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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송연아는 보고도 못 본 척을 했지만, 원장 아들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말을 건넸다.

“자만하지 마. 이번에는 우리 아빠가 좋은 사람이어서 운이 좋았을 뿐이야.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당신은 절대 이렇게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을 거야.”

송연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 말대로라면, 당신에게 감사해야겠네요. 좋은 교훈을 줘서.”

“고맙다고 할 것까지는 없고.”

그는 흔들거리며 송연아의 어깨를 부딪치고 병실로 들어갔다.

송연아는 가만히 서서 입술을 더듬으며 이번에 확실히 원장 아들로 인하여 교훈을 얻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자기가 또 어떻게 할지도 궁금했다. 필경 충동의 결과는 너무 심각했다. 어찌 됐든 이제 암흑은 지나갔다.

송연아가 병원 입구 계단에 멈춰서서 고개를 들자,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졌다.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내려가자, 이영이 차를 운전해서 앞에 멈췄다. 차에 타려고 할 때 갑자기 다른 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와 그녀 옆에 주차했는데 자세히 보니 진원우였다.

“병원에는 무슨 일이에요?”

방금 차만 봤을 때도 진원우인 것 같았다.

“별일 아니에요. 그냥 병원에 누구 좀 데려왔어요.”

진원우가 말했다.

송연아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을 때 마침 피와 멍으로 범벅이 된 채 차에서 끌려 나오는 강세욱을 보면서 진원우가 대체 무엇으로 때려서 저렇게 됐을까 생각했다.

송연아는 의사로서 많은 피 흘리는 장면을 봤지만, 강세욱처럼 비참한 상황은 별로 본 적이 없었다. 진원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힘을 잘 조절하지 못했어요.”

송연아는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

“맞아 싸요. 이런 사람은 죽어 마땅해요!”

“맞아요.”

“그럼 가보세요. 저도 이제 가봐야 해서요.”

그녀는 허리를 굽혀 차에 올라타고 창문 유리를 내리더니 진원우를 보며 말했다.

“그냥 살려둘 거예요?”

진원우는 죽이고 싶지만, 그냥 죽이는 게 너무 아까울 것 같다고 했다.

“이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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