컥...그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송연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강세헌과 심재경이 들어오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안이슬과 연락했다는 생각에 그는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은 다음 인사를 건넸다.강세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마도 진원우에게서 원장의 소식을 듣고 이 시간에 들어온 듯싶었다. 강세헌이 소파에 앉자, 송연아가 물었다.“얘기 들었어요?”강세헌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유 없이 죽었다고 들었어.”송연아도 원장의 죽음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원장이 깨어났을 때 했던 검사 결과는 다 좋았어요. 물론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황 선생
송연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세헌 씨가 속이 좁다고요?”그녀는 강세헌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세헌 씨, 속이 좁아요?”심재경이 옆에서 해석했다.“세헌이는 내가 너를 연아라고 부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네가 말해봐, 우리가 얼마나 오래된 사이인데 지금껏 그렇게 불렀는데 왜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어. 시간 내서 확실하게 혼내줘.”덩치 큰 두 남자가 어찌나 유치했는지 송연아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심재경이 흥이 난 표정으로 말했다.“연아야, 세헌이 마음은 바늘 코처럼 작아 그치?”“선배, 제가 말씀 못 드린 일이 하나 있어요.”송연아가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심재경이 웃으며 묻는다.“뭔데?”“이슬 선배 결혼했어요.”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재경의 웃던 얼굴이 굳어버렸다.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강세헌이 심재경을 놀려주었다.“너도 속이 좁게 그러지 마. 이미 결혼했다잖아.”“...”순간 심재경은 소파에서 펄쩍 일어나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너도 강세헌을 닮아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거야? 그렇다고 어떻게 그런 농담으로 나를 자극해?”송연아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농담 아니에요. 사실이에요.”송연아도 심사숙고 끝에 얘기한 것이다. 그녀는 심재경도 안이슬처럼 빨리 마음을 내려놓고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하길 바랐기 때문이다.심재경은 송연아의 진지한 눈빛에서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도 마음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도저히 안 되어 소파에 주저앉으며 스스로를 비웃었다.“송예걸만 없으면 내가 승자가 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가 패자네.”“선배, 인제 그만 내려놔요.”“만약 강세헌이 다른 여자를 찾았다면 넌 쉽게 내려놓을 수 있어?”“...”송연아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 말이었지만 불통은 그녀한테 돌아왔다. 송연아가 강세헌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내가 왜 지금 이 시점에 이슬 선배 결혼 얘기를 했는지 알아요?”심재경이 그녀의 눈을 바
강세헌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어떻게 조금도 지려고 안 해?”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다 세헌 씨한테서 배웠어요. 방금 재경 선배 말을 못 들었어요? 제가 점점 세헌 씨를 닮아간다고 하잖아요.”“그래 알았어. 질투 맞아.”강세헌이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하자, 송연아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강세헌은 손가락으로 송연아의 머릿결을 만지며 낮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연아야, 며칠 동안은 절대 외출하지 마.”“원장 아들이 나한테 뭔 짓을 할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 그런데 그가 다시 나를 고소하면 나도 안 나갈 수 없잖아요. 지금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원장의 사망 원인을 알아내는 거예요.”“그럼 내가 법의관을 찾아...”“이미 이슬 선배를 찾았어요.”송연아가 끼어들며 말했다. 강세헌은 몇 초간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동의했어?”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강세헌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래, 네 말대로 일단 사망 원인부터 확인하자.”그러고 나서 대책을 생각하기로 했다. 원래 그는 돈으로 원장 아들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했었지만, 송연아의 생각대로 하기로 했다.송연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슬 선배가 오면 여기에서 지내야 하니 객실을 정리해야겠어요.”강세헌이 말했다.“아주머니한테 시켜.”송연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주머니는 저녁 준비를 해야 해서 제가 할게요. 맞다, 오늘 간만에 일찍 들어왔는데 아이들하고 놀아줘요.”강세헌이 알았다고 했다....송연아가 안이슬의 전화를 받았다.“20분 정도면 도착할 거야.”“알았어요. 지금 나갈게요.”송연아는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전화를 받자마자 밖으로 나가 이영에게 고속철도역으로 가자고 했다. 그녀는 출구 쪽에 가서 기다렸는데 몇 분이 지나서 안이슬이 출구에서 걸어 나왔다. 안이슬은 꽃무늬 원피스에 밝은색의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있었는데 불룩 튀어나온 배를 가릴 수 없었다. 안이슬은 송연아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연아야.”송연아가 다가
안이슬은 마지못해 미소를 지으며 아주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맞는다고 했다.송연아는 그녀의 표정 변화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눈을 깜빡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이슬이 불쾌해한다는 건 더 이상 말을 하기 싫다는 거다. 송연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집에 머무는 거...”송연아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안이슬이 말했다.“우린 호텔에 있을게. 너희 집에는 사람도 많고 좀 불편할 것 같아. 너의 일이 끝나면 나도 돌아갈 거야.”송연아는 처음엔 안이슬이 남편을 데리고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불편할 것 같았다.“호텔로 예약해 드릴게요.”송연아가 휴대폰을 꺼냈고 안이슬은 말리지 않았다.“그럼 그렇게 해줘. 넌 돈이 많잖아?”송연아는 안이슬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놀리지 말아요.”송연아가 호텔을 예약하고 전화를 끊자 안이슬이 물었다.“도와 달라고 한 건 어떤 일이야?”“임신한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연락도 안 했을 거예요. 이제 선배한테 부탁하지 않을래요.”송연아가 안이슬의 배를 쳐다보며 말했다.“세헌 씨가 다른 사람을 찾아줄 거예요.”안이슬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언제부터 이렇게 우유부단해졌어?”“내가 우유부단한 거 아니라 선배가...”송연아는 안이슬의 배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여기에 귀염둥이가 있어서 안 돼요.”안이슬은 바로 무슨 일인지 알아챘다.“누군가 죽어서 내 부검이 필요했던 거야?”부검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양명섭은 바로 뒤를 돌아봤다. 안이슬이 임신한 몸으로 시체를 만진다고 하니 긴장됐다. 안이슬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왜 그렇게 긴장해, 내가 알아서 할 거야.”양명섭은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함부로 나서지 마.”송연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정말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다급히 양명섭에게 설명했다.“저가 선배 임신한 줄 모르고 부탁했어요. 이제 알았으니
송연아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심재경의 팔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허튼짓하지 말고 허튼소리도 하지 마요. 이슬 선배 지금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선배 때문에 다시 이슬 선배의 평화로운 삶이 깨지지 않았으면 해요.”심재경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아야, 거짓말이 아니었어? 정말 결혼했어.”송연아는 그의 팔을 힘껏 붙잡으며 말했다.“제발 부탁해요.”심재경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면서 부드럽게 웃었는데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왜 아직도 집착하는 거지?“겁먹지 마. 이슬이 행복을 방해할 생각 없어.”심재경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거 놔.”송연아는 여전히 의심을 품고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선배...”“연아야, 날 못 믿어?”심재경이 웃으며 말하자, 송연아는 천천히 손을 놓았다.심재경이 고개를 들자, 안이슬의 얼굴이 보였는데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온몸이 납으로 가득 찬 것 같았고, 천근이나 되는 무게가 느껴졌다.그녀의 불안함을 느낀 양명섭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아?”안이슬은 심재경의 시선을 피하고자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아니, 괜찮아. 갑자기 좀 추워.”“올 때 좀 더 입으라고 했잖아. 말을 듣지 않더니.”양명섭은 말하면서 자기 겉옷을 벗어 안이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옷 속에는 그의 체온이 남아있었는데 안이슬이 속삭였다.“나를 주고 춥지 않겠어?”“난 남자라서 추위를 안 타.”심재경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내 앞에서 애정 표현하는 거야?’“안이슬?”심재경은 일부러 큰 소리로 불르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송연아는 그를 툭툭 치면서 속삭였다.“뭐 하는 거예요?”“이슬이와 알고 지낸지 오래됐는데 인사는 해야지.”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안이슬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더니 한 발짝 떨어진 거리에 멈춰 서서 물었다.“나를 알아보지?”안이슬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그 목소리에 다른 사람은 들을 수
송연아는 조심스레 안이슬에게 물었다.“선배, 괜찮아요? 좋은 호텔을 하느라고 여기 찾았는데 재경 선배를 만날 줄은 생각도 ...”“연아야, 나 괜찮아.”안이슬이 송연아의 말을 끊고 웃으며 말했다.송연아는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그녀의 표정을 몇 초간 지켜보다가 정말로 괜찮은 것 같아 안도했다. 그러고는 화제를 바꿨다.“여기 오래 떠나 있었는데 뭐가 먹고 싶어요? 제가 살게요.”안이슬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딸기 케이크 먹고 싶어.”“...”‘딸기 케이크는 아무 곳에서든 다 살 수 있는 거 아닌가?’“오랜만에 왔는데 그냥 딸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요?”“안 돼?”안이슬이 웃는다.송연아는 된다고 하면서 우선 저녁 먼저 먹자고 했다. 송연아는 그들을 데리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또 딸기 케이크를 샀다.안이슬이 시신은 언제 볼 수 있냐고 물었다.비록 강세헌이 이미 병원 측에 준비를 시켜서 언제든지 갈 수 있었지만 송연아는 안이슬이 금방 도착했고 또 홀몸도 아니기에 피곤할까 봐 좀 더 휴식한 다음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안이슬은 빨리 송연아를 도와주고 돌아가고 싶었다. 안이슬이 여기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전화해서 준비해달라고 했다.병원에 도착해서 이영이 차를 병원 뒷문에 세우자 그들은 조용히 병원으로 들어갔다. 지금 그들이 하는 일은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만약 원장 아들이 알게 되면 송연아는 또 곤란해진다. 하지만 원장 아들의 동의를 받고 부검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진원우가 그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영안실은 병원 맨 구석에 있었는데 위층은 주차장이고 아래가 영안실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안이슬과 양명섭은 이런 곳이 너무나 익숙해서 담담했지만 송연아는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가 걱정하는 건 원장이 정말로 수술 때문에, 이식한 심장 때문에 사망했을까 봐서였다. 강세헌이 복도에서 기다리다가 송연아가 오는 것을 보고 다가
곧이어 그는 바닥에 깨진 유리 시험관을 발견했다.강세헌이 걸어 들어오더니 그녀를 살펴보며 물었다.“괜찮아?”송연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괜찮아요.”강세헌은 그녀의 얼굴색이 어두운 것을 알아채고는 미간을 구겼다.“뭔가 검사해 냈어?”송연아는 힘없어 보였는데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중독된 거 맞아요. 이슬 언니가 준 물건에서 독금 성분이 검출되었어요.”“독금?”강세헌이 물었다.“그게 뭔데?”송연아가 설명했다.“독금은 한 가지 식물인데 독성이 매우 강해요. 한 그루 독금에서 두 마리 소를 독살할 수 있는 독을 추출할 수 있어요.”하지만 과연 누가 원장에게 독을 먹였을까? 송연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평소 원장은 워낙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은 없을 텐데 말이다.“설마 잘못 알고 드신 건 아닐까?”“아니, 그럴 일은 없어요.”송연아가 단호하게 말했다.“독금이라는 식물은 유럽에만 있고, 국내에는 없어요, 그러니까 잘못 드실 일도 당연히 없겠죠. 독금은 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복용한 후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심장 박동이 약해지며 뇌에 산소가 부족해 혼수상태까지 이르게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하는데 꼭 수술 실패로 사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원장님은 분명 독금을 잘못 드신 게 아니라 의술을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일부러 이런 방법으로 원장님을 돌아가시게 한 것 같아요.”강세헌은 실눈을 뜨며 물었다.“그러니까 누군가가 일부러 너를 모함하기 위해 이런 짓을 꾸며냈다는 거야?”“적어도 지금까지의 분석으로 봐선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만약 경험이 풍부한 법의관이 아니었다면 절대 원장님이 중독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 심장 혈액 공급 부족으로 인한 사망으로 판정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식한 인공심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결론이 났을 것이고, 송연아도 이로 인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꾸며냈을
송연아는 비몽사몽인 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아직도 안 일어났어?”안이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연아가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벌써 아홉 시가 다 되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눈을 비비며 말했다.“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깨지 못했어요.”“그럴 줄 알았어. 네가 나한테 보낸 동영상 말이야, 명섭이랑 자세히 봤거든. 의심스러운 부분을 발견했으니까 얼른 와, 우리 만나자.”송연아는 바로 이불을 거두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알겠어요, 지금 호텔로 찾아갈게요.”“그래.”전화를 끊은 후 송연아는 재빨리 옷을 입고는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거실에서 찬이와 윷놀이를 하고 있는 강세헌을 발견했다.“나가봐야 해요.”송연아가 현관에 가서 신을 신으며 말했다.강세헌은 손에 든 윷을 내려놓더니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저녁에 돌아와서 다시 같이 놀아줄게.”찬이는 마음이 내키지 않은 듯 입을 삐죽 내밀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강세헌이 말했다.“착하지? 돌아올 때 장난감 사줄게.”“트랜스포머 사줘요.”찬이는 바로 고개를 들며 활짝 웃었다.강세헌이 대답했다.“알겠어.”“아직 밥도 안 먹었잖아?”강세헌이 송연아에게 다가가며 말했고 송연아가 이어서 대답했다.“밖에서 대충 때우면 되죠.”“왜 이렇게 급해? 단서를 찾은 거야?”강세헌의 물음에 송연아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집을 나선 후 강세헌이 차를 운전했고 그들은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안이슬은 호텔 조식 룸서비스를 시켰다. 송연아가 방금 깼고 서둘러 호텔로 올 것이니 분명 아침을 먹지 않았을 거라고 예상해 특별히 그녀를 위해 주문했다.송연아가 아침을 먹으면서 말했다.“역시 언니는 저를 잘 아시네요.”안이슬이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우리가 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되었는데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봐?”송연아는 멋쩍게 웃었다.양명섭은 강세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양명섭의 본업이 바로 수사하는 것이었기에 그에게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